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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 노트 청소년오딧세이
구사노 다키 지음, 고향옥 옮김 / 크레용하우스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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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해피 노트』는 성장소설입니다. 초등학교 5학년인 사토코는 엄마를 닮았다는 말이 제일 싫습니다. 엄마는 왠지 인생실패자처럼 느껴지거든요. 사토코는 엄마와 달리 자신의 인생을 스스로 멋지게 개척해나갈 것이라 자신하며 다짐하곤 합니다. 그래서 부모님을 졸라 학원에도 다니고 있고요.

 

그런데, 사토코에게는 몇 가지 고민이 있습니다. 학교에서 노리코 무리에 속해 있는데, 사실 노리코가 하자는 대로 하는 것이 싫습니다. 하지만, 싫다는 얘기를 차마 하지 못하고, 화장실에 가는 것조차 노리코가 가자고 해야 함께 가곤 합니다. 사토코 뿐 아니라, 다른 친구들 역시 마찬가지고요. 노리코는 마치 자신이 엄마라도 되는 양 친구들을 돌봐주거든요. 사실, 노리코의 돌봄을 친구들은 원치 않지만, 모임의 리더인 노리코의 진두지휘에 따르곤 합니다. 사토코에게는 이것이 하나의 고민입니다.

 

또 다른 고민은 학원에서 만나는 기리시마란 친구가 마음에 들지만, 자신의 마음을 털어놓지 못합니다. 기리시마와 사토코는 학원이 끝나면, 둘만 만나 공부에 대한 복습을 하곤 합니다. 그런데, 기리시마는 학원에서 함께 어울리는 멋진 친구들 그룹에게 사토코를 드러내고 싶어 하지 않네요. 공부 말고도 기리시마와 함께 다른 시간들도 보내고 싶지만, 말하지 못하는 것이 사토코의 또 다른 고민이랍니다.

 

이런 고민을 가지고 있는 사토코의 또 다른 특징은 이런 저런 일들을 상상하는 겁니다. 경우의 수를 상상하는 거죠. 내가 이렇게 했을 때, 이런 일들이 벌어지면 좋겠다 이런 식이죠. 그런데, 그것들은 그저 상상에 머물러 있답니다. 자신이 싫어하는 것, 좋아하는 것을 밖으로 드러내기보다는 머릿속에서만 이리저리 재보는 데서 그칩니다.

 

그렇습니다. 이 성장소설인 『해피 노트』에서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명확합니다. 속마음을 표현해야 한다는 겁니다. 솔직한 자기표현이야말로 진정한 행복을 만들어 가는 수단이 된다는 겁니다. 노리코 그룹에서 사토코가 원치 않은 일들에 대해 솔직히 싫다고 말할 때, 노리코와의 관계는 달라집니다. 또한 좋아하는 기리시마를 향해 마음을 표현할 때, 둘의 관계는 발전하게 되는 겁니다.

 

『해피 노트』라는 책의 제목은 사토코와 기리시마가 함께 공부하면서 서로 약한 과목에 대해 상대가 문제를 내고 풀이해주는 노트에서 따왔습니다. 함께 상대의 약한 과목을 도와줌으로 더 좋은 성적을 얻게 되어 행복해지자는 의미죠. 그런데, 바로 이 『해피 노트』를 마칠 때까지 사토코는 기리시마에게 마음을 표현하지 못한답니다. 하지만, 나중에 알게 되죠. 그 ‘해피노트’ 뒤편에는 기리시마 역시 사토코를 향한 마음을 조심스레 표현한 편지가 들어 있었음을 말입니다.

