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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원에 간 데이빗 ㅣ 지경사 데이빗 시리즈
데이빗 섀논 글 그림 / 지경사 / 2005년 3월
절판
요즘 태은이가 입에 달고 사는 책이 있다. 바로 유치원에 간 데이빗. 엄마 데이빗 읽고 싶어요. 데이빗이 좋아요.
대체 그 말썽쟁이 데이빗이 왜 좋은 건지.
유치원에 간 데이빗에는 데이빗에게 뭐뭐 하면 안된다라며 이야기한다. 하지만 그대로 하는 법이 절대 없는 데이빗.
데이빗은 늘 수업시간에 지각을 하고 조용히 있을 수가 없는 아이다.
아이들은 이 모습이 재미있나 보다. 마치 내 이야기 같아서?
사실 태은이는 엄마가 보기에는 아직 모범생같다. 선생님 말이라면 어이없을 정도로 잘 듣는다.
그럼에도 데이빗처럼 하고픈 욕구를 아이는 대리만족하는 게 아닌가 싶다.
공부시간에 껌십으면 안된다는 장면. 나는 이장면을 껌이 아닌 마이쮸로 바꿔 읽어준다.
아직 태은이는 껌을 모르는데 대신 마이쮸에 열광한다.
그래서 요즘은 가능한 마이쥬를 못먹게 하려고 노력중인데 마침 이 책에 이런 부분에서 마이쥬 먹으면 안돼 하면 고개를 끄덕이는 착한 태은. 물론 얼마 못가지만 말이다.
너희 둘다 똑같이 잘못했어.
어린이집에 다니면서 태은이는 친구들과 종종 싸우기도 하나보다. 그래서 친구와 사이좋게 지낸다거나 싸운다거나 하는 이야기를 아주 주의깊고도 재미나게 본다. 둘 중 누가 더 잘 못 한거 같니 하면 누구요라고 하지만 아직 왜라고 마하지는 못한다. 그러나 더러워진 옷과 던져진 것들을 보면서 느끼는 바가 있는 듯하다.
그림 속 여자애를 태은이라고 말해 주었다. 데이빗이 태은이 연필을 빼앗아서 속상하다고. 그랬더니 그렇단다.
어린이집에서도 그럴때가 있는 데 아주 속상하단다.
이 책은 태은이가 어린이집에 다니기때문에 더 재미있게 다가오는 듯하다.
열심히 낙서한 데이빗
얼마전 마루에 낙서를 해서 엄마가 혼을 내고 지우라고 했었는데 그 기억에 이 부분도 아주 재미나 한다.
낙서를 깨끗하게 다 지운 데이빗.
이제 신나게 집에 가는 일만 남았다.
태은이는 깨끗한 책상을 보며 엄마 데이빗이 다 지웠어요. 한다.
안돼 데이빗에 이어 유치원에 간 데이빗은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그리고 학교에 갓 들어간 아이들에게 그야말로 현실적이기에 더욱 재미있는 책인 듯하다.
언제나 하루하루가 신나고 즐거워야 할 우리 아이들.
예전에는 아이들에게 안돼 같은 부정적인 말을 심어주는 것은 좋지 않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하지만 아이는 안돼라는 제제를 하지 않을 때 오히려 더 불안해 한다는 이야기도 있다.
잘못을 했을 때는 안돼라는 말과 함께 따끔히 혼나야 한다.
그게 오히려 아이를 사랑하는 법인 거다.
매우 예쁜 아이를 혼내는 건 쉬운 일이 아니지만 사랑하기에 더 악역을 맡아야 하는 부모가 되야 한다는 걸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