전사들 새로운 예언 편 3 : 밝아 오는 새벽 전사들 2부 새로운 예언 3
에린 헌터 지음, 서나연 옮김 / 가람어린이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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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rriors 전사들시리즈 시즌2새로운 예언 편입니다.

 

별족(종족 고양이들이 죽으면 가는 곳)의 선택을 받았던 네 고양이 전사들(각 종족에서 한 명씩 선택받음)2명의 또 다른 고양이 전사들과 함께 별족의 예언을 좇아 모험을 떠나게 됩니다. 이렇게 여섯 고양이 전사들은 각기 서로 다른 종족이지만, 목숨을 건 모험에서 종족의 경계는 허물어지고, 하나 되어 모험을 하게 됩니다. 결국 1권에서는 미드나이트를 향해 떠나는 모험을 다루고 있다면, 2권에서는 이제 또 다시 그 예언을 종족들에게 전해주기 위해 종족들의 숲으로 돌아오는 여정에서의 모험을 다루고 있습니다. 산간 지방의 부족 고양이들을 만나 그들을 돕게 되는 장면도 나오고요(안타깝게도 한 명의 전사가 희생되지만 말입니다.)

 

이렇게 고향 숲, 각자의 종족에게로 돌아온 다섯 젊은 고양이 전사들. 하지만, 그들을 반기는 종족의 태도는 예전과 다릅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이들은 어느 날 갑자기 사라졌고, 또다시 갑자기 나타났기 때문이죠. 게다가 이들 돌아온 다섯 고양이는 종족간의 경계를 허문 모습이기도 하고요. 또한 이들이 모험을 떠난 그 기간 숲은 두발쟁이(인간)들에 의해 파괴되었고, 이로 인해 극심한 굶주림으로 곤경을 겪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상대적으로 다섯 고양이는 건강한 모습이고요. 힘든 모험을 한 것 같지 않게 말이죠.

 

이러한 이질감에도 이들 다섯 젊은 고양이 전사들은 숲을 떠나야만 한다는 예언을 종족에게 전해합니다. 하지만, 이들 젊은 전사들의 말에 누가 귀를 기울일까요? 숲의 사정은 점점 떠날 수밖에 없는 형편이 되어가지만 그럼에도 네 종족이 함께 숲을 떠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특히, 네 종족 가운데 강족의 사정은 늦게까지 괜찮습니다. 아직 강이 마르지 않았고, 물고기는 많으니까요. 나중에 상황은 변하게 되지만 말입니다.).

 

게다가 이미 익숙한 장소를 떠난다는 것은 언제나 주저하게 만드는 일이죠. 이런저런 이유로 인해 숲을 떠나지 못하는 종족 고양이들. 과연 이들은 숲을 떠나 새로운 터전을 찾을 수 있을까요?

 

3밝아 오는 새벽에서의 내용은 책 제목과는 달리 어둡기만 합니다. 새벽은 여전히 멀게만 느껴집니다. 먹을 것이 없어 굶주림에 시달려야만 하는 처절한 상황이 계속됩니다. 게다가 여러 고양이들이 두발쟁이들에 의해 붙잡히기도 합니다. 두발쟁이들의 개발논리에 의해 숲은 황폐화되어만 갑니다. 여기에 여전히 존재하는 각 종족 간의 경계와 집단 이기주의로 종족 간의 일치는 소원하기만 합니다. 하지만, 결국엔 생존이 가능하지 않은 상황에 내몰려 네 종족은 함께새로운 터전을 찾아 떠나게 되죠. 엄청난 위기가 네 종족을 하나로 묶어주는 겁니다.

 

이렇게 숲에 불어 닥친 엄청난 위기 앞에, 익숙한 곳을 떠나 낯선 곳으로 향하게 되는 모험을 3권에서는 다루고 있습니다.

