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회사 송년회 때,
직원들 상대로 한 설문조사 결과 발표가 있었다.

베스트 드레서,
데이트 하고 싶은 사람,
같이 일하고 싶은 사람,
가장 불의를 참지 못할 것 같은 사람 등등....

난 "같이 일하고 싶은 사람" 1위로 뽑혀서
앞에 나가서 수상 소감(?)을 얘기하고
상품으로 로또 한장을 받았다.

"같이 일하고 싶은 사람"으로 뽑힌다는 건
참 기분 좋은 일이다.
12월에 한참 슬럼프를 겪고 있었는데,
상당히 기분을 up 시켜 주는 사건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 더 이상 "데이트 하고 싶은 사람"에 뽑히지 못한다는 걸 절감했다.

하긴....10살 어린 애들이 드글드글한데
30대 골드 미스는 이제 밀려날 수 밖에 없겠지...

오쿠다 히데오의 <걸>이 생각났다.
언제까지나 "Girl"이고 싶지만
그렇지 못한 30대 중반 워킹 우먼들의 이야기.
클럽에 가서 더 이상 꽃미남들의 관심의 대상이 되지 못하는
언제까지나 잘 나갈지 알았던 여자들의 가슴엔 스크래치가 짜~악.

2주 전인가?
회사에서 거울을 보는데 얼굴이 넘 푸석푸석해서 깜짝 놀랐다.
아무리 건조해도 그렇지!
피부 하나는 정말 좋았는데 말이다.

그날 넘 걱정이 되서 퇴근하자 마자 피부관리실로 달려갔다.
마사지를 받으며 쩍 팔리지만 이런 질문을 했다.

" 있잖아요... 엄정화는 어떻게 관리를 하는 걸까요?
68년생이 군살 하나 없고..."

피부 관리실 언니는 기회를 놓칠 새라 이렇게 말했다.
" 연예인들이야 뭐... 운동 하고, 피부 관리 받고,
보톡스도 정기적으로 맞아 주고...

언니도 이제 확실히 관리해야 된다니까요?
여자는 한큐에 맛이 간다니까?
바쁘더라도 자주 자주 나오세요. 앰플도 좀 쓰시고..."
(그 날 피부관리실을 나올 때, 내 손엔 고가의 앰플이 들려 있었다.)

지하철에서, 스타벅스에서, 길거리에서 마주치는
얼굴에 주름이 자글자글한 늙어가는 여자들을 보면
요즘 무척....두렵다.

나도 저렇게 되면 어쩌지?

"피부 노화방지 클리닉" 이런 간판을 보면
고개까지 돌려 한참을 쳐다 본다. 나도 모르게.
(그럼에도 불구하고....툭하면 술 마시고 뻗어 잔다.ㅠㅠ)

어제는 종합 비타민과 비타민 C를 샀다.
(종합 비타민은 비타민 C 섭취량이 부족하기 때문에,
비타민 C를 따로 먹어줘야 한단다!)

"나이가 든다"는 건
계절이 바뀌고,
꽃이 피고 지는 것처럼 자연스런 현상이다. 자연의 섭리!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늙기 싫다!

보톡스를 맞아서라도,
뭘 어떻게 해서라도,
언제까지나 예쁘고 아름답고 싶다.
Stay Pretty!

나 같은 여자들이 많아서
"동안(童顔) 선발 대회" 같은 엽기 쌩쑈가 인기를 끄나 보다.

나 같은 시니컬한 인간은 이런 대회를 보며 비웃는다.
음하하하, 웃기네! 어떤 제약회사에서 만든건지!

그러면서도... 얼굴에 미세한 주름이라도 잡히면 기겁을 한다.
뭉크의 <절규>처럼 비명을 지른다.
아.....늙고 싶지 않아!
주름 하나도, 나잇살 0.5kg도 받아 들일 수 없어!
언제까지나 아름답고 싶다고!

요즘 부쩍 이런 "강박"을 느낀다는 건
내가 늙어가고 있다는 역설적 진실?

아...어쨌거나.... 아름답고 싶어. Girl이고 싶어. 언제까지나...
Stay Pretty!

딴지) 사람들은 말한다.
"내면의 아름다움"이 중요한 거라고.

그런데...그렇게 말하는 사람들일수록
젊고 이쁜 여자 디따 밝힌다.
(라즈니쉬의 스캔들도 유명하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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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샘 2007-02-04 22: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젊고 예쁜 여자가 매력적인 건 당연한 거 아닌가요?^^ 엄정화처럼 억지로 버티는 외모야말로 한순간에 볼품없어지는 것일는지도 모르지요. 제가 데이트하고 싶은 상대 1위로 한표 드릴게요. ^^ 아저씨가 던진 표는 무횬가? -_-;;;v

마늘빵 2007-02-04 22: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흐흐흐. 아 재밌어요.
그렇게 말하는 사람들일수록 젊고 이쁜 여자 디따 밝힌다.
수선님 내면의 아름다움이 중요한거에요. ^^v

깐따삐야 2007-02-04 22: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같이 일하고 싶은 사람, 얼마나 크나큰 영광인가요. 저는 같이 일하고 싶은 사람과 결혼도 하고 싶을 것 같은데. 남자들이 감히 수선님을 데이트 상대로 보지 못하는 거죠. 바보들~

BRINY 2007-02-04 23: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도 같이 일하고 싶은 사람 1위가 어디여요!!! 그것만으로도 기뻐하고 남을 만해요! 축하드려요~ 부러워요~

다락방 2007-02-05 08: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월요일 아침부터 심각하게 공감하게 되는 페이퍼로군요. 흐음. :)

우리 모두, 힘내자구요.!!!

