뱀파이어 시스터 13 - 슈퍼스타는 괴로워 벽장 속의 도서관 18
시에나 머서 지음, 김시경 옮김 / 가람어린이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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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쌍둥이 자매가 있는 줄 모르고 살다가 우연히 쌍둥이 자매가 있음을 알게 된다면 어떨까요? 게다가 그 존재가 자신과는 전혀 다른 존재라면 어떨까요? 바로 이런 설정에서 시작되는 이야기가 바로 <뱀파이어 시스터>입니다. 한쪽은 뱀파이어인데, 또 다른 한쪽은 토끼(소설 속에서 뱀파이어들이 인간을 부르는 말입니다)인 두 자매, 아이비와 올리비아가 만들어가는 이야기, 어느 덧 13번째 책이 가람어린이에서 출간되었습니다.

 

이번 이야기는 슈퍼스타는 괴로워입니다. 슈퍼스타가 누구일까요? 이번 이야기에서의 슈퍼스타는 놀랍게도 아이비입니다. 언제나 남들에게 드러날 것을 경계하는 고스족 소녀(실제는 고스족이 아닌 뱀파이어이지만 말입니다.)가 어느 날 모든 이들의 관심의 중심에 서게 됩니다. 과연 어떻게 된 일일까요?

 

아이비의 극심한 긴장과 불안 상태에서 이번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왜냐하면, 이제 중학교를 졸업하고 고등학교에 진학하게 되는데, 그곳은 중학교와는 학군의 차이로 인해 그동안 접하지 못했던 지역의 학생들과 함께 생활해야만 합니다. 그러니, 고스족인 뱀파이어 친구들은 자신들이 괜스레 사람들의 시선을 끌게 될까봐 평범한 의상으로 위장(?)하고 긴장되는 고등학생으로서의 첫 발을 내딛게 됩니다. 그런데, 그곳 학교는 고스족 천하였습니다. 모두의 사랑과 관심을 받는 이, 그래서 마치 여왕벌처럼 구는 선배가 바로 고스족이거든요. 그래서 온통 고스족들이 가득하고 고스족이 활개를 치는 학교랍니다.

 

그런 분위기 속에서 여왕벌 격인 선배가 아이비에게 관심을 갖고 대화를 했던 일로 인해 많은 이들의 관심이 아이비에게 쏟아진답니다. 갑자기 슈퍼스타가 된 아이비는 관심이 힘겹기만 하답니다. 과연 새롭게 시작된 학교에서의 생활에 아이비는 잘 적응할 수 있을까요?

 

또 다른 이야기의 축은 역시 올리비아를 중심으로 전개되는 이야기입니다. 이번에도 올리비아와 아이비는 함께 생활하지 못합니다. 왜냐하면 올리비아가 주연으로 캐스팅되었다가 중단되었던 영화촬영이 다시 재개되었기 때문이죠. 문제는 올리비아는 이젠 헤어져버린 전 남친과 함께 호흡을 맞추며 영화촬영을 해야만 한다는 거죠. 게다가 올리비아의 마음은 아직도 전 남친이자 진정한 슈퍼스타인 잭슨에게로 향하고 있답니다. 아직 잭슨을 향한 마음정리가 되지 못한 올리비아는 과연 영화촬영을 잘 진행시킬 수 있을까요? 아니 잭슨과는 정말 끝난 걸까요? 혹시 다시 시작될 가능성은 없는 걸까요?

 

이번 이야기 속에서 올리비아와 잭슨 사이에 또 한 아이가 끼어들게 됩니다. 물론, 삼각관계가 형성이 된다는 말은 아닙니다. 잭슨의 대역 배우인 윌이란 친구에게 올리비아가 여러 차례 실수를 하곤 한답니다. 잭슨인줄 알고 말이죠. 이런 실수도 소소한 재미를 주고 있습니다. 물론 올리비아에게 있어선 무엇보다 잭슨과의 관계가 궁금증을 유발하지만 말입니다.

 

또 하나의 흥밋거리는 아이비의 절친인 소피아가 사랑에 빠져버렸답니다. 자꾸 뱀파이어 같지 않은 행동을 하는 소피아는 역시 사랑에 빠진 것이었답니다. 과연 소피아의 첫 사랑은 어떤 결과를 낳을지도 궁금증을 유발합니다.

