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탈러, 팔아 버린 웃음 청소년시대 4
제임스 크뤼스 지음, 이호백 그림, 정미경 옮김 / 논장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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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삶에 있어 정말 소중한 것이 무엇일까? 이미 물신에 지배를 받게 된 요즘 돈이 가장 소중한 시대에 우린 살고 있다. 재물, 소유야말로 모든 이념과 사상, 삶의 덕목을 지배하는 괴물이 되어버린 세상이다. 이런 시대에 우리에게 정말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를 알게 해주는 좋은 청소년소설이 있다. 이 책을 읽고 나면 우린 모두 이렇게 외치게 될 것이다.

 

“뭣이 중한디.”

 

그래, 우린 뭣이 중한지를 알아야 한다. 그럼, 작가가 전해주는 진정으로 중한 것, 그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함께 떠나보자.

 

가난한 뒷골목에 사는 팀 탈러는 세 살 때 엄마를 잃었고, 4학년 때엔 아빠를 잃었다. 가난한 뒷골목에서 새엄마와 의붓 형과 함께 지내야만 하는 팀. 팀은 아빠의 장례식장을 뛰쳐나가 경마장으로 향한다. 경마장은 아빠와의 행복한 추억이 있는 장소이기에. 그리고 그곳에서 의문의 신사를 만나 이상한 경험을 하게 된다. 신사가 하라는 대로 경마권을 샀더니(돈도 주웠다.), 돈을 따게 된 것이다(물론 그 돈은 모두 도둑맞았지만.). 이렇게 팀은 낯선 신사를 거듭 만나게 되고, 신사를 통해 경마에서 거듭 돈을 따게 된다. 그러던 차 신사에게 놀라운 제안을 받게 된다. 무슨 내기에서든 이길 수 있는 행운을 줄 테니, 팀의 웃음을 팔라는 것. 이렇게 팀은 낯선 신사에게 웃음을 팔고, 어떤 내기에서도 이길 수 있는 행운을 사게 된다.

 

이렇게 팀은 ‘파우스트의 거래’를 하게 된다. 영혼이 아닌 웃음을 팔았다는 것이 다르지만 말이다.

 

웃음을 팔아버린 팀은 그 뒤로 어떤 거래에서든 이기게 된다. 경마에서 어떤 말에 걸어도 이기게 되는 것도 당연하고. 하지만, 이렇게 경마를 하여 딴 돈들은 모두 새엄마와 의붓 형의 차지가 된다. 이에 팀은 마지막으로 크게 경마에서 승리하여 그 돈을 새엄마에게 선사한 후 멀리 배를 타고 항해 여행을 하려 계획한다. 과연 이 여행에서 팀은 어떤 모험을 하게 될 것이며, 어떤 일들이 벌어질 것인가. 웃음을 대가로 무엇이든 이길 수 있는 행운을 얻은 팀은 과연 행복할 수 있을까? 아울러 행복할 수 없다면, 그의 잃어버린 웃음을 되찾을 수 있을까?

 

도서출판 논장에서 금번 새롭게 출간된 제임스 크뤼스의 『팀 탈러, 팔아 버린 웃음』은 2003년 출간된 『웃음을 팔아버린 꼬마 백만장자 팀 탈러』(전2권)의 합본개정판이다. 진정 우리에게 소중한 것이 재물일까 아님, 또 다른 무엇일까를 작가는 재미난 소설을 통해 독자들에게 질문한다. 과연 오늘 우리는 무엇을 좇고 살고 있는지 돌아보게 만들고.

 

이 책에서 재물보다 소중한 것은 당연히 웃음이다. 웃음은 마음의 자유를 선물한다(218쪽). 심지어 “사람이 웃으면, 악마는 제 힘을 잃는다.”(379쪽) 팀 탈러는 바로 이처럼 인생의 가장 소중한 선물, 웃음을 되찾고자 한다. 그리고 이렇게 팀이 웃음을 되찾는 일에는 나이를 뛰어넘는 우정, 소중한 사람들의 도움이 커다란 역할을 감당한다. 그러니, 정말 소중한 것은 우정과 웃음이겠다.

 

세상에서 가장 많은 소유를 갖게 된 부자 소년 팀 탈러는 이렇게 생각한다. 소유보다 더 중한 것이 우리에게 있음을 깨닫게 해주는 구절이다.