마냐 2007-02-05 09: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같이 일하고 싶은 사람 1위....정말 넘넘 기분좋은. 그러나 님의 우울을 백번 이해함다. --;; 관리는 커녕, 맨날 술독에 빠져 사는 주제에...멀 바라냐 싶기도 하고, 이렇게 망가지면 누가 책임질까...싶은 생각에 우울함돠. 흑흑.

드팀전 2007-02-05 10: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그냥 도덕 교과서 같은 이야긴 하지 않겠습니다...제가 여기서 "내면이 중요합니다." 라고 해버리면 얼마나 지리멸렬하겠습니까.별로 애정도 성의도 없는 답변이고...'너의 내복이나 잘 입으세요" 라고 하실 수도 있으니깐^^ 30대 초반의 여성에게 '주름'과 '훌륭한 늑대' 만큼 중요한게 또 어디있겠습니까.(오..이 포퓰리즘을 보라.이걸로 언니들의 표를 얻었다는..).피부관리도 가끔 해주시고 몸에 좋다는 것도 드시고 운동도 좀 하시고....일단 숲에 자주 다니시면 좋지 않을까.봄날 숲길을 걷는거죠.피톤치드 샤워를 하면서 예쁜 늑대에게 이런 말을 듣습니다.."..주름이 생기는 건 괜찮아.나이가 들면 누구나 그렇잖아...하지만 난 네가 호호 할머니가 되어도 지금처럼 사랑할꺼야...대신 지금 나랑 걷는 너의 맑은 마음에는 주름이 생기지 않도록 할께..^^ 함께 예쁘게 늙자." ..ㅋㅋ 노화방지,주름살 개선 올 봄에는 예쁜 늑대를 들여놓으세요.!! 주의 총각을 사칭하는 유부남을 조심하세요.(앗..이건 우물을 파는건데..ㅜㅜ 아..옛날이여.우우웅...)

비로그인 2007-02-05 10: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이많은 친구들이 있어요. 저보다 나이가 열 살을 웃돌지만 그들에게 저는 친구입니다. 그리고, 저는 그 앞에서 기혼자가 되기 싫어요.

moonnight 2007-02-05 12: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둘 다에 해당하면야 제일 좋겠지만서도 둘 중 하나를 고르라면 같이 일하고 싶은 사람. 이 더 좋지 않나요. 그런 평판을 듣는 수선님이 부럽네요. 엄정화는.. 몸매는 모르겠지만 얼굴은 성형을 너무 많이 해서 이제는 가면같아 보여서 무섭..-_-;; 뭐든, 자연스러운 게 제일 좋은 게 아닐까. 생각한답니다. ^^

이게다예요 2007-02-05 18: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같이 일하고 싶은 사람이 되어 같이 일하다 보면 분명히 님하고 데이트까지 하고 싶어질거예요. 원래 대놓고 하는 연애보다 일하면서 슬금슬금 처다보는게 더 아슬아슬하잖아요. ㅋ

딸기 2007-02-07 09: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읽은 글들 중에 가장 솔직하고, 가장 공감이 가고, 가장 재미난 글이었습니다. :)
 

김윤식 선생님의 특강 마지막 날,
<일제말기 학병 세대의 체험적 글쓰기론>을 강의하시며
이가형의 <버마전선 패잔기>, <분노의 강>을 읽으시고
눈물을 흘렸다고 하셨다.

그러면서
"시적 진실"(일면적 진실)과 "산문적 진실"(전면적 진실)에 대해 말씀하셨다.

우리가 소설을 읽고 눈물을 흘리는 건
시적 진실(일면적 진실)에 속았기(?) 때문이라고.

아무리 남루하고 구차한 삶을 사는 사람도
그 사람 인생의 어떤 순간은 너무도 아름답고 행복하다고!

다만 길게 펼쳐 놓았을 때
구질구질하고 비루할 뿐!

강의를 들으며 성석제의 <번쩍하는 황홀한 순간>이 생각났다.
성석제는 <번쩍하는 황홀한 순간>의 "저자의 말"에서 이렇게 말했다.

내 인생은 순간(瞬間)이라는 돌로 쌓은 성벽이다. 어느 순간은 노다지처럼 귀하고 어느 벽돌은 없는 것으로 하고 싶고 잊어버리고도 싶지만 엄연히 내 인생의 한 순간이다. 나는 안다. 모든 순간이 번쩍거릴 수는 없다는 것을. 알겠다. 인생의 황홀한 어느 한 순간은 인생을 여는 열쇠구멍 같은 것이지만 인생 그 자체는 아님을.

인생 그 자체는 아님을!

잘은 모르겠지만....
인생의 황홀한 어느 한 순간은 인생 그 자체(전면적 진실)가 아니라
"일면적 진실"이라는 말인 것 같다.

내가 성석제나 아사다 지로를 좋아하는 건
남루한 삶을 사는 사람들의,
아무리 노력해도, 어떻게 해도 꼬인 인생이 달라질 수 없을 것 같은 사람들의
"번쩍거리는 황홀한 순간"을 잡아내기 때문이다.
가슴이 먹먹하게!

