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의 종말 - 평균이라는 허상은 어떻게 교육을 속여왔나
토드 로즈 지음, 정미나 옮김, 이우일 감수 / 21세기북스 / 2018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매일 아침 일곱 시 삼십분까지 우릴 조그만 교실로 몰아넣고 전국 구백만의 아이들의 머릿속에 모두 똑같은 것만 집어넣고 있어.”

 

고등학교 중퇴가 최종 학력인 서태지는 노래 『교실 이데아』에서 대입 중심의 교육을 노골적으로 비판했다. 그 후 이십여 년이 흘러간 오늘의 교실은 어떤가. 등교 시간은 달라졌어도 고등학교의 교실 이데아는 그때 그 시절과 별로 달라지지 않은 것 같다. 수능은 전국의 학생을 단일한 시험으로 줄 세우는 획일적인 입시제도이다. 학생들은 자신이 무엇을 잘 할 수 있는지,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 고민한다. 하지만 진로에 대한 고민을 바람직한 방향으로 유도할 수 있는 교육환경이 마련되어 있지 않다. 우리나라 고등학생들은 전부 똑같은 EBS 문제집을 풀고, 똑같은 내용을 같은 기간에 이수하고 있다. 학생들의 꿈을 판가름하는 것은 수능 점수다. 어른들은 진로 고민을 제쳐두고 ‘일단 대학부터 가서 고민하라’고 강요한다.

 

우리 삶에서 ‘자유로운 선택’은 굉장히 중요하다. 어느 대학에 진학할 것인지, 어느 회사의 물건을 구매할 것인지, 어떤 사람과 결혼할 것인지 등 작은 일상에서부터 인간의 삶 전체는 선택의 연속이다. 우리는 어떠한 상황에서도 우리가 원하는 것을 누리기 위해, 우리의 운명을 주체적으로 선택할 수 있다. 물론 우리는 가장 행복해질 수 있는 선택지를 고른다. 즉 자유롭고 주체적인 인간으로서 개인의 선택에 대한 독립성을 보장받고, 그러한 자유로운 선택 자체가 우리를 행복하게 할 것이다. 그러나 《평균의 종말》(21세기북스, 2018)을 쓴 교육신경과학 분야의 권위자 토드 로즈는 이러한 개인의 선택에 대해 진정 자유로운 선택이었는가를 묻고 있다.

 

 

 평균주의는 우리에게 대가를 치르게 했다. 사회는 우리 모두에게 학교와 직장생활과 삶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특정의 편협한 기대치를 따라야 한다고 강요하고 있다. 그 결과 우리 모두는 다른 모든 사람들처럼 되려고 기를 쓴다. 아니, 더 정확히 말해서 우리 모두는 다른 모든 사람들처럼 되되 더 뛰어나려고 기를 쓴다. (93쪽)

 

 

직업을 선택할 때 우리는 나의 행복을 위해, 자아실현을 위해 직업을 선택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우리는 알게 모르게 ‘평균의 시대’ 속에 살고 있다. 평균 점수, 평균 몸무게, 평균 연봉 등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평균이란 단어를 자주 접한다. 국어사전에서는 평균을 ‘여러 사물의 질이나 양 따위를 통일적으로 고르게 한 것’이라고 나와 있다. 말 그대로 평균이란 각 개체의 특성이 획일화 또는 표준화된 형태로 수렴되는 상태이다. ‘평균의 시대’는 우리가 생각한 것보다 오래 됐다.

 

19세기 과학자 아돌프 케틀레는 스코틀랜드 군인들의 가슴둘레를 측정한 뒤 평균 가슴둘레 치수를 계산했다. 그는 평균 가슴둘레 치수에 가장 근접한 군인이 완벽한 신체를 갖춘 ‘참된 군인’이라고 주장했다. 모든 인간의 특성이 정확히 평균을 따른다고 주장할 논거가 부족했으나 케틀레가 제시한 ‘평균적 인간’은 완벽한 사람을 나타내는 전형적인 기준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이러한 케틀러의 ‘평균적 인간’ 이론은 큰 반향을 일으켰고 수많은 연구가 뒤를 이었다.

 

영국의 유전학자 프랜시스 골턴은 케틀레의 ‘평균’ 개념을 전적으로 동의하지 않았으나 일부 그의 이론을 수용하여 평균으로 계층을 구분하려고 했다. 이렇게 되자 ‘평균적 인간’은 객관적이고 표준적인 기준이 되었고, ‘정상’을 판단하기 위해 국가의 개입을 정당화하는 논리가 나올 수 있었다. 골턴이 창시한 우생학은 ‘인종 청소’의 이론적 틀로 발전되었다.

 

1940년대 미국 클리블랜드에서는 이상적 신체 치수를 가진 여성을 뽑는 대회가 개최되었다. 여성의 이상적 신체 치수는 1만 5,000명의 젊은 성인 여성들로부터 수집한 신체 치수를 계산해서 나온 ‘평균값’이었다. 대회 주최 측 관계자는 완벽한 신체를 가진 여성에게 ‘노르마(Norma: ‘정상’을 뜻하는 ‘normal’에서 따온 이름)라는 별칭을 붙였으며 클리블랜드 박물관에 ‘노르마’ 조각상이 전시되었다.

 

평균의 시대 속에서 ‘평균’은 ‘정상’ 또는 ‘우수함’의 의미로 혼동된 채 사용되었고, ‘평균’은 인간을 평가하는 하나의 준거가 되었다. 평균주의는 표준화된 교육 과정 안에서 똑같은 교재로 학습하는 공교육이 형성되는 데 지대한 영향을 주었다. 교육이 획일적으로 이뤄지면 학생 개인마다 취향을 살릴 기회가 부족해진다. 그리고 교육 과정에 따라가지 못한 학생은 학습 의욕이 떨어진 ‘열등한 학생’으로 평가받는다. 저자는 평균 점수로 학생의 성적 성취도를 평가하는 방식이 학생 개인의 소질 및 적성을 제대로 보지 못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사실 저자는 ‘평균주의 교육’ 때문에 어려움을 겪은 적이 있다. 중학생 시절 그는 ADHD 장애 판정을 받아 평균 점수를 받지 못한 ‘학습지진아’였고 성적 미달로 고등학교를 중퇴했다. 중퇴 이후 그는 대학입학자격 검정시험을 통과해 대학에 입학할 수 있었다. 《평균의 종말》은 저자의 경험과 ‘평균의 허상’을 증명해주는 연구 결과를 제시하면서 개인 고유의 재능과 취향을 외면하는 평균주의 교육을 비판한다.

