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라비안나이트》는 페르시아의 왕 샤리아르와 그의 동생 타타르의 왕 샤 자만이 등장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앙투안 갈랑 판본을 번역한 《천일야화》에서는 형은 샤리아, 동생은 샤즈난이라는 이름으로 부른다. 여기서는 프랜시스 버턴 판본을 번역한 동서문화사의 《아라비안나이트》의 표기명을 따르겠다) 샤리아르와 샤 자만은 가장 불행한 형제로 나온다. 둘 다 아내의 부정을 목격한다. 가장 먼저 아내의 부정에 충격을 받은 사람이 동생이다. 그런데 《아라비안나이트》의 초반부터 아이들이 봐서는 안 될 장면이 나온다.

 

샤 자만은 형을 만나려고 잠시 궁을 떠난 사이에 왕비와 신하가 벌거벗은 상태로 한 침대에 있는 것을 목격하고 그 자리에 바로 살해한다. 샤 자만은 다시 형의 나라로 가서 왕비에 대한 고통스러운 기억을 잊으려고 해보지만, 우울 증세가 심각했다. 푸짐한 진수성찬 앞에서도 술과 음식을 거부하고 얼굴에는 웃음기가 싹 사라졌다. 형은 우울한 동생의 마음을 달래기 위해 사냥을 제안하지만, 동생은 혼자 있고 싶은 마음에 궁에 남는다. 그런데 동생은 우연히 후궁과 노예 들로 구성된 집단 성교를 목격한다. 놀랍게도 그 충격적인 현장에 형의 아내인 왕비가 있었다. 동생은 자신처럼 불행한 사람이 또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우울증에서 벗어난다. 원래 모습으로 돌아온 동생이 의아하게 여긴 형은 그 이유를 알려달라고 하자 동생은 자신이 목격한 왕비의 성교 파티를 밝힌다. 두 사람은 그 비밀의 장면을 목격하기 위해서 일부러 사냥하러 간 척 궁을 떠난 뒤에 다시 몰래 돌아온다. 형은 자신 몰래 일삼은 아내의 불륜에 분노를 일으키게 되고, 성교 파티에 나온 후궁과 노예, 그리고 왕비까지 살해한다.     

 

이 사건을 계기로 마음의 상처를 입은 형 샤리아르는 이 세상에 있는 모든 여성을 향한 그릇된 인식을 하게 된다. 매일 신혼을 치르고 신부를 죽이는 일을 반복한다. 왕의 광기를 막기 위해서 등장한 처녀 신부가 바로 셰에라자드다. 아동용 《아라비안나이트》는 샤 자만이 목격한 집단 성교 장면이 삭제된다. 내가 기억하기에는 아동용 《아라비안나이트》에 나온 샤리아르는 이야기를 듣는 걸 좋아하는 선량한 왕이었다. 왕이 영리한 신부 셰에라자드가 들려주는 이야기에 푹 빠지는 훈훈한 장면으로 시작한다. 성인용 원전이 아동용으로 바꾸면, 이야기의 시작과 등장인물의 성격이 확 달라진다.

 

야한 장면이 삭제된 갈랑 판본도 이 집단 성교 장면이 나온다. 그렇지만 표현 수위가 생각보다 세지 않다. 그 문제의 집단 성교 장면을 갈랑은 어떻게 묘사했는지 보도록 하자.

 

 

술탄(샤리아르/샤리아)의 궁에 은밀하게 나 있는 문 하나가 갑자기 열리더니, 거기서 스무 명의 여인들이 걸어 나왔다. 그리고 그중에는 다른 여인들과 확연히 구별되는 술탄의 부인, 즉 왕비가 있었다. 왕비는 타타르 국왕(샤 자만/샤즈난)도 술탄과 함께 사냥을 떠났다고 생각하고는 다른 여인들과 함께 그가 앉아 있는 창문 아래까지 걸어왔다. 호기심에 사로잡힌 샤즈난은 자신의 모습은 드러내지 않은 채 모든 걸 지켜볼 수 있는 위치에 자리를 잡았다. 왕비를 수행하는 여인들은 그때까지 자신들을 가두고 있던 모든 굴레를 벗어 버리려는 듯 우선 너울 아래 가려져 있던 얼굴을 드러낸 다음, 거추장스러운 긴 드레스를 훌훌 벗어 던져 아슬아슬한 속옷만을 걸친 알몸이 되었다. 이어 더욱 충격적인 장면이 펼쳐졌다. 모두가 여인인 줄 알았던 스무 명 중에서 열 명은 여장한 흑인 남자들이었는데, 그들이 각기 여인 한 명씩을 품에 안고 희롱하기 시작했다. 왕비도 홀로 남아 있지 않았다. 그녀가 손뼉을 치면서 <마수드! 마수드!>라고 외치자, 다른 검둥이 하나가 즉시 나무 위에서 내려오더니 신이 나서 그녀의 품으로 달려가는 것이었다.

 

 

(앙투안 갈랑 《천일야화 1》 중에서, 19~20쪽)

 

 

화자(갈랑)는 집단 성교 장면을 반드시 묘사할 필요가 없는 장면이라고 언급하면서 두루뭉술 넘어간다. 반면 버턴은 문제의 장면을 그냥 넘어가지 않는다. 버턴 판본에서 가장 먼저 나오는 야한 장면은 ‘버턴의 아라비안나이트는 성인용’이라는 불멸의 이미지를 단번에 만드는 데 성공했다. 이번에는 버턴의 묘사를 인용해본다. 갈랑의 묘사와 한 번 비교해보시라.

 

 

굳게 닫혀 있던 왕궁 뒷문이 활짝 열리더니 여자노예 20명에게 둘러싸인 아름다운 왕비가 나타난 것이다. 보기 드문 미인으로, 균형잡힌 몸매와 더할 나위 없이 우아한 몸짓은 마치 사랑의 화신 같았다. 왕비는 시원한 물을 찾는 영양처럼 단아하게 걸어 나왔다.

 

샤 자만은 창가에서 물러나 저쪽에서 보이지 않도록 조심하면서 여자들을 몰래 내려다보았다. 여자들은 창문 바로 아래를 지나 조금 더 나아가서 화원으로 들어가더니, 이윽고 커다란 연못 가운데 만들어진 분수가로 가서 모두 옷을 훌훌 벗어던지는 것이었다. 그런데 그 가운데 10명은 후궁들이고 10명은 백인 노예들이었다. 이윽고 그들은 둘씩 짝지어 흩어졌다. 한편 혼자 남은 왕비는 큰 소리로 쳤다. “이리 와요, 사이드 님!”

 

그러자 숲 속 한 그루 나무 위에서 거대한 몸집의 검둥이 하나가 눈알을 뒤룩거리고 침을 흘리면서 사뿐히 내려왔다. 백인이 보기에는 참으로 흉측스러운 모습이었다. 검둥이는 대담하게도 왕비 앞으로 다가가서 두 팔을 벌려 왕비의 목을 끌어안았다. 왕비도 검둥이의 몸을 와락 끌어안았다. 왕비도 검둥이의 몸을 와락 끌어안았다. 검둥이는 거칠게 왕비와 입을 맞추고는 마치 단춧구멍에 단추를 채우듯 두 다리를 상대의 다리에 걸고 그 자리에 자빠뜨린 다음 여자를 즐기는 것이었다.