어쨌거나...
"번쩍거리는 황홀한 순간"이 조금 더 많아야
누구건 그 삶이 조금 더 행복해지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했다.
누군가의 "번쩍거리는 황홀한 순간"을 보면
정말, 진심으로, 함께 기뻐해 주겠다고!
최소한 초는 치지 않겠다고!

누군가의 "번쩍거리는 황홀한 순간"에
쏴~한 말 한마디로 초를 치는 사람들이 은근 너무 많다.

"번쩍거리는 황홀한 순간"은 상대적인 거다.
기쁨의 질량은 사람에 따라 다르다.
그걸 자기의 잣대에 대서
"그만한 일에 뭘 그렇게 호들갑이야?"
이렇게 말하는 사람들....은근 너무 많다.

난 나의 주특기인 온갖 오버를 다해서
주위 사람들의 "번쩍거리는 황홀한 순간"을 함께 기뻐해 주고 싶다.

그래서...
그들이 그 "번쩍거리는 황홀한 순간"을 조금 더 기뻐할 수 있도록,
조금 더 오래 기억할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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끼사스 2007-01-15 01: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버의 미학을 터득하신 것 같은데요. ㅎㅎ

LAYLA 2007-01-15 02: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히히 저도 그러고 싶어요 오버해서 기뻐해주기.^^

글샘 2007-01-15 03: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제가 저 초치는 사람이걸랑요... 오버는 죽어도 못하고... ㅠㅠ
앞으론, 남들의 번쩍거리는 황홀함에 초는 치지 않겠습니다. ㅋㅋ

다락방 2007-01-15 08: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언젠가 라디오에서 그런말을 들었어요. 슬픔에는 공감해주면서 기쁨에는 진심으로 공감해주지 못하는게 인간이라고. 수선님의 말씀처럼 초를 치기 보다는 같이 기뻐해주면 얼마나 좋을까요?

저도 수선님처럼 누군가의 기쁨에 오버해서 기뻐해줄게요. 오늘 페이퍼는 멋져요!

2007-01-15 10: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라로 2007-01-15 11: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페이퍼 퍼가도 되나욤? 넘 좋네요~.^^;;

외로운 발바닥 2007-01-15 12: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퍼가고 싶네요. 전에 성석제 소설을 한권 읽었는데 무언가 좋은 느낌이긴 했는데 그걸 콕 집어내기 어려웠는데 수선님 글 읽고 나니 다시 한번 읽고 싶어 지네요.
문득 인생 전체로 보면 구질구질하고 별로 빛이 나지 않아도 황홀한 그 한순간을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이다 보면 어느순간 인생 전체가 빛이 나게 되는 경우도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

moonnight 2007-01-15 12: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꼭 그럴께요. 한껏 오버해서 함께 기뻐해 주기! ^^ 우울한 월요일 아침이었는데 수선님 글에서 반짝반짝해집니다. 좋은 하루 보내셔요!

사마천 2007-01-15 13: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딧세우스가 동료들의 죽음을 슬퍼하면서도 다시 밥먹고 잤다. 가슴이 찢어지는 듯한 슬픔은 시적 진실이지만 여전히 인간인지라 밥먹고 자야하는 것은 삶의 진실이되겠죠. 인생이 끝나갈 때 우리가 얼마나 많은 감흥을 가졌는지를 기억하는게 중요할 것입니다. 루틴한 삶보다는...

잉크냄새 2007-01-15 15: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신의 번쩍거리는 한때를 보지 못하더라도 타인의 그 한순간은 바라보아 주어야겠네요.

2007-01-15 23: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7-01-16 09: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kleinsusun 2007-01-16 12: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끼사스님, 오버가 제 특기이긴 한데.....아직 미학까지는...ㅋㅋ

LAYLA님, 장학금 타면 얘기하세요! 제가 디따 오버해서 기뻐할께요!^^

글샘님, 말만 그렇게 하시는거죠? ㅋㅋ "겸양"으로 이해했습니당.^^

다락방님, 아...그 라디오에서 나온 말 그럴듯하네요.
인간은.... 질투와 비교의 동물이잖아요.
아...어제 간만에 소주를 한병 마셨더니 오늘...힘들어요. ㅠㅠ

nabi님, 허접하지만...퍼가세용.^^

외로운 발바닥님, 성석제 소설 어떤 거 읽으셨어요?
<번쩍하는 황홀한 순간> 읽으셨나요?
주소 갈켜 주시면 제가 한권 보내드릴께요.^^

달밤님, 화요일 아침은 어떻게 보내셨어요? 오늘은 안 우울하죠?^^
전....소주 1병에 왜 이리 힘들까요.... 체력을 길러야겠어요. 얍!

사마천님, 혹시....사마천님도 이번에 김윤식 선생님 특강 들으셨나요?^^
네.... 얼마나 많은 감흥을 가졌는지 기억하고, 또 그 감흥에 감사하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반짝거리는 순간에 감사하는 마음...^^

잉크BB님, 저도 BB 인증 땄어요.ㅋㅋ
좋은 일 있으면 꼭 연락주세용!^^

2007-01-16 14: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7-01-16 15: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7-01-16 22: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7-01-17 12: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지난주 있었던 선배들과의 술자리.
난 앞에 앉은 선배에게 대뜸 이렇게 물었다.