 

꽃에 햇빛이 필요하듯, 사람에게는 웃음이 필요한 법이다. 웃음이 말라 버렸다고 상상해보라. 인류 사회는 동물원이나 천사들의 사회가 될 것이다. 지루하고 심각하고 숭고한 무관심으로 가득 찰 것이다. 비록 심각한 얼굴을 하고는 있지만, 팀은 웃고 싶다는 소망을 저버리지는 않았다. 겉으로는 만족스러워 보였을지라도, 팀은 세상 사람들과 같이 웃을 수만 있다면 기꺼이 뉴욕의 거지가 되어도 좋다고 생각했다.(289쪽)

 

소설은 마치 추리소설을 읽는 느낌도 갖게 한다. 물론, 범인이 누구인지 독자는 알고 있다. 하지만, 범인과 웃음을 사이에 둔 싸움을 통해, 우리 사회의 한 단면을 고발하고, 우리에게 진정 소중한 것을 알게 해준다. 그렇기에 굳이 장르를 규정한다면 사회파 추리소설이라고 말할 수도 있겠다.

 

제임스 크뤼스라는 작가에게 매료된 멋진 소설이다. 이 소설과 함께 우리에게 선물로 주어진 웃음을 꽉 붙잡는 인생들이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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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의 가마솥 프리데인 연대기 2
로이드 알렉산더 지음, 김지성 옮김 / 아이란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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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350만 독자들에게 사랑받은 책이자, 판타지 동화의 고전이라 말할 수 있는 『프리데인 연대기』의 두 번째 책, 「악마의 가마솥」이 드디어 번역 출간되었습니다. 한 시리즈의 책이 뉴베리 상을 두 번 받은 놀라운 이력도 가지고 있는 판타지 동화, 그 두 번째 비밀의 문을 열어봅니다.

 

영웅이 되길 꿈꾸는 타란, 하지만, 그는 또 다시 돼지치기 조수의 자리에 돌아왔습니다. 물론, 1권에서 함께 모험을 했던 아이란위 공주(달벤 요새에서 부엌일을 하기에 부엌때기란 소리를 듣습니다.), 그얼기(동물 반, 인간 반의 존재, 타란의 친구이자 타란을 주인으로 섬깁니다.)가 함께 하고 있습니다.

 

달벤 요새에서의 지루한 삶을 뚫고 또 다시 사건이 벌어지게 됩니다. 각지에서 영웅들이 달벤 요새로 모여든 겁니다. 다름 아닌 마왕 아란이 악마의 가마솥을 통해, 가마솥 인간(죽은 시체를 가마솥에 넣으면 다시 태어나게 되는 인간들입니다. 아마도 강시나 좀비와 비슷하다고 보면 될 것 같네요. 물론, 이번 이야기 속에서는 정작 가마솥 인간은 등장하지 않습니다.)을 계속 만들어내는 문제 때문입니다. 각지의 영웅들은 가마솥 원정대를 조직하여 마왕 아란에게서 몰래 악마의 가마솥을 가져오려 합니다. 과연 가마솥 원정대의 이번 임무는 성공할 수 있을까요?

 

가마솥 원정대에 속해 또 다시 모험의 길을 떠나게 되는 우리의 주인공 타란. 타란과 일행들에게 있어 가장 큰 적은 물론, 마왕 아란입니다. 사실, 여전히 마왕 아란의 실체는 이야기 속에서 실제로는 등장하지 않지만 말입니다. 그럼에도, 그 존재만으로도 영웅들에게 위협이 되기에 충분합니다.

 

그런데, 진짜 타란의 적은 일행 안에 있답니다. 사사건건 타란을 무시하고, 타란에게 명예가 돌아갈까 전전긍긍하며, 명예의 노예가 되어 버린 엘리디어 왕자가 겉으로 드러난 타란의 가장 큰 적입니다(엘리디어 왕자는 몰락한 왕국의 막내 왕자로 명예에 집착합니다. 잘못된 방법을 통해서라도 명예를 얻으려 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나중에는 악마의 가마솥을 찾은 타란의 공을 자신의 것으로 돌리려고도 합니다.).

 

하지만, 일행 가운데 자신의 진면목, 진심을 감춘 채 영웅의 자리에 있는 사람도 있습니다. 이게 어쩌면 가장 큰 적이겠죠. 엘리디어 왕자처럼 겉으로 드러난 적이 아닌, 숨어 있는 적이야말로 가장 위험합니다. 이런 사람들은 겉으로는 선한 얼굴을 하고 있지만, 그 속에 거짓을 품고 있는 사람들입니다. 우리 현실의 삶에서 만나게 되는 인생의 모험 속에서도 바로 이런 이들이 가장 큰 적이 아닐까 싶네요.

