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이지의 열두 동물의 유래와 관련하여 전해 오는 이야기는 다음과 같다.
1) 석가가 이 세상을 하직할 때에 모든 동물들을 다 불렀는데 열두 동물만이 하직인사를 하기 위해 모였다고 한다. 석가는 동물들이 도착한 순서에 따라 그들의 이름을 각 해(년)마다 붙여 주었다. 쥐가 가장 먼저 도착하였고, 다음에 소가 왔다. 그리고 뒤이어 호랑이, 토끼, 용, 뱀, 말, 양, 원숭이, 닭, 개, 돼지가 각각 도착하였다. 이것이 오늘날의 12지가 된 것이다.
2) 대세지보살은 아미타불의 오른편에 있는 지혜의 문을 관장하는 보살이다.
하루는 석가가 대세지보살을 불러 천국으로 통하는 열두 개 문의 수문장을 지상의 동물 중에서 선정하여 일 년씩 돌아가면서 당직을 세우도록 했다.
이에 대세지보살은 열두 동물을 선정하고 그들의 서열을 정하기 위해서 모두 불러모았다. 열두 동물 중 고양이는 모든 동물의 무술 스승이므로 제일 앞자리에 앉혔다. 그리고 순서대로 소, 범, 토끼, 용, 뱀, 말, 양, 원숭이, 닭, 돼지, 개를 앉혔다.
대세지보살은 열두 동물의 서열을 정한 후 석가여래에게 훈계를 청하려고 맞이하러 갔다. 석가를 기다리던 고양이는 갑자기 뒤가 마려워 참다참다 견딜 수 없어 잠시 으슥한데 가서 뒤를 보려고 자리를 비웠다. 공교롭게도 이 때 석가가 왕림하셨다. 석가가 소집된 동물들을 살펴보니 한 동물이 부족했다.
어찌된 영문인지를 몰라 물어보니 마침 고양이를 따라 구경온 생쥐가 쪼르르 달려나와 석가에게 말했다. 자신은 고양이 친구인데 고양이는 수문장의 일이 힘들고 번거로워서 수문장이 싫다하여 고향으로 돌아갔다고 거짓말을 했다.
이에 석가는 쥐에게 어쩔 수 없으니 네가 고양이 대신 수문장을 맡으라고 했다. 한 번 뱉은 말은 다시 주워 담을 수 없으므로 마침내 쥐를 포함한 열두 동물이 천국의 수문장이 되었다.
뒤늦게 이 사실을 안 고양이는 간교한 쥐에게 원한을 품고 영원토록 쥐를 잡으러 다니며, 이때부터 고양이와 쥐는 천적 사이가 되었다.
3) 아득한 옛날에, 하나님이 뭇짐승들을 소집하고 “정월 초하루날 아침 나한테 세배하러 와라. 빨리 오면 일등상을 주고 12등까지는 입상하기로 한다”하고 말했다.
달리기 경주라면 소는 자신이 없다. 말이나 개나 호랑이에게는 어림도 없고 돼지 토끼에게도 이길 가망이 없다. 그래서 소는 자기는 워낙 ‘소걸음’이니까 남보다 일찍 출발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이리하여 우직한 소는 남들이 다 잠든 그믐날 밤에 길을 떠났다. 눈치빠른 쥐가 이것을 보고 잽싸게 소 등에 올라탔다. 드디어 소는 동이 틀 무렵에 하느님 궁전 앞에 도착했다. 문이 열리는 순간, 쥐가 재빨리 한발 앞으로 뛰어 내려 소보다 먼저 문안에 들어와서 소를 제치고 1등이 되었다.
천리를 쉬지않고 달리는 호랑이는 3등이 되었고 달리기에 자신이 있는 토끼도 도중에 낮잠을 자는 바람에 4등이 되고 그 뒤를 이어 용, 뱀, 양, 원숭이, 닭, 개, 돼지 차례로 골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