"오빠는 지식인이야?"

선배는 나의 쌩뚱 맞은 질문에
약간은 당황해 하며, 약간은 어이없어 하며 대답했다.

"그게....항상 고민이지."

선배는 E여대 교수다.
당근 "지식인" 또는 "식자"로 분류된다.

어렸을 때,
"산타 할아버지"가 진짜 있을까?...넘넘 궁금했다.

요즘 애들이야 4살만 되도 안다고 하던데,
어리숙한 나는 국민학교 3학년이 되서야 알았다.

요즘...도대체 지식인이란 뭘까? 정말...궁금하다.

주위에 박사들이 왜 이렇게 많은지?
회사에도 박사들이 드글드글,
거래선들의 명함을 받으면 이름 앞에는 한결 같이 PhD,
(이런 사람들한테 Mr.라고 하면 디~따 싫어한다!)
오랜만에 송년모임에라도 나가면 너도 나도 박사, 적어도 석사.

도대체....석사가 연구소에 가면 뭘할까?
비이커를 닦을까? 궁금하다.

얼마 전에 만난 모대학의 젊은 국문과 교수가 말했다.
지식의 환원은 윤리라고!

내색하진 않았지만 난 그 자리에서 충격을 받았다.
뻘쭘해서 맥주를 쭈~욱 들이켰다.

"지식의 환원은 윤리!"라고 말할 수 있는
그의 자신감이 부러웠다. 진정.

그의 말을 듣고 생각했다.
난 "환원"할만한 지식이 있을까?

생각하고 또 생각해 봐도,
<톡톡 무역 영어>를 날림으로 쓰거나
"비즈니스 매너" 정도를 야매로 강의하는 정도 밖에는 없을 것 같다.
해외영업"만" 10년했으니까.
나름대로 열심히! 온갖 스트레스와 굴욕을 참아가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병호 아저씨(그 또한 박사!)의 <명품인생을 만드는 10년 법칙>처럼
"명품인생"이 되지는 않았다.

어쨌든.... 도대체....지식인이란 뭘까?

선배는 사르트르의 <지식인을 위한 변명>을 읽어보라고 했다.
그런데....그 책을 읽을 생각을 하니....
웬지... 웃음이 난다. 으허허허.

요즘....공부가 하고 싶다. 너무나.
왜 학교 다닐 때 공부 안했던 인간들은 뒤늦게 공부가 하고 싶은걸까?

술 많이 마신 다음 날 갈증이 나는 것처럼 공부가 하고 싶다.
그런데....공부를 하고 싶은 동기의 "진정성"에 대해서는....
자신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거식증 환자들처럼 마구 책을 먹어치우고 싶다. 우적우적.

"연구공간 수유+너머"의 김윤식 선생님 특강을 신청했다.
<한국근대문학사의 두 공간에 대하여>.

어쩌면....
사치일수도, 허영일수도, 또 한번의 삽질일지도 모른다.

그래도....공부가 하고 싶다.

- 어느 방황하는 회사원의 넋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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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천자문 2006-12-18 18: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영어 사교육을 받을 형편이 안되는 저소득층 어린이들에게 무료 영어교습 자원봉사를 한다면 그것도 훌륭한 환원이 되겠지요.

지식인이란 진리를 깨닫고, 자신이 깨달은 진리를 세상에서 구현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 아닐까요? 문제는 그 '진리' 가 도대체 무엇인가라는 점이겠지만..

드팀전 2006-12-18 18: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지식인에 주눅들지 마세요.지식 월급쟁이들이 태반이니까요... 제가 예전에 놀 때 사회학 강사 샘들과 좀 어울렸는데...애네들 문제가 뭐냐면 뭐 술먹다가 부르디외니 푸코니 뭐 이래요...그게 익숙한 친구들이어서 그런 것 같기도 하지만 제가 보기엔 '책'으로 만난 그것들 외엔 별로 자기를 표나게 하는 방법이 없어서인것 같더군요....저도 학문에 대해선 왠지 모를 존중감같은게 있긴 한데 ..흔히 빠진 박사,석사님들께 그다지 존중감이 생기지 않더군요.대략 아이큐 세자리되고 교수 사회의 드으러움을 버틸 비위만 있으면 할 수 있을 것 같아요.그렇게 자신있으면 저보고 해보라구요? 넵..전 비위가 약해서 못합니다.
제가 얼핏 기억하는 하이쿠 중에 그런게 있더군요.세상 어디에나 부처도 있고 똥파리도 있다.뭐 그런내용.지식인들도 마찬가지입니다...별 쓸데 없이 술자리에서 '환원은 윤리'..나원 책보시느라 술자리 윤리는 배우지 못하셨네.^^ 술자리 윤리 1장..지 잘났다고 지가 쓰는 용어로 남들 잘 모르는 말 하면 썰렁해진다.폭탄주 세 잔 연거푸 마시기 벌칙

마늘빵 2006-12-18 20: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르트르 <지식인을 위한 변명> 읽어봤는데 글쎄 그거 가지구 뭐가 나올까 모르겠어요. -_- 좋은 책이긴 한데. 지식인을 뭘까, 나는 지식인일까, 저도 고민입니다.