 

이번 이야기의 절정은 아무래도 위기 앞에서 이들 종족들이 하나로 어우러지는 모습이 아닐까 싶습니다. 물론, 여전히 종족 간에 경계는 존재하고, 때론 그런 경계 역시 필요하겠지만, 경계를 위한 대척이 아닌, 경계는 존재하되 하나로 어우러질 수 있는 그런 모습을 보여줌이 이번 이야기 속에서 가장 가슴 뭉클한 장면이 아닐까 싶습니다.

 

결코 뛰어넘을 수 없을 것 같던 종족간의 경계, 그 깊은 경계의 골은 어느 한 순간, 거짓말처럼 매워지고, 하나로 어우러지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상상할 수 없었던 모습이지만, 어느 순간 마법처럼 펼쳐진 평화로운 화합의 모습. 소설은 이런 어우러짐에 대해 이야기 합니다. 어쩐지 우리 사회 역시 이처럼 골이 메워지고 일치를 향해 나아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해보게 됩니다.

 

전사들. 새로운 예언 편, 고양이 전사들의 모험이 큰 감동과 재미를 주는 시리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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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능도둑과 수상한 캠프 튼튼한 나무 20
리사 그래프 지음, 강나은 옮김 / 씨드북(주)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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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사 그래프의 재능도둑과 수상한 캠프는 작가의 재능도둑과 이상한 손님들의 후속작이다. 몇몇 인물들이 공통되게 등장한다는 계속성이 있고(하지만, 전편에서 등장한 인물들이 이번 이야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작다.), 또한 재능에 대한 판타지적 소재가 연속성을 갖고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사건의 전개, 이야기 자체는 독자성을 갖고 있다. 그러니, 재능도둑과 이상한 손님들을 읽지 않은 독자들이라 할지라도 이 책 재능도둑과 수상한 캠프를 읽는데, 어려움은 없을 것 같다. 물론, 재능도둑과 이상한 손님들을 읽은 독자들에게는 전편과 연결되는 내용들을 찾는 재미는 있겠지만.

    

먼저, 이 책의 독특한 소재를 언급해 본다. 소설 속 세상이 우리 세상과 다른 점은 하나다. 소설 속 세상은 모든 이들이 재능 하나씩을 갖고 태어난다는 점이다. 이 재능은 남들에 비해 뭔가를 잘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특별한 능력을 갖는 것을 말한다. , 초능력 하나씩을 갖고 태어난다. 이렇게 재능 가운데서도 특별한 상위 재능을 가진 아이들을 싱귤러라고 부른다. 싱귤러들이 갖는 재능은 매우 다양하다. 예를 든다면, 염력으로 물건을 움직이는 재능 피나클. 무엇이든 찾아내는 재능 퀘스트. 시야에서 물건을 없어지게 만드는 재능 오블리에이터. 다른 사람의 재능을 다른 사람이나 사물에게로 옮길 수 있는 재능 콕스. 타인의 재능을 복제하여 1년 동안 쓸 수 있는 지능 미믹. 사람의 마음을 읽는 재능 스캐너. 이 외에도 다양한 재능, 초능력이 소설 속에 등장한다.

 

이처럼 재능을 가진 아이들과 달리 재능이 없는 아이들도 있다. 이런 아이들을 페어라고 부르는데, 페어는 때론 가문의 수치가 되기도 한다. 물론, 그렇게 여기지 않는 경우도 있지만, 당사자들에게 재능 없음은 견딜 수 없는 열등감을 낳기도 한다. 이처럼 소설 속에서는 재능이 있는 아이들과 또 한 편의 재능이 없는 아이들이 가질 열등감, 슬픔, 그 갈등구조를 기본적으로 품고 있다.

 

이야기는 뛰어난 재능을 가진 아이들, 싱귤러 아이들을 위한 캠프에서 벌어진다. 이곳 캠프 감독에겐 비밀이 있다. 그건 바로 아이들의 재능을 복제하여 파는 일을 하는 재능도둑이라는 것. 그런 비밀을 품고 있는 캠프에서 아이들이 만나게 되는 건 뭘까?

