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륙을 앞두고 있다. 안내방송으로 이탈리아어가 나오는 걸 들으니 비로소 이탈리아행의 느낌이 난다. ‘이탈리아‘라고 내내 적고 있지만 첫 기억은 ‘이태리‘. 초등학교 1학년 때 집앞의 어느 집 굴뚝에 백묵으로 몇 나라의 이름을 적은 일이 있다. 아는 나라를 적은 것 같은데, 지나고 나니 가고 싶은 나라를 적은 건가 싶기도 하다.

분명 미국, 캐나다, 영국, 프랑스 등을 적었을 법한데 가장 확실히 기억하는 건 ‘이태리‘도 거기에 들어가 있었다는 것. 아마도 ‘이태리‘라고 적으면서 모종의 만족감을 느꼈기 때문이리라. 이런 나라도 안다는 유식함에 대한 만족? 프랑스와 불란서의 어감이 다르듯이, 이탈리아와 이태리의 어감도 다르다. 아무려나 내 세대에게는 한자어 이태리가 더 친숙한 이름이고 그러다 보니 더 멋있어 보이기도 한다.

그 ‘이태리‘는 이제 주로 음식과 관련해서만 쓰이는 듯하다(발음의 경제상 3음절의 ‘이태리‘가 4음절의 ‘이탈리아‘보다 선호되는 것). 그 이태리 음식들을 현지에서 맛볼 참이다. 밀라노에서 저녁을 먹기까지 앞으로 12시간 정도만 날아가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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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19-03-03 15: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히 잘 다녀오세요.

비연 2019-03-03 16: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태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