 

다양한 위기가 있지만, 그럼에도 이런 위기를 헤쳐 나갈 수 있는 것은 수많은 동료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진실한 마음과 사랑으로 서로를 아껴주며 함께 고난을 헤쳐 나갈 수 있는 그런 동료가 있기에 타란의 모험은 멋진 모험이 됩니다. 오늘 우리 현실의 삶 속에서도 우린 여전히 힘겨워 하고 지치고 상하겠지만, 힘겨운 나날들 속에서도 행복한 모험을 할 수 있는 것 역시 이런 동료들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요? 사랑하는 가족과 친구들, 그리고 멋진 선후배와 동료들 말입니다. 이런 아름다운 동료들이 우리 삶 속에 가득하길 소망해봅니다.

 

판타지 소설답게 소소한 판타지적 요소들 역시 흥미로운 소재들입니다. 발에 뿌리면 발자국을 지워 주는 요술 가루가 등장하기도 합니다. 물론, 시체를 넣으면 가마솥 인간들로 살려내는 악마의 가마솥이란 존재 역시 그렇고요. 또한 1편에서도 등장하였던, 음유시인 프류더가 가진 요술하프, 그리고 이번에 타란이 동행자 아데이온에게서 받게 되는 브로치 역시 그렇습니다. 이 브로치는 꿈과 지혜, 예언의 능력이 더해져 있습니다. 브로치를 통해 미래를 알게 되는 능력을 갖게 됩니다. 이런 신비한 물건들의 존재가 소설을 더욱 풍성하게 해주고 있습니다.

 

그런데, 소설을 통해 진짜 신비한 보석을 만나게 됩니다. 그건 바로 ‘성장’입니다. 아직은 돼지치지 조수의 신분에 불과한 고아 소년 타란이 모험을 통해 조금씩 영웅으로 성장해 나가는 모습이야말로 《프리데인 연대기》속에 감춰진 보석이 아닐까 싶네요. 아직은 다듬어지지 않았고, 아직은 빛을 발하지 못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지식, 진실, 사랑(이 셋은 동화 속에서 음유시인들의 상징이라고 합니다.)을 붙잡고 용기 있게 악에 맞서는 타란의 성장하는 모습을 발견하는 것이야말로 진짜 신비한 보석입니다. 이제 그 신비한 보석이 조금씩 빛을 더해가고 있습니다. 다음 이야기에서는 얼마나 더 반짝이게 될지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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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인저스 4 - 불타는 다리
존 플래너건 지음, 박중서 옮김 / 서울교육(와이즈아이북스)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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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국의 반역자 모가라스의 전쟁계획서를 손에 넣은 홀트와 윌. 이제 이 일로 윌 일행(길런, 윌, 호레이스)은 동맹국 켈티카 왕국에 도움을 요청하기 위해 사절단으로 떠났었다. 하지만, 그런 그들이 켈티카 왕국에서 알게 된 사실은 모가라스의 음모은 이미 한참 진행 중이라는 사실. 게다가 켈티카 왕국에게서는 어떤 군사적 도움도 받을 수 없음을 알게 되어 길런이 급히 이 사실을 알리기 위해 먼저 길을 떠난다. 이렇게 하여 남은 무리(호레이스, 이반린)의 인솔자가 된 윌은 이제 또 다른 이들을 만나게 된다.

 

바로 모가라스의 추종세력인 워갈들. 이 끔찍한 종족들이 켈티카 왕국에서 광부들을 끌고 가고 있었던 것. 과연 모가라스는 광부들이 왜 필요한 걸까? 이제 윌은 레인저답게(아직은 수습생이지만) 정보를 캐기 위해 워갈 무리를 미행하게 된다.

 

이렇게 하여 윌 일행은 엄청난 사실을 목격하게 되는데. 그건 바로 모가라스가 다리를 건설하고 있는 장면이었다. 모가라스는 15년 전 반란을 일으키고 왕국의 군대에 쫓겨 ‘비와 밤의 산맥’ 지역 척박한 땅에 고립되어 있었다. 이곳은 외부와 출입하는 일이 용이하지 않은 장소다. 특히, 서쪽 절벽 지역은 균열지가 사이에 있어 사람이 출입하기 힘든 곳이다. 물론, 소수의 인원이라면 어떻게든 출입할 수도 있겠지만, 많은 병력은 결코 한꺼번에 이동할 수 없는 곳. 그런데, 그곳에 대량 병력이 이동할 수 있도록 다리를 건설하고 있었던 것이다. 게다가 다리 완공이 이미 눈앞에 놓인 상태.