 

이곳 캠프에 도착한 아이들 역시 나름대로의 비밀을 품고 있다. 어떤 아이(레니)는 세상에는 가장 뛰어난 싱귤러로 알려져 있지만, 실상은 페어다. 아무런 능력이 없다. 아니 뭔가를 잘 훔치는 기술은 있다(이건 재능이라기보다 기술이다.). 반면, 이 아이의 형(마일스)은 대외적으로는 가문의 수치로 알려져 있지만, 실상 이 아이는 엄청난 능력을 갖고 있다. 그건 바로 리콜렉터(리콜렉터는 누군가의 기억을 빼서 다른 사람의 머릿속에 심을 수 있는 능력이다.). 이야기 속에서 이 재능은 큰 역할을 한다. 이 능력이 캠프에 참여한 아이들의 기억을 뒤죽박죽으로 만들어 놓을뿐더러 이 능력을 절대적으로 필요로 하는 이가 있으니 말이다.

 

또 한 아이(릴리)는 염력을 갖고 있는 아이다. 하지만, 그 염력을 사용하여 동생 맥스와 함께 훈련을 하다 동생을 다치게 만들었다. 다행스럽게(?) 동생은 그 일에 대해 기억하지 못하지만, 또 다른 동생 한나로 인해 동생의 기억이 돌아올 수도 있다(한나는 기억을 떠올리게 하는 음식을 만드는 재능이 있다.). 릴리는 이 캠프에서 한나를 막아야 하며, 동생 맥스의 기억이 돌아오지 못하도록 일을 꾸며야만 한다.

 

또 한 아이는 쌍둥이 자매가 같은 능력을 사용하는 경우다. 그 능력은 개구리를 찾고 알아맞히는 능력. 연못에 어떤 종류의 개구리가 몇 마리가 있는지를 느낀다. 심지어 개구리와 대화도 가능하다고 한다. 이런 능력을 쌍둥이 자매가 함께 사용한다. 그리고 쌍둥이 자매 가운데 척은 이게 너무 싫다. 개구리 재능이 무슨 소용이 있을까 싶다. 하지만, 알고 보니 척에겐 다른 재능을 가지고 있었다. 둘이 함께 같은 재능을 사용할 수 있었던 것이 아니라, 척이 다른 사람들의 재능을 자신이 사용할 수 있었던 것. 척의 재능을 콕스라고 하는데, 엄청난 능력이다. 척은 이 능력으로 다른 이들의 재능을 사용할 수 있을뿐더러, 이 재능을 다른 사람에게도, 사물에게도 옮길 수 있다. 하지만, 척은 그 사실을 모르고 개구리 자매라 불리는 것에 불만을 품고, 자신의 재능 개구리 재능을 부끄러워한다. 이런 열등감은 또 엄청난 일을 만들어 낸다.

 

이렇게 세 아이들의 비밀과 고민, 여기에 캠프 감독인 조의 비밀이 얽혀서 결국 캠프에 참가했던 모든 아이들의 재능이 뒤죽박죽이 되고 만다. 과연 이렇게 뒤죽박죽이 된 재능은 어떤 결말을 낳게 될까?

 

개인적으로 이번 이야기가 전편인 재능도둑과 이상한 손님들보다 더 재미있었다. 물론, 다양한 등장인물들이 계속 교차적으로 등장하느라 처음엔 조금 정신이 없긴 하지만 말이다. 그럼에도 다양한 능력들이 등장하고. 또한 재능이 없어 고민하는 아이들과 재능이 있는 아이들 간의 갈등. 여기에 여러 모양으로 생겨난 비밀과 탐욕 등이 어우러져 이야기가 뒤죽박죽이 되는 것이 어쩌면 이 소설의 재미다.