반딧불,, 2006-12-18 20: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8625252

놓치기 너무 아까워서 슬쩍..^^


kleinsusun 2006-12-18 22: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린님, 요즘에는 초등학생들도 영어를 배우더군요.
(주변에 어린애들이 없다 보니 몰랐거든요. 최근에야 알았어요.)
몇달 전, 모 천사원에 갔었는데 초등학교 5학년 아이가 방학숙제를 하고 있었어요.
영어를 좀 가르켜 달라고 해서 옆에 앉았는데, "small" "short"같은 기본적인 단어도 읽지 못해서 놀랐어요. 이렇게 사교육이 극성인 세상에.... 같은 반의 다른 애들하고 갈수록 편차가 얼마나 커질까요? 머지 않아.....따라잡을 수 없게 되겠죠.
그때 큰 충격을 받았어요.
천사원 선생님께 아이들 영어 지도에 대해 상담했는데,
아이들의 편차가 커서 1:1 지도를 해야 한다고 하시더군요.
솔직히.......많이 망설였어요. 일주일에 세번은 해야 할 것 같은데, 그 정도 시간을 확보할 수 있을까, 시작했다가 못하면 어떻할까.......결국 시작을 못했어요.
마음 한켠에 부채로 남아 있었는데...예린님의 댓글을 읽으니 생각이 많아지네요.
아뭏든...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kleinsusun 2006-12-18 22: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드팀전님, 음하하하. 역시.....드팀전님의 유머와 위트는 쵝~오!^^
"술 자리의 윤리"란 또 어떤 게 있을까요?
혹시 한겨레 신문에서 베트남의 "평등한" 술자리에 대해 읽으신 적 있으세요?
호칭을 직급으로 부르지 않고 그냥 "형" 이런걸로 부르면서 다함께 먹고 마시는?
술자리 윤리 2장. 회식은 즐거워야 한다! 회식 때 잔소리하지 말자! ㅋㅋ

아프님, 음....<지식인을 위한 변명>을 읽으셨군요.
아프님 서재에 리뷰가 있나요? 가봐야 겠어요.^^

반딧불님, 감사합니다.^^

드팀전 2006-12-18 23: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베트남 그거 좋네요.안그래도 저희 회사가 종종 술먹으면 도제식 분위기가 되는 지라 저는 1차끝내면 도망가지요.그런데 왠걸..며칠 전에 후배랑 술먹는데 그 후배보다 더 어린 후배에게 똑같은 짓을 하더군요.'니들 열심히 해야된다.' 뭐 가르치듯이 말이죠.그래서 한마디 했슴돠.그딴짓 하지마라.애들도 나이 먹고 다 지들 생각있는데 왜 시키지도 않는짓 하냐.그랫더니 그 후배가 취한 목소리로 '선배도 이제 후배가 아니라구요.그러니까 선배로써 뭔가 이야기를 해주고 그래야된다구요' 라고 하데요.어찌나 제 위에 선배들이 하는 짓을 그대로 따라하는지..그 친구가 한 말 중에 '결국 힘의 논리가 그런거 아닌가요' 라는 말에 분기탱천하여 막 뭐라 해주었답니다.
답답한 녀석 같으니라구.술자리 윤리 2장 중에 하나는 님 말씀처럼 '선배랍시고 또는 나이 먹었다고 훈계하지 않는다.'입니다.별 예정도 없으면서 무슨 의무감처럼 선배랍시고...그냥 술이나 맛있게 쳐드시지.

kleinsusun 2006-12-18 23: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맞아! 공감 110%
별 애정도 없으면서 잔소리 하기는!
글쿠 또 하나! 회사 돈으로 술 먹으면서 자기가 내는 것처럼 생색내지 말아야 한다! ㅋㅋ

2006-12-19 08: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깐따삐야 2006-12-19 09: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가 식자인줄 아는 사람이 지식인 아닐까요. ㅋ 요즘은 머리만 커졌지 몸둥이는 게을러져서 네** 지식IN같은 얄팍하고 잡다한 지식인들만 넘쳐날 뿐... 우직한 생활인이 그리운 시대에요.

비로그인 2006-12-19 09: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식인 미워!

프라즈나 2006-12-19 12: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차라리 사르트르의 '실존주의는 휴머니즘이다'를 읽고 지식인과 회사원(정확히 구분되는 개념인지는 나도 의문이지만^^..)의 실존에 대해 생각해보시거나... 아님, 촘스키가 말한 지식인의 정의를 웹에서 검색해 보심이..(잘은 기억안나지만 뭐, 박사 학위 따위가 지식인을 정의하는게 아니다..정도의 정의가 생각나네요)
 

"여자들은 남자 얼굴은 안 보죠?"

며칠 전, 이제 막 신입사원 딱지를 뗀 1~2년차 후배들과 점심을 먹었다.
여자 후배 둘, 남자 후배 하나.

여자 후배 C가 그 날 저녁 소개팅을 한다고 얘기한 걸 시작으로
네 명의 싱글은 소개팅에 대한 경험담과 성공을 위한 조언 등을 화제로 열을 올렸다.

남자 후배 J는
"인도네시아 수도가 자카르타 맞죠?" 하는 확인을 위한 질문처럼
"여자들은 남자 얼굴은 안 보죠?"라는 질문을 당연하다는 듯이 했다.

여자 셋은 대답을 피하며 묵묵하게 숟가락질을 했다.
J는 여자들의 갑작스런 침묵에 약간 당황하며 나를 콕 집어 다시 물었다.
"과장님, 여자들은 남자 얼굴은 안 본다면서요. 맞죠?"