 

저자는 평균주의 교육 또는 시스템을 탈피하고 주체적인 사회로 발전하기 위해서 ‘개개인학(science of the individual)이라는 학문을 만들었다. 그는 평균주의에서 벗어날 수 있는 세 가지 개개인성의 원칙을 제시한다. 첫 번째는 들쭉날쭉의 원칙, 두 번째는 ‘맥락의 원칙’, 그리고 마지막은 ‘경로의 원칙’이다. 각 개인의 특성은 같을 수 없다. 들쭉날쭉하기 때문에 인간의 특성을 ‘평균’에 근접한 기대치에 맞출 수 없다. 인간의 성격은 하나로 똑 부러지게 규정하기 어렵다. 인간은 상황에 따라 외향적인 행동을 할 수 있고, 또 내향적인 행동도 할 수 있다. 따라서 인간은 적절한 상황과 맥락에 따라 유연하게 대응하면서 본연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 성공한 사람이 걸어갔던 삶의 경로를 똑같이 따를 필요가 없다. 그것은 모든 사람에게 적용되지 않는다. 각자에게 적합한 삶의 경로가 있다.

 

저자는 학생 개인의 능력을 부각하는 새로운 대안 교육 방식들을 제시하는데, 그중 하나가 자격증을 수여하는 교육제도이다. 저자는 학생의 실력이 검증된다면 학위 대신에 자격증을 수여하자고 주장한다. 이게 과연 우리나라 교육 실정을 극복하는 대안이 될 수 있을까? 우리나라에서 자격증은 취업을 위해 기본적으로 갖춰야 하는 스펙 중 하나다. 자격증은 일정한 실력을 인정하여 주는 증서인데, 우리나라의 자격증은 취업을 위해 반드시 따야하는 가산점으로 활용되고 있다. 자격증을 많이 딴다고 해서 그 사람의 모든 재능이 뛰어나다고 볼 수 없다. 그러나 기업들은 직원을 채용할 때 (기업이 요구한) 자격증을 소유한 지원자를 우대한다. 결국, 자격증도 획일화된 평균주의 교육의 수단으로 변질할 수 있다. 저자의 말대로 평균주의가 망친 교육을 개선하려면 먼저 기업부터 바꿔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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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6-11 13: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8-06-12 11:47   좋아요 0 | URL
문제 많은 낡은 사회제도를 고수할수록 그 제도에 유리한 소수 특권층만 유리해져요. 그들은 변화를 두려워해요. 오랫동안 누려온 특권들을 포기해야 되니까요.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낡은 사회제도에 손해를 보는 다수 사람들도 변화를 두려워해요. 왜냐하면, 변화하는 과정에 겪게 될 크고 작은 시행착오를 피하고 싶어 해요.

레삭매냐 2018-06-11 13:2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어느 신문 칼럼인가 기사를 보니,
지금 21세기 한국의 노동상황이 기원전 로마의
노예들이 처해 있던 상황과 다를 바가 없다는
글을 읽고 깜짝 놀랐습니다.

교육제도와 시스템으로 노동을 기업/재벌에
예속된 현재가 서글퍼지네요.

cyrus 2018-06-12 11:51   좋아요 1 | URL
네, 슬프지만 현대판 노예가 많습니다.. ^^;;

책읽기는즐거움 2019-10-13 11: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좋은 글이시지만 이제 수능으로 대학가는 친구들은 전체의 반의 반도 안됩니다. 시대가 변했는데 교육은 그대로 라는 말씀을 하시려면 변화된 부분은 반영하시는게 더 완벽한 글이 될 거 같아요. 물론 전체적인 논지는 공감합니다. 제가 평가할 수준은 아니지만요^^;

cyrus 2019-10-14 07:42   좋아요 0 | URL
댓글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제가 미혼이라서 최근 입시 현황을 잘 몰랐습니다.. ㅎㅎㅎ 고등학교를 졸업한 지 13년이나 지났는데 그 사이에 많이 변했군요.
 

 

 

 

제가 사는 곳은 대구광역시 서구입니다. 불명예스럽게도 서구는 대구 자치구 중 가장 보수적인 곳입니다. 다음 주에 하는 전국 지방선거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걱정됩니다. 1980년대까지만 해도 서구는 섬유산업의 중심지였고, 지역경제가 활성화된 곳이었습니다. 그러나 산업시설의 노후화로 인해 섬유산업이 사양길로 접어들면서 인구도 줄고, 지역 소득도 줄어들었습니다. 속된 말로 서구는 ‘대구에서 제일 못사는 자치구’입니다.

 

서구와 근접해 있는 자치구 중 하나가 달서구입니다. 서구와 이름이 비슷해서 혼동하기 쉽습니다. 1988년에 서구의 일부 지역(내당동 일부, 성서)이 달서구로 편입되면서 서구 면적은 현재의 모습으로 확 줄어들었어요. 이때부터 서구는 흙길을 걷기 시작했죠. 달서구에 있는 공공도서관은 총 세 곳입니다. 도원도서관, 성서도서관, 본리도서관입니다. 저는 달서구에 가면 세 곳만 꼭 갑니다. 그 외에는 달서구의 랜드마크에 가지 않아요. 달서구 면적이 꽤 넓어서 달서구 동네 이름도 잘 몰라요.

 

이번 지방선거에 기초의원 비례대표를 뽑는 지역 자치구가 있습니다. 비례대표 서구의회의원 선거에 후보자 4명이 출마했는데 2명은 더불어민주당, 나머지 2명은 자유한국당 소속입니다. 정의당, 녹색당 소속 후보가 없는 게 아쉽습니다.

 

 

 

 

 

 

비례대표 달서구의회의원 선거에 출마한 후보는 총 8명입니다. 저는 서구에 살고 있지만, 비례대표 달서구의회의원 선거 결과가 제일 궁금하면서도 기대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제가 아는 분이 비례대표 후보로 출마했기 때문입니다.

