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참사 해결을 촉구하는 젊은 작가들의 릴레이 시위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지난번 '작가선언 6.9'의 연장선상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일이다. 직접 참석은 못했지만, 온라인에서나마 응원을 보탠다... 


용산참사 221일째인 지난 28일 용산참사 현장에서 릴레이 시위를 이어가고 있는 ‘작가선언 6·9’의 작가들이 추모미사에 참여하고 있다.

경향신문(09. 09. 01) 젊은 작가들, 펜 대신 피켓을 들다  

용산참사 현장에 작가들이 섰다. 용산참사 221일째인 지난 28일 소설가 권여선·윤이형·황정은·김미월·은승완씨, 나희덕·이영광·김행숙·홍준희 시인, 평론가 권희철씨 등 작가 10여명이 피켓을 들고 거리 위에 섰다. 용산참사 문제를 시민들에게 알리고 유족들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해서다. 이날은 7월21일부터 시작한 작가들의 1인 릴레이 시위 ‘시즌 1’을 마감하는 날. 2인1조로 진행되는 시위의 이날 ‘당번’ 권여선·이영광씨가 일찌감치 1인 시위에 나섰고, 여러 작가들이 한두 명씩 거리로 모여 들었다. ‘시즌 2’는 2일부터 시작된다.

릴레이 시위는 작가들의 모임인 ‘작가선언 6·9’에서 시작됐다. 용산참사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으로 각종 시국선언이 잇따르던 지난 6월 온라인 모임을 통해 결성된 ‘작가선언 6·9’는 ‘자유로운 개인들의 수평적 연대’를 표방한다. 6·10 항쟁일을 기념해 192명의 작가가 ‘한줄 선언’에 이어 용산참사의 아픔을 나누기 시작했다.

현재 온라인 카페에 가입한 작가는 336명. 이들이 펜 대신 피켓을 들고 거리로 나선 이유는 무엇일까. 1인 릴레이 시위 제안자이며 ‘시즌 1’의 실무를 맡은 반장 은승완씨는 “지난해 촛불집회 때부터 이명박 정권에 대한 문제의식이 많았는데 용산참사가 이명박 정권의 친기업적이고 반서민적인 정책을 극명히 드러낸 사건인 것 같다”며 “단식을 제안했는데 토론 결과 1인 릴레이 시위를 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은씨에 이어 ‘시즌 2’ 반장을 맡은 윤이형씨는 “작가이기에 앞서 우선 시민이라고 생각한다. 용산참사 문제가 시급한데 시간이 지날수록 잊혀지고 있어 안타깝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릴레이 시위에 참여한 작가는 모두 50여명. 간간이 방문해 응원하고 힘을 보탠 작가들까지 합하면 60~70명에 달한다. 이들은 시민들에게 꽃을 나눠주고, 개목걸이를 목에 걸고 퍼포먼스를 벌이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1인 시위를 하고 매일 유족들과 함께 추모미사를 갖는다. 7월에는 유족들과 함께 북콘서트도 열었다. 무관심한 시민들, 툭하면 방해하는 경찰과 역무원들은 이들을 힘들게 했지만, 음료수를 건네주고 격려해주는 시민들은 큰 힘이 됐다. 개인적으로 미사에 참여하다 릴레이 시위에 동참하게 된 황정은씨는 “힘없고 억울한 사람들이 호소할 곳이 우리 사회에서 굉장히 좁다”며 “용산에서 연대의 힘을 느꼈고, 이런 연대가 확장되면 조금이라도 나아지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말했다.

오후 7시 추모미사 시간이 다가오자 20여명의 작가들이 모여들었다. 미사 후에는 인근 찻집에서 ‘시즌 2’ 준비회의도 가졌다. 검찰의 미공개 수사기록 3000쪽을 공개할 때까지 릴레이 시위를 계속할 예정인데, 9월 개강 등 회원들의 사정이 여의치 않아 2일부터 매주 수요일을 ‘용산 릴레이 실천의 날’로 정하고 주 1회 시위를 이어간다. 용산참사 문제뿐 아니라 4대강 사업, 한예종 사태 등의 문제에 대해 다양한 방식으로 개입해나갈 계획도 세우고 있다.

스스로 ‘고령자’라 칭하는 권여선씨(44)가 말했다. “정치적인 요소는 문학 속에 항상 잠복하고 있습니다. 어느 수위를 넘어서면 목소리가 터져 나갈 수밖에 없어요. 1980년대의 형식과 다르게 자기 목소리로 자유롭게 발언하는 젊은 작가들의 모습을 보며 신뢰가 생겼습니다.”

자유로운 수평적 단결을 보여주는 젊은 작가들의 목소리가 용산참사 현장에서 새롭게 피어나고 있다.(이영경기자) 

09. 08.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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펠릭스 2009-09-01 06: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작가선언 6.9'은 위대한 탈고입니다.

로쟈 2009-09-01 20:54   좋아요 0 | URL
책도 구입하셨나 보군요.^^

바람돌이 2009-09-01 09: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용산을 잊지 않고 있는 이들이 있다는 것에 감사합니다.

로쟈 2009-09-01 20:53   좋아요 0 | URL
네, 적잖은 작가들이 꾸준히 참여하고 있는 것도 드문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