 

다른 노예들은 그것을 보고 저마다 음욕을 채우기 시작했다. 입을 맞추고 포옹하고 서로 교접하면서 농탕치기를 그칠 줄 몰랐다. 해질 무렵이 되어서야 노예들은 여자들 몸에서 떨어졌고 검둥이도 왕비의 가슴에서 몸을 일으켰다. 노예들은 다시 여장을 한 뒤, 나무에 기어 올라간 흑인을 제외하고 모두 왕궁으로 들어가 본디대로 뒷문을 닫았다.

 

 

(버턴 《아라비안나이트 1》 중에서, 39쪽)

 

 

원전에 있는 야한 장면을 버턴은 좀 더 노골적으로 묘사했다. 왕비의 모습을 농염하면서도 음란한 여성으로 그렸고, 음란한 욕망을 마음껏 분출하는 충격적인 상황을 실감 나게 연출했다. 여기에 벌거벗은 남녀가 성행위를 하는 장면의 삽화까지 나온다. 동서문화사의 《아라비안나이트》는 버턴의 주석까지 번역했는데 버턴은 주석을 통해 아랍 문화와 풍속을 유럽 독자들에게 상세하게 전달하도록 노력했다. 그렇지만 주관적인 편견을 바탕으로 서술한 기록이 많다는 단점이 있다.

 

특히 집단 성교 장면에 대한 버턴의 주석이 재미있다. 버턴은 음탕한 여자들은 흑인의 커다란 음경을 좋아한다고 썼다. 자신이 직접 확인한 어느 흑인의 음경의 크기를 자세하게 언급하면서까지 말이다. 사실 인종으로 음경의 길이는 흑인이 가장 큰 것은 맞다. 그런데 아랍 여성을 음란성에 초점을 맞춰 언급하는 대목이 불편하다. 주석에 맞지 않은 내용이다. 버턴은 왜 흑인 음경의 크기를 좋아하는 음란한 여성을 주석에 언급하는 것일까? 독자들을 자극할만한 야한 내용을 주석에 쓸 필요가 있었을까? 이 질문과 관련된 해답은 찾는다면 《아라비안나이트》가 야한 민담의 대명사가 된 배경을 이해할 수 있다.

 

 

 

 

 

장 레옹 제롬  「하렘의 테라스」 1886년

 

 

버턴이 《아라비안나이트》를 번역했던 당시 상황이라면 자연스러운 내용이다. 버턴이 활동했던 19세기 말 유럽은 오리엔탈리즘 문화의 전성기라 할 수 있다. 궁전 안에 비밀의 공간에서 벌어지는 왕비와 후궁들의 집단 성교는 남자들의 금단 장소인 하렘(harem)을 향한 오리엔탈리즘적 시선을 단번에 모을 수 있는 인기 있는 장면이다. 하렘은 원래 후궁, 처첩만 기거하는 규방이었으나 오리엔탈리즘 문화와 만나면서 성적 판타지가 피어오르는 에로티시즘의 장소로 알려지게 된다. 동양 문화에 대한 유럽인의 관심에 맞물려 최대 수혜를 입은 문학작품이 바로 《아라비안나이트》다. 유럽인이 동경하고 선호하는 동양의 모습은 신비로우면서도 관능적이다. 이야기 곳곳에 등장하는 야한 장면에서 이국적 섹슈얼리티에 매력을 느끼는 유럽의 욕망을 날것 그대로 확인할 수 있다. 그러므로 버턴의 눈으로 본 《아라비안나이트》에 ‘서양’이라는 오만한 불순물이 섞여 있다. 이 문화적 불순물을 제대로 걸러내지 못하는 이상, 이슬람 문화를 온전히 이해하려고 버턴의 주석을 꼼꼼하게 읽는 것은 무의미한 일이다. 동서문화사 《아라비안나이트》에 이슬람 문화에 생소해서 혼동하기 쉬운 독자들을 위해 역자의 주석을 첨가하지 않은 점이 아쉽다.

 

 

 

 

 

 

 

 

 

 

 


댓글(6) 먼댓글(0) 좋아요(1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와같다면 2015-02-12 06: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게 하지 않으면... 견딜 수 없었던 그가 보이네요...

cyrus 2015-02-12 10:37   좋아요 1 | URL
혹시 `그`가 버턴을 말하는 건가요? 제가 생각한 것이 맞다면 그럴 수도 있겠어요.

cyrus 2015-02-12 17:48   좋아요 0 | URL
아.. 제가 착각했어요. 맞아요. 남자 입장에서는 자존심 상하는 일을 참고 견디기 힘들죠.. ^^;;

붉은돼지 2015-02-12 09: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아요`를 누르니 `좋아요 처리중입니다`이라는 메시지가 뜹니다... 이건 뭐지? 어쨋든 잘 처리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호호호....잘 처리해 주세요..

cyrus 2015-02-12 10:38   좋아요 0 | URL
잘 처리된 것 같은데요. ㅎㅎㅎ

나와같다면 2015-02-12 17: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제가 말한 `그`는 샤리아르 와 샤 자만이요....
 

 

 

 

 

 

 

 

 

 

 

 

 

 

 

 

 

 

 

《아라비안나이트》, 이름을 아는 사람은 있어도,  제대로 읽은 사람은 많지 않다. 어린 시절부터 읽고 듣고 본 옛이야기이기에 더욱 그렇다. 게다가 영화, 만화, 어린이용 동화 등 다양한 형태의 텍스트로 변용돼 이야기의 원형이 덜 알려져 있다. 축약된 어린이용 동화가 아닌 완전한 형태의 이야기를 읽으려면 앙투안 갈랑 판본과 리처드 버턴 판본을 같이 읽어보는 것이 좋다.

 

앙투안 갈랑 판본은 유럽 최초로 소개된 《아라비안나이트》 번역본이다. 1704~1717년 프랑스에서 간행되었다. 갈랑은 시리아 필사본을 기본 텍스트로 삼았으나, 유럽 독자들을 고려해 적절히 번안했다. 갈랑 판본이 유럽 전역에 큰 인기를 끌게 되자 본격적으로 다양한 《아라비안나이트》 번역본들이 나왔다. 《아라비안나이트》 번역 대열에 합류한 판본 중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것이 바로 리처드 버턴 판본(1885년)이다. 리처드 버턴 판본이 더 많이 알려진 이유는 이전의 갈랑 판본에서 볼 수 없는 노골적인 성(性) 묘사 때문이다. 이국적인 섹슈얼리티가 가득한 버턴 판본은 당시 유럽의 문화적 유행이었던 왜곡된 오리엔탈리즘과 맞물려 대중적 성공을 거둘 수 있었다. 하지만 이야기 속 야한 장면은 버턴 판본의 원형을 축소하는 약점이 되었다. 버턴이 사망한 후, 《아라비안나이트》의 섹슈얼리티를 싫어한 버턴의 부인은 야한 장면을 뺀 삭제판을 펴내기도 했다. 그 후로 《아라비안나이트》는 어린이 독자를 위한 동화로 탈바꿈했고 오늘날에 야한 장면이 삭제된 건전한 이야기로 알려지게 된 것이다.

 

《아라비안나이트》는 완역본은 있어도 ‘정본’은 없다. 그러니까 갈랑 판본과 버턴 판본 중에《아라비안나이트》 정본을 고를 수 없다.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갈랑은 고상한 유럽 독자를 위해 야하고 잔인한 장면을 삭제했고, 시리아 필사본에 없는 민담을 추가했다. 사실 갈랑이 참고한 시리아 필사본은 《아라비안나이트》 원형에 가깝다고 할 수 없다. 지금까지 《아라비안나이트》의 원본에 가까운 텍스트는 아직까지 발견된 적이 없다. 오래전부터 구전되거나 필사본으로 전해지던 민담들을 아우르며 집대성된 것인만큼, 사실 원전이라는 의미 자체가 무의미하다.