 

알라딘 블로그를 개설한 이래 처음으로 특정 정당 후보자를 지지하는 글을 쓰는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솔직히 이런 글을 어떻게 써야 할지 잘 모르겠어요. 너무 성의 없이 글을 쓰게 되면 후보자를 지지하는 호소력이 줄어들 것 같고, 그렇다고 구구절절 정성을 다해 호소하면서 쓰면 사족(蛇足)이 늘어날까 봐 신경 쓰입니다. 그냥 후보자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듯이 쓸려고 합니다.

 

 

 

 

 

제가 지지하는 배수정 후보정의당 소속이며 추천순위 1번으로 출마했습니다. 후보자의 약력 및 경력은 인터넷에 검색하면 확인할 수 있으므로 생략하겠습니다. 배 후보가 내세운 공약은 다음과 같습니다.

 

 

 

 

 

* 여성안심도시 실현

* 달서구가 함께 책임지는 아이 돌봄 교육

* 미세먼지 및 대기환경 개선 조례 제정

* 관변단체 보조금 등 특혜 폐지

* 업무추진비 사용내역 공개

 

 

제가 배 후보를 알게 된 계기는 ‘페미니즘 북클럽 레드스타킹’이었습니다. 올해 초에 이 독서 모임에 참석하기 시작하면서 배 후보를 만나게 됐습니다. 배 후보는 오래전부터 레드스타킹에 활동하면서 여성 문제, 사회적 약자 문제에 늘 관심을 가져왔던 페미니스트입니다. 비록 소규모 독서 모임이지만, 배 후보는 모임을 주도적으로 이끌어 갔습니다. 그녀는 확고한 생각을 가졌을 뿐만 아니라 그 생각을 행동으로 표현할 줄 아는 실천력도 지녔습니다.

 

 

 

 

 

 

지난 4월에 경북대학교 교수가 대학원생을 성추행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대구 여성단체들이 진상조사를 촉구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 진상조사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에 배 후보가 참석했습니다. 저는 그저 생각만 하는 사람(제가 이런 유형의 사람입니다)보다 직접 목소리를 내면서 행동하는 사람이 더욱더 멋지다고 생각합니다. 실천력이 겸비된 준비된 행동을 할 줄 아는 배 후보야말로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갈 젊은 리더십을 보여줄 수 있다고 믿습니다.

 

 

 

 

 

대구가 보수 아니 자유한국당의 텃밭이라는 오명을 벗고 ‘젊은 대구’로 도약하려면 ‘젊은 정치인’들이 많아져야 합니다. 그러려면 젊은 정치인들이 활동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밀어주는 정당에 투표해야 합니다. 불행하게도 서구에 출마한 후보자 중에 30대 후보자가 단 한 명도 없습니다. 저는 달서구 주민이 아니라서 배 후보에게 한 표를 줄 수가 없어요. 배 후보가 지인이라서 지지하는 건 아닙니다. 배 후보가 지향하는 정치가 늙어서 힘 빠진 대구를 살리는 데 필요한 에너지이기 때문입니다. 나비의 작은 날갯짓이 날씨 변화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나비 효과’라고 하죠. 배 후보가 달서구 비례대표로 당선된다면 서구를 포함한 다른 자치구에 영향을 줄 것이고, 자치구 주민들은 ‘젊은 정치’의 필요성을 느끼게 될 것입니다. 배 후보의 작지만 힘찬 날갯짓은 달서구뿐만 아니라 대구 전역에 긍정적 영향을 주는 나비 효과가 될 수 있습니다.

 

 

 

 

 

 

이 글을 보는 사람이 얼마나 될지 잘 모르겠습니다. 제가 영향력 있는 사람이 아니라서 이 글은 오늘 하루 지나면 잊힐 것입니다. 특정 후보자를 지지하는 글을 싫어하는 사람들도 있을 겁니다. 그래도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배 후보를 지지하는 글을 남겨 봅니다. 이번 주 일요일까지 블로그에 새로운 글을 등록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저는 시간 나는 대로 배 후보를 돕기 위해 선거운동에 나서려고 합니다. 달서구 주민 여러분의 소중한 한 표, 정의당 달서구 비례대표 후보 배수정에게 부탁드립니다.

 

대구가 아닌 다른 지역에 사는 여러분들에게 부탁드립니다. 대구의 민심에 대해 욕만 하지 말고, 대구가 정신 차릴 수 있도록 대구에 사는 가족 또는 지인들에게 ‘젊은 정치인’을 지지해달라고 말씀해주세요. 이제는 선거구에 상관없이 정치인 또는 후보자를 지지할 수 있습니다. 지지하지 못하더라도 대구에도 젊은 후보들이 있다는 사실을 SNS로 널리 알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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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6-07 16: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8-06-08 18:46   좋아요 2 | URL
대구 민심을 잘 모르겠어요. 이번 선거 기간 동안 돌아다니면서 더불어민주당이나 정의당을 지지하는 사람들을 만났어요. 이번 선거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모르겠지만, 여전히 자한당이 우세하다면 ‘샤이 자한당‘이 생각보다 많을 것 같습니다. 이러면 진보 성향 후보자들 입장에서는 상당히 힘이 빠질 겁니다.

깐도리 2018-06-07 16: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제가 사는 곳도 보수지역 경북 북부랍니다....요번에 지각변동 있을 것 같아요...

cyrus 2018-06-08 18:48   좋아요 0 | URL
민심이 확 달라지는 게 이렇게 오래 걸린 일일 줄 몰랐습니다. 예상을 뒤엎는 결과가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레삭매냐 2018-06-07 17: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한 때 대구가 조선의 모스크바라는 별명
으로 불린 시절이 있었다죠.

21세기 들어 퇴행한 느낌이라고나 할까요.

모쪼록
배수정 후보라는 분의 선거운동을 위해
그 좋아하는 책읽기와 글쓰기마저 전폐하고
분연히 일어서 전향한 싸이러스님을 열렬
하게 응원합니다 ㅋㅋㅋ

cyrus 2018-06-08 18:49   좋아요 0 | URL
평일 선거운동은 힘들고요, 주말 이틀은 가능해요. 후보자가 지원을 요청하면 도와주러 가야죠. ^^

2018-06-07 17: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8-06-08 18:52   좋아요 0 | URL
인터넷에 특정 정당, 정당 소속 후보자를 지원하는 글을 써도 됩니다. 글 쓰기 전에 유권자 선거 홍보 원칙을 확인했습니다. 군인, 공무원 아니면 누구나 후보자를 지지하는 글이나 게시물을 올릴 수 있어요. ^^

2018-06-08 19: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stella.K 2018-06-07 18:3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정말 웬만해서 안하는 일을 했구나.
서재 사진까지 바꿔가면서.ㅎ
네가 이럴 정도면 일 잘하는 사람인가 보다.