 

홀트와 윌이 얻었던 모가라스의 전쟁계획서는 가짜였다. 모가라스 군대는 그들 영토의 북쪽 지역을 통해 침투하려는 것이 아니라, 이런 거짓 정보를 흘려놓고, 결코 이동할 수 없는 서쪽 지역으로 침투하려던 것이었다. 이 사실을 모르는 아랄루엔 왕국은 이제 다리가 완공된다면 엄청난 위기에 처할 것이 분명하다. 이에 윌은 다리를 태우려 한다. 과연 윌과 호레이스 그리고 새롭게 함께 하게 된 소녀 이반린(이반린은 사실 덩컨 왕의 딸이다.)은 이 일을 성공시킬 수 있을까?

 

이번 4권 「불타는 다리」에서는 모가라스의 음모를 발견하게 된 윌이 레인저다운 활약을 하는 장면이 돋보인다. 자신의 목숨보다 왕국의 안전을 생각하며, 끝까지 다리를 태우려 애쓰는 모습이야말로 이제 윌이 얼마나 레인저로서 성장했는지를 잘 보여준다.

 

자신의 목숨을 돌보지 않고 끝내 다리를 태워 무너뜨리는 장면은 마치 영화 <콰이 강의 다리>에서 일본군에 맞서 연합군이 콰이 강의 다리를 폭파시키는 장면과 비슷한 느낌이 아닐까?

 

이 장면을 보며, 우린 과연 우리가 감당하는 일을 위해 이처럼 목숨마저 내놓을 수 있을까 생각해보게 된다. 아니 내 일이 아니더라도 뭔가 남을 위해 이처럼 목숨을 내놓을 용기와 결단이 있을지. 어쩌면 이런 일은 우리가 미리 예단할 수 없는 것들이다. 실제 그런 위급한 상황 가운데 처했을 때에야, 우리가 어떤 선택을 하며, 어떤 행동을 하는지 드러나게 될 것이다. 그 상황에 처하기 전엔 우린 아무도 내가 의연하게 바른 일, 마땅히 해야 할 일을 감당할 것이라 장담할 수도 없다. 그렇기에 우린 오늘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의로운 행동으로 자신의 목숨을 내어놓은 이들의 죽음을 결코 무가치하게 만들어서는 안 될 것이다.

 

우여곡절 끝에 윌은 다리를 폭파시키지만, 안타깝게도 모가라스를 돕기 위해 온 용병들 스캔디아인들인 에라크 일당에게 포로가 되고 만다. 이반린과 함께. 과연 윌과 이반린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이번 4권의 결말은 새로운 이야기를 향해 나아가는 모습이다. 그동안 왕국을 위협하던 모가라스의 위협이 이번 4권을 통해 결말을 맞게 된다. 하지만, 윌과 이반린은 또 다른 위기에 처하게 됨으로 새롭게 5권에서 이야기가 시작됨을 암시한다. 이제 윌과 이반린이 어떻게 될지 그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선 5권을 펼쳐들어야 한다. 그 전에 잠시 숨고르기를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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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이퍼 - 제14회 사계절문학상 대상 수상작
탁경은 지음 / 사계절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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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경은 장편소설 『싸이퍼』는 제14회 사계절문학상 대상 수상작이다. 먼저, ‘싸이퍼’란 익숙하지 않은 단어가 궁금하다. 소설 속에서 이 단어를 설명하는 구절이 있어 적어본다.

 

싸이퍼는 래퍼들이 자기 이야기를 비트에 맞춰 프리스타일 랩으로 표현하는 거다. 싸이퍼는 주고받는 것이고 우정이고 존중이고 격려다. 사람들과의 교류다. 우리가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깨닫는 과정이다.(189쪽)

 

자, 이 구절을 통해, 이 소설이 무엇을 이야기할지 조금은 알 수 있다. 먼저, 이 소설은 청소년들의 자기주장, 자기 이야기를 말 하고 있다. 타인에 의해 끌려가는 삶이 아닌 자신의 생각, 자신의 꿈을 향해 나아가는 이야기라 할 수 있겠다. 그리고 그 소재는 바로 힙합이다. 힙합을 통해 발산되는 젊음, 아울러 힙합에 대한 열정을 소설은 보여준다.

