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태은이는 젖을 먹다 또 다시 왈칵 토했다.
옆으로 흐르는 것은 괜찮지만 왈칵 토하는 것은 너무나 위험하다기에 오늘 드디어 병원행을 감행했다.
택시를 타고 가는 것은 너무 번거로워서 동네에 있는 박정수 소아과를 가기로 마음먹었다,
정수기 필터 교체하시는 분이 필터 교체해주시면서 오늘 날씨는 바람이 안불어서 그리 안춥다고 하셨는데 웬걸 
슬링에 태은이를 안고 파카를 입고 숄을 아기에게 씌우고 집을 나섰는데 무섭게  쏟아지는 눈발.
예전같았으면 낭만 적인 봄날의 함박눈이 이리 야속할 수가.
하지만 혹시 정말 안 좋을지도 모르는데 하루이틀 계속 미룰 수 없어 병원행을 감행,
마음 속으로 이러다 감기 걸리면 큰일인데 싶지만 그러다 혹시 더 아픈걸 나누면 안될 것같아서 미안한 맘과 조바심이 섞였다.
눈을 맞으며 연신 태은이를 감싼 숄에 쌓인 눈을 털어내며 병원에 갔다.
동네 소아과여서 인지 생각보다 친절하지 않았다.
여러 가지 질문을 하는데 귀찮아하는 느낌이어서 속상했다.
태은이가 토하는 것은 역류성 식도염이란다. 
이틀치 약을 져 주고 그래도 듣지 않으면 큰 병원가서 초음파를 찍어보라고 한다, 유문협착증이란 병이 있는데 십이지장이 작아진 거라고 그러면 수술해야 한다고 겁을 준다.
그 작고 여린 아기에게 수술이라니 말도 안돼.
하지만 의사 말이 그런것같지 않으니 약 잘먹이고 젖을 먹일때 전유만 먹이지 말고 일단 짜 버린뒤 후유를 먹이란다. 
진작 알았으면 하는 마음이 ~
태은아 엄마가 잘 몰라서 네가 고생을 하는 구나.
눈썹에 오돌토돌하게 나는 것은 혹시 아토피인가 하고 걱정했는데 아토피는 아니고 지루성 피부염이란다. 
간김에 몸무게와 키를 재어 보니 몸무게는 5.2kg. 키는 55cm로 많이 자랐다.         
잘먹고 잘 자랐구나 우리 태은이
그제야 휴하고 가슴을 쓸어내린다.
약국가서 약을 지었다.약 성분은 소화제와 유산균이라니 안심이다
 집에 오는데 눈이 정말 많이 왔다.
아기를 안고 부리나케  뛰다시피 했다.동네에 뛰어보기는 처음이다.
어깨가 아픈줄로 몰랐고 감기 기운이 있었는데 추운 줄도 못 느꼈다.
집에와서 한참을 껴안고 있는데 언제 무슨일이 있었냐는듯 잠들어 있다.
오후 6시가 넘어 젖을 먹이고는 약국에서 알려준 방법대로 약을 먹였다. 
안먹으려고 울 것 같았는데 너무나 잘 받아먹는다. 
고맙다 태은아 울지 않고 잘 갖다와서
고맙다 태은아 울지 않고 약 잘 먹어서
이젠 심하게 토하면 안 돼 태은아.
그리 길지 않은 시간이었는데 처음 겪는일이라 그런지 눈이 많이 와서 그런지 정신이 없고 큰일하나 겪은 느낌이다.
좋은 엄마 되려면 체력도 기르고 정신 똑바로 차려야겠다 싶다

 병원에 가기 위해 입힌 토끼 우주복



병원에 다녀와서 잠이 든 태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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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7-03-07 21: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고 태은이랑 태은엄마 고생 많으시네요. 힘내세요. 태은이도 건강하고 님도 건강하시구요^^

프레이야 2007-03-07 21: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태은이가 아파서 어떡해요. 님도 기운 내고 잘 넘기시기 바래요.
낫고 나면 더 튼튼해질거에요.

미설 2007-03-07 21: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첨엔 애 데리고 병원 다녀오는 것도 참 보통 일이 아니지요. 힘드셨겠어요. 날씨가 이래서 더욱. 그런데 육개월까지는 감기 잘 안걸린답니다. 태내에서 가지고 온 면역력 때문이라네요. 너무 걱정 마시고 다음에 혹시 또 토하거나 그러면 동네 소아과 말고 큰 병원으로 가보시는게 좋을 것 같아요.

hnine 2007-03-07 21: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 같은 날씨에 태은이가 병원 외출을 해야했군요. 그래도 가보길 정말 잘 했네요.

토트 2007-03-07 21: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생 많으시네요. 아기도 엄마도. 빨리 나았으면 좋겠네요. 울 조카도 아기때 아파서 언니가 걱정 많았거든요.

마노아 2007-03-07 22: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생하셨어요. 태은이가 약을 잘 먹어서 너무 고맙네요. 이대로 건강하게 자랐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해요.

하늘바람 2007-03-07 23: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물만두님 부모의 맘은 이런 건가봐요.
배혜경님 저희 엄마 말로는 아무렇지도 않은데 괜히 제가 걱정하는거래요. 아기는 원래 잘 토하고 젖을 먹일떄는 바로 먹이지 않고 처음나오는 젖을 짜서 버린 뒤 먹이면 문제 없다고 하시네요. 초보엄마라서 ^^
미설님 웬지 큰 병원 번거로워서요
에이치나인님 눈오는 날 집을 나선 건 그렇지만 그래도 안심이되어요.
토트님 별이상없는 걸로 되어 다행인데 진짜로는 안아팠으면 좋겠어요.
마노아님 네 약을 정말 잘 먹더군요 ^^ 정말 고마워요

소나무집 2007-03-08 08: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잠자는 아기가 참 예쁘네요. 아기 키우기 힘들죠? 아이가 자라면 좀 덜할 것 같은데 그때마다 나름의 걱정거리들이 늘 생기더군요. 또 그게 아이 키우는 재미이기도 한 것 같아요.

하늘바람 2007-03-08 21: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소나무집님 잠자는 모습보면 정말 천사같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