난 묵묵히 숟가락질을 하다가 고개를 들어 J를 바라보며 말했다.
"안 보겠냐?"

도대체....남자들은 왜 그런 생각을 할까?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상대방의 외모를 아예 안 본다는 건 "뻥"이다.
그건..."본능"이다.

물론....나이가 들면서,
결혼을 위한 "배우자"를 찾으면서,
많은 여자들이 남자의 외모 보다는 "조건"에 집착하는 게...사실이다.

실제로....잘 나가는 전문직 남자의 경우 많은 것을 용서 받는다.
성형외과, 피부과, 치과의사(임플란트나 교정 전문의), 한의사의 경우
그들이 대머리, 숏다리, 비만, 또는 이 세 개의 증상을 고루 갖추고 있다 하더라도
최고의 신랑감으로 분류되며,
케이블 TV 리포터 정도는 될 것 같은 쮸쮸빵빵한 여자들과 같이 다닌다.

하지만....그들과 똑 같은 외모를 가진 일란성 쌍둥이가
평범한 회사원인 경우에는?
오호통재(嗚呼痛哉)라!
부모님을 탓하거나 공부 안한 자신을 탓할 수 밖에!

헤드헌터가 고객이 요구하는 스펙에 맞는 대상자를 물색하듯이
자신이 원하는 "조건"을 만족시키면
외모고, 사랑이고, 애틋한 감정이고 뭐고.... 다 필요 없다는 여자들도....있다.
분명 있다. 내 주위에도 물론.

하지만 모든 여자가 다 그런 건 아니다.
J의 "일반화"는 아주...위험한 거다.

세상에...잘 생긴 남자 싫어할 여자가 있을까?
순정만화에서 톡~ 튀어나온 것 같은 남자를 만났을 때
가슴 뛰지 않는 여자가 있을까? 할머니라도?

며칠 전....사주 cafe에 갔었다.
덕담이라도 들으면 기분이 좋아질 것 같아서.
그런데...덕담이 아닌 "충고"를 들었다.

사주 cafe 아저씨가 말했다.
내게 필요한 건 "보호자" 같은 남자라고.
그러니....너무 "이상형"을 찾지 말고,
내 "스타일"을 고집하며 세월을 보내지 말고,
이제 그만 "타협"하라고.
날 좋아하는 능력 있는 남자랑 결혼하라고.
그럼 "사모님" 소리 들으며 잘 살 수 있다고.

아....이런 얘길 사주 cafe에서 돈 내고 들어야 하다니...

"도대체 결혼할 마음이 있긴 있는 거야?"
이런 말을 듣는다. 자주.

결혼은 "현실적 결단"이며, "타협"이라고 한다. 주위에서.
그런데....뭘 "결단"하고 "타협"하라는 걸까?
꽃미남을 기다리는 것도 아니고, 동화 속 왕자님을 찾는 것도 아닌데...

아....어렵다.
고등학교 땐 수학이 제일 어려운지 알았는데,
세상에 이렇게 어려운 게 있을지 몰랐다. 어려워....너무 어려워!

p.s) 사주 cafe에 다녀온 후 심난해진 내게
버블 시스터즈의 <하늘에서 남자들이 비처럼 내려와>는 큰 힘이 되었다.
그래서...내친 김에 컬러링도 바꿨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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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6-11-13 01: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 노래제목인가 보군요. 검색 go~
p.s 그나저나 J씨.. 안타까워요..;;;

수퍼겜보이 2006-11-13 03: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쯧쯧~ J씨는 희망을 갖고 싶었던 걸까요... '이미' 남자도 외모지상주의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분위기가 된 것 같습니다.

kleinsusun 2006-11-13 08: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군님, <하늘에서 남자들이 비처럼 내려와> 오랜만에 정말 마음에 와닿는 노래예요. ㅋㅋ 정군님껜 아마도... 그냥 재미있는 노래일꺼예용.^^

수퍼겜보이님, J 외모 나름 귀엽거든요. 나름 스마트하기도 하고...근데...왜 그런 질문을 하는지 모르겠어요.ㅋㅋ 즐건 한주 시작하세요!^^

마늘빵 2006-11-13 08: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흐. J씨는 큰 착각을 하고 있군요. 7,80년대에 통할 이야기를. -_-
과거의 이성관이 여잔 남자의 능력, 남잔 여자의 외모였다면,
요새는 남잔 여자의 외모+능력을, 여잔 남자의 능력+외모를 보지 않나요?
저도 착각? -_-

kleinsusun 2006-11-13 08: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프님, 아프님은 주로 뭘 보세요? 궁금하네요^^
요즘엔 워낙 취향이 제각각이라....ㅋㅋ

글샘 2006-11-13 08: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우스가 금빛 소나기가 되어 내렸다던가요? 바람둥이 아닐까요? 비처럼 내려온 남자. ㅋㅋㅋ 너무 충격적인가?

kleinsusun 2006-11-13 08: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반달님, Good morning!^^ 이 노래는요... 한 특정한 남자를 말하는 게 아니라요...맘에 드는 남자들이 하늘에서 마구 쏟아져 내렸으면 좋겠다는...It's raining men! 이랍니다. ㅋㅋ 노래 디따...잼 있어요. 함 들어 보세요^^

드팀전 2006-11-13 09: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난 전문직 뭐도 아닌데...왜 인기가 많았을까? 결국 정답은 외모가 된다는 건가 ??? ^^ 오호...월요일날 아침부터 충전되는 자신감..얍얍.
이번 한 주도 속썩이는 일없고 고함치는 윗사람들 없기를 회사원 모두 기도합시다.