 

버턴은 《아라비안나이트》 머리말에서 갈랑 판본이 동양의 원전을 올바르게 전하지 못했다고 지적하면서 자신의 판본이야말로 동양의 위대한 전설을 충실히 전했다고 썼다. 그러나 버턴 판본도 비판적인 평가를 피하지 못한다. 버턴은 《아라비안나이트》의 번역가 이전에 아랍어에 능통하고 무슬림의 성지 메카를 직접 참배한 경험이 있는 탐험가이다. 버턴 판본은 쿠란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이슬람 문화를 주석을 붙이면서까지 상세하게 소개하고 있지만 풍문에 근거한 내용이 많다.

 

《아라비안나이트》를 ‘천일야화’라고 부르기도 한다. 1001일 밤의 이야기를 의미하는데 《아라비안나이트》의 아랍어 원제가 ‘알프 라일라 와 라일라’(Alf Laylah wa Laylah), 즉우리말로 풀이하면 ‘천일의 밤과 하룻밤’이다. 일역본을 국내에 번역하면서부터 ‘천일야화’라는 말이 통상적으로 사용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갈랑 판본은 200일 분량의 내용을 담았고, 버턴 판본은 ‘알라딘과 마술 램프 이야기’와 ‘알리바바와 40인의 도적’을 1001일 밤의 이야기에 제외하여 부록으로 소개했다. 갈랑 판본과 버턴 판본을 이야기 편집 과정에 큰 차이가 있다. 갈랑 판본에 없는 이야기가 버턴 판본에 나오는 경우가 있다.

 

갈랑 판본과 버턴 판본에 나오는 ‘상인과 마신’ 이야기(동서문화사판 《아라비안나이트》 1권에 수록, ‘상인과 정령’이라는 제목으로 갈랑의 《천일야화》 1권에 수록) 속에 세 명의 노인이 들려주는 이야기가 있다. 그런데 갈랑 판본에서는 세 번째 노인의 이야기는 나오지 않는다. 이유는 셰에라자드가 그 내용을 모른다고 알려주지 않기 때문이다. 천하의 셰에라자드가 이야기를 모를 수가 있다니. 다행히 셰에라자드는 바로 또 다른 이야기를 들려줌으로써 처형당하는 위기의 순간을 넘어갔다. 그밖에도 갈랑 판본에서 ‘어부와 마신’ 이야기(동서문화사판 《아라비안나이트》 1권에 수록, ‘어부 이야기’라는 제목으로 갈랑의 《천일야화》 1권에 수록) 속에 나오는 작은 이야기 ‘신디바드 왕과 매 이야기’가 생략되어 있다. 버턴 판본은 갈랑 판본에 나오지 않는 이야기가 더 많으므로 두 개의 판본을 같이 읽어봐야 한다. 무조건 한 쪽 판본만 읽으면 《아라비안나이트》 판본의 차이점을 발견할 수 없게 되고, 자신이 읽은 판본이 《아라비안나이트》 원전으로 오해할 수 있다. 

 

 

 

 

 

 

 

 

 

 

 

 

 

 

 

 

 

 

절판본을 제외하고 독자들에게 많이 알려진 번역본을 언급하자면 갈랑 판본은 열린책들(제목은 《천일야화》), 버턴 판본은 김병철 번역의 범우사판, 고정일 번역의 동서문화사판이 있다. 두 달 전부터 갈랑의 《천일야화》와 동서문화사판 《아라비안나이트》를 같이 읽고 있다. 그런데 막상 같이 읽으면 쉽지 않다. 꽤 많은 시간과 집중력이 요구된다. 아시다시피 《아라비안나이트》는 러시아 인형 마트료시카와 같은 이야기 구조로 되어 있다. 하나의 큰 이야기가 시작되면 그 안에 작은 이야기가 나온다. 여자의 정조를 불신하여 하룻밤을 보내고 어김없이 죽이는 술탄의 폭정을 막기 위해서 셰에라자드는 이야기의 미궁을 만든다. 그 속에 술탄은 무한정 이어지는 이야기의 미로 속에 갇혀버렸다. 금세 끝나는가 싶다가도, 꼬리에 꼬리를 무는 원무(圓舞)의 뱀처럼, 이어지고 이어진다. 하루 이틀 밤에 단락이 지어지는가 싶으면, 무려 100일 이상 밤을 이어지는 가장 긴 이야기도 있다. 「오마르 빈 알 누만 왕과 두 아들 샤르르칸과 자우 알 마칸 이야기」(45~145일째 밤)는 버턴 판본에만 있다. 현재까지 갈랑의 《천일야화》총 6권 중 3권까지 읽었는데 동서문화사판 《아라비안나이트》는 여전히 1권 절반을 넘게 읽었을 뿐 완독하지 못했다. 《아라비안나이트》에서 가장 긴 이야기의 미로라고 할 수 있는 「오마르 빈 알 누만 왕과 두 아들 샤르르칸과 자우 알 마칸 이야기」에 갇힌 상태다.

 

내가 아랍어 전공자가 아니라서 갈랑의 《천일야화》와 동서문화사판 《아라비안나이트》 번역에 대해서 논하지는 않겠다. 그래도 술술 잘 읽히는 번역은 갈랑의 《천일야화》다. 반면 동서문화사판 《아라비안나이트》는 갈랑의 《천일야화》에서 삭제된 시와 노랫말이 있어서 속도를 내서 읽기가 쉽다. 게다가 동서문화사판은 책이 큰데다가 활자가 작아서 장시간 읽을수록 집중력이 떨어진다. 이야기의 힘에 이끌려 셰에라자드의 미로를 통과해야하는데, 그 힘을 이겨내지 못하면 미로에 갇힐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아라비안나이트》를 제대로 읽고 싶은 독자에게 버턴 판을 권하고 싶다. 특히 성인 남성 독자라면 당연히 야하고 잔인한 묘사가 넘치는 버턴 판을 읽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본다. 사실 생각보다 그렇게 야하지 않다. 정말로! 선정성을 제외한다면 버턴 판본도 읽을 만한 가치가 있다고 한다. 음란하다는 누명 때문에 《아라비안나이트》 속에 겹겹이 들어 있는 세상에 대한 통찰, 삶에 대한 진리를 보지 못한다. 버턴 판본을 외면하고, 읽지 않는다면 갈랑의 《천일야화》 6권짜리를 완독하더라도 그건 반쪽자리 《아라비안나이트》를 읽은 것이나 다름없다.

