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사 학위를 받은 뒤 교직을 얻기 위해 철학교수자격시험을 준비하던 중이던 1929년 6월, 3살 연상인 장 폴 사르트르(Jean-Paul Sartre, 1905~80)를 만났다. 사르트르와 보부아르는 그해 교수자격시험에 1,2등으로 나란히 합격했으며, 당대의 스캔들이었던 2년간의 계약결혼에 들어갔다. 영혼의 정절과 관계의 투명성을 지키며 서로에게 완벽한 자유를 허용한다는 것이 계약의 내용이었다. 다른 사람과의 사랑이나 일, 앞으로의 계획, 지난 경험에 대해 거짓말하지 않고 전적으로 상대방과 공유한다는 것을 조건으로 한 이들의 관계는 처음에는 2년 기간을 약정한 계약결혼이었지만 2년 뒤에 30세까지로 연장하고, 이후로는 종신계약이나 마찬가지가 되었다. 이후 사르트르와 보부아르는 법적인 결혼을 하지 않은 채로 각자 애인을 사귀면서 죽을 때까지 계약결혼을 유지하였고, 지적 동반자로서 서로를 인정하였다. 보부아르는 마르세유, 루앙, 파리의 고등학교에서 12년간 철학 강의를 하였으며, 1944년 제2차 세계대전 종전 직전 교사생활을 그만두고 전업 작가의 길로 들어섰다. 같은 해 사르트르와 함께 『현대』(Les temps modernes)지를 창간했다. (p.278)




보부아르와 사르트르 사이의 계약결혼이야 워낙 유명한 사건이지만, 위의 부분을 읽으면서 나는 보부아르는 대체 왜 사르트르와 굳이 계약결혼을 한걸까? 라는 생각을 했다. '영혼의 정절' 과 '관계의 투명성'은 다 뭐람? 서로에게 완벽한 자유를 허용한다는 것이 계약내용인데, 서로 완벽하게 자유로울 거면 굳이 결혼으로 묶이지 않아도 되지 않나. 그들은 서로에게 서로를 만족시키는 가장 큰 중점을 지성에 둔 것 같다. 그들의 계약결혼, 그러니까 그걸 왜 굳이 해야했는지에 대해 궁금해서 '보부아르 결혼' 을 넣고 알라딘에 검색했더니, 이런 책이 나온다.




















교수자격시험에서 1,2위 할정도로 똑똑한 사람들이니 다 생각이 있어서 한 일일테고, 굳이 법적으로 결혼하지 않고 계약결혼을 택한 점, 그리고 서로의 자유로운 생활을 완벽히 인정했다는 점은, 아마도 다른 사람들에게 '이런 결혼'을 보이려고 했던 게 가장 큰 것일테다. 그러나 '결혼이 꼭 여러분이 아는 결혼으로만 가능한 것이 아니다' 라는 걸 보이기 위한 것이었다 하더라도, 굳이 결혼이라는 걸 그들 사이에 가져다둘 필요가 있었나, 라는 생각이 든다. 저 살림지식총서 한 번 읽어봐야지.



얼마전에 본 영화 《토이스토리4》에서 '보핍'은 한명의 주인에게 지정되어 사랑받는 장난감이 아닌, 철저하게 자유로운 장난감이다. 장난감이라고 말하려니 어딘가 이상하지만, 어쨌든 그러나 보핍은 그런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지도 않고, '언젠가는 내게도 주인이 나타날거야' 라는 같은 희망을 갖고 살아가는 것도 아니다. 나중에 누군가 자신을 옆에 데리고 다녀줄 어린 주인이 나타날 수도 있고 안나타날 수도 있지만, 그거랑은 전혀 별개로 보핍은 자신의 자유를 누리면서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산다. 보핍의 태도는 사랑과는 전혀 별개로 '나는 나!' 로 유지되는데, 그러면서 건강한 삶을 사는 게 너무 좋은 거다. 반드시 누군가로부터 사랑받아야만 그 인생이 가치가 있는 건 아니라는 걸 몸소 보여주는 캐릭터랄까.