나도 한국당은 별로지만 그래도 여당이 아닌 것에
의미를 둬야지 않을까?
국회의원은 고루퍼져 있는 게 좋은데 말야.
아무리 좋은 당이라고 해도 독주는 좀 위험하잖아.

난 후보들이 공약 발표하면서 떨어져도
그 공약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지 그걸 잘 모르겠어.
공약이 비슷비슷한 것도 내가 떨어져도 누군가는 할 거니까
책임의식에서 좀 자유로울 수 있다고 생각할까 싶기도 하고.

어쨌든 나도 사는 동네가 달라 찍어줄 수가 없지만
선전했으면 좋겠다!^^

cyrus 2018-06-08 18:54   좋아요 0 | URL
이번 기회에 정의당, 녹색당의 활동 범위가 넓혀졌으면 좋겠어요. 저는 보수지만, 여당 또는 보수 정당을 견제할 수 있는 진보 정당이 더 많아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

독돌이 2018-06-07 20: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후보자의 약력 및 경력은 인터넷에 검색‘하면 나오지만 기왕이면 링크를 글 속에 첨부시키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cyrus 2018-06-08 18:58   좋아요 0 | URL
조언 감사드립니다. 네이버 검색창에 후보자 이름만 검색하면 후보자 경력이 나옵니다. 너무나 간단한 일이라서 링크 첨부는 하지 않았습니다. 후보자 공식 SNS가 있긴 한데, SNS를 소개하는 것이 유권자 선거 운동 원칙에 맞는지 살펴보고나서 링크를 첨부하겠습니다. ^^

페크pek0501 2018-06-10 13: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예. 알리겠습니다.

붕붕툐툐 2018-06-11 11: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cyrus님 프사가 바뀌어서 심상잖다 했는데, 이런 사연이 있었군요~ 저도 한 때 열렬히 누군가를 지지해서 선거운동 자원봉사를 했었어요~ 결과가 어찌되었든 그 과정만으로 참으로 소중한 일임에는 틀림없는 것 같습니다. cyrus님의 성장을 축하드립니다!!

cyrus 2018-06-12 11:54   좋아요 0 | URL
정신적으로 성장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특별한 경험이었습니다.. ^^ 정치 문제를 바라보는 일반인과 정당인의 시선이 크게 다르다는 걸 알았어요. 그동안 정치 뉴스를 보면서 아는 척하면서 지적하곤 했었는데 앞으로 정치 현안에 관해서 얘기할 땐 ‘좆문가’ 행세를 하지 말아야겠어요.. ㅎㅎㅎ
 
그리고 당신이 죽는다면 - 괴짜 과학자들의 기상천외한 죽음 실험실
코디 캐시디 & 폴 도허티 지음, 조은영 옮김 / 시공사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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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상, 오스카상, 그래미상. 이름만 들어도 명예롭고 황홀감마저 느끼는 유명한 상이다. 반면, 이 상을 받는다면 너무나 창피해서 쥐구멍에 숨고 싶을 것이다. 그런데 수상자는 이 상을 받을 수가 없다. 그는 이 세상 사람이 아니기 때문이다. ‘다윈상(Darwin Award)은 가장 황당한 죽음을 맞은 사람에게 주는 상이다. 인류 진화의 발전을 위해 어리석은 유전자를 스스로 제거한 공을 기린다는 취지에서 진화론을 발견한 찰스 다윈의 이름을 따 만들어졌다.

 

죽음에 이르는 기상천외한 사고들을 과학적으로 분석한 《그리고 당신이 죽는다면》(시공사, 2018)는 한 번 보면 농담 따먹기처럼 가벼운 책으로 오해하기 쉽다. 이 책의 공동 저자 중 한 명(폴 도허티)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유명한 과학관 수석 과학자란다. 이 책을 계속 읽어 보면 상상을 초월한 저자들의 호기심과 사고 실험, 그리고 촌철살인에 매료되고 만다.

 

 

 

 

 

백상아리의 공격을 받고도 목숨을 구할 방법은? 엘리베이터 케이블이 끊어져서 추락했을 때 살아남을 방법은? 블랙홀 한가운데에 뛰어든다면 무슨 일이 일어날까? 춥고 긴 한파가 오는 겨울이 오면 ‘이불 밖은 위험해’를 외치며 이불 속에서 잠을 청하고 싶다. 아무것도 안 하고 계속 누워만 있으면 좋은 걸까? 비록 후대에 윤색된 전설이지만,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엠페도클레스(Empedoklcles)는 자신이 신이라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에트나 화산의 분화구에 몸을 던졌다고 한다. 만약 화산 분화구에 몸을 던지면 어떻게 될까? 그밖에도 저자들은 끔찍하면서도 실현 불가능한 상상들을 총동원한다. 책이 갑자기 블랙홀로 변하는 상상도 한다. 아니, 무슨 마약을 먹었기에 이런 생각을 했는지‥…. 이 책의 마지막에 나오는 궁금증은 웃음 밖에 안 나온다. 세서미 스트리트(Sesame Street)쿠키몬스터처럼 쿠키를 우걱우걱 먹는다면?

 

저자들은 누구도 생각해본 적 없고, 또 대답해주지 않는 이 위험천만한 상황들이야말로 ‘제일 흥미로운 부분’이라고 말한다. 생각하기 싫을 정도로 끔찍한 일이지만, 전혀 사소하지 않은 호기심을 누가 말리겠는가? 어마어마한 금액의 돈을 준다고 해도 이 책에 나오는 위험한 실험들을 체험하려는 사람들은 없을 것이다. 그런데 단지 호기심이 왕성해서 자신이 직접 실험대상이 된 ‘괴짜’가 있다. 마이클 스미스는 벌이 그의 고환을 쏜 황당한 사고를 경험했는데, 본인 말로는 생각했던 것만큼 아프지 않았다고 한다…‥. 바지 안에 들어가 고환을 쏘는 벌도 신기한데, 벌침을 맞고도 통증을 느끼지 않은 스미스 당신은 대체…‥. 강철 고환인가? 아무튼, 그 별난 사고 이후로 스미스의 머리에 궁금증이 스쳤다. ‘벌에 쏘였을 때 어느 신체 부위가 제일 아플까?’ 스미스는 매일 아침 벌침을 맞는 실험을 했다. 그는 벌침을 맞았을 때 느끼는 통증을 수치화하여 통증이 심한 부위를 알아냈다. 과연 벌에 쏘였을 때 제일 아픈 부위는 어디일까? 스미스의 실험 결과가 궁금하다면 책을 읽어보시길.