 

 

 

 

 

 

 

 

 

 


댓글(8) 먼댓글(0) 좋아요(1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꼬마요정 2015-02-08 20: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후후 도서정가제 전에 갈랑판을 샀답니다. 버턴 판이 범우사 껄로 있는데 제법 야하던걸요 ㅎㅎ 앗 이 대목에서 웃는 거 맞나요? ^^;;6

cyrus 2015-02-09 21:07   좋아요 0 | URL
네, 맞아요. 아라비안나이트 원전을 읽으면 동심파괴라는 말이 딱 떠오르죠. ㅎㅎㅎ

만병통치약 2015-02-08 22:4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라비안 나이트가 ˝정본˝이 없다는건 오늘 알았네요^^ 성인본으로 잔인한게 있다는 이야기는 들었는데 야한 버전도 있다는 것도 처음 알았고요 ^^

cyrus 2015-02-09 21:09   좋아요 0 | URL
저도 최근에 알았어요. 버턴이 일부러 원전에 야한 장면을 넣었다는 주장도 있어요. 야하고 잔인한 장면이 많습니다. 그래도 흥미진진한 이야기도 있습니다. ^^

레삭매냐 2015-02-09 10: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열린책 버전으로 2권까지 읽다가,
출간이 더뎌서 그만 둔 기억이 나네요.

cyrus 2015-02-09 21:12   좋아요 0 | URL
열린책들 판본은 책 크기가 휴대하기 편하고, 가독성이 좋아서 빨리 읽으실 수 있을 겁니다. 그런데 간혹 읽다가 재미없는 이야기가 나오면 그냥 다른 이야기로 넘어갑니다. ^^

남희돌이 2015-02-09 12: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언젠가는 읽어야지~ 하는 숙원사업 중의 하나네요. 요런 건, 눈이 건강하고 팔팔할 때 읽어두었어야 했다는...후회가 들기도 해요.

cyrus 2015-02-09 21:14   좋아요 0 | URL
네, 맞아요. 5권 넘는 분량의 압박 때문에 처음은 읽기가 두렵지만, 시력 좋은 시절에 제대로 읽는 게 낫다는 생각이 들어요. 삼국지도 읽어봐야 하는데... 읽을 책이 정말 많습니다. ^^;;
 

 

 

 

SF 문학, 환상문학, 추리문학을 포괄적으로 아우르는 장르문학 도서는 바로 읽지 않더라도 일단 사고 보는 게 장땡이다. 장르문학 도서는 다른 분야의 책에 비해 수명이 짧다. 국내에서 인지도가 낮은 책은 독자의 관심을 받지 못한 채 조용히 절판되는 안타까운 운명을 맞는다. 장르문학 도서를 구입하고 즐겨 읽는 독자층이 형성되어도 상업 출판사의 수익을 보장해주지 못한다. 그만큼 장르문학 도서는 장르문학을 좋아하는 독자들만 찾는다. 절판본을 재출간해달라는 독자의 요청이 많아도 막상 그들이 구입한다는 가정에서 계산기를 두드려보면 저조한 수익률이 나온다. 장르문학 도서를 펴내는 출판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책 한 권을 내면 비장해진다. 책을 더 찍고 싶어도 안 팔린다는 슬픈 사실을 담담하게 받아들인다. 이런 현상이 갈수록 심해질수록 출판업자들은 장르문학의 가치를 폭넓은 연령층 독자들에게 알릴 방법을 모색하게 된다.

 

이렇다 보니 책을 만들어도 재고를 남지 않는 방향으로 장르문학을 소개하는 타개책을 세우기도 한다. 마음껏 만들어서 덜 팔리더라도 재고 걱정할 필요가 없는 책, 그것이 바로 전자책이다. 종이책으로 단 한 번도 선보인 적이 없는 외국 장르문학 작품을 전자책으로 출간하는 출판사가 있다. 페가나북스는 1인 전자책 출판사로 주로 국내에 잘 알려지지 않은 영미권과 일본의 고전 장르문학 작품을 출간하고 있다. 페가나북스가 지금까지 펴낸 전자책의 수는 많지 않지만, 그중에서 장르문학 팬덤이라면 눈여겨봐야 할 작품이 있다. 로드 던세이니의 환상문학을 꾸준히 소개하고 있다.

 

 

 

 

 

로드 던세이니는 아일랜드 귀족 가문 출생으로 1878년 영국에서 태어났다. 본명은 에드워드 존 모턴 드랙스 플렁킷(Edward John Moreton Drax Plunkett), 줄여서 에드워드 플렁킷이라고 하는데 남작 작위를 받은 뒤에 만들어진 필명인 로드 던세이니(우리말로 풀이하면 ‘던세이니 경’이다)가 널리 알려졌다. 부유한 삶을 살았던 던세이니는 꿈과 환상적인 분위기로 가득한 작품을 많이 남겼다. 오늘날에는 던세이니의 명성이 거의 잊혔지만, 그의 독특한 상상력은 노벨 문학상을 받은 윌리엄 버틀러 예이츠, 《반지의 제왕》의 작가 톨킨, 환상적 리얼리즘의 대가 보르헤스 그리고 크툴루 신화를 만든 러브크래프트에게 큰 영향을 주었다. 던세이니의 초창기 작품을 읽으면 한 편의 고대 전승 신화를 보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독자가 공감할 수 있는 현대의 신화를 구축한 톨킨과 러브크래프트의 판타지 문학의 젖줄은 던세이니부터 시작된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던세이니가 러브크래프트에게 끼친 문학적 영향을 살펴볼 수 있는 텍스트로는 에세이 《공포 문학의 매혹》(북스피어, 2012)이 있다. 사실 러브크래프트가 던세이니의 작품을 공포문학에 포함한 점에 대해선 동의하기는 어렵다. 러브크래트프 본인도 던세이니 작품의 핵심을 공포가 아닌 아름다움이라고 밝혔기 때문이다. 판타지 문학에서 흔히 양대 산맥을 꼽으라면 톨킨과 러브크래프트가 거론된다. 톨킨의 판타지가 빛이라고 한다면, 러브크래프트의 판타지는 암흑이다. 그런데 이 빛과 어둠을 절묘하게 조화시킨 판타지를 던세이니는 이미 성공했다.

 

로드 던세이니는 수정처럼 맑고 노래하는 듯한 산문을 창조하는 마법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작가로서, 다채로운 이국적 상상력으로 화려하고 나른한 세계를 창조하는 데 뛰어나다. (《공포 문학의 매혹》 중에서, 135쪽)


귀족 출신답게 던세이니의 문장은 이국적 정취가 느껴질 정도로 화려한 묘사가 주를 이룬다. 러브크래프트는 던세이니의 작품에 반해 그와 비슷한 표현력으로 습작을 했다. 여기까지가 던세이니라는 문학의 나무를 본 것이다. 이제 나무가 아닌 숲을 바라보자. 던세이니가 창조한 거대한 세계는 켈트족 특유의 어둡고 음울한 세계관을 반영한다. 러브크래프는 빛과 어둠의 조화를 이루는 던세이니의 판타지에서 전통적인 코스믹 호러의 향취를 맡았다. 

 

 

 

 

 

 

 

 

 

 

 

 

 

 

 

 

러브크래트트가 맡은 코스믹 호러의 향취를 느낄 수 있는 던세이니의 작품으로는 처녀작이자 단편집 《페가나의 신들》(The Gods of Pegāna, 1905)이다. 이 소설은 페가나라는 태초의 세계와 그곳에 거주하는 신들에 관한 이야기가 단편 형식의 연작으로 구성되어 있다.

 

 

 

 

 

마나-유드-수샤이와 북 치는 스카르

 

 

 

페가나를 지배하는 최고의 신은 마나-유드-수샤이(Mana-Yood-Sushai)다. 신들의 우두머리이기도 하다. 마나-유드-수샤이는 영원히 잠들어 있는데 그가 깨어나면 페가나와 나머지 신들이 모조리 파괴되는 종말에 이른다. 새로운 세상과 신들을 만들 수 있는 어마어마한 위력을 가지고 있다. 마나-유드-수샤이가 잠에서 깨어나지 않으려면 스카르(Skarl)가 북치기를 멈추지 않으면 된다.