  

  

이런 스토리의 재미도 있는 반면, 이야기가 전하는 주제는 명확하다. 그건 바로 자신의 잘못에 대한 인정과 사죄의 필요성이다. 모든 이야기의 갈등 이면에는 상대를 향한 실수, 잘못, 그로 인해 깨어지는 관계가 등장한다. 그리고 이런 깨진 관계가 계속되거나 심화되는 이유는 단 하나. 그건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핑계를 대거나 또 다른 노력을 한다는 데 있다. 대부분, 상대의 기억을 왜곡시키려 하거나, 기억을 감추려 노력하기도 한다.

 

그래서 소설 속에는 이런 문장이 여러 차례 반복된다.

 

이때 .... 는 사과를 할 수도 있었다. 한마디면 되었다. 하지만 하지 않았다.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기억을 왜곡시켜 얻게 되는 평화는 참 평화가 아니다. 그렇게 얻어진 화해는 진짜가 아니다. 진짜 화해, 회복은 잘못한 이가 자신의 잘못을 진심과 솔직한 마음으로 사과하는 것. 그런 사과를 통과한 용서를 통해 화해와 회복으로 나아가게 된다.

 

지금 이때가 바로 화해로 나아갈 순간이다. 그 순간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달려 있다. 오늘 우리에게도 진정한 사과, 용서를 구하는 모습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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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 황금버스를 타다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62
손현주 지음 / 자음과모음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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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현주 작가의 장편소설 소년, 황금버스를 타다는 상처와 결핍으로 가득한 열다섯 살 인생을 그려내고 있다. 무엇이 그리 상처와 결핍으로 가득한 걸까? 주인공 이주노는 아빠를 잃은 상처로 인해 힘겨워 한다. 아니, 아빠를 잃은 상처가 아물지 못하고 도리어 덧나는 모습이야말로 더 큰 상처인 것 같다. 아빠가 세상을 떠난 후, 엄마가 변했기 때문이다. 매사에 무기력한 엄마, 담배만 피워대는 엄마는 상실의 아픔을 채우기 위해 언젠가부터 유기견을 데려오기 시작한다. 결핍만이 가득한 살림살이에 오로지 풍성한 것을 개들과 고양이들. 이로 인해 집안은 점점 더 어렵게 되고. 여기에 새들어 살던 연립주택은 재개발로 인해 철거된다. 그렇게 해서 오갈 데 없는 신세가 된 주노네 집은 마을 공터에 버려져있던 노란 버스에 둥지를 틀게 된다.

 

한참 민감할 청소년 시기에 버스에서 살게 된 주노. 식수를 해결하기 위해 공터 앞 은행 정수기를 애용하게 되는 주노. 혹여 아는 누군가 만날까, 누가 볼까 조마조마한 순간들을 보내야만 하는 주노. 그런 주노가 겪게 되는 청소년시기가 먹먹함을 자아낸다.

 

주노의 열다섯 살 시기는 때론 위태로우면서도 때론 파릇파릇함을 느끼게 한다. 때론 달달한 사랑과 마음 따스해지는 우정이 펼쳐지는 시기이기도 하다. 물론, 안타까움이 더 크지만. 주노를 따라가다 보면 때론 웃음 짓기도 하며, 때론 마음이 설레기도 하고, 때론 그 결핍의 크기에 가슴 먹먹해지기도 한다.

 

소설은 주노의 결핍을 더욱 두드러지게 설정하고 있다. 주노가 다니는 학교는 가고 싶다고 함부로 갈 수도 없는 최상의 학군. 온통 부유하고, 공부 잘하고, 모든 것을 갖춘 녀석들만 다니는 그곳에 어쩌다보니 들어가게 된 주노. 과연 실제 상황이라면 그런 곳에 주노를 두는 것이야말로 어쩌면 학대가 아닐까 생각하게 하는 상황이다. 음악실기평가시간이면 온갖 악기를 들고 실기를 치르는 아이들 틈바구니 속에서 리코더 달랑 들고 맞서야만 하는 상황. 이런 상황 속에서도 노숙자와 다름없는 주노가 힘겨워하면서도 기죽지 않음이 위태로우면서도 멋지다.

