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나는 잘 지냅니다
정말 잘 지내요
가끔 마음이 쓰리고 속이 상하지만 단순해서 잘 지냅니다
날마다 새로운 행복을 찾아 새록새록 웃고 삽니다.
옥상에 호박을 심었는데요
옥상에 호박이 글쎄 노란 꽃을 피웠어요. 꽃대롱 끝에 작은 호박이 커가네요.
어찌나 신기한지 대견한지 사랑한다 잘 자라라 말해주었어요.
한번도 그런말 해주신적 없는 엄마
하지만 난 알고 있었죠.
옥상에 스티로폼 화분에 심은 방울 토마토가 주렁주렁 열려있어요.
세어보다 헤깔려 놓지고 놓치고 그냥 부자된 듯 기뻐요.
상추와 깻잎 그리고 이름도 모르는 쌈채소를 따서 고추장 넣고 쓱싹쓱싹 밥을 비벼 먹으며
즐거워 웃으며 살아요.
그렇게 나는 잘 지내요. 엄마
오늘 아침 엄마는 울음 섞인 목소리로 잘해준 것 하나도 없다며
엄마
엄마.
일요일이 아빠 생신인데 어쩌면 못갈지도 모르는 이맘을 엄마는 아실까
하지만 엄마
나는 잘지내고
정말 잘 지내고
엄마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잘 참고 훨씬 강해요
그러니 나때문에 마음아파하거나 슬퍼하지 마세요.
나는 엄마가 생각하는 것보다 철업어서 언제나 즐겁게 살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