BRINY 2006-11-13 09: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J후배를 앞으로 잘 지도해주세요~
그런데, 결혼할 생각이 없다고 해도 선보라고 하거나 충고를 늘어놓는 사람들은 뭐랍니까. 이젠 그들도 작전을 바꾼 걸까요? 그리고 신부감 후보 1위라는 여교사. 선보러 나가면 다들 꿍꿍이속이 있더이다. 돈 잘 벌어오면서도 일 널널하고 그래서 집안일 시키기 쉽고 애도 잘 키우겠지하는.

kleinsusun 2006-11-13 10: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드팀전님, 멋진 드팀전님의 발랄한 댓글에 저도 월욜 아침부터 기분 Up,Up!^^
오늘부터 수요일까지 상무님, 팀장님 모두 출~장, 야~호! 랄랄라~ ♬

Briny님, 맞아요. 남자들이 여교사들에게 바라는건 돈 벌면서도 방학 있고, 일찍 퇴근해서 가사 및 육아에 문제가 없다는 거! 근데...요즘 교사들 바쁘다면서요. 제 주위에 교사랑 결혼한 남자들이 투덜투덜~-_-

마늘빵 2006-11-13 11: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공감대, 지력, 성격 + 외모 므흣. 흠. 전 그래요. 여러가지 요소들에서 100점이 아닌 60점 이상의 사람을 찾아요. 총점이 높은. -_- (제 여자친구 왈)

kleinsusun 2006-11-13 12: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프님, 외모가 맨....마지막 조건이란 말이예요? 정말???^^

잉크냄새 2006-11-13 12: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It's raining women! 할렐루야~

비로그인 2006-11-13 12: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외모 많이 봅니다. (실은 아무데도 이렇게 대놓고 말하지는 못했어요 후훗)

2006-11-13 12: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kleinsusun 2006-11-13 12: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잉크님, 이 노래 아시는군요! 방가방가!^^

Jude님, 저도.......봐요. ㅋㅋ

속삭이신님, 저만의 남자는....도대체 어디 있을까요? 있긴 있을까요? -_-

이리스 2006-11-13 12: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난 외모만 봐. =33333
하하하~

kleinsusun 2006-11-13 12: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구두, 정말??????? 아닌 것 같은데...ㅋㅋ

마늘빵 2006-11-13 19: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로써 외모가 중요하다는 것이 통계로 나오는군요. -_-
수선님, 구두님, 쥬드님.

다락방 2006-11-13 23: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이십대 초반엔 말이죠 첫째도 외모, 둘째도 외모, 셋째도 외모였거든요.
근데 이제 나이가 들어서 좀 바뀌었어요. 첫째는 돈, 둘째도 돈, 셋째는 외모.
이렇게요.

ㅋㅋㅋㅋㅋ
 

"남자 친구 있니?"

며칠 전, 오랜만에 친구 B와 메신저로 서로의 근황을 물었다.
B는 "아침 먹었어?" 같이 가볍게 질문을 던졌다. 탁구공을 넘기듯이 툭.

나 또한 가볍게, 빠르게 키보드를 두들기며 대답했다.

S : 없어, 없으니까 편하고 좋네. 신경 쓰이는 일도 없고.ㅋㅋ
B : 어....그런건 너랑 안 어울리는데....
S : 엉? 무슨 말이야?
B : 너 귀여움 받는 거 좋아하잖아. 칭찬 받는 거 좋아하고.
너 그런 말 하는 거 안 어울려.
S : ...........

그 순간...난 B의 말에 화들짝 놀라 뭐라 대답할지 버벅거렸다.
"그걸 어떻게 알아?" 썼다가... 지웠버렸다.
(참고로 B는 남자고 서로 가끔, 잊을만하면 연락하고 지낸다.)

혼자만 비밀이라고 믿고 있는,
남들은 이미 다 알고 있는 비밀 아닌 비밀을 들킨 것 같은 기분이었다.

"강한 척, 센 척" 잘 해왔다고 생각했는데
내 연기는 참....서툰가 보다.
차렷 자세로 국어책을 읽는 사건 25시 형사 아저씨처럼.

벌써 몇년 전,
"미스 코리아"를 지상파로 중계할 때였으니까 5~6년 전,
쇼파에 누워 심드렁하게 TV를 보다 경기를 일으킨 적이 있다.

본선에 올라온 15명을 김동건 아나운서가 인터뷰할 때였다.
머리가 텅 비어 보이는,
<넌 내게 반했어>의 "노브레인"이 생각나는,
게다 최지우 스타일의 혀 짧은 소리까지 내는
백치미로 승부하는 후보에게 김동건 아나운서가 물었다.

"배우자로 생각하는 이상형은 어떤 남자죠?"
그녀는 입고리를 치켜 올려 미스 코리아 전용 미소를 과시하며 대답했다. 또박또박.

"저를 강아지처럼 귀여워해 주는 남자요."

난 너무 놀라 쇼파에서 떨어질 뻔 했다.
뜻밖의 기습을 당한 것 같았다.