'카붐' 캐릭터도 마찬가지. '우디' 가 자기를 소유한 아이를 위해 자기 한 몸 바쳐 충성하고 희생하고자 하고, '개비개비'는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는 자신의 몸을 고쳐서라도 누군가로부터 사랑받고자 애쓰는 캐릭터라면, 카붐도 역시 자기 자신에게 충실하다. 자기 안의 트라우마를 극복하려 하고 친구를 도우려 하고.



나는 누군가로부터 사랑받는 삶만이 가치있는 건 아니라는 걸 알고 있다. 사랑하는 사람이 있고 또 사랑하고 사랑받는 삶은 그 자체로 아름답고 재미있지만, 그러나 그것만이 세상의 전부도 아니며 유일한 것도 아닌 것이다.




나는 보부아르와 사르트르 사이에 구체적으로 어떤 사항들이 있었는지 모르겠다. 그리고 그런 삶도 당연히,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그들의 높은 지성은 어쩌면 그 지성에 맞는 짝으로는 서로를 택할 수밖에 없었을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왜 굳이 '계약결혼'이라는 걸 그들 사이에 존재하게 한걸까? 그렇게 해야했던 그들의 동기는 무엇일까? 그리고 다른 사람과 연애하고 돌아온 나의 파트너를 받아들인다는 것은, 어떤 것일까? 이 점에 대해 생각하고 또 생각해봤는데, 내 경우에 계약결혼한 상대와 지적 동반자가 된다는 것은, 그리고 서로의 다른 연애를 인정하고 받아들이며 사이좋게 지낼 수 있다는 것은, 나의 계약결혼 상대를 졸라 사랑하지 않을 때 가능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거다.


내 경우엔 결혼을 생각했을 때, 미안한 말이지만, 결혼을 하고자 한 상대를 뜨겁게 사랑하지 않았었다. 사실 사랑 자체와도 좀 거리가 있었던 것 같다. 그런데 오히려 그런 상대와 결혼을 하면 어떨까, 라고 혼자 생각해보았던 것. 그렇게 집에 돌아오면 신경쓰이지 않는 누군가를 둔 채로, 나가서는 언제든 자유롭게 다른 사람을 만날 생각을 했던 거다. 지금이나 그 때나 '가장 좋은 사람과는 연애하지 말자'는 생각을 하고 있어서 아마 이런 사고가 가능했던 게 아닐까 싶은데, 보부아르와 사르트르도 서로의 자유를 인정하며 지성을 존중하는 게 가능했지만, 사실, 사랑..은 딱히 크게 존재하지 않았던 게 아닐까? 사람이 사는 모습도 다르고 사랑을 받아들이고 또 행하는 자세도 다르겠지만, 내 경우에 만약 졸라 사랑하는 사람하고 계약결혼을 했다면, 서로의 자유로운 연애를 인정하는 걸 도무지 받아들일 수 없을 것 같다. 그럴거면 뭐하러 나랑 해? 걍 다른 사람이랑 해.


이건 자유연애 상대가 되어도 마찬가지. 내 상대가 '나는 지적 동반자인 사람과 계약결혼해 살고 있어, 나의 연애는 자유로워' 라고 했을 때, 나는 그 사람의 연애상대가 되고 싶지 않다...



보부아르와 사르트르는 어떤 생각을 하고 그 결혼에 임한건지 너무 궁금하다. 이렇게 궁금한 건 값싼 호기심일까?