 

고스족 천하가 되어버린 새로운 고등학교에서의 생활, 그런데, 어째 이런 모습이 아이비에게 기쁜 일만은 아니랍니다. 왜냐하면, 고스족 패션이 자신의 개성을 드러내는 분출구가 아닌 또 하나의 강요된 유행이 되어버리고 있거든요. 누군가에게 패션을 강요하게 되는 그 모습을 향한 아이비의 고민은 어쩌면 이 책을 읽는 청소년들에 대한 작가의 음성이 아닐까 싶어요. 자신의 개성을 드러내는 출구로서의 패션이 아닌 획일화된 유행에 대한 고민을 던져주고 있어 좋았답니다.

 

서로 전혀 다르면서 같은 쌍둥이 자매가 만들어가는 이야기, 그 다음편도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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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계굴의 전설
김정희 지음 / 고래가숨쉬는도서관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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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전쟁의 아픔을 처절하게 경험한 나라입니다. 하지만, 그 전쟁에 대한 같은 경험에도 각자의 생각은 여전히 다릅니다. 어떤 이들은 미국(물론, 미국만이 아닌 연합군이 우리에게 도움을 줬습니다.)이 우리를 구원한 구원자로 여깁니다. 그래서 그 나라에 대해선 무조건적인 입장을 보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또 어떤 이들은 분단의 책임 자체가 미국에게 있음을 이야기하기도 합니다. 인민군에 의해 피해를 입은 가족들은 인민군에 대해 이를 갈 겁니다. 반면 국군에 의해 피해를 입은 가족 역시 없지 않습니다. 그렇기에 같은 전쟁을 경험한 이라 할지라도 전쟁에 대해 다르게 생각하는 것이 어쩌면 당연한 일입니다.

 

문제는 끔찍한 잘못을 저지른 일조차 미화되고 포장되거나 은폐되며 여전히 고마운 나라, 구원자적인 입장만이 강요되는 경우가 있다는 점입니다. 전쟁의 한 단면을 다루고 있는 청소년소설인 곡계굴의 전설은 바로 이런 경우에 대해 알려주고 있습니다.

 

충북 단양 느티나무 마을에 있는 곡계굴에는 한 가지 전설이 내려오고 있습니다. 언젠가는 이곳 곡계굴에 피 울음이 울려 퍼진다고 말입니다. 느티나무 마을 사람들은 피난의 길이 막히고, 또 다양한 이유로 피난의 길에 오르지 못한 이들이 마을 곁에 있는 석회암 동굴인 곡계굴에 숨어 전쟁이 끝나길 기다립니다. 그런데, 어느 날 미군 전투기들이 이곳 곡계굴에 포탄과 소이탄이라 불리는 포탄을 잔뜩 투하함으로 곡계굴에 숨어 있던 수많은 양민들이 목숨을 잃고 맙니다. 홀로 목숨을 건진 진규는 과연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게 될까요? 무엇보다 아군이라 여겨지던 그들이 왜 이런 일을 벌인 걸까요?

 

충북 단양 느티나무 마을에서 있었던 미군에 의한 민간인 학살 사건을 소설은 다루고 있습니다. 우리에게 고마운 존재들인 그들에게 이런 억울한 누명을 씌우지 말라고 주장하는 분들이 여전히 있을지 모릅니다. 고마운 점은 고마운 일이지만, 그럼에도 끔찍한 잘못조차 은폐되고 있다면 큰 문제일 겁니다. 오히려 이런 끔찍한 민간인 학살에 대해 우리 국민들이 더 많이 알고 같은 목소리를 낼 때에 가해자들의 진정성 있는 반성을 끌어낼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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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문 고등학교 미스터리 사건 일지 블랙홀 청소년 문고 15
김동식 외 지음 / 블랙홀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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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같이 벌어지는 것이라곤 공부밖에 없는 학교, 매일 같이 같은 나날의 반복뿐인 따분한 학교에서 사건이 벌어진다면 어떤 사건이 벌어질 수 있을까? 하지만, 귀문 고등학교에선 수많은 일들이 벌어진다. 백년의 역사만큼 많은 사건들이 그곳에서 벌어졌다. 그 수많은 사건들 가운데, 다섯 개의 이야기를 소설은 들려준다.