 

혹시 거절당할까봐, 혹시 관계가 더욱 나빠질까봐, 혹시 이런저런 일들이 벌어질까봐 두려워 속마음을 표현하지 못한다면 관계는 더 좋아질 수 없습니다. 상대가 내 진실을 잘 알기 어려울 테니 말이죠. 우리 역시 누군가를 향한 내 마음을 표현하는 것이 필요하겠네요. 가족에게도, 마음에 품고 있는 이성에게도, 친구에게도 말이죠. 솔직한 자기표현을 통해, 우리 인생의 ‘해피 노트’를 써 갈 수 있다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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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사춘기를 응원해 - 십 대 소녀들의 사춘기를 도와줄 필수 성교육 안내서
펠리시티 브룩스 글, 케이티 로벨 그림, 이지민 옮김 / 크레용하우스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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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사춘기를 앞두고 있거나, 한참 사춘기를 겪고 있는 소녀들이 읽어야 할 책이랍니다. 그 내용이 소녀들에게 초점을 맞추고 있기에 소년들이 읽으면 조금 민망할 그런 내용들도 제법 있거든요. 그러니 혹시 소년들이라면 이 책을 다시 내려놓으면 좋겠네요. 물론, 사춘기를 앞두거나 겪고 있는 딸을 둔 부모님들도 읽어도 좋을 겁니다. 그렇다면 사춘기를 겪는 딸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테니 말이죠.

 

사춘기를 겪어나갈 소녀들에게 이 책은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책이랍니다. 그 내용이 무척 실질적인 내용들을 다루고 있거든요. 예를 든다면 첫 생리 앞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를 다루면서 생리대는 어떤 종류들이 있는 지까지 알려 주고 있답니다. 아무래도 사춘기의 신체적 변화를 다루는 내용이 제일 많답니다. 그 외에도, 피부 관리, 손톱관리, 여드름 대처법 등 사춘기에 관심을 가질 구체적인 내용들을 다루고 있네요.

 

뿐 아니라, 음식, 술, 담배, 학교생활, 운동, 수면, 감정상태 등 사춘기에 고민하게 될 다양한 방면에서 이야기를 한답니다. 이런 내용들을 이야기하는 이유는 우리의 딸들이 사춘기를 잘 보낼 수 있게 하기 위함이죠. 이 책을 통해, 우리의 딸들이 겪게 될 사춘기가 아이들의 인생을 무너뜨리는 시기가 아닌, 더욱 성장시키는 시기가 될 수 있다면 좋겠네요.

 

또한 이 책에서 많이 이야기하는 것은 사춘기에 겪을 고민들을 혼자 끙끙대지 말고 믿을만한 사람들에게 상담함으로 도움을 요청할 것을 거듭 부탁하고 있답니다. 그 믿을만한 사람은 친구라기보다는 어른이어야 합니다. 바로 부모님이 그 자리에 있을 수 있다면 제일 좋겠네요. 우리 딸아이 역시 장차 사춘기를 겪게 될 텐데, 그 시기에 딸아이의 고민을 함께 나눌 수 있는 부모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품어 봅니다.

 

사춘기 소녀들이 당면할 문제들에 대해 대단히 구체적이고 세세하게 접근하고 있기에, 정말 책 제목처럼 사춘기를 헤쳐 나갈 소녀들에게 응원이 될 만하답니다. 얘들아, 『너의 사춘기를 응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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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한테 차이기 전 33분 미래인 청소년 걸작선 43
토드 하삭 로위 지음, 김영아 옮김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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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과 모건은 절친 중의 절친이다. 아니, 절친이었다. 누구나 인정하는 절친. 하지만, 둘 사이는 어느 순간부터 멀어지기 시작한다. 심지어 이제 둘을 결투를 신청해 놓은 상태다. 아니, 엄밀히 말하면 결투가 아니라, 덩치가 큰 모건에게 샘이 얻어맞게 될 위기에 처한 것이다. 그래서 제목이 『친구한테 차이기 전 33분』이다. 도망갈 수도 없고, 친구에게 얻어맞긴 싫고, 하지만 친구와 싸워 이길 가망도 없고. 그러니 샘에게 33분은 너무나도 힘겨운 시간임에 분명하다.

 

모건은 학교에서 가장 인기 있는 친구 가운데 하나다. 모건은 운동을 좋아하는 덩치다. 반면 샘은 수학을 좋아하고 잘 하는 꼬맹이에 최고 똑똑한 범생이다. 그러니, 33분 후면 샘은 세상을 떠나야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 청소년소설이 학교폭력을 다루는 소설은 아니다. 이 소설은 우정, 친구에 대한 이야기다. 그것도 영원한 것만 같던 우정이 깨어질 수 있음에 대한 소설이다.