 

『이 책이 당신을 죽일 수 있다면?』 편은 애서가라면 그냥 지나칠 수 없는 내용이다. 저자들은 책을 ‘살인 무기’로 만드는 사고 실험을 시도한다. 놀랍게도 책도 살인무기가 될 수 있다. 대부분 애서가는 움베르토 에코의 소설 《장미의 이름》(열린책들, 2009)에 나온 살인 무기, 즉 독물이 묻은 책을 기억할 것이다. 그럴듯하지만, 이미 많이 알려진 소설 속 묘사이다. 책을 빨리 넘기면 손가락이 종이에 벨 수 있다. 실제로 종이에 베어서 목숨을 잃은 사람이 있다고 한다. 다윈상 후보로 추천해도 될 만큼 황당한 죽음을 맞이했다. 이 글을 보고 있을 애서가 동지들이여, ‘슬로 리딩’을 생활화하자! 건강을 유지하면서 오래오래 독서를 즐기려면 종이에 손이 베지 않도록 해야 한다. 사소한 상처도 다시 보자!

 

《장미의 이름》의 윌리엄 수도사진리로 사람을 웃게 하는 것이야말로 인류가 사랑하는 사람이 할 수 있는 이로운 일이라고 말했다. 그렇다. 정확한 실험이 이루어지는 과학이라는 진리는 누가 어떻게 소개하느냐에 따라 사람을 웃게 만들 수 있다. 《그리고 당신이 죽는다면》은 연구실에 파묻혀 지내는 과학자들의 딱딱한 실험 보고서가 아닌 유쾌하고(?) 위트 넘치는 과학과 예능을 결합한 버라이어티로 읽힌다. 낄낄대며 읽다 보면 불현듯 궁금한 게 많아지리라. 단, 이 책에 나오는 실험들을 절대로 따라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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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6-03 22: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8-06-05 20:44   좋아요 0 | URL
맞아요. <아라비안나이트>에도 유사한 설정이 나오는 이야기가 있어요. ^^

transient-guest 2018-06-07 00: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전에 TV에서 ‘1000 ways to die‘란 프로가 있었는데 황당하게 죽은 사건만 모아서 재현했던 프로그램입니다. 책의 취지와는 좀 다르지만 등장사건의 희생자들 중 다윈상후보가 여럿 있을 겁니다.ㅎㅎ

cyrus 2018-06-07 11:26   좋아요 1 | URL
저도 이 책을 읽으면서 그 방송 프로그램이 생각났어요. 우리나라 케이블 채널에 방영된 적이 있어요. ^^

페크pek0501 2018-06-10 13: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절대로 따라하지 않겠습니다. ㅋ
흥미로운 책이군요. 호기심은 많을수록 좋다고 하던데요.

cyrus 2018-06-11 07:48   좋아요 0 | URL
이 책에 나오는 내용 대부분이 어느 누구도 생각하지 못한 호기심을 다룬 것이라서 재미있습니다. ^^
 

 

 

 

이토 준지 컬렉션 12화 첫 번째 이야기

궤담(潰談: 터지는 이야기)

 

 

 

 

 

 

오기는 남미의 정글을 여행하다가 운 좋게 그곳에 사는 원주민들을 만난다. 원주민들은 오기를 반갑게 맞이했고, 그에게 특별한 선물로 을 준다. 귀국한 오기는 자신의 친구들(스기오 일행)을 초대해 남미 원주민들에게 받은 꿀을 공개한다. 그러면서 오기는 원주민들에게 들은 ‘기이한 당부’를 친구들에게 알려준다.

 

 

 

 

 

 

 

 

 

 

 

 

 

 

 

 

* 이토 준지 《어둠의 목소리 궤담》 (시공사, 2008)

 

 

 

꿀을 먹으면 누구에게도 들키지 않아야 한다. 그러니까 이 꿀은 아무도 모르게 혼자서 먹어야 하며 꿀을 먹은 사실이 ‘누군가’에게 들키면 ‘재앙’이 생긴다. 그런데 오기의 친구들은 오기의 말을 무시하고 꿀을 먹는다. 친구들은 세상에 맛본 적이 없는 꿀의 맛에 푹 빠졌고, 꿀을 더 먹으려고 한다. 꿀의 맛을 잊지 못한 친구들은 다시 오기의 집에 찾아간다. 그러나 집에 오기는 보이지 않고, 친구들은 이때다 싶어 꿀에 손가락을 찍어 먹는다.

 

 

 

 

 

친구 중 한 명이 집안을 둘러보다가 벽면에 달라붙은 정체불명의 얼룩를 발견한다. 친구들은 이 얼룩의 정체가 오기라는 것을 직감하게 되고, 찝찝한 기분을 뒤로 한 채 꿀이 든 단지를 챙기고 나온다. 오기가 없다는 사실을 안 친구들은 남은 꿀을 각자 나눠서 가져가기로 결정한다(매정한 친구들 같으니라고…‥). 그리고 각자가 가진 꿀을 또 먹는다…‥.

 

 

 

 

 

야스민이라는 이름의 친구는 꿀을 먹다가 ‘펑’하는 소리를 내면서 순식간에 터져버린다. 야스민의 몸은 오기의 집에서 발견한 납작한 형체처럼 변한다. 사실 오기도 꿀을 먹다가 터져 죽은 것이다. 끔찍한 상황에 직면하자 친구들은 멘붕에 빠지고, 이 와중에 리루코는 또다시 꿀을 먹기 시작한다. 그러자 리루코도 알 수 없는 뭔가에 의해 짓이겨져서 죽는다. 스기오는 오기가 알려준 ‘기이한 당부’를 기억해낸다. 오기, 야스민, 리루코는 꿀을 먹다가 누군가에게 들켜서 끔찍한 봉변을 당한 것이다. 꿀의 맛을 알아버린 자는 꿀의 저주에 빠지게 되고, 이 저주에 벗어나려면 아무도 보지 않는 곳에서 꿀을 먹어야 한다. 과연, 남은 생존자들은 꿀의 저주를 피하면서 꿀을 먹을 수 있을 것인가?