 

소설의 화자는 둘이다. 힙합을 위해 고등학교를 자퇴하고 아르바이트를 하며 힙합의 꿈을 키워나가는 정혁(제이제이). 작은 체구이지만 힙합을 향한 열정만은 최고인 중2 청소년 도건(공부도 제법 잘 한다.). 이 두 화자가 교차적으로 스토리를 이어나가는 방식으로 소설은 전개된다.

 

앞 구절의 싸이퍼에 대한 설명처럼, 싸이퍼는 자기 이야기를 표현하는 거다. 다시 말해, 자신의 꿈을 이야기하고,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이야기하고, 가슴을 뛰게 하고 뜨겁게 하는 그것을 소설은 이야기한다.

 

주인공 정혁과 도건은 힙합을 사랑한다. 힙합을 할 때 뜨거워진다. 그렇기에 주변의 반대와 만류에도 힙합의 길을 걷는다. 이것이 싸이퍼다. 자신이 걷고 싶은 그 길을 걷겠다고 당당하게 말하며, 그 길을 걷는 것이 싸이퍼다. 그 길을 걸을 때 포기할 이유가 수백 가지나 될 지라도, 여전히 가슴 뜨겁게 하는 그것을 붙잡고 걸어가는 삶의 모습을 통해, 자신의 주장을 이야기하는 것 이것이야말로 싸이퍼겠다.

 

소설은 이처럼 정혁과 도건이 힙합의 꿈을 안고 나아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힙합을 하는 것만이 젊음이고 열정이라는 말은 아니다. 자칫 힙합만이 젊음이고 열정이라 착각할 수 있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길도 있다. 소설은 이것 역시 아우른다.

 

우린 꿈이나 진로를 이야기할 때, 자신이 잘하는 것,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찾고 나아가라 말한다. 자신의 가슴을 뛰게 하는 것을 찾으라고. 하지만, 내가 정말 좋아하는 것과 잘하는 것이 다르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내가 정말 좋아하지만, 전혀 잘하지 못한다면. 아무리 목숨을 걸고 그 길을 걷는다 할지라도 잘 할 수 없다면. 아무리 해도 잘할 수 없고, 즐길 수 없다면. 그럼에도 그 길을 걷는 것이 젊음이고 열정이라 말할 수 있을까?

 

소설 속에서 힙합을 좋아하지만, 많은 이들이 그랬던 것처럼 수학을 공부하고, 시험을 치르고 직장인이 된 등장인물이 말하는 대목이 나온다.

 

힙합을 좋아했지. 그런데 너만큼 좋아하진 않더라고. 힙합을 잘했지. 그런데 수학만큼 잘하진 않았고. 그래서 더 잘하는 걸 택한 거야... 세상엔 좋아하는 걸 기어이 해야 하는 사람도 있지만, 그냥 잘하는 걸 하면서 사는 게 더 나은 사람도 있는 거야. 난 너처럼 뜨겁게 랩을 사랑할 자신이 없었거든.(89-90쪽)

 

또한 주인공 도건의 절친 지욱(언제나 반에서 1등을 하지만, 전교 1등을 하지 못한다며 자신을 언제나 공부로만 몰아세우는 캐릭터.)을 향한 도건의 독백 역시 이와 유사하다.

 

지욱이가 부모에게 끌려 다닌다고 생각했어. 지욱이는 충분히 만족하는데 지욱이 부모가 만족하지 못한다고 생각했어. 지욱이 스스로 더 많은 것을 원하고 더 좋은 성적을 간절히 원하는 줄은 몰랐어. 공부에 목숨 거는 사람들은 노예처럼 어른들에게 끌려 다닌다고만 생각했어. 그동안 지욱이에게 내 기준과 내 생각을 강요했던 거야. 그것도 모르고 번번이 잘난 척을 했던 거야. 그런 나를 지욱이는 참고 견뎌 준 거야.(201쪽)

 

여기에서 싸이퍼의 또 다른 정의에 눈을 돌려본다. 싸이퍼는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것만이 아니다. 다시 그 뒷부분을 적어본다. “싸이퍼는 주고받는 것이고 우정이고 존중이고 격려다. 사람들과의 교류다. 우리가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깨닫는 과정이다.”