 

샘은 33분 후 모건에게 호되게 엉덩이를 차이게 될 것을 무서워하지만, 진짜 무서운 것은 모건과의 우정이 끝나게 된다는 점이다. 샘은 여전히 모건과의 끈끈하던 우정의 순간으로 되돌아가길 원한다. 모건이 샘을 향한 오해를 풀고 둘 간의 관계가 다시 회복되길 샘은 원한다. 과연 둘은 회복될 수 있을까?

 

결론을 말하면 둘은 회복되지 못한다. 둘의 절친 관계는 결국 끝나게 된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세상이 끝나진 않는다. 왜냐하면 샘에게는 또 다른 친구, 또 다른 우정이 시작되기 마련이니 말이다.

 

이 소설은 우정에 대해 이야기하는데, 그 우정은 영원하다고 말하지 않는다. 도리어 영원한 친구는 없다는 것을 이야기한다. 물론 누군가는 이에 반발할 수도 있겠다. 그것은 진정한 우정이 아니라고 말이다. 물론, 진정한 우정은 영원할 수 있겠다. 하지만, 그런 친구관계만 있는 것이 아님도 사실이다. 그렇기에 때론 영원할 것이라 여겼던 친구사이가 하루아침에 깨어져버리는 경우 역시 허다하다. 이 소설은 바로 그런 진실에 직면할 것을 이야기한다.

 

이제는 끝나버린 우정. 어쩌면 이런 일도 자연스러운 현상일 수 있음을 작가는 우리에게 말한다. 우린 누군가를 여전히 새롭게 만나고 헤어지게 마련이니까 말이다. 그러니 설령 친구관계가 깨어졌다고 해서 세상이 끝났다고 생각하지 말자. 비록 우정이 끝남은 대단히 안타까운 일이지만, 또 다른 좋은 관계가 우리 앞에 기다리고 있을 테니 말이다. 아울러, 비록 깨어진 관계라 할지라도 함께 하며 좋았던 추억들은 기억 속에 남아 때때로 삶의 기쁨으로 회상될 수 있다면 좋겠다.

 

또 한 가지 괘씸한 것은 샘과 모건의 헤어짐에는 크리스라는 못된 친구의 개입이 한 몫 한다는 점이다. 이 녀석은 진실하지 못하고, 친구 사이를 이간질하는 녀석이고, 위험한 녀석이다. 바라기는 살아가며 이런 녀석들을 만나지 않을 수 있다면 좋겠다. 하지만, 그럴 수 있겠나? 분명 크리스 같은 여우 녀석들이 우리 인생에는 곳곳에 있을 것이다. 그런 녀석들의 악의적 행동에 큰 상처를 받지 않는다면 좋겠다. 우리네 인생뿐 아니라, 무엇보다 우리 자라나는 자녀들의 삶이 말이다.

 

참, 이 소설은 무엇보다 가볍고 유머러스한 어투가 돋보이는 소설이다. 무더운 날씨에 가볍게 읽히지만, 또 한편으로는 우정에 대해 생각해보게 하는 좋은 청소년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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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샤
이찬석 지음 / 국일미디어(국일출판사)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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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생인 성근이는 어느 날 ‘짜샤’가 되어 버렸다. 이제 그는 그저 ‘짜샤’에 불과하다. 사실, 성근도 초등학교 시절 학교 짱이었다. 아버지가 조직 폭력배 두목이었기에 아버지로부터 싸움을 배운 덕분이다. 물론, 아버지는 진정한 건달이었기에, 약한 사람을 돕기 위한 수단으로 싸움을 가르쳐줬고, 그로 인해 결국 성근은 학교 짱이 된다. 그 덕분에 중학교에 올라간 그를 건드는 친구는 아무도 없었고, 이제 외교관의 꿈을 품고 열심히 공부하는 성근이었지만, 어느 순간 악마와 같은 동식의 표적이 됨으로 폭력의 제물이 되고 만다.