 

다섯 명의 작가가 들려주는 엔솔로지 단편소설집 귀문 고등학교 미스터리 사건일지에는 서로 다른 작가들의 다섯 이야기가 실려 있다. 학교에서 갑자기 총성이 울려 퍼지기도 하고, 3년 장학금을 받고 입학하여 줄곧 일등을 차지하고 있는 한 소녀가 사이코패스로 몰리기도 한다. 학교를 떠나는 선생님이 자신의 무관심을 자책하며, 한 소녀의 교통사고를 탐정에게 의뢰하기도 한다. 다른 사람의 손을 잡는 순간 상대의 죄책감을 읽게 되는 괴상한 초능력을 가진 교사가 귀문고등학교에 부임해서 목격하게 된 짝도 없이, 그곳에 없는 아이 취급당하는 소녀에 대한 이야기를 만나기도 한다. 학생회장 선거를 앞두고 사라진 후보에 대한 사건을 만나기도 한다.

 

각기 다른 작가들이 들려주는 서로 다른 색깔의 이야기들인 만큼 독자의 취향에 따라 각기 반응은 다를 것이라 여겨진다. 정명섭 작가의 또 하나의 가족에서는 명탐정의 탄생개봉동 명탐정시리즈의 주인공들인 민준혁과 안상태 콤비를 만나 반가웠다(안상태가 고등학생이 된 것도 반가웠다.). 물론 그들이 파헤침으로 드러나는 진실은 결코 달갑지 않은 어두운 현실이었지만 말이다.

 

정해연 작가의 짝 없는 아이는 정말 괴상한 초능력을 생각해낸 작가의 발상이 신선하면서도 흥미로웠다. 교실에 홀로 놓인 책상, 온통 낙서투성이고 쓰레기 가득한 책상, 그 책상에 짝 없이 홀로 앉아 있는 아이, 그 아이는 모든 학생들에게 없는 아이처럼 취급받고 있었다. 그렇기에 왕따라는 주제를 다루는 것 같았는데, 여기엔 가슴 아픈 반전이 있다. 그 반전이 아프지만 흥미로웠다.

 

김동식 작가의 한 발의 총성역시 재미나다. 어느 날 갑자기 학교에 울려 퍼진 총성, 그런데, 정말 총성이었을까? 학교 신문 동아리의 소문난 리포터 민주는 이 총성 사건을 추적하기에 이른다. 점점 하나의 실체가 민주에 의해 드러나며 기사라는 형태로 학생들에게 다가간다. 정말 총이 있었다는 사실을, 그 총을 건넨 건 독립운동가의 후예인 교장선생님이라는 것을, 그리고 교장선생님은 이 총을 학폭 피해자에게 건넸다는 사실을, 총을 받은 학폭 피해자는 총이 실제 작동되는지를 점검하기 위해 한 발을 발사했다는 것을, 그리고 이제 누군가를 향해 그 총구를 겨누게 된다는 사실을. 이렇게 밝혀지는 사실에 의해 학폭 가해자의 운신을 좁아진다. 총구가 자신을 향해 발사될 수 있기에. 학폭이 만연한 현실이 씁쓸하면서도 그 현실을 잠재우기 위한 기발한 접근이 통쾌한 단편이었다.

 

조영주 작가의 사이코패스 애리에서는 가해자의 가족이 겪게 되는 아픔을 생각해보게 되었다. 아울러 집단이 만들어가는 폭력이 얼마나 잔혹한지도. 그런데, 해환은 애리를 만날 수 있을까? 둘의 해후를, 그리고 화해와 새로운 우정을 응원하게 되는 단편이다.

 

전건우 작가의 기호 3번 실종 사건에 등장하는 귀문 고등학교 미스터리부의 활약은 어쩐지 계속 되길 기대하게 만든다. 학교에 존재하는 세 단계의 계층, 그 중 최상위 계층 아이들의 탈선이 드러나게 되는 사건의 결말이 통쾌하다. 하지만, 이 학교에는 최상위 계층 위에는 범접할 수 없는 한 계층이 있다. 바로 천상계. 그 천상계에 속한 마정민(미스터리부 회장)의 진면목이 궁금해지는 단편이다. 특히, 마정민의 계속되는 활약이 기다려지기도 하고.

