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신문들이 100만 달러의 상금이 걸려 있던 수학의 난제를 풀고 홀연히 사라졌던 러시아의 한 천재 수학자의 행방을 전하고 있다. 현재 실직상태로 월 5만원 가량의 연금을 받으며 노모와 은둔생활을 하고 있다고. 노모를 위해서도 상금을 받아서 호강하며 사는 것이 우리의 계산법에 맞는 것이지만, 이 러시아 수학자는 그런 셈에는 둔감한 모양이다(더구나 그는 유태계이다!). 이래저래 러시아는 이해하기 난감하다...
중앙일보(06. 08. 21) 러시아 수학 천재는 실직 상태
-100만 달러(약 10억원)의 상금이 걸린 수학 난제 '푸앵카레의 추측'을 풀고도 홀연히 자취를 감췄던 러시아의 천재 수학자 그리고리 페렐만(40.사진)이 실직 상태에서 어렵게 생활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영국의 선데이 텔레그래프는 20일 그가 현재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있는 어머니의 아파트에 얹혀 살고 있다고 전했다. 모자의 한 달 수입은 어머니가 받는 약 5만4000원의 연금이 전부. 인류가 한 세기 동안 씨름해 온 수학 문제를 풀었지만 정작 자신의 빈곤 문제는 풀지 못한 것이다.
-페렐만의 은둔 생활은 2003년 러시아 수학연구소인 스테클로프에서 해고된 뒤 시작됐다. 한 지인은 "해고된 이후 그는 자신의 재능에 대해 자신감을 잃었고, 수학은 물론 세상과도 단절한 채 지냈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부터는 아무런 수입원이 없는 상태다. 그는 이번 주 발표될 '수학의 노벨상'인 필즈상의 유력 수상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지금 상태로는 수상식장에 가는 것도 어려워 보인다. 국제수학연합 총회가 열리는 스페인 마드리드까지 갈 여비가 없기 때문이다(*필즈상은 40세 이하의 수학자에게만 주어지는 것으로 안다. 그에게는 마지막 기회이다).
-그의 친구들은 "남에게 신세지는 것을 싫어하는 성격이라 누구에게 도와달라는 말도 못할 것"이라고 했다. 이렇게 가난하지만 그는 미국 클레이 수학연구소가 '푸앵카레의 추측'을 푸는 사람에게 내건 100만 달러의 상금에는 전혀 관심이 없다. 그는 선데이 텔레그래프와의 인터뷰에서 "내가 나서지 않은 것은 단지 내가 주목받을 이유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갑작스러운 세상의 관심도 달갑지 않다는 반응이었다. 그는 "자기 홍보는 요즘 흔한 일이지만 나는 좋아하지 않는다"며 "언론에서 나에 대해 뭐라고 쓰든 관심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의 이런 성격은 2002년 '푸앵카레의 추측' 풀이를 공개한 방식에서도 드러났다. 10여 년간의 노력 끝에 얻은 결정적 단서를 유명 학회지에 발표하는 대신 인터넷에 올렸던 것이다. 그는 "내 풀이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면 누구라도 볼 수 있게 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설명했다.(조민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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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06. 08. 21) 종적 감춘 러시아 천재수학자, "노모와 월 5만원..."
-3년 전 수학계에서 100여년 동안 풀리지 않던 푸앵카레 가설을 증명하는 짧은 논문을 인터넷에 올린 뒤 종적을 감춘 러시아 수학자 그리고리 페렐만(40) 박사의 행방이 확인됐다. 푸앵카레 가설은 미국 매사추세츠주의 클레이 수학연구소가 선정한 ‘21세기 수학의 7대 난제’ 중 하나로,연구소는 이를 해결하는 연구자에게 100만달러를 주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페렐만 박사는 지난해 12월 실직한 뒤 매월 30파운드(약 5만원)의 연금으로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초라한 아파트에서 노모와 함께 생활하고 있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20일 보도했다. 그는 러시아의 수학 연구기관인 슈테크로프 연구소와 사이가 나빠져 연구원으로 재임용되지 못하면서 경제적인 어려움에 처한 것으로 알려졌다. 페렐만은 22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리는 국제수학연맹 총회에서 수학판 노벨상인 ‘필즈 메달’의 유력한 수상후보자이지만 경제적인 이유로 대회 참석이 불투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페렐만 박사는 지난주 이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주목을 받을 만한 대상이 아니며 (100만달러를 주겠다는) 횡재에도 관심이 없다”고 밝혔다고 <텔레그래프>는 보도했다. 그는 자신의 실종에 대해 “숨기 위해 어떤 일도 하지 않았다”며 “그저 대중이 나에게 관심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페렐만 박사의 친구들은 “그가 10년 넘게 노력한 끝에 푸앵카레 가설을 증명했지만 저명한 학술지에 그 결론을 싣지 않고 인터넷에 올렸다”며 “이는 그가 타고난 겸손한 사람이라는 증거”라고 말했다. 페렐만 박사는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태어나 16살 때 국제수학올림피아드에서 만점을 받았다. 박사 학위 취득 뒤 미국에서 연구원으로 일할 때엔 미국 유수 대학으로부터 교수직을 제의받고도 모두 뿌리치고 1996년 러시아로 돌아갔다.(박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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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 08.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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