 

과연 성근은 ‘짜샤’에서 자신의 이름을 되찾을 수 있을까? 그리고, 동식의 표적에서 벗어나 자신의 꿈을 향해 나아갈 수 있을까?

 

결론을 이야기하면 그럴 수 없다. 물론, 성근은 동식의 표적에서 벗어난다. 하지만, 이는 스스로 자신의 목숨을 끊음으로 인해서다.

 

이 소설은 실화를 바탕으로 한 소설이다. 그래서 더 마음이 아프다. 사실 쉽게 읽히는 문체이지만, 소설을 끝까지 읽기는 쉽지 않다. 너무 마음이 아프고, 때론 너무 안타깝고, 때론 너무 화가 나기 때문이다.

 

이 소설은 학교폭력에 대한 소설이다(작가는 왕따에 대한 소설이라고 말하지만, 왕따보다는 학교폭력이 맞을 듯싶다). 먼저 폭력의 주체인 동식에게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 과연 이런 녀석들을 어떻게 해야 할까? 모른 척 방관해야 하나? 아님, 더 크고 강한 폭력으로 짓눌러야 하나? 그것도 아니면, 계도에 최선을 다해야 할까? 쉽지 않은 문제다. 그 폭력성에 대해 분노함과 동시에 그렇게 살아가는 인생이 불쌍하다. 아울러, 그 폭력의 끔찍함에는 치가 떨리기도 한다.

 

작가는 무엇보다 폭력의 대상이 된 자들의 심리 상태에 주목한다. 무엇보다 그 두려움, 용기를 잃을 수밖에 없는 현실에 대해. 우리는 폭력 앞에 왜 그런 반응들을 보였을까 싶은 생각들을 할 수 있지만, 실상 폭력의 피해자가 되었을 때는 그 두려움 때문에 용기를 내기가 쉽지 않음을 작가는 이야기한다.

 

그럼에도 처음 폭력의 피해자가 되었을 때, 곧장 누군가에게 도움의 손길을 요청했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다. <왕따줄이기국제연대> 창립자인 작가 역시 이것이 최우선적인 대안임을 이야기한다.

 

내가 만약 처음 그에게 학대당할 때 반발을 하거나 누군가에게 고해바쳤다면 그는 내가 방어 능력이 있는 줄 알고 더는 나를 물고 늘어지지는 않았을 것이다. 아니, 이렇게까지 참담한 지옥의 나락으로 떨어뜨려 나를 괴롭히지는 않았을 것이란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172쪽)

 

처음 용기를 내지 못하면, 폭력이 진행될수록 용기를 내는 것은 쉽지 않음을 소설은 보여준다. 두려움, 분노, 체념의 순으로 진행됨으로 나중에는 영원히 폭력의 피해자로 머물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렇기에 처음 용기를 내어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

 

아울러, 성근이 용기내지 못한다 할지라도, 누군가 먼저 성근을 향해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성근의 엄마 역시 더 적극적으로 나섰더라면. 그리고 성근의 담임의 무감각에도 화가 난다. 분명 이상한 낌새를 느낄 수 있음에도 본인에게 귀찮은 일이 생길까 모른 척 하는 그 모습은 사실 직무유기를 넘어서서 폭력의 동조자일뿐더러 또 하나의 폭력의 주체라는 사실을 알았으면 한다.

 

이 땅의 청소년들이 더 이상은 ‘짜샤’로 남지 않고, 자신의 꿈을 향해 마음껏 나아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아울러 힘이 약하다고 해서 자신의 자존감을 상실하게 되는 그런 안타까운 현실이 더 이상은 우리의 것이 아니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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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칵! 내 삶의 퍼즐 조각 모퉁이책방 (곰곰어린이) 41
마리 콜로 지음, 박나리 옮김 / 책속물고기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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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를리에게 2012년 5월 24일은 ‘최악의 날’이다. 끔찍한 교통사고로 여동생 레아를 잃은 날이며, 사랑하는 엄마의 아름답던 발가락을 잃은 날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런 사고로 인해 샤를리의 삶은 잔뜩 꼬여버렸다. 마치 맞추기 어려운 복잡한 퍼즐처럼 말이다.

