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병원 입체 초음파를 하러 가는 날이었다.

우리 둘째 반디의 얼굴을 보러가는 건데 비싼 반디는 절대절대 보여주지 않았다.

다리까지 폴더처럼 접혀서 얼굴에 갖다대니 그나마 콧구멍정도 본건 다행인건지

그래서 금요일 다시 가서 보기로 했다

뭐 사실 궁금은 하지만 꼭 봐야할까 싶기도 하다.

어떻게 생겼든 반디는 우리 둘째이고 태은양의 동생이고 내 아들이니.

임신성 당뇨 검사 재검도 했는데 나이가 많아서 그러나 수치가 너무 높게 나왔다

밤부터 물한모금 안마셨는데 계속 수치가 높게 나와서 1시 반까지 시간마다 네번의 피를 뽑아 당뇨 수치 검사를 했다

목이 말라 입안이 답답했지만 꾹 참고

그런데 결과는 역시 당뇨 수치가 높아서 오늘 보라매 병원에 가게 되었다

너무 높으면 인슐린을 맞는다나

당뇨 남의 이야기로만 생각했는데

~

피뽑을 시간을 기다리는데

어떤 여자가 백신을 맞고는 쇼크가 일어나 바들바들 떨더니 눈 흰자위가 돌아가며 쓰러졌다.

너무 무서웠다는

갑자기 그 상황에 난 눈물이 앞을 가렸다.

모두 그 환자에 달려 들어 그 환자가 정신이 돌아오게 하려고 애를 쓰는 상황에 난 한쪽에서 펑펑 눈물을 쏟고 있었다.

심장이 두근두근

그렇게 놀란 가슴은 그 후로도 세시간 진정이 되지 않더라는

돌아와 태은양을 동사무소 자치회관 미술시간에 데려다 주었다,

태은양은 6월부터 그곳에서 미술을 하는데 나름 미술도구를 챙기고 아이 데려다 주는 것도 몸이 버거운 내게는 힘겨웠다

미술시간 아이가 그림 수업을 받는동안 엄마들의 수다

그 시간이 점점 좋아지는 나는곧 이 동네를 떠 날 생각에 참 아쉽고 속상하단 생각이 든다

거의 올해부터 더 친해졌는데 이 동네 웬만한 엄마들을 다 알게 되어 참 좋았는데 한달 뒤면 다른 곳으로 가게 된다.

엄마들의 수다 시간에 다시 병원에서 본 쇼크로 쓰러진 여자 이야기를 하는데 다시 눈물이 펑펑

나는 생각했다

나는 내가 쓰러진 적이 몇번 있고(결혼 전엔  꽤 여러번)

내가 아기를 낳았을 때도 막상 울지 않았으며

엄마가 수술대에 들어가도

엄청난 속상함이 몰려와도

막상 내 일엔 눈물이 안 났었다.

그런데 다른 사람이 쓰러진, 그것도 잠시 정신을 잃은 정도에 난 왜 이리 눈물을 펑펑 흘리는 건지

내 울데를 못 울어서 대신 울자리를 찾았던 것인지.

 

생각해보면 내가 울때는

드라마에서 슬픈 장면

누가 쓰러진 장면

그리고 내 아이든 다른 아이든 발표회같은 곳에서 열심히 무언가를 하는 장면.

 

그때 나는 눈물을 참지 못하낟.

그냥 그사람의 마음이 떠오른다는.

 

얼마나 힘들었을까

얼마나 애를 썼을까

얼마나 긴장했을까

얼마나 마음 아플까

 

아무튼 각설하고 마음을 가다듣고는

오늘 나는 임신성 당뇨 문제로 큰 병원에 간다.

나이가 많은 산모라 이래조래 문제가 많은가 보다 싶다가도

내가 원래 당뇨였나 싶기도 하다

밤마다 배고프고

잠시도 배가 고픈데 안먹으면 손이 떨렸으니

 

그래서 어제가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어제 찹쌀도넛도 사먹고~

(에이 던킨 도넛도 먹고프네)

태은양 친구집에 저녁초대를 받아서 수제비도 맛나게 먹었다

아 내가 좋아하는 수제비~

옆지기는 그게 마지막인줄 알라고

이제 현미밥과 야채 위주로만 먹어야 한다고.