 

궤담(潰談)을 우리말로 해석하면 ‘터지는 이야기’라는 뜻이 된다. 궤담의 일본어발음이 괴담(怪談)의 일본어 발음과 비슷하다고 한다.

 

 

 

 

 

 

 

이토 준지 컬렉션 12화 두 번째 이야기

소문

 

 

 

 

 

 

<이토 준지 컬렉션> 마지막 이야기의 주인공은 소이치. 그는 『소이치의 제멋대로 저주』(1화 첫 번째 이야기), 『봉제 인형』(5화 두 번째 이야기)에 이어서 세 번째로 등장한 주인공이다. 소이치는 여전히 고약한 취미를 버리지 않았다. 자기보다 잘생기고 인기 많은 동급생에 질투심을 느끼면 그를 불행에 빠뜨리는 저주를 내린다. 하지만 무시무시한 저주를 내릴 만큼 비범한 능력을 갖추고 있으나 친구들은 소이치를 만만하게 본다.

 

 

 

 

 

 

 

 

 

 

 

 

 

 

 

 

 

* 이토 준지 《이토 준지 공포 박물관 6 : 소이치의 저주일기》 (시공사, 2008)

 

 

 

어느 날부터 학교에서 소이치와 관련한 소문이 알려지기 시작한다. 소이치가 착한 일을 한 사실이 미담으로 전해지고, 심지어 그가 유명한 연예인의 사촌이라는 소문까지도 퍼진다. 소문이 알려진 이후로 소이치는 인기인이 된다. 그런데 사실 이 황당한 소문들의 출처는 소이치다. ‘헛소문 제조기’ 소이치는 자신과 여학생 사키야마와 사귄다는 소문을 흘리고, 소이치의 장난을 알아차린 사키야마는 이 사실을 폭로한다. 망신살 뻗친 소이치는 부리나케 도망치고, 그 일이 있고 난 뒤 교실에 ‘기분 나쁜 모습을 한 모델’ 사진이 붙어져 있다. 사진 속 주인공은 『패션모델』(2화 첫 번째 이야기)에 나온 후치. 후치와 관련된 괴소문이 학교 전체에 퍼진다. 소문에 따르면 후치가 학생들 앞에 불쑥 나타나 자신이 예쁘냐고 묻는다고 한다. 후치의 그로테스크한 외모에 깜짝 놀란 학생들은 도망치고, 후치는 도망치는 학생들을 쫓아가 잡아먹는다.

 

『소문』은 이토 준지 작품의 인기 있는 주인공 소이치와 후치가 모두 등장하는 작품이다. 소이치가 나오는 이야기가 그렇듯 『소문』도 개그성 짙은 묘사가 나온다. 개인적으로는 <이토 준지 컬렉션> 마지막 이야기의 주인공이 토미에(9화 첫 번째 이야기 『화가』 등장인물)가 아니라서 아쉽다. 혹시 다음에 나올 2기를 위해 토미에 이야기를 작화하지 않은 것일까? 2기가 제작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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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요정 2018-06-03 13: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름도 다가오고 이토 준지 만화 좀 봐야겠어요^^

cyrus 2018-06-03 21:50   좋아요 0 | URL
볼만한 재미있는 공포만화를 찾아봐야겠어요. ^^

서니데이 2018-06-03 20: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토준지는 만화책으로 볼 때보다 애니메이션이 덜 무서운 것 같은데, 밤에 텔레비전으로 보면 무서울 것 같기도 하고요.^^;
오늘 많이 더웠는데, 주말 잘 보내셨나요.
cyrus님, 편안한 저녁시간 보내세요.^^

cyrus 2018-06-03 21:52   좋아요 1 | URL
원작 만화를 보고 애니메이션을 보면 덜 무서워요. 다음 장면이 뭘 나올지 알고 있어서요. 오늘 지인이 선거 후보로 출마해서 선거 운동 도왔어요. 오늘 정말 더웠습니다. ^^;;

transient-guest 2018-06-07 00: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토 준지는 정말 기괴한 작가죠.ㅎㅎ 그 일상의, 평범한 가운데 벌어지는 사건, 아무도 그걸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고 받아들이는 점이 정말 기괴합니다.ㅎ

cyrus 2018-06-07 11:31   좋아요 1 | URL
러프크래프트와 이토 준지 작품의 공통점은 기괴한 사건에 휘말린 인물들이 자신의 상황을 심각하게 인식하지 못하는 점입니다. 결말에 이르러서야 멘붕에 빠지게 되고, 비극적인 최후를 맞이하죠.

Tempus_fugit 2018-06-10 06: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이토 준지의 만화중 소이치시리즈가 가장 재미있었어요 어떻게 보면 소이치가 귀엽기도 하고 ^^

cyrus 2018-06-11 07:49   좋아요 1 | URL
소이치 시리즈가 이토 준지 작품 중에 덜 무섭고 개그 요소가 많아요. ^^
 
선을 넘어 생각한다 - 남과 북을 갈라놓는 12가지 편견에 관하여
박한식.강국진 지음 / 부키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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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관계의 변화를 이처럼 뚜렷이 국민에게 각인시킨 건 실로 오랜만이다. 4·27 남북 정상회담 이후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관계가 큰 폭으로 변화하고 있다. 6월 12일 북·미 정상회담 등 대형 이벤트도 줄줄이 이어진다. 보수 정부가 집권한 9년간 얼어붙었던 과거(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 비롯한 ‘불확실한 미래’를 희망으로 확 바꿔버린 순조로운 분위기를 보고 있자니 국민으로선 기대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성공의 기대는 다른 형태의 불안과 맞닿아 있다. 이 소중한 희망의 불씨를 끝까지 살려낼 수 있을까. 북한은 정말 변화한 것인가, 예상치 못한 돌발 변수로 인해 ‘4·27 판문점 선언’이 휴지가 되는 건 아닐까, 남북 모두 평화통일의 자체적 역량 결집은 가능한가 등 반신반의의 자문이 그치지 않는다. 그 근저에는 정전 협정 이후 65년간 쌓인 남북 간의 불신과 안보를 정치에 악용하는 ‘안보장사꾼’ 정치인들에 대한 불신이 도사리고 있다.

