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해가 뜨고 비가 와도
아무도 만나지 않았다 당신은
친절하지 않았다고 구름에게 전했다
구름은 무슨 잘못인가
찌푸린 얼굴로 버킷리스트를 꼽는다
죽기 전에 꼭 하고 싶은 것들을
다 하고도 시간이 남으면 어쩔 것인가
죽어야 할 것인가
내가 하고 싶은 건 누구도
묻지 않았다 누구에게 물어보지 않아도
명백하게 나는 아무것도 한 일이 없다
아무도 만나주지 않는다
아침마다 일어나서 외출을 핑계 삼아
나는 죽은 척하고 심심하면
죽기 전에 꼭 하고 싶은 것들을 불러모은다
당신은 죽기 전에 무얼 하고 싶었을까
명백하게 죽을 운명인 나는
오늘도 살아있는 척하며
외출에서 돌아와 드러눕는다
어떤 자세가 필요한가
빙벽을 오르는 아이스클라이머를 생각하다가
죽기 전에 꼭 하고 싶은 것들에서 지운다
내가 정말 하고 싶은 것은
모두 찢어버리는 일
다만 구름에게 한 마디 전해야겠다
아침에 해가 뜨고 비가 와도
당신이 그립지 않았다
모두가 저들의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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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wo0sun 2018-08-28 13: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죽기전에 하고픈 일이
왜 한가지도 생각이 안나는지.
어떻게 한가지도 없는지
그게 신기할뿐~~

로쟈 2018-08-28 23:00   좋아요 0 | URL
시기상조여서 그러실 수도.~
 

어제는 태양탐사선 파커가
아니 이건 이미 쓴 시다
파커는 잘 가고 있다
내가 노량진과 용산을 지나듯이
예정된 진로로 잘
가지 않으면 인생은 뭐란 말인가
아침에 집을 나오고
흔들리는 전철에서 같이 흔들리다가
다시 집으로 들어간다
파커는 태양이 고향인가
집 떠난 파커는 태양의 궤도를 돌다가
언젠가 장렬하게 생을 마친다
파커는 파커답구나
서울역에서 부산행 기차에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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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제트50 2018-08-18 12: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산은 30도씨에 바람 불고있음~
저는 나흘간 따스한 햇살과 싱싱한 초목기운 듬뿍 받고 오후에
귀가해요^^* 이 기운으로 일년 버텨야죠~ 쌤도 활기차고 따끈한
기운 받고 오셔요~*^^*

로쟈 2018-08-18 12:56   좋아요 0 | URL
네 부산도착. 날씨도 쾌적하네요.~
 

어제는 태양탐사선 터커가
아니 파커가 길을 떠났다
터커가 엉덩이를 세게 차주었고
파커가 7년간의 장도에 올랐다
냉정히 생각해보려 해도 뜨거운 여정이다
미안하게도 파커의 일은
아무도 대신해줄 수 없다
파커는 되돌아오지 않을 것이다
나는 무얼 탐사하러 지구에 왔던가
너무 오래돼 기억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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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쥐가 된다는 건 어떤 느낌일까
초음파로 그대를 감지한다는 건
그대를 보지도 만지지도 않고
메아리로 그대를 감지한다는 건
박쥐도 그런 기분일까
입을 틀어막고 하루종일 그대를 부르는
더이상 아무 소리도 새어나오지 않을 때
비로소 초음파를 내보내는 것일까
그때 느껴지는 것일까
메아리가 떼지어 되돌아온다
그대 이름이 사정없이 온몸을 후려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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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걀프라이 2018-08-21 11: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초파리나 잠자리처럼 입체의 눈을 가지고 세상을 보면
어떻게 보일까요 ~~

로쟈 2018-08-21 23:01   좋아요 0 | URL
정신없어 보일 거 같은데요.^^
 

중요한 건 눈에 보이지 않아
여우가 말했어
눈에 보이는 건 껍데기뿐이야

너를 만나도 너를 보지 못하고
나는 딴데만 보았지
너를 보고도 못 본 체했지
너는 어느새 보이지 않고

보이지 않는 너를 보았지
보이는 건 모두 바스라질 것 같아서
나는 꿈에서도 가끔만 너를 보았지

이젠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
너는 어디에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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