 

아울러 주노를 괴롭히는 가해자 효재란 녀석 앞에 있으면 한 대 꽉 박아주고 싶을 만큼 못되고 얄밉지만, 역시 들여다보면, 그 아이에게도 상처가 있음을 보게 된다. 자녀를 자신의 성취도구나 아바타 정도로 착각하는 부모로 인해 갖게 된 상처. 물론, 그 상처가 또 다른 누군가를 향해 폭력을 행사하고, 상처를 주는 것에 정당화될 순 없다. 하지만, 가해자 역시 부모로 인해 상처를 안고 살고 비뚤어지고 있음이 안타깝다. 그러니 효재 역시 다 가진 환경처럼 보이지만, 결핍에 몸부림치는 청소년에 불과하다. 부모의 진실한 사랑의 결핍 말이다.

 

이처럼 소설은 우리 청소년들이 겪고 있을 상처와 상실의 모습을 잘 그려내고 있다. 먹먹함 가득하지만, 그럼에도 희망을 품게 만드는 소설. 이 땅의 청소년들이 소설을 통해, 자신의 상처가 치유 받게 되길 소망한다. 뿐 아니라 어른들은 청소년들에게 더 이상의 상처와 결핍을 지워주지 않길 소망하고.

  

  

소설의 마지막 부분을 옮겨본다.

 

날이 점점 어두워갔다. 내일은 잿빛 하늘을 뚫고 푸른 하늘을 볼 수도 있을 거라는 희망이 나를 두근거리게 했다. 언제나 상황이 변화무쌍한 것처럼 시간이 지나면 분명히 내 삶도 달라질 것이다. 오늘밤이 지나가고 공터의 낡은 버스가 황금버스로 변하는 마법은 일어나지 않을 거라는 걸 안다. 그래도 나는 언제나 황금버스를 탈 수 있는 열다섯 살이다. 개똥같은 내 인생이라고 해가 뜨지 말라는 법은 없다.(233)

 

물론 여전히 세상은 만만한 곳이 아니며, 여전히 똥차 속에서 신음할 수 있다. 여전히 개똥같은 인생 안에서 허덕일 수 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나아가는 이 땅의 모든 청춘들에게 박수를 보내본다. 언젠가는 그들의 똥차가 황금버스로 변하게 될 날을 꿈꾸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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썸머썸머 베케이션 살림 YA 시리즈
이희영 지음 / 살림Friends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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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시절 가장 기다려지던 시간은 뭐니 뭐니 해도 방학이다. 물론, 요즘 학생들이야 방학이라 해서 자유롭게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말이다.

 

청소년소설인 썸머썸머 베케이션은 고교시절 여름방학 동안 벌어지는 일들을 그려내고 있다. 한 바닷가 마을에 살고 있는 열여덟 살 소년의 여름방학이 어떨지 설레는 마음으로 소설을 펼쳐 든다.

 

어쩌면 소설 속에서나마 만날 수 있는 풍경일 수도 있는데, 열여덟 살 소년의 여름방학이 학교에서 보내는 모습이 아니어서 우선 반갑다. 요즘 청소년들에게 방학의 느근함이란 찾을 수 없기에 더욱 그렇다.

 

주인공 묭실이(엄마가 미용실을 하기 때문에 생긴 별명) 하준이의 오지랖 역시 고맙다. 하준은 오지랖이 넓다. 이로 인해 괜한 오해를 사서 곤란한 지경에 이르게도 되지만, 자신만 아는 것이 지혜처럼 여겨지는 시대에 오지랖 넓은 청춘을 만난다는 것이 반갑고도 고맙다.

 

이 시대의 오지라퍼 묭실이의 여름 방학은 바쁘기만 하다. 곤경에 처한 학교 퀸카 예빈에게 도움을 주고, 이로 인해 생각지도 않게 예빈의 사랑과 관심을 받게 된 하준이. 하지만, 하준은 그 아이에게 특별한 마음이 없다. 하지만, 계속하여 예빈을 도와줌으로 더욱 하준을 향한 예빈의 마음은 더욱 깊어짐으로 하준은 곤란한 지경에 처하게 된다. 상처받지 않도록 예빈의 마음을 돌려놔야 하는데, 과연 가능할지.