 

서울신문 강국진 기자가 묻고 국제관계학 전문가 박한식 교수가 답한 대담집 《선을 넘어 생각한다》(부키, 2018)냉전적 사고의 틀 안에 만들어진 열두 가지 편견을 거론하고, 그 편견들에 대해 반박한다. 박한식 교수는 50여 차례 북한을 방문할 정도로 현장 경험이 풍부하다. 그의 대표적인 공로는 지미 카터와 빌 클린턴 미국 전 대통령의 방북을 중재한 일이다.

 

우리에게 문화적으로, 언어적으로, 관습적으로 남아 있는 가장 질긴 편견이 바로 ‘북한의 악마화’ 프레임이다. 반공 만화영화 <똘이 장군>에서 김일성 주석은 사악한 돼지로 묘사되었고, 그가 죽자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아버지보다 권력욕이 많은 ‘악마의 자식’, 또는 ‘독재자’로 알려지게 되었다. 집권 초기부터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미사일을 쏘아 올리고 핵실험을 거듭하면서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었던 시절을 생각해 보라. 불과 몇 개월 전만 해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김정은을 ‘로켓 맨’, ‘미치광이’라고 조롱했다.

 

‘북한의 악마화’ 프레임 다음으로 오래된 편견은 ‘북한 붕괴설’이다. 북한 내부의 이상 조짐이 알려지면 국내 언론과 다수 전문가는 ‘북한은 머지않아 붕괴할 것’이라고 주장하곤 했다. 북한은 주적이며 안보를 철저하게 내세우는 보수 정당은 과거 정부(김대중·노무현 정부)의 대북 지원 정책을 물고 늘어져서 ‘북한 핵무기 개발을 위한 퍼주기’라고 비난했다. 이 세 가지 프레임은 남북 관계 개선에 하등 도움이 되지 않는 대표적인 편견이다. 이러한 편견이 만들어진 프레임은 북한 문제를 냉철하면서도 현실적으로 접근해야 할 정책결정자들의 판단을 흐리게 한다. 특히 북한을 너무나도 잘 모르는 일반 시민들도 이 프레임의 덫에 걸리기 쉽다.

 

박 교수는 쿠데타가 일어난다고 해도 절대로 북한은 붕괴하지 않는다고 단언한다. 북한은 ‘1인 독재 체제’로 작동되는 국가가 아니다. 엄밀히 말하면 북한을 움직이게 하는 건 조선노동당이다. 조선노동당은 민족 단결과 집단주의를 강조한다. 숙청과 처벌로 권력 중심부의 인사가 교체되더라도 그 빈자리에 새로운 얼굴이 등장한다. 그러므로 최고 지도자가 죽는다고 해도 북한은 무너지지 않는다. 북한 지도부를 ‘악의 축’, ‘미치광이’, ‘주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은 북한과의 대화를 어렵게 만든다. 박 교수는 이러한 시각을 바탕으로 한 대북 정책을 ‘안보 접근법’이라고 말한다. 그는 군비 증강 능력을 내세워 북한을 견제하는 안보 접근법을 비판한다. 안보 접근법이 반영된 대표적인 대북 정책이 경북 성주에 배치된 사드(THAAD)다. 군사적 압박에 직면했던 북한은 미국의 위협을 심각하게 받아들였고, ‘핵 무력·경제 건설 병진 노선’이라는 전략적 노선을 고집했다. 남북 간의 갈등이 지속되었을 때 군비 지출이 늘어났다. 박 교수는 통계 자료를 공개하면서 ‘퍼 주기’ 프레임의 허상을 지적한다. 2011년 연평도 폭격 이후 국회는 군사력 구축을 위해 추가예산을 증액시켰는데, 대북 지원 예산의 2배가 되는 돈이다.

 

결국, 북한이 비핵화 의지를 실천으로 이행하기 위해서는 남한은 평화적인 방법으로 북한 문제에 접근해야 한다. 박 교수는 남과 북 모두 필요한 것은 동질성을 강조하는 통일이 아니라고 말한다. 남북 모두 서로 ‘마음의 경계’를 만들지 않으려면 이질성을 수용해야 한다. 남북이 서로 다르다는 점을 인식하는 것이다. 우리가 북한의 이질성을 수용하려면 오래된 냉전적 사고방식과 종북 프레임을 털어내야 한다.

 

북한에 대한 불신이 쉽게 사라지지 않는 문제는 우리 내부에 있다. TV를 켜면 북한학 교수, 기자, 정치인, 심지어 북한에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정치평론가들이 나와서 북한과 남북관계에 대한 의견을 밝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들의 말을 듣고 있으면 한심스럽기만 하다. 여전히 ‘보수-진보 진영’ 논리로 북한을 바라보기 때문이다. 단선적인 해석과 논의는 판 전체가 달라진 현 상황을 설명하기에 충분하지 않다. 물론 지금 이 순조로운 남북 관계의 분위기를 계속 유지하려면 북한 문제에 대한 합의와 이념을 초월한 건설적 논쟁이 필요할 뿐만 아니라 당연히 거쳐야 한다. 다만 논쟁과 검증이 소모적으로 흘러 본말을 전도시킨 사례가 적지 않았던 우리의 경험을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관건으로 남는다. 북한에 향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요즘, 앞으로는 ‘(북한을)모르는 것이 약이다’가 아니라 ‘모르는 것은 독’이 될 수 있다. 이제는 객관적으로 북한을 바라보면서 정확하게 얘기해야 할 시점이다. 더 많은 이들, 특히 통일의 필요성을 못 느끼는 사람들이 이 책을 읽고 많이 알아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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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mpus_fugit 2018-06-02 22: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남한은 형이하학적 가치를 중시하는데 반해 북한은 형이상학적 가치를 중시한다는 점과 저자가 말하는 ‘변증법적 통일론‘이 특히 흥미로웠습니다.

cyrus 2018-06-03 12:21   좋아요 1 | URL
이 책을 읽기 전에는 통일에 대해 막연하게 생각했어요. 구체적으로 생각해본 적도 없었어요. 앞으로 한반도의 정세가 어떻게 될지 모르기 때문에 변화 분위기를 어느 정도 감지하려면 북한을 공부해야겠어요. ^^

레삭매냐 2018-06-02 22: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십 년 동안 앵무새처럼 북한 스스로 붕괴론
이 이루어지지 않은 것에 대해 그 많은 전문가
들이 입을 닫고 있는 이유가 궁금합니다.