 

 

 

 

 

시간의 신 시쉬

 

 

페가나의 신들은 그리스 로마 신화에 나오는 올륌포스의 신들처럼 각자 인간의 일거수일투족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역할이 있다. 죽음의 신 뭉(Mung), 시간의 신 시쉬(Sish), 바다의 신 슬리드(Slid), 환희와 음유시인의 신 림팜-통(Limpang-Tung) 등 수많은 신들이 나온다. 그리스 로마 신화와 비교하면 던세이니의 신들은 대체로 정적이고 음울한 분위기에 둘러싸여 있다. 《페가나의 신들》 삽화를 담당한 시드니 허버트 사임은 던세이니의 서정시풍 문장을 그림으로 옮기는 데 성공했다. 던세이니는 페가나를 신들이 마음껏 향락을 누릴 수 있는 아르카디아처럼 묘사했다.

 

 

 

 

사람들은 죽어서 페가나로 올라와 신들과 함께 고통 없는 기쁨 속에서 살리라. 그리고 페가나는 산봉우리의 눈 덮인 곳에 있고 그 봉우리마다 신이 하나씩 있도다. (《페가나의 신들》 2권 중에서, 38쪽)

페가나에 깊이 들어가면 ‘중앙해’에서 신들이 끌어올린 은빛 분수가 있어, 물은 하늘높이 솟아올라 페가나에서 가장 높은 봉우리인 트레하고볼 위에서 반짝이는 안개로 변한 뒤, 페가나의 정상을 뒤덮고 마나-유드-수샤이의 침실을 커튼처럼 가려주느니라. (《페가나의 신들》 2권 중에서, 40쪽)

 

그렇지만 신들이 빚어낸 이 아름다운 세계도 언젠가는 무(無)로 향하게 되는 거대한 꿈일 뿐이다. 마나-유드-수샤이가 깨어나면 페가나의 신들은 무력하게 페가나가 멸망하는 것을 지켜봐야 한다. 이러한 허무주의적 세계관은 러브크래프트의 크툴루 신화로 이어진다.

 

 

 

 

러브크래프트가 직접 그린 크툴루

 

 

러브크래프트의 판타지에 주로 언급되는 그레이트 올드원(Great Old Ones)은 초월적인 힘은 마나-유드-수샤이와 상당히 유사하다. 그레이드 올드원은 하나의 신만 지칭하는 것이 아닌 복수(複數)의 고대 신들이다. 세계를 주무르고 파괴할 수 있는 막강한 힘을 가지고 있다. 그레이트 올드원의 대표적인 존재가 바로 크툴루다. 크툴루의 마력은 다른 그레이트 올드 원들의 보호해준다. 남태평양에 가라앉은 가공의 도시 리에(R'lyeh, 르리에라고 부르기도 한다)의 지배자로, 깨어남과 함께 세계에 재앙이 생긴다.

 

 

 

 

 

 

 

 

 

 

 

 

 

 

 

 

 

 

 

 

 

 

 

 

 

 

 

 

 

러브크래프트 마니아들에게 알려진 ‘크툴루 신화’는 러브크래프트 작품의 공저자인 어거스트 덜레스와 그 후대의 작가들의 손에서 나온 것이므로 러브크래프트가 생각했던 기존 크툴루의 묘사와 차이가 있다. 그렇지만 세상을 파괴하는 무시무시한 위력을 지닌 고대 신의 위엄은 《크툴루의 부름》(러브크래프트 전집 1권에 수록)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 작품에서 가공의 책 ‘네크로노미콘’의 2행으로 된 문장이 인용되는데 크툴루의 존재감을 암시하는 대목이다.

 

그것은 영원히 누워 있을 죽음이 아니며,
기이한 영겁 속에서 죽음은 죽음마저 소멸시킨다.

 

(《크툴루의 부름》 중에서, 158쪽)

 

러브크래프트 판타지에 입문하기 전에 로드 던세이니 판타지를 경험해보는 것도 좋다. 두 작가의 판타지를 같이 읽거나 비교해보면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으리라. 페가나북스에서 번역한 던세이니의 단편집은 한 권당 1000원~2000원의 가격이니 던세이니 판타지로 향하는 입장료는 비싸지 않다.

 

 

 

 

 

 

 

 

 

 

 

 

 

 

 

 

 

 

 

 

 

 

 

 

 

 

 

 

 

 

 

 

 

 

 

 

 

 

 

 

 

 

 

*《페가나의 신들》(전 2권, 1905년 작)


*《시간과 신들》(Time and the Gods, 전 2권, 1906년 작, 《페가나의 신들》 속편)

*《웰러란의 검》(The Sword of Welleran and Other Stories, 1908년 작, 원본에 수록된 총 12편의 작품들 중 6편만 소개)


*《몽상가의 이야기》(A Dreamer's Tales, 1910년 작, 원본에 수록된 총 16편의 작품들 중 6편 수록, 보르헤스의 《바벨의 도서관 18권 : 얀 강가의 한가한 나날》에 실린 일부 단편은 《A Dreamer's Tales》에서 뽑은 것인데 페가나북스 전자책과 겹치는 작품은  ‘검과 우상’과 ‘거지들’이다)

 

*《판의 죽음》(Fifty-One Tales, 1915년 작, 51편의 짤막한 이야기 중 26편만 수록)

 

 

 

 

 

 

던세이니의 단편소설이 국내에 처음 소개된 것은 故 정태원이 번역한 단편 앤솔러지 《한밤의 지하철》(동승동, 1993 / 절판)이다. 소설 제목은 ‘두 병의 소오스’이다. 《세계 호러 걸작 베스트》(북타임, 2010)에 ‘계곡의 유령’이라는 소설이 수록되었다. 던세이니의 유일한 단편 선집(희곡 1편 수록)이 《바벨의 도서관 18권 : 얀 강가의 한가한 나날》(바다출판사, 2011)이다. 최근에 나온 러브크래프트 전집 외전 6권에 던세이니의 작품으로 ‘노상강도’가 소개되었다.

 

던세이니는 장편소설도 많이 남겼는데 과연 종이책으로 국내에 선보일 수 있을지 미지수다. 비록 뒤늦은 감은 있지만 환상문학사에서 독보적인 위치에 오른 만큼 재평가가 되고 있는데 말이다. 던세이니 판타지도 러브크래프트 판타지처럼 일단 음울한 분위기에 허무주의적 세계관이 깔려 있다. 국내 독자들의 밝은 정서(?)를 생각한다면 너무 어두운 이야기는 잘 팔리지 않는다. 우리나라에 제대로 된 장편소설을 선보인다고 해도 소수의 팬덤만 생길 가능성이 있다. 그러니까 던세이니의 작품은 종이책으로 나오기에는 좀 애매한 입장에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던세이니 판타지를 절대로 외면해선 안 된다. 특히 러브크래프트 마니아라면. 러브크래프트 마니아들이 열광하는 크툴루 신화가 또 하나의 새로운 서브 컬처로 각광받을수록 던세이니 판타지 일부를 러브크래프트의 크툴루 신화로 편입하는 경향이 있다. 이렇게 되면 러브크래프트 판타지의 우월성을 강조하는 해석이 될 수 있고 던세이니 판타지의 영향력이 잊힐 우려가 있다. 러브크래프트 판타지를 이해하기 전에 먼저 던세이니 판타지를 꼭 알아야 할 필요가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페가나북스의 외로운 출판 행보를 지지해두고 알아주는 장르문학 팬덤들이 많아져야 한다. 장르문학을 좋아한다면 이제 종이책이나 절판본만 찾아서는 안 된다. 종이책을 선호하는 독자들의 관심에서 멀어진 수많은 전자책들 속에 알려지지 않은 장르문학 걸작이 숨어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심슨 핼러윈 특집 오프닝 영상, 잔인한 장면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TV만화 <The Simpsons> 핼러윈 특집(Treehouse of Horror XXIV) 오프닝은 역대 심슨 시리즈 오프닝 중에서 가장 퀼리티 높은 평가를 받을 만하다. ‘판의 미로’, ‘헬보이’ 등을 만든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이 연출해서 화제가 되었는데 고전 오컬트 및 공포물의 주인공, 관련 인물들을 만화로 만들어 패러디했다. 어지럽게 지나가는 영상을 잘 보면 감독 본인이 제작한 영화 캐릭터들도 나온다. 당신이 오컬트 마니아라면 영상에 나오는 장면들 속에 숨겨진 공포영화를 발견할 수 있다. 영화 찾기에 자신이 없다면 유명 인사를 찾아보자. 영상에 나오는 사람이 누굴 패러디했는지 단번에 알 수 있다.