 

또한 중학생 시절 처음 본 후 마음에 품고 있던 여자아이가 나타났다. 왕따 사건에 휘말려 어촌 마을로 전학을 오게 된 서연이. 오지라퍼 묭실은 자신의 마음을 휘어잡은 평범한 소녀 서연과 달달한 연애도 해야 하고. 서연의 상처를 어루만져주기도 해야 한다.

 

여기에 냉혈한이자 수재인 형과의 문제도 하준을 바쁘게 한다. 여기에 돌아가신 아빠의 당부를 이어나가야 하는 것. 그리고 마을에 불어 닥친 개발붐으로 인해 곤경에 처한 이웃들. 오지라퍼 하준의 여름방학은 뜨겁기만 하다.

 

소설은 재미나게 진행되어질뿐더러 가슴을 훈훈하게 한다. 무엇보다 오지라퍼 하준의 존재가 그렇다. 하준에게는 여러 가지 상처가 있다. 게다가 이 상처는 아버지의 쓸데없는 오지랖에서 시작된다. 그럼에도 아버지의 그 오지랖이야말로 하준을 지탱하는 기둥이다. 내가 손해를 볼지언정, 누군가의 곤란한 상황을 외면하지 않는 오지랖. 이런 오지랖이 소설을 따뜻하게 만들어갈뿐더러 세상을 아름답게 만들어 간다. 더 나아가 이런 오지랖이야말로 하준의 깊은 상처를 치유하는 원동력이 되기도 한다. 물론, 모두가 아버지의 억울한 상황을 외면하고, 씻을 수 없는 상처가 된 배신을 경험하였음에도, 그 가운데서도 누군가는 또 다른 오지랖을 보이며, 진실 편에 서게 되고, 손해를 감수한다. 소설은 바로 이러한 오지랖이 모여 세상을 맛깔나게 함을 보여준다.

 

요즘 청년들은 타인의 자신을 향한 오지랖에 대해 거부감이 대단하다. 심지어 오지랖 금지법을 만들어야 한다는 말까지 한 예능프로에서 하는 것을 봤다. 물론 그 이유가 무엇인지 안다. 쓸데없는 간섭과 상관함이 안 그래도 힘겹게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는 청년들에게 더 큰 짐이 되고, 아픔이 되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진심어린 오지랖, 사랑에 기반하는 오지랖은 누군가를 힘겹게 하는 것이 아닌 그 짐을 함께 나누게 된다. 그런 의미에서 소설은 우리에게 이러한 긍정적 오지랖을 이야기한다. 이러한 오지랖이 가득한 소설이기에 마음이 따스해진다. 소설 속에서만이 아니라, 오늘 이 땅에도 이런 오지랖이 회복되어지길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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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러게임 기숙학교 살인사건 푸르른 숲
커스티 맥케이 지음, 김지애 옮김 / 씨드북(주)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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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출판 씨드북에서 계속하여 출간되고 있는 <씨드 탐정 시리즈> 세 번째 책이 나왔다. 킬러게임: 기숙학교 살인사건이란 제목의 책이다. 청소년 추리소설로, 성인이 보기에도 부족함이 없는 추리소설이다.

 

소설은 움프라빌 기숙학교라는 곳에서 벌어진 사건을 다룬다. 움프라빌은 외부와 단절된 스콜라 섬에 세워진 100년 전통의 기숙학교다. 이곳에는 특별한 재능이 있는 십대 백여 명이 공부하고 있다. 한마디로 각계 분야의 천재들만이 모여 있는 곳이다. 물론, 천재가 아닌 아이들도 다니는데, 이들은 엄청 부유한 집 자손들이다. 천재이거나 부잣집 아이거나, 이 두 가지 조건으로 들어가는 학교. 그렇다면 주인공 소녀 케이트는 둘 중 어디일까? 두 번째에 속한다. 이곳 섬이 바로 케이트 부모님 소유다. 그런 배경으로 학교에 들어간 평범한 소녀.

