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강의차 용산역으로 향하는 중이다. 날짜로는 겨울 첫날. 옷을 하나 더 껴입어야 할 것 같은 기분이다. 연말 일정도 일정이지만 막달이 되고 보니 내년 구상도 안 할 수 없다. 상반기 강의 일정이 어느 정도 정해졌지만 새로운 주제 몇 가지를 더 채워넣을 수는 있다. 그 중 하나는 한국대문학 대표 작가 읽기인데 이미 작년에 진행했던 강좌의 보충강의다.
손창섭과 김승옥부터 이인성과 이승우에 이르는 한국문학 강의에서 다루지 못한 건 김동리 계보의 작가들로 대표적으로는 이문구와 박상륭을 들 수 있다. 김승옥과 같은 세대로 1960년대에 등단하여 활동한 시기가 비슷하고 이후가 각자 독자적인 자기 문학을 구축한다. 박상륭에 대해서는 강의에서 가끔씩 문의를 받고는 하는데 아직까지 관심을 두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 그의 대표 중단편과 <죽음의 한 연구>까지가 다룰 수 있는 범위인데(<칠조어론>까지 읽을 여유는 없다) 김승옥 문학이 간 길, 가야 했던 길에 견주어 박상륭의 의의와 문제성을 짚어보는 게 목표다(소설과 잡설의 차이).
박상륭의 작품들은 예전에 한 차례 구입했지만 빠진 것도 있어서 이번에 다시 구입했다. <열명길>은 예전판 그대로이고 <죽음의 한 연구>는 판갈이를 했다. 후기 단편집 <평심>도 구했다. 이문구의 <관촌수필>은 이번에 문지클래식 양장본으로 다시 나왔다. 김동리 소설은 <무녀도>(<을화>)를 다루게 될 듯하다. 영국문학기행을 앞두고 내년 여름에는 조이스의 <율리시스>를 읽을 예정이다. <율리시스>를 읽고 방문할 더블린의 모습이 기대된다.
열차가 출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