 

 

 

 

 

 

바트 심슨이 스케이트보드를 타고 집으로 향하는 길에 돌연변이 낙지 같은 거대한 괴물을 만난다. 운동신경이 좋은 바트는 괴물의 길쭉한 촉수 사이를 요리조리 피하면서 지나간다. 바트가 탄 보드가 빠르게 지나갈 때 카메라는 괴물 촉수와 함께 커피를 마시는 마른 체격의 남자와 그 옆에 수염 있는 남자를 비춘다. 수염 있는 남자의 팔 한쪽에 까마귀가 앉아 있다. 커피를 마시는 사람은 모른다 치더라도 까마귀와 함께 있는 수염 있는 남자는 그 사람의 얼굴을 비슷하게 묘사했기 때문에 누군지 잘 알 것이다. ‘갈까마귀’라는 시를 쓴 에드거 앨런 포다. 포 왼쪽에 있는 사람은 하워드 필립스 러브크래프트다. 바트가 만난 촉수 달린 거대한 괴물은 러브크래프트가 창조한 크툴루(Cthulu)라는 외계 생명체이다.

 

 

 

 

 

 

 

 

 

 

 

 

 

 

 

 

 

 

 

 

 

 

 

 

 

 

 

 

 

 

 

 

포와 러브크래프트, 공포 오컬트 문화를 논할 때 이 두 사람을 제외한다면 기원의 뿌리를 제거하는 것과 같다. 미국 공포문학의 아버지, 그것도 두 명의 아버지는 공포 소설 작가들의 작품에 모체가 되었다. 시기상 작품 활동을 먼저 한 포가 첫 번째 아버지가 되어야 하지만, 포와 러브크래프트 둘 중에 과연 누가 공포소설의 창시자인지 따지는 것은 무의미한 논쟁이다. 러브크래프트도 포에게 문학적 영향을 받았지만, 포와 어깨를 나란히 할 만큼 후대 작가들에게 지대한 영향을 주었기 때문에 러브크래프트의 업적을 간과할 수 없다.

 

두 사람은 불후한 유년 시절, 경제적으로 궁핍한 생활 그리고 기존에 볼 수 없었던 독특한 공포문학을 선보였다는 점에서 흡사한 면이 있다. 포는 어린 나이에 고아가 되어 담배 상인의 양자가 되었다. 포는 의붓아버지와의 관계가 좋지 않았다. 잠깐 화해한 적이 있었으나 포의 지독한 도박벽과 무절제한 생활을 참지 못한 의붓아버지는 자신이 죽을 때까지 아들과의 관계를 단절했다. 러브크래프트의 가족사도 순탄치 않았다. 러브크래프트가 세 살 때 그의 아버지는 정신병원에 입원했다. 어린 러브크래프트는 어머니와 외조부 밑에서 자랐는데 병약한 체질이라서 집에 있는 날이 많았다. 은둔 생활이 많아질수록 러프크래프트의 마음에 우울한 그늘이 넓어졌다. 포와 러브크래프트의 우울한 기질은 어린 시절 환경에서 비롯되었다.

 

포와 러브크래프트는 단편소설을 많이 남겼다. 포가 먼저 단편소설 형태를 구축했고, 러브크래프트가 포의 방식을 그대로 물려받았다. 단편소설은 공포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강력한 인상을 독자에게 전달하는 데 효과적이다. 여기에 포와 러브크래프트는 공포의 근원을 인간의 심리적 변화에서 찾는다. 소설 전체를 가득히 채우는 작중 인물들의 불길한 감정과 공포는 독자에게 생생한 긴장감을 불어넣을 만하다. 흡인력이 강한 이야기는 독자를 무시무시하고 충격적인 절정으로 도달하게 한다. 포와 러브크래프트의 작품 속 주인공들은 세상으로부터 고립되었고, 우울하고, 내성적이며 매우 예민하다. 강렬한 공포를 경험하면 반쯤 미쳐버리고 파국의 운명을 맞는다. 포의 《어셔 가의 몰락》의 어셔는 음울하고 쇠잔해져 가는 어셔 집안 분위기에 압도당하며 러브크래프트의 《데이곤》(러브크래프트 전집 1권에 수록)의 화자는 외계 생명체와의 조우로 인해 현실의 감각이 무너져 끔찍한 망상에 시달린다.

 

 

 

 

 

 

 

 

 

 

 

 

 

 

 

 

 

러브크래프트는 은둔 생활을 하면서 다양한 분야의 책을 많이 읽었다. 아마도 그가 탐독했던 도서목록 중에 포의 작품도 포함되었으리라. 문학 작품에 나오는 공포를 비평하고, 결과물을 공포문학사로 정리한 《공포문학의 매혹》(북스피어, 2012)에서 포를 설명하는 데 꽤 많은 분량을 할애했다. 러브크래트프는 포의 문학을 상당히 높게 평하고 있으며 당대로부터 인정받지 못했던 포 작품 속의 예술적 기교를 알아봤다. 보들레르가 포의 문학을 가장 먼저 지지하고 유럽에 소개하는 데 큰 공헌을 했지만, 포가 남긴 수많은 시의 문학적 평가에 가리는 바람에 외면받을 뻔했던 공포소설의 가치를 알아본 사람은 러브크래프트다. 《공포문학의 매혹》에서 러브크래프트는 포의 이야기는 다른 작가들이 감히 꿈도 꾸지 못할 방식으로 여전히 살아있다고 썼다. 자신을 포함한 후대 작가들이 포에게 많은 영향을 받았음을 인정하는 것이다. 

 

러브크래프트는 공포문학의 조상을 부활시키는 데 커다란 공헌을 했다. 그뿐만 아니라 포의 소설 속에 남아있는 그로테스크 문학 DNA를 복원했다. 포의《검은 고양이》는 인간의 감정을 광기의 소용돌이로 빠뜨리게 하는 불길한 고양이를 통해 공포를 한껏 고취한다. 러브크래프트의 《울타르의 고양이》(러브크래프트 전집 3권에 수록)는 《검은 고양이》에 비해 공포를 조성하는 분위기가 많이 떨어지지만, 고양이 살육에 이르는 인간의 편집증이 초래하는 섬뜩한 파멸은 《검은 고양이》의 결말과 유사하다. 《벽 속의 쥐》( 러브크래프트 전집 1권에 수록)는 평범하게 보이는 찢어진 벽지만으로 오싹한 장면으로 연출하는 이야기가 압권이다. 공포의 절정에 급속도로 향하도록 독자의 감정을 끌어들이는 이야기의 효과는 포의 소설에서도 볼 수 있다. 《벽 속의 쥐》의 주인공 이름은 델라포어(Delapore)다. 델라포어는 포(Poe)를 위한 러브크래프트의 오마주다. 