 

사실 케이트는 학교에 별로 친구도 없는 소녀다. 학교 내엔 선택된 소수로만 이루어진 길드가 있는데, 케이트는 길드멤버가 되길 바란다. ‘길드에 들어가는 조건은 길드를 이끄는 그랜드 마스터와 몇몇 엘더. 바로 이들의 선택을 받은 자들만이 가입할 수 있다. 선택받은 자들이 신입회원으로 들어가게 되면, 이를 기념하여 해마다 킬러게임이 벌어진다. 회원들 가운데 뽑기를 통해 한 사람의 킬러가 정해지고, 킬러는 회원들 하나하나를 죽이게 된다. 나머지는 킬러로부터 자신을 지켜내며 킬러가 누구인지를 알아내야만 하는 킬러 게임’. 물론, 실제 죽이는 것은 아니다. 학교에서도 알고 있지만 묵인하는 전통의 게임. 바로 그 게임에 케이트가 초대되었다. 선택받은 자가 되어 길드 회원이 된 것.

 

그런데, 이번엔 다르다. ‘킬러가 둘이다. 분명 하나를 뽑았는데, 킬러가 둘이라니. 게임에 뽑힌 킬러는 놀라운 창의력으로 회원들을 죽인다. 하지만 이건 게임일 뿐이다. 실제로는 다치지도 않는. 그러나 또 하나의 킬러는 회원들을 죽음 직전까지 몰아세운다. 그리고 경고한다. 다음은 케이트 너라고. 내가 널 지켜보고 있노라고.

  

  

과연 케이트는 킬러의 위협에서 안전할 수 있을까? 그리고 킬러는 누구일까?

 

소설은 학교에서 벌어지는 게임에 실제 상황이 겹치며 묘한 재미를 만들어 낸다. 독자는 두 명의 킬러를 추리하게 된다. 게임 속의 킬러와 실제 무자비한 킬러를. 게임 속의 킬러는 사실 누구인지 잘 감이 오지 않는다. 하지만, 실제 킬러는 소설이 진행되는 가운데 계속하여 바뀌게 된다. 아니 의심되는 인물이 점점 많아진다고 해야 할까? 아무튼 이렇게 킬러가 누구일지 의심하는 재미가 있는 소설이다.

 

특히 이런 킬러 찾기는 본이라는 아이에 의해 배가 된다. 케이트가 가난하던 시절 같은 마을 절친이던 남자아이인데, 본이 킹카가 되어 움프라빌 기숙학교에 들어왔다. 게다가 선택받지 않았음에도 매력적인 sns 싸이트를 킬러 게임을 위해 제공한다는 조건으로 길드에 들어오게 된다. 이렇게 본에 의해 제공된 싸이트 역시 킬러 찾기의 재미를 배가시킨다.

 

물론 케이트의 애정관계 역시 재미를 더해주고.

  

  

어느 누구도 믿을 수 없다. 숨 막히게 진행되는 킬러게임. 어쩌면 아이들이 읽기에는 조금 무서울 수도 있겠다(요즘 추리소설에 흠뻑 빠진 우리 딸아이가 추리소설을 보고 자다가 악몽을 꾸고 운 적이 몇 차례 있어, 딸아이에게 당분간 추리소설 금지령을 내렸다.). 하지만, 담대한 아이들이라면 도전하라. 물론 성인들에게도 재미난 소설이다. 추리소설을 사랑하는 이들이라면 재미나게 읽을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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쭈니 2017-03-16 22: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이런 시리즈가 있었네요.
잘 읽었습니다.

중동이 2017-03-16 23:14   좋아요 0 | URL
재미있더라고요. 초등 고학년 이상, 청소년 추리소설이라고 보면 될 것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