 

무엇보다 꼬인 것은 전망이 좋던 높은 층에서 1층으로 이사를 가게 된 것이다. 이는 하반신 불구가 된 엄마를 위한 조처였겠지만, 샤를리에게는 자신이 평생을 살아온 거리를 떠난 슬픔 그 자체인 것이다.

 

게다가 방학인데, 샤를리는 집 ‘밖’으로 나가는 것이 허용되지 않는다. 이에 샤를리가 선택한 것은 아파트 ‘안’. 아파트의 각 가정을 방문하며, 그 가정에서 보이는 풍경을 사진으로 찍는 작업에 돌입한다. 그리곤 그것들을 일일이 기록한다. 바로 ‘아파트 탐험록’이 그것이다. 이 ‘아파트 탐험록’에 들어갈 또 하나의 내용은 바로 각 집마다 방문하여 나올 때, 그곳에서 기념품을 한 가지씩 몰래 챙기는 것이다. ‘임대’표지판, 현관 매트 조각, 양초, 꽃병, 목공 가게의 광고 전단지, 마스카라, 기타 포크 따위에 불과하지만 말이다. 물론 한 곳에서는 핸드폰을 훔쳐오기도 한다. 이것은 후에 돌려주게 되지만 말이다. 바로 그곳이 샤를리의 가장 빈번한 방문 가정이 된다.

 

그곳은 늙은 여 작가 슬라빈스키아 부인의 집이다. 이곳을 방문하며 샤를리는 슬라빈스키아 부인과 우정을 쌓아가게 되고, 각 가정을 방문하는 가운데 아파트 최고 인기인이 된다. 과연 샤를리는 자신의 ‘아파트 탐험록’을 무사히 완성할 수 있을까? 그리고 그 마지막 퍼즐은 어떤 멋진 내용일까?

 

성장소설인 『찰칵! 내 삶의 퍼즐 조각』을 덮으며 먼저 생각해보게 되는 것은 쉽게 치유될 수 없는 아픔의 상처가 수많은 ‘관계’를 통해 치유된다는 점이다. 샤를리의 상처는 아파트 ‘안’의 수많은 가정들을 방문하고, 그들과 짧은 교제의 시간(처음엔 15분으로 정해진다. 아빠는 15분 안에 다시 집으로 돌아오도록 알람을 맞추게 한다)을 갖는 가운데 치유된다.

 

그렇다. 상처는 안으로 감출 때 도리어 더 단단해진다. 반면 많은 관계 속에서의 교제를 통해 상처는 말랑말랑해지고 결국 치유하게 된다. 만약, 그 ‘최악의 날’의 끔찍한 사건으로 인해, 끝내 샤를리가 집 안에만 머물렀다면 그 상처는 더욱 커질 수도 있었다. 우리 안에 깊은 상처가 있다면 이러한 상처들이 또 다른 좋은 관계(신과의 관계일 수도 있겠고, 좋은 사람과의 관계일 수도 있겠다)를 통해 치유될 수 있다면 좋겠다.

 

샤를리의 마지막 퍼즐 조각은 바로 슬라빈스키아 부인을 위한 하루 동안의 가출에 있다. 슬라빈스키아 부인은 사실 정신병을 앓고 있었다. 이름도 다르고, 직업도 소설가가 아닌. 이 사실에 샤를리는 또 다른 상처를 입게 되지만, 한 번도 외국 여행을 하지 못한 슬라빈스키아 부인을 위해, 파리로의 여행을 계획하고 떠나게 된다. 하루의 일탈, 그것도 누군가 타인을 위한 일탈이 샤를리의 치유 여행, 마지막 퍼즐이라는 것도 의미 있겠다.

 

물론 나의 아픔과 힘겨움도 크겠지만, 그럼에도 누군가의 아픔을 위한 일탈은 삶을 아름답게 하는 마지막 퍼즐 조각이 될 수도 있음을 생각해본다. 내가 맞출 마지막 퍼즐 조각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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