인정하기 싫지만,
믿고 싶지 않지만,
그녀와 나의 이상형은..... 같았다.
쩍 팔려서 누구한테 얘기한 적 없었을 뿐.

날 귀여워해 주는 남자,
쓸데 없이 생각만 많은 날 리드해줄 수 있는 남자,
뭐 먹고 싶냐고 물어보는 대신 뭐 먹자고 말하는 남자,
어디 가고 싶냐고 물어보는 대신 엑셀을 밟고 있는 남자,
"To be or not to be"를 외치며 처절하게 고민하는 햄릿 보다는
그냥 일단은 들이대고 보는, 무모할 정도로 용감한 돈키호테 같은 남자가 좋다.

그런 남자에게 연애감정이 느껴진다.
커다란 쇼파처럼 느껴지는 남자, 기대고 싶은 남자.

어제 커피를 마시며 나의 지기, 나의 멘토 P언니에게
이런 얘기를 했다가 한 마디 들었다.

"니가 20살이냐?
도대체 결혼할 마음이 있기는 한거니?"

참....30대가 이런 고민을 한다는 게
쩍 팔리기도 하고, 듣는 사람이 어이 없어 하기도 하지만
난 정말.....고민이 된다. 머리 터지게.

연애 감정이 느껴지지 않는 남자,
오랜 시간 동안 단 한 순간도 남자로 느껴본 적 없는 남자랑
연애를 할 수 있을까? 노력하면?
유행가 가사처럼 어느 순간 오랜 친구가 남자로 보일까?

노력하면 웬만한 일은 다 된다.
잘 못하는 건 남들 보다 몇배 더 하면 된다.
그런데....연애 감정도 노력하면 생기는 걸까?

아....너무 어렵다. It's too difficult for 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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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태우스 2006-11-05 12: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선님은 제가 아는 분 중 젤 귀여우신데요 뭐. 꼭 애인이어야만 님을 귀여워 죽겠단 표정으로 바라볼 수 있는 건 아니지 않을까요

kleinsusun 2006-11-05 12: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님, 아..........감사합니다.^^

2006-11-05 12: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kleinsusun 2006-11-05 12: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삭이신님, 아....부끄부끄...^^

2006-11-05 12: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kleinsusun 2006-11-05 12: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속삭이신님, 인기 짱이신데요!^^ 부러부러!

2006-11-05 12: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6-11-05 12: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kleinsusun 2006-11-05 13: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님의 속삭임이 제게 정말 큰 힘이 되요. 감사합니다.^^

2006-11-05 13: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태우스 2006-11-05 13: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맛 저만 빼고 다 속삭였어....!! 수선님의 팬들은 다 소심쟁이!

hnine 2006-11-05 14: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를 귀여워해주는 남자를 만날 확률보다 그 반대의 확률이 훨씬 높더라고 말하면 실망하실까요? 처음엔 설사 남자는 귀여워해주는쪽, 여자는 귀염을 받는 쪽으로 시작했다 하더라도, 결국은 여자가 남자를 더 보살피는 쪽으로 가더라는게 제 결론인데...물론 다 그런건 아니지만요. 여자하기 나름인가...하는 생각도 문득 해봅니다.

moonnight 2006-11-05 14: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선님을 아는 남자라면 누가 님을 귀여워하지 않을 수 있겠어요? ^^ 여자인 제가 봐도 느무 깜찍하고 귀여우신데요. >.<

2006-11-05 15: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비로그인 2006-11-05 16: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러분. 제가 수선님을 좀 많이 좋아하거든요. 그러니까 자꾸 댓글 달지 마세요-.-*

2006-11-05 16: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물만두 2006-11-05 17: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군님 밀어드리겠습니다.^^

마태우스 2006-11-05 18: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군님, 저와 한번 만나야겠군요. 몸 만들어서 나오십시오^^

마늘빵 2006-11-05 23: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_- 엇. 정군님 마태님 '현피'하시는거에요? 아 재밌겠다. 저도 관객으로 좀 불러주세요.

kleinsusun 2006-11-06 00: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님, 카리스마 넘치는 님이 넘 멋져요!^^

hnine님, 네....결혼한 친구들을 보면 늠름하던 남친이 돌봐야 할 남편으로 바껴 버린 경우들이 있더군요. 그렇더라도....전 일단은~ 쇼파 같은 남자가 끌려요.ㅋㅋ

달밤님, 지금 생각하면....그 미스코리아 후보...참 멋져요.화끈해! ㅋㅋ
왜 저는....솔직하지 못할까요? 달밤님은 어떤 남자가 좋아요?^^

kleinsusun 2006-11-06 01: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삭이신님, 네....우리 자주 talk,talk해요!^^

정군님, 와....정말? ㅋㅋ

속삭이신님, 오늘....어땠어요? 노력하면...될 것 같아요?^^

물만두님, 댓글 달지 않는데 동참하신다는 말은 아니시죠? ㅋㅋ

마태님, 전 송년회 준비를 위해 몸 만들고 있어요.7차 가셔야죠! ㅋㅋ

아프님, "현피"라는 말을 몰라서 네이버 찾아봤어요. 와...새로운 단어를 배웠네요. 감사합니당.^^


잉크냄새 2006-11-06 14: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뭇 남정네들의 댓글이 좌라락~~~

kleinsusun 2006-11-06 20: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랄랄라~ ♬♬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