 

이상하게 못 먹는다고 생각하면 피자도 먹고 프고 샌드위치에 커다란 통아이스크림을 마구 퍼먹고 싶더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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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고양이 2012-06-20 09: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아... 하늘바람님.
당뇨가 있으셔서 고생이시네요, 안 그래도 힘들텐데, 덥기도 덥고.

맘이 너무 짠해요, 하늘바람님의 울자리를 찾고 있었는거 같다는 말씀.
아마도, 아마도 그랬을지 몰라요. 자신을 위해 자신이 안 울어주면 누가 울어주나요?
속상할 때 실컷 우시고, 화날 때 화도 발끈 내고, 그래야 반디도 태은이도
표현 잘 하고 강한 아이로 자라나겠죠, 절대... 착한 사람 만들지 마시구요. ^^

(제가 말하고 싶은 속마음 다 아시죠?)

하늘바람 2012-06-20 10:04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당뇨가 남의 이야기라고 생각해서 당뇨에 대한 지식도 거의 없는데
올핸 유난히 덥고 시간은 빠른듯하면서도 늦은듯도 하네요

네 감사해요 그래야 하는데 막상 내일에는 담담해지면서 눈물이 안나네요
원래 그래요 그러다 아주 늦게 늦게 반응이 오면서 아주 늦게늦게 깨닫게 되고 그리고 더디게 오래오래 속상해하죠.

착한 사람 만들고 픈 마음 절대 없는데 태은양이 이미 착한 사람 같아서리 걱정이에요.
태은양도 울때 소리내서 안울거든요.
눈물만 뚝뚝,

숲노래 2012-06-20 13: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이가 있어도 아이를 낳을 만하니까 낳을 수 있는 몸이 되리라 생각해요.
즐겁게 맞이해 주셔요.
어머니가 걱정하면 뱃속 아기도 걱정하고,
어머니가 느긋하면 뱃속 아기도 느긋해요..

하늘바람 2012-06-21 09:11   좋아요 0 | URL
네 된장님 그렇겠지요.
즐겁게 맞이해야지요

icaru 2012-06-20 17: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뱃속 아이가 싫어하거나 해가 될 만한 것은 아무리 임신 전엔 좋아했어도, 그렇게 당기지 않는 법이라더라고요. 웬걸 저도 임신했을 때, 사이다 라면 커피,, 먹고 싶어서 아주 혼났고, 그걸 참는 고통을 두 사람이 겪느니,조금씩 (커피는 묽게 왕창,..,) 먹기는 했지만요. 임신성 당뇨도 저도 두번 다 재검 받고 했었지만,,, 흰쌀밥 등등의 탄수화물 식단 피하고, 고단백질 저칼로리 식단으로 개선하라고 지침받고, 무리하지 않은 정도로만 운동하는 것으로 크게 개선된다고 해서 그렇게만 했거든요. 의사가 말하는 사항들 준수하시고~ 운동하시고, 무리해서 일하심 안 되용^^;; 작업하느라 밤늦게 주무시고 그러심 안되요~~~~!!

하늘바람 2012-06-21 09:10   좋아요 0 | URL
아 님도 그러셨군요 전 처음이라
게다가 앞으로 아이 낳을 때까지 지속적으로 하루 네번 측정을 해야 한다고 하더라고요
피자도 먹고 프고 수제비도 먹고 프고 만두도 다 먹고 픈데 ~
사실 칼로리 그리 높게 안 먹었는데도 그러네요.
더운데 아이스크림도 못 먹게 생겼어요 ㅠㅠ
님 두번이나 그러셨다니 참 대단하셔요. 전 남은 두달이 걱정이랍니다

프레이야 2012-06-21 09: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힘들군요, 하늘바람님. 토닥토닥.
임신성당뇨라니 검사 잘 받고 잘 조치하시기 바래요.
출산 후 없어지겠지만 다른 걸로 나아가 몸이 힘들 수도 있으니.ㅠㅠ

하늘바람 2012-06-21 09:53   좋아요 0 | URL
^^; 나이들어 아이를 가지니 여러가지가 다 걸리네요
에구
제가 그동안 제 몸 많이 안 챙긴 탓이지요 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