 

귀문 고등학교에서 벌어진 이상한 사건들, 그 다섯 편의 사건들을 만나게 되니, 귀문 고등학교가 궁금해진다. 그곳에서 벌어진 또 다른 이야기들을 만나게 되길 기대해보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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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rvivors 살아남은 자들 : 다가오는 어둠 5 - 고독한 개의 여정 Survivors 살아남은 자들 : 다가오는 어둠 5
에린 헌터 지음, 윤영 옮김 / 가람어린이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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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들의 생존 판타지 소설 Survivors 살아남은 자들2부인 다가오는 어둠의 다섯 번째 책이 가람어린이에서 출간되었습니다. 이번 제목은 고독한 개의 여정입니다. 과연 고독한 개가 누구일까요? 물론, 이 시리즈를 계속해서 읽고 있는 독자라면, ‘고독한 개가 다름 아닌 스톰이라는 걸 잘 알겁니다.

 

결국 스톰은 무리 속에서 일어나는 끔찍한 일들로 인해 무리에서 쫓겨나게 되거든요. 위스퍼와 브루노의 죽음, 그리고 문에게 돌을 굴러 떨어뜨린 일, 먹이에 유리조각을 숨겨놓은 사건 등 끊임없이 무리 가운데 벌어진 못된 사건으로 인해 점점 스톰은 의심받게 되고, 결국 무리에서 떠나게 된답니다.

 

이렇게 시작되는 고독한 개의 여정, 이제 스톰은 홀로서기를 해야만 합니다. 무리에게서 떨어져 나와 방황하는 스톰은 늑대 소트풀을 만나 함께 먹이를 나눠 먹는 경험도 하고, 사나운 개들인 피스톨과 대거를 만나 싸우기도 합니다. 심지어 긴 발의 영역으로 들어가 그곳에 갇힐 뻔 하기도 하죠. 이렇게 떠돌던 스톰은 드디어 애로우와 벨라를 만나 그들과 한 무리가 되기도 합니다. 우여곡절 끝에 애로우와 벨라의 새끼들이 태어나 이들은 하나의 무리가 됩니다.

 

하지만, 스톰은 자신이 나쁜 개가 아니라면, 결국 여전히 무리 가운데에 나쁜 개가 있다는 의미임을 떠올리게 됩니다. 과연 나쁜 개의 정체는 무엇일지 스톰은 추리하기 시작하죠. 그런 가운데 누구보다 스톰에게 호의적이었던 착한 개브리즈가 바로 나쁜 개임을 깨닫기 시작합니다. 친절이란 허울 뒤에서 브리즈가 어떻게 무리들로 하여금 스톰에 대한 두려움을 심어줬는지를 알아가기에 이릅니다. ‘착한 개라는 가면 속에 얼마나 추악하고 사악하며 교활한 얼굴이 숨어 있는지를 알게 된 스톰은 다시 무리로 향합니다. 이젠 자신의 무리가 아니지만, 그럼에도 브리즈로 인해 무리가 겪게 될 위기를 막기 위함이죠.

 

그런데, 무리 가운데 스톰의 말을 믿는 자가 있을까요? 누구보다 철저하게 착한 개의 가면을 쓰고 있는 브리즈인데 말입니다.

 

나에겐 아무런 증거가 없어. 친절하고, 온순하고, 남을 잘 돕는 브리즈가 나쁜 개라는 걸 누가 믿어 주겠어? 다른 개는 물론이고 토끼 한 마리 해치는 모습도 보여 준 적 없는 순찰견인데, 누가 내 말을 믿겠어. 계획이 필요해!(239)

 

책을 읽으며, 브리즈의 가증함에 치가 떨렸답니다. 앞에 있다면 한 대 콱 때려주고 싶었답니다. 아니 내가 스톰이라면 한 입 꽉 물어주고 싶었죠. 그런데, 이런 존재가 소설 속에만 존재하지 않음이 더 마음을 답답하게 만들었답니다. 우리 주변에도 여전히 이런 존재들이 있으니 말입니다.

 

스톰도 참 바보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자신을 믿지 않는 자들, 자신을 내쫓은 자들, 여전히 자신을 두려워하기에 더욱 밀어내려고만 하는 무리를 위해 다시 뛰어들었으니 말입니다. 참 바보 같지만, 이런 바보 같은 존재로 인해 세상은 더 밝아지는 것 아닐까요? 내가 스톰의 입장이라면 과연 그와 같은 용기 있는 행동을 할 수 있을까 싶기도 했답니다.