최근 D일보에서 무속인을 동원해서 신종 참언
을 신문에 게재한 사건은 대한민국 언론사에
두고두고 회자될 만한 일이었습니다.
양식이 있는 기자들이라면 데스크와 사주에게
마땅히 항의해야 할 일이겠지만 말입니다.

결어를 읽어 보니 어쩌면 남북관계는 부부관계
와도 같은 게 아닐까 뭐 그런 생각이 문득 들었
습니다.

cyrus 2018-06-03 12:30   좋아요 0 | URL
전문가들은 자신의 잘못된 주장에 대해 인정하지 않죠.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는 것이니까요. ^^;;

생각보다 북한 붕괴설을 믿는 사람들이 많아요. 그런 사람들은 북한이 불리한 소식을 접하면 ‘곧 북한도 망하겠구나‘하면서 ‘지금이야말로 북한을 무너뜨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말합니다. 북한과의 전쟁을 참 좋아해요. 전쟁이 일어나서 미국 등과 연합한 남한이 승리한다고 해도 우리 역시 잃을 게 많아요. 북한이 쿠데타로 무너져도 후폭풍을 남한이 감당해야 합니다. 골치 아픈 일이죠. 북한이 스스로 무너지거나 북한을 공격해서 통일을 원하시던 분들이 북한 붕괴 후를 어떻게 대처할지 궁금합니다. 과연 어려워진 북한 주민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밀까요? 먹고사니즘에 익숙한 분들이라서 또 반대할 것입니다. 남한 주민들 살기 힘든데 북한 사람들 많이 챙겨준다고 불만을 늘어놓을 거예요. 하여튼 북한 문제만 나오면 자기주장이 강하고, 남의 의견을 듣지 않는 사람들은 ‘좆문가‘에요.


레삭매냐 2018-06-03 14:51   좋아요 1 | URL
지금 정부는 몰라도 지난 9년 동안 보수정부의
무능에 대해서는 정말 할 말을 잃었습니다.

엠비시절에 연평도 포격으로 연평도 주민들이
인천으로 피난나왔을 때만 해도 정부에서 무
대책으로 일관해서, 인천 찜질방 주인장이 주
민들에게 자신의 찜질방을 무료로 제공했었습
니다.

그런데 갑자기 통일이 되어 북한 주민이 수백
만 명이 남한으로 내려 온다고 생각해 보세요.
진짜 대책없습니다.

전쟁으로 해결하자는 무지막지한 발상의 제공
자 중의 한 명은 중앙일보 논설위원인 김가짜
(패러디입니다*)라는 분이 있습니다. 이 분이
전쟁으로 3일만 버티면 이길 수 있다는 헛소리
를 해서 놀란 적이 있습니다.

강남대로에 미사일 한 방만 떨어져도 생지옥이
될 텐데, 1분에 만발이상 포격할 수 있는 장사정
가 불을 뿜으면 그 잘난 강남의 아파트숲과 빌딩
은 온전하게 무사할 수 있을까요. 무대책 무대안
으로 무장한 어느 정당의 미래를 보는 것 같은
기시감이 드네요.

짜라투스트라 2018-06-02 23: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짜 북한에 대해서 알아야 하는 시간이 된 것 같습니다.^^

cyrus 2018-06-03 12:31   좋아요 0 | URL
아마도 조만간에 출판사들은 북한과 트럼프 관련 책들을 만드느라 바빠질 것입니다. ^^

이하라 2018-06-03 00: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얼마만큼의 노력이 더해져야할지는 모르겠지만 화해와 타협의 시간이 될거라는데는 믿음이 가고 있습니다. 이런 날들이 북한에 대해 알아야겠다는 마음을 불러일으키는 것 같아요.

cyrus 2018-06-03 12:33   좋아요 0 | URL
과거에는 ‘적을 아는 마음‘으로 북한을 이해했지만, 이제는 ‘협동 파트너를 아는 마음‘으로 이해해야 합니다. ^^

북다이제스터 2018-06-03 01: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미국이 북한의 세계 8위 석유 매장량과 히토류 광물 가치에 눈독들이고 있거든요. ㅎㅎ 가치가 7천조 억으로 예상된다고 하니 과거 군비산업 경제를 훨씬 뛰어넘기에 대치국면을 이젠 분명 중단할 것 같습니다. ㅎㅎ

cyrus 2018-06-03 12:35   좋아요 0 | URL
제가 걱정을 하는 이유가 제 주변에 수구 세력의 프레임에 길들어진 사람들이 많아서 그래요. 제가 사는 곳이 대구예요.. ㅎㅎㅎ 이번 달 선거 결과 소식에 당선된 자한당 소속 정치인들을 안 봤으면 좋겠어요. ^^;;

2018-06-03 08: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8-06-03 12:39   좋아요 0 | URL
이번 기회에 북한도 남한에 대해 천천히 알아가려는 적극적인 자세를 보여줬으면 좋겠어요. 그래야 남한 사람들이 북한을 신뢰할 수 있거든요. 일제 강점기가 우리나라 역사상 가장 불행한 시대였지만, 반공 이데올로기가 당연시했던 유신 시대도 불행한 시대였습니다. 지금도 여전히 불행한 시대의 그림자에서 벗어나지 못했잖아요.

transient-guest 2018-06-07 00: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말이 전문가지 아무것도 모르는 멍청이들이 더 많아요. 그저 TV에 나와서 돈되는 말을 하고 정치색에 따라 떠들어대는...알아야죠. 제대로 알아야 합니다. 전두환-노태우때 어린 시절을 보낸 저는 반공학습이나 방위성금 같은 걸 생각하면 지금도 화가 납니다.

cyrus 2018-06-07 11:40   좋아요 1 | URL
이 책에 전두환의 대북 정책을 ‘일부’ 칭찬한 대목이 있습니다. 저자는 아웅산 테러 사건 이후에 전두환이 북한과의 대화를 적극적으로 시도한 행보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어요. 그리고 북한에 대한 평화접근법 계보를 ‘노태우-김대중-노무현’으로 잡고 있습니다. 이 내용에 대해선 독자들마다 의견이 갈릴 것으로 보입니다. 저는 전두환-노무현 정권의 대북 정책이 권력 결속을 강화하기 위한 ‘보여주기 식’ 정책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