어제는 누군가의 결혼이 궁금하다는 것이 값싼 호기심은 아닐까, 자꾸 생각해보게 됐다. 호기심과 관심은 어디에서 갈리는걸까. 나는 애정어린 상대에게 관심이 많고, 많은 것들이 궁금해져서 묻고 싶다. 퇴근 후에는 무얼 하며 지내는지, 가장 재미있게 읽은 책은 무엇인지, 책의 어떤 캐릭터를 좋아하는지, 어떨 때 행복함을 느끼는지, 전완근은 있는지.. (응?) 그런 것들이 궁금해 조잘조잘 묻고 싶은데, 만약 내가 관심있는 상대가 계약결혼을 했다면, 그걸 왜 했는지 묻는 건 실례일까 아닐까. 이것은 호기심인가 애정인가. 그것은 어디에서 어떻게 갈리는가.




상반기 결산 같은 건 하지 않고 넘어가긴 했지만, 만약 올 한 해를 정리하게 된다면, 가장 인상깊었던 비문학 도서로는 여성주의 책 같이읽기 모임에서 진행했던 《여자는 인질이다》가 될것이다. 그 책에서도 언급됐고, 파이어스톤의 《성의 변증법》에서도 언급됐던 것처럼, 여성에 대해 끊임없이 생각하고 여성의 권리에 대해 생각하다보면, 우리는 연애와 결혼이 결국 억압적인 것이라는 것에 닿게 되는 것 같다. 강제된 연애, 결혼의 압박. 《제2의 성》을 1권 밖에 못읽었지만, 다 읽게 되면 역시 보부아르도 그런 결론에 대해 말하는가 보다.




3부 「정당화」에서 보부아르는 이러한 억압적 상황에 대한 여성들 스스로의 자기 정당화 방식들을 다룬다. 그동안 여성의 본질적 태도인 것처럼 간주되어왔던 나르시시즘, 연애와 사랑으로의 도피 그리고 신비주의가 기실은 기존의 남성적 질서에 대항하여 독자적인 '반(反)세계'를 형성할 자신이 없는 여성들이 남성 중심의 기존 질서에 공모하여 삶을 이어가기 위해 취하는 태도일 뿐이라는 내용은 남성들 뿐 아니라 여성들에게도 많은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p.288)




보부아르는 자신이 도피성 결혼을 한 게 아니라는 걸 드러내고 싶었던걸까? 그래서 굳이 '계약' '결혼'을 택했던걸까? 계약결혼과 지적동반자, 그리고 자유로운 연애라니. 얼핏 보면 가장 단순한 것 같으면서도 마음적으로는 아주 복잡한 것들이 나란히 놓여있는 것 같지 않은가.


어째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읽어야할 것들이, 알아야 할것들이, 알고 싶은 것들이 더 많아지는 것 같다. 머리가 터질라고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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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19-07-19 09: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포기하기 어려운 특정 부위가 전완근이었군요! (응?) ㅋㅋㅋㅋ

살림에서 나온 저 작은 책은 사르트르-보부아르의 관계를 나름 잘 정리한 책 같았어요.
근데 저 책만 읽어봐도 아시겠지만 사르트르-보부아르는 계약결혼 뒤에도 내내 다른 사람을 사랑하고 그래서 대체 이 인간들은 왜 이런 짓을 한 것인가..... 그저 한낱 소시민인 저로서는 이해하기 어렵더라고요.
심지어 보부아르는 나중에 사르트르가 끊임없이 다른 여자들을 사랑한 것에 고통받았다...고 털어놓기도 했고, 게다가 그는 섹스도 형편없었다고까지 말하기도 했죠. 그러니까 대체 왜 그런 결혼을.........;;

둘 다 지적으로는 매우 잘 통하니까 그 방면으로는 내내 교감하고 싶고, 그러면서도 전통적인 결혼(서로를 옭아매는)은 반대하고 싶었기에 ‘계약결혼‘을 하기는 했지만 글쎄요. 인간의 복잡다단한 감정을 너무 간과한 것 같아요. 지적동반자로서만이 아니라 육체, 정서적으로 교감이 다 잘 되는 상대여야 이상적인 파트너가 아닐까 싶은데.... 서로 끊임없이 다른 사람을 사랑하면서 ‘계약‘이라는 이름 아래 묶인 그들의 결혼도 기존의 결혼만큼이나 참 공허해 보입니다.