 

스톰이 늑대들을 만나 겪게 되는 이야기 역시 메시지를 전해주고 있었습니다. 특히 좋은 늑대들(물론, 이 역시 스톰의 입장에서 좋고 나쁨이지만 말입니다.)들인 소트풀과 피스풀과의 관계에서 서로를 알아가고 존중하는 모습이 참 멋스러웠습니다. 서로 전혀 다른 방식으로 생각하고 살아가지만, 그럼에도 나와 다르다고 틀린 것이 아님을 알아가는 모습이 말입니다. 물론, 다르기에 쉽게 이해되진 않지만, 그럼에도 다른 방식 자체를 존중해주는 모습이 은연중 우리에게 이런 모습을 가르쳐주고 있었답니다.

 

과연 스톰이 브리즈의 가면을 벗기는데 성공할지 기대하며, 다음 책을 기다려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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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빛 쏟아지던 여름
임은하 지음 / 고래가숨쉬는도서관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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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이 동화 햇빛 쏟아지던 여름2019년 제7회 교보문고 스토리공모전 수상작입니다. 비룡소에서 주관하는 제5회 스토리킹 수상작인 복제인간 윤봉구의 작가인 임은하 작가의 작품입니다.

 

작가의 전작을 재미나게 읽었던 지라 반가운 마음에 책장을 펼쳐봅니다. 먼저, 표지는 아마도 고흐의 <노란 하늘과 태양, 올리브나무들>이란 작품의 일부(하늘부분)로 디자인되어 있는 듯합니다. 이는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는 주인공 설과 설이가 섬에서 만난 소년이 작은 고흐라 불리기에 여기에서 가져온 디자인이 아닐까 싶습니다. 물론, 동화의 제목과도 연결되고요.

 

주인공 설은 엄마를 교통사고로 잃고, 아빠와 아줌마(새엄마), 이렇게 셋이 살고 있습니다. 이제 곧 아줌마에게선 동생이 태어나게 될 거고요. 설은 아줌마가 싫은 건 아니지만, 아직 엄마로 받아들이지 못합니다. 아마도 친엄마가 죽음 직전 설과 의견충돌이 있었고, 그로 인해 좋지 않던 관계에서 갑자기 돌아가셨기 때문이겠죠. 엄마의 죽음 앞에 눈물조차 보이지 않았다던 독한. 하지만, 설은 독한 게 아니랍니다. 오히려 상처를 마주할 용기가 없었던 거죠. 둑이 무너지면 걷잡을 수 없기에 발버둥 쳤던 거랍니다. 그렇기에 아직 설의 상처는 치유되기는커녕, 꽁꽁 감춰져 있는 상태랍니다. 이로 인해 새엄마를 온전히 받아들이지 못하는 그런 상태죠.

 

동화는 바로 이러한 설의 상처가 치유되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아울러 이렇게 상처가 치유되면서 새롭게 시작되는 관계들을 그려내고 있답니다. 그런 과정 속에서 성장하는 설을 만나게 되고요.

 

아빠와 아줌마가 여행을 떠난 사이 설은 괴팍한 고모할머니 댁으로 가게 됩니다. 그런데, 성공한 사업가인 고모할머니에겐 엄청난 비밀이 있었답니다. 그건 바로 죽은 귀신들을 만나게 되고, 한 밤중에 귀신과 이야기하는 능력이랍니다. 설은 할머니에게서 이 능력을 배워 자신의 엄마를 만나고 싶은데, 과연 설은 엄마를 만날 수 있을까요?

 

이렇게 괴팍한 고모할머니와 함께 찾아간 섬, 그곳에서 고모할머니를 통해 듣게 되는 고모할머니의 첫사랑 이야기를 통해, 고모할머니를 이해하게 된답니다. 아울러 고모할머니가 안고 있던 삶의 짐도 알게 되고요. 이런 과정을 통해 설은 자신의 상처를 들여다보게 되고, 치유를 향해 나아가게 됩니다.

 

동화는 두 죽음(고모할머니의 첫사랑의 죽음, 설의 엄마의 죽음)을 통해, 삶 속의 상처들을 들여다보게 되고, 또한 이런 상처를 넘어 치유와 새로운 관계, 화해로 나아가는 과정을 아름답게 그려내고 있습니다. 설과 고모할머니와의 만남을 통해, 오늘날 청소년들과는 전혀 다른 청소년기를 지나왔던 지난 세대의 아픔도 알려주고 공감케 만들기도 합니다.

 

어쩐지 동화 속 설이의 마음이 성장한 것처럼 책장을 덮는 어린이 독자들의 마음도 한 뼘쯤 성장하지 않을까 싶은 아프지만 아름다운 동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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