 

내 열정, 내 선택, 내 꿈만이 옳은 것은 아니다. 타인의 꿈, 타인의 주장, 타인의 소리도 존중하고 이해함이 싸이퍼다. 분명, 소설은 힙합을 이야기한다. 힙합을 통해, 뜨겁게 꿈을 품고 나아가는 젊음에 대해 이야기 한다. 힙합을 통해, 젊음을 더욱 아름답게 만들어가는 이들에 대한 이야기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힙합만이 젊음을 대변하는 것은 아니다. 힙합만이 젊음이고 열정은 아니다. 어쩌면 범생이처럼 공부만 하는 것 역시 젊음의 또 다른 모습일 수 있고, 또 하나의 열정일 수 있다. 이것을 알고 깨닫고, 그런 모습까지 이해하는 정신이야말로 진정한 싸이퍼다.

 

이렇게 소설은 젊음을 이야기하고, 타인의 강요가 아닌 자신의 가슴에 따르는 젊음을 이야기한다. 뿐 아니라 더 나아가 자신과 다른 삶의 방식, 열정, 젊음을 향해서도 눈을 돌리게 한다. 물론, 여전히 자신이 좋아하는 것, 가슴 뛰게 하고 뜨겁게 하는 그것을 붙잡게 하며. 그렇기에 힙합을 좋아하지 않는 독자들이라 할지라도 읽으면 좋겠다. 꿈과 열정에 몸살을 앓는 젊은이들에게도 좋은 소설이 되겠다. 아울러, 자신의 열정, 꿈에 대한 회의를 갖는 이들 역시 누구나.

 

끝으로 소설 마지막 부분에 나오는 정혁의 독백을 적어본다.

 

나는 요즘 성공과 실패, 진짜와 가짜에 대해서 생각하는 시간이 길어. 무엇이 진정한 성공이고 무엇이 진정한 실패일까. 사회가 내게 강요하는 성공이 중요하지 않다는 게 아니야. 그렇지만 남들이 아무리 하찮다고 무시해도 나에게 중요한 성공이 따로 있다면 그것 지켜 내고 싶은 거야. 앞으로 나에게 어떤 일들이 펼쳐질지 모르지만 미리 겁내지 않으려고. 그리고 내 젊음에 요구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요구할 거야. 나다운 삶을 발견하기 위해 노력할 거야. 어떻게 생각하고 어떤 것을 느끼느냐. 그것들이 삶을 채우도록 나 자신에게 진실할 거야.(19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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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rvivors 살아남은 자들 4 - 어긋난 길 서바이벌스 Survivors 시리즈 4
에린 헌터 지음, 윤영 옮김 / 가람어린이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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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리던 에린 헌터의 ‘극한 생존 판타지’소설 『살아남은 자들』 4권이 나왔다. 이번 제목은 「어긋난 길」. 과연 어떤 길이 어긋나는 걸까 궁금한 마음으로 책장을 펼쳐든다.

 

온 도시를 휩쓴 ‘큰 으르렁거림’이후 파괴되고 방치된 도시, 그리고 오염된 환경에 남겨진 개들의 생존기를 그려내고 있는 『살아남은 자들』. 우여곡절 끝에 야생의 무리에 다시 받아들여지게 된 주인공 럭키는 마치 시한폭탄과 같은 강아지 릭(사나운 본성을 가지고 있어, ‘긴 발의 송곳니’라 불리는 ‘사나운 개’의 강아지다. 많은 개들은 릭이 자라면 자신들을 죽일 거라 두려운 마음을 품고 있으며, 무리에서 내쫓아야 한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사나운 본성은 바뀌지 않는다며 말이다.)을 돌보며 야생의 무리에서의 생활을 이어간다.

 

‘야생의 무리’ 곁에 나타난 ‘사나운 개’들의 무리로 인해 야생의 무리는 또 다시 새로운 삶의 터전을 찾아 떠나야만 한다. 이렇게 길을 떠난 그들은 ‘긴 발’(사람을 가리킨다.)의 마을에 가게 된다. 온통 긴 발의 시체로 가득 차 있고, 오염되어 있는 이곳에서 야생의 무리들의 생존 모험이 시작된다. 아울러 야생의 무리는 미치광이 개 테러가 이끄는 ‘두려움의 개’ 무리들과 만나게 되고, 이들의 존재는 야생의 무리들에게 또 하나의 위협이 된다.