 

 

 

 

 


댓글(14)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돌궐 2015-02-03 23:0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 <우울과 몽상>은 책꽂이에서 꽂힌 채 늘 저에게 음산한 눈길을 보내고 있습니다.
가끔 말도 합니다. ˝도대체 언제 날 읽을래?˝
러브크래프트가 누군지 몰랐는데 갑자기 관심이 생기네요.^^

cyrus 2015-02-04 18:31   좋아요 0 | URL
<우울과 몽상>이 소설 전집이라는 유일한 메리트를 제외하면 번역이 시원찮습니다. 문장 일부를 빼먹은 채 번역한 글도 있고요. 책이 나온 지 13년이나 지났는데 개정판이 나왔으면 좋겠어요.

보물선 2015-02-04 00: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돌궐님. 미투요^^

단발머리 2015-02-06 08: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돌궐님과 같아요. 미쓰리요^^

2015-08-23 10: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8-23 16: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8-23 16: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8-23 16: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8-23 16: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8-23 16: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8-23 16: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8-23 16: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8-23 16: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8-23 21: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황금가지 출판사에서 나온 러브크래프트 전집(총 4권)은 출판사 혹은 역자가 정한 작품성의 기준으로 만들어졌다. 1권은 러브크래트프를 처음 읽는 독자들을 위해서 가장 핵심적인 작품들로 구성되었다. (「데이곤」 「니알라토텝」 「크툴루의 부름」 「네크로노미콘의 역사」 「인스머스의 그림자」 등) 2권은 러브크래프트의 후기 대표작들, 3권은 환상소설  그리고 4권은 주제를 분류하기 어려운 다양한 작품들로 수록되었다. 4권에 수록된 작품 수가 다른 책에 비해 많다.

 

2, 3권도 훌륭한 러브크래프트의 대표작들이 한 권당 두 편 이상 들어 있다. 각 권에 수록된 대표작들을 꼽아보면 2권의 「우주에서 온 색채」 「광기의 산맥」 , 3권의 「랜돌프 카터의 진술」 「미지의 카다스를 향한 몽환의 추적」 「찰스 덱스터 워드의 사례」가 있다. 이런 구성 때문에 4권은 앞에 나온 책들에 비해 국내 독자들의 반응이 미미하다. 짧은 분량 위주의 소설들이 많은 데다가 늦게 출간되는 바람에 이미 1, 2권을 읽은 독자들의 기대를 충족시켜주지 못했다.

 

그렇다면 외면받은 4권을 재미있게 읽는 방법은 없을까? 전집을 읽기 시작하기 전에 나름 고민을 해본 결과, 집필 연도순으로 읽어보기로 했다. 위키피디아를 참고하면서 전집에 있는 모든 작품들을 집필 연도순으로 정리했다. 러브크래프트는 초기 때 쓴 작품을 몇 년 지나서 《위어드 테일즈》과 같은 잡지에 발표했다. 발표 연도순으로 정리하면 작품 목록 계보가 무척 복잡해진다. 분류 작업을 수월하게 진행하기 위해서 분류 기준을 집필 연도로 정했다. 의외로 4권에 수록된 작품 대다수가 러브크래트프의 초기작이라는 사실을 발견했다. 1권에 수록된 「누가 블레이크를 죽였는가」는 러브크래프트가 죽기 한 달 전에 발표한 최후의 작품이다.

 

 

 

 

 

 

 

나처럼 이렇게 읽었다고 해서 누구나 다 만족스러운 러브크래프트 독서를 할 수 있다고 확신하지 않는다. 총 4권의 책을 이 작품 저 작품 번갈아가면서 읽는 것은 번거로운 일이다. 특히 전집 세트를 사지 않은 독자들은 이런 시도를 할 수가 없다. 이런 독서법을 강력하게 추천하고 싶지 않다. 그냥 별종 책덕후의 등신 같지만 멋있는 독서로 생각했으면 한다. 이 방법보다는 4권을 먼저 읽고 나머지는 차례대로 읽는 것이 낫다. 4권을 먼저 읽어도 1, 2, 3권에 있는 작품들의 줄거리를 이해하는 데 큰 문제는 없다. 다만, 4권은 작품이 시작하기 전에 역자가 정리한 ‘작가 노트’가 없으므로 러브크래프트 독서를 처음 시작하는 독자가 4권을 먼저 읽으면 크툴루나 네크로노미콘의 실체 등을 자세하게 이해하는 데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다.

 

 

 

 

 

고음 비올와 알토 비올

(사진출처: 네이버 백과사전)

 

 

 

 

 

 

비올라 연주 자세

(사진출처: 네이버 백과사전)

 

마지막으로 러브크래프트 전집에 있는 오역과 교정이 필요한 문장을 지적하면서 글을 마무리하겠다. 1권에 있는 「에리히 잔의 선율」에서 악마의 힘에 사로잡힌 에리히 잔을 바이올린 연주자로 소개하고 있다. 그러나 원문에서 에리히 잔은 비올(viol)이라는 현악기의 연주자다. 「에리히 잔의 선율」은 현대문학 세계문학 단편선 일곱 번째 책인 『하워드 필립스 러브크래프트』(현대문학, 2014년)에도 수록되어 있는데(제목은 ‘에리히 잔의 연주’) 여기서는 원문 그대로 비올 연주자로 올바르게 번역했다.

 

 

 

 

 

 

 

 

 

 

 

 

 

 

 

비올은 바이올린보다 앞선 시기에 나온 오래된 현악기인데 비올라(viola)와 다르다. 비올은 바이올린과 비슷하게 생겼으나 콘트라베이스나 첼로처럼 옆으로 세워서 연주한다. 반면에 비올라 연주 방법은 바이올린과 비슷하다. 역자는 원문에 있는 ‘viol’을 바이올린과 비슷한 ‘viola’로 착각했을 것이다. 여기서 흥미로운 악기의 역사 하나, 비올은 바이올린의 등장으로 악기로서의 역할이 잊혀진 악기다. 둘, 비올라는 바이올린과 함께 등장했다.

 

4권의 「사냥개」에 있는 문장이다. 계속 읽을수록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 내가 읽은 책은 올해 찍은 1판 5쇄이다. 

 

겉으로 보기에 우리의 고독한 집은 우리가 짐작할 수 없는 특질을 지닌 악의 품은 존재의 더불어 살았다. (286~287쪽)

 

 

 

 

- 작품 목록 (참고도서: 황금가지 판본. 집필 연도순으로 정리했고, ‘Writ’는 ‘Date Written'의 줄임말이다. 작품명 앞에 있는 숫자는 전집 권수)

 

4 동굴 속의 짐승 ※ The Beast in the Cave (Writ 1904~1905년)
4 연금술사 ※ The Alchemist (Writ 1908년)
4 무덤 ※ The Tomb (Writ 1917년)
1 데이곤 ※ Dagon (Writ 1917년)
4 새뮤얼 존슨 박사를 회상하며
※ A Reminiscence of Dr. Samuel Johnson (Writ 1917년)
3 북극성 ※ Polaris (Writ 1918년)
3 잠의 장벽 너머 ※ Beyond the Wall of Sleep (Writ 1919년)
4 기억 ※ Memory (Writ 1919년)
4 올드 벅스 ※ (Writ 1919년)
4 후안 로메로의 전이 ※ The Transition of Juan Romero (Writ 1919년)
4 화이트 호 ※ The White Ship (Writ 1919년)
4 사나스에 찾아온 운명 ※ The Doom that Came to Sarnath (Writ 1919년)
3 랜돌프 카터의 진술 ※ The Statement of Randolph Carter (Writ 1919년)
4 거리 ※ The Street (Writ 1919년)
4 무서운 노인 ※ The Terrible Old Man (Writ 1920년)
3 울타르의 고양이 ※ The Cats of Ulthar (Writ 1920년)
4 올리브 나무 ※ The Tree (Writ 1920년)
4 셀레파이스 ※ Celephaïs (Writ 1920년)
2 저 너머에서 ※ From Beyond (Writ 1920년)
4 신전 ※ The Temple (Writ 1920년)
1 니알라토텝 ※ Nyarlathotep (Writ 1920년)
1 그 집에 있는 그림 ※ The Picture in the House (Writ 1920년)
4 고(故) 아서 저민과 그 가족에 관한 사실
※ Facts Concerning the Late Arthur Jermyn and His Family (Writ 1920년)
4 이름 없는 도시 ※ The Nameless City (Writ 1921년)
4 이라논의 열망 ※ The Quest of Iranon (Writ 1921년)
4 달의 습지 ※ The Moon-Bog (Writ 1921년)
4 망각으로부터 ※ Ex Oblivione (Writ 1920~1921년)
4 또 다른 신들 ※ The Other Gods (Writ 1921년)
4 아웃사이더 ※ The Outsider (Writ 1921년)
1 에리히 잔의 선율 ※ The Music of Erich Zann (Writ 1921년)
3 히프노스 ※ Hypnos (Writ 1922년)
4 달이 가져온 것 ※ What the Moon Brings (Writ 1922년)
4 아자토스 ※ Azathoth (Writ 1922년)
1 허버트 웨스트-리애니메이터 ※ Herbert West–Reanimator (Writ 1921~1922년)
4 사냥개 ※ The Hound (Writ 1922년)
4 잠재된 공포 ※ The Lurking Fear (Writ 1922년)
1 벽속의 쥐 ※ The Rats in the Walls (Writ 1923년)
4 형언 할 수 없는 것 ※ The Unnamable (Writ 1923년)
4 축제 ※ The Festival (Writ 1923년)
2 금단의 저택 ※ The Shunned House (Writ 1924년)
4 레드 훅의 공포 ※ The Horror at Red Hook (Writ 1925년)
4 그 ※ He (Writ 1925년)
4 시체 안치소에서 ※ In the Vault (Writ 1925년)
2 냉기 ※ Cool Air (Writ 1926년)
1 크툴루의 부름 ※ The Call of Cthulhu (Writ 1926년)
1 픽맨의 모델 ※ Pickman's Model (Writ 1926년)
4 안개 속 절벽의 기묘한 집 ※ The Strange High House in the Mist (Writ 1926년)
3 실버 키 ※ The Silver Key (Writ 1926년)
3 미지의 카다스를 향한 몽환의 추적
※ The Dream-Quest of Unknown Kadath (Writ 1926~1927년)
3 찰스 덱스터 워드의 사례 ※ The Case of Charles Dexter Ward (Writ 1927년)
2 우주에서 온 색채 ※ The Colour Out of Space (Writ 1927년)
4 후손 ※ The Descendant (Writ 1927년)
4 토박이들 ※ The Very Old Folk (Writ 1927년)
1 네크로노미콘의 역사 ※ History of the Necronomicon (Writ 1927년)
1 더니치 호러 ※ The Dunwich Horror (Writ 1928년)
4 이비드 ※ Ibid (Writ 1928년)
3 어둠 속에서 속삭이는 자 ※ The Whisperer in Darkness (Writ 1930년)
2 광기의 산맥 ※ At the Mountains of Madness (Writ 1931년)
1 인스머스의 그림자 ※ The Shadow Over Innsmouth (Writ 1931년)
4 위치 하우스에서의 꿈 ※ The Dreams in the Witch House (Writ 1932년)
3 실버 키의 관문을 지나서
※ Through the Gates of the Silver Key (Writ 1932~1933년)
1 현관 앞에 있는 것 ※ The Thing on the Doorstep (Writ 1933년)
4 어떤 책 ※ The Book (Writ 1933년)
4 사악한 성직자 ※ The Evil Clergyman (Writ 1933년)
2 시간의 그림자 ※ The Shadow Out of Time (Writ 1934~1935년)
1 누가 블레이크를 죽였는가 ※ The Haunter of the Dark (Writ 1935년)

 

 

 


댓글(9)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그라디바 2014-12-02 00: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아..저도 전집이 다 있는데 단편마다 호불호가 좀 갈리더군요~ 이런 친절한 안내 감사합니다. 처음 에리히 잔의 선율을 읽었을 때의 공포가 떠오르네요. 우주적 공포. 아무 것도 아닌 심연에 대한 두려움에 소름이.

cyrus 2014-12-02 13:48   좋아요 0 | URL
제가 처음에 1권만 구입해서 읽었을 땐 정말 흥미진진했어요. ‘에리히 잔의 선율’도 인상 깊었고요. 도서정가제 도입 전날에 반값할인으로 전집 세트를 장만했어요. 전집 세트로 구입해야 4권까지 독서의 흐름이 안 끊으면서 쭉 읽을 수 있을 것 같아요. ^^

cyrus 2014-12-02 14:05   좋아요 0 | URL
아! 그리고 러브크래프트 외전편 5, 6권도 곧 나온답니다. 러브크래프트의 습작이랑 러브크래프트에 영향을 준 작가들의 작품들이 수록되어 있다더군요. 이번 주에 출간될 거라고 출판사 페이스북에서 확인했는데, 조금 늦네요.

보슬비 2014-12-02 18:1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러브크래프트를 읽는다면 cyrus님께서 알려주시는 방법대로 따라하고 싶어요. ^^

cyrus 2014-12-02 21:27   좋아요 0 | URL
꼭 전집 세트로 읽으셔야 합니다. 한 번 읽으면 계속 읽고 싶어져서 재미있습니다. ^^

그라디바 2014-12-02 18: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5,6권이라니. 기대됩니다! 그나저나 반값에 풀렸었다니 초큼 슬프네요 ㅋㅋ

cyrus 2014-12-02 21:29   좋아요 0 | URL
저는 도서정가제 반값할인 때 책을 많이 사지 않았어요. 정말 꼭 사야할 책이 있으면 살 생각이었는데 마침 러브크래프트 전집이 있었어요. 지금 생각해도 탁월한 구입인 것 같습니다. ^^

보슬비 2016-07-11 21: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지금 읽고 있는데, 2년이 지나서 최근 20쇄판을 구입해서인지 `바이올린`이 `비올`로 번역되었어요. cyrus님 글을 보고 수정한게 아닐까요? ㅎㅎ

그런데 cyrus님 말씀하신 순서가 아닌 그냥 정주행중입니다. ^-^

cyrus 2016-07-12 16:35   좋아요 0 | URL
제가 이 글을 블로그에 올린 후에 황금가지 페이스북 페이지에도 비슷한 내용의 글을 올렸습니다. 그때 관리자가 오류를 고치겠다고 댓글로 답변했습니다. 고쳐져서 다행입니다. ^^

정주행으로 읽는 게 편합니다. 저처럼 읽으면 피곤해져요.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