 

이처럼 이번 책에서도 여전히 야생의 무리들을 위협하는 집단들이 존재한다. ‘사나운 개’들의 무리. ‘두려움의 개’ 무리. 그리고 또 하나의 위협은 다름 아닌 ‘긴 발’이다. 서열 3위인 피어리가 ‘긴 발’에게 붙잡혀 가게 된다. 이에 럭키는 알파의 허락(?) 하에 피어리의 짝인 문과 몇몇 개들과 함께 피어리를 구출하기 위해 ‘긴 발’이 있는 곳을 향하게 된다. 과연 이 구출작전은 성공하게 될까? 그리고 ‘긴 발’이 야생 개인 피어리를 잡아간 이유는 무엇일까?

 

이번 이야기에서도 럭키와 알파의 갈등이 계속된다. 아울러, 자신이 맡은 ‘사나운 개’ 릭을 향한 럭키의 신뢰와 불신 사이에서의 갈등도. 여기에 남매간인 럭키와 벨라의 화해도 있고. 작고 보잘 것 없는 개 와인의 깐족거림과 얄미움도 곳곳에서 소설의 양념 역할을 한다. 무엇보다 이번 이야기는 ‘두려움의 개’집단과의 대립, 그리고 사람들에게 붙들린 피어리 구출작전이 큰 축을 이룬다.

 

이러한 스토리들을 통해, 가장 많이 생각하게 되는 주제는 리더의 자격이다. 무엇이 진정한 리더십인지를 말이다. ‘야생의 무리’를 이끌어가는 늑대개 알파는 강하다. 전투능력이 뛰어나다. 이러한 강함을 기반으로 무리들을 휘어잡고 있다. 하지만, 정작 문제가 발생했을 때, 문제를 해결할 능력이 없다. 상황판단을 할 능력도 없으며, 새로운 대안을 제시할 지혜도 없다. 무리 구성원들에게는 헌신과 희생을 강요하지만 정작 자신은 무리를 위해 어떤 희생과 헌신도 보여주는 것이 없이 그저 위에 군림할 뿐이다. 위에서 군림하며 그저 지시하고 통제하는 데에 익숙한 리더. 어떤 이성적인 판단을 하기보다는 그저 답답할 정도로 고집스럽게 자기주장만을 밀어붙이는 못난 리더. 위에서 힘으로 누르며 군림하는 것을 리더십이라 착각하는 어리석은 리더.

 

한편 ‘두려움의 개’ 무리를 이끌어가고 있는 리더 테러는 두려움으로 무리를 이끌어간다. 어떤 규칙도 어떤 이성적 판단도 없이 그저 폭력을 휘두른다. 다른 개들의 공포심, 두려움을 극대화시키며, 이러한 두려움을 기반으로 집단을 이끌어간다. 일명 공포정치의 대가라고 할까.

 

이런 두 리더들의 리더십은 모두 바람직하지 않다. 하지만, 이런 두 리더들의 모습이 왠지 낯설지 않은 이유는 무엇일까? 작가는 커다란 재앙 이후에 남겨진 개들의 생존기를 통해, 이처럼 우리 사회의 잘못된 리더십을 고발하고 있다. 알파와 테러 같은 리더십이 우리 사회를 뒤덮는 리더십이 되지 않길 소망해본다.

 

피어리 구출작전을 이끌어가는 럭키의 리더십도 생각해보게 된다. 먼저 앞에서 솔선수범하는 리더십. 강요와 밀어붙임이 아닌 각자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고 수렴하는 모습. 하지만, 위기의 순간에서는 밀어붙이는 결단력까지. 위험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미리 위험요소를 제거하는 것이 지혜라는 착각을 하지 않고, 여전히 두려움을 품지만 그럼에도 사나운 본성을 가진 릭을 맡아 돌보며 성장시키는 모습은 진정한 리더의 모습을 보여준다. 우리 사회에 럭키와 같은 리더십이 가득하다면 얼마나 좋을까.

 

이런 럭키의 리더십과 돌봄 아래 성장하는 릭은 여전히 수시로 사나운 본성을 드러내곤 하지만, 그럼에도 야생의 무리에 도움이 될 존재로 점차 성장하게 된다. 과연 이 릭(소설 말미에서 ‘스톰’이란 이름을 갖게 된다.)이 어떤 멋진 전사로 성장하게 될지도 기대해 보며, 이제는 5권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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