다락방 2019-07-19 09:47   좋아요 0 | URL
네, 제가 생각한 게 바로 그거였어요, 잠자냥 님. 어느 하나만으로 결정되면 안될 것 같은데 지적동반자..라는 것이 계약결혼을 유지하면서 자유로운 삶을 함께 가져가기에 다 괜찮은가.. 가 안될것 같거든요. 결혼이란 제도 자체에 대해 반대하기 때문에 계약결혼을 했을 거라는 건 충분히 짐작 가능한데, 내 파트너는 지적 동반자 그리고 자유로운 연애..라고 하면 ‘왜 굳이??‘ 이렇게 되어버리는 거죠. 내 인생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게 지성이라고 하면 당연히 그걸 잘 맞는 파트너를 찾게 되겠지만, 말씀하신 것처럼 인간의 ‘감정‘이란 것이 그걸로만 만족하게 두지는 않으니까요.

저도 잠자냥 님처럼, 육체, 정서적 교감이 다 잘되어야 이상적인 파트너라고 생각해요. 그런데 그런 파트너라면 굳이 ‘계약‘ 결혼을 했을 것 같진 않고요. 그래서 되게 복잡한 생각이 들더라고요. 저는 계속 ‘굳이 왜?‘ 라고 묻게 되더라고요, 보부아르에게. 그러나 당시에는 분명히 혁명적이었을 것 같고요.

오늘은 안그래도 전자책 맘껏 지르는 날이라고 제가 혼자 정했으니, 마침 저 살림지식총서도 이북으로 있겠다, 질러버리겠어요. 꺅 >.<

단발머리 2019-07-19 11: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교수자격시험 원래 1등은 보부아르이나 보부아르에게 1등을 줄 수 없었던 심사위원들이 오랜기간 공부했고 여러번 떨어졌던 샤르트르에게 1등을 주었다는.... 이야기를 어디선가 읽었던 기억이 나네요. 샤르트르는 천재죠. 그런 사람을 천재라 하지만 보부아르가 그에 못지 않았음에도 아직도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는 면이 없지 않아 있는 것 같아요.
계약 결혼으로 인해 더 큰 자유를 누렸던 사람이 누구인가에 대해서는 전, 아직 잘 모르겠더라구요.
더 좋아하는 사람이 지는거다,라는 로맨스 소설 법칙 같은게 이런 천재들의 사랑에도 해당되는지도 모르겠구요.

다락방 2019-07-19 11:36   좋아요 1 | URL
아니, 1등이 보부아르인데... 아또 그럴법도 하네요. 그 때엔 충분히 그러고도 남았을 것 같아요.

저는 제2의 성도 읽으면서 ‘보부아르 천재인가, 아는게 어쩜 이렇게 많지!‘ 했었거든요. 그런 점에서 되게 자극이 되고 좋아요. 파이퍼스톤도 그렇고 실비아 페데리치도 그렇고 엄청 똑똑하잖아요. 마리 루티, 레베카 솔닛 모두 다요! 너무 좋아요!


계약 결혼으로 인해 자유를 누가 더 누렸다, 라는 건 사실 제 관심 밖이고요, 저는 그저 애정이란 걸 놓고 봤을 때, 두 명 혹은 여러명과의 관계를 가져가고 있는 거라면, 그 중 어느 하나도 완전히 충족된 건 없는게 아닌가, 라는 생각을 하게 되더라고요. 지적동반자로 살면서 다른 사람들과 자유연애를 했다는 건, 그것 자체만으로는 좀 빈 구석, 공허함을 느꼇던게 아닌가, 라는 생각을 했어요. 그러니 저 관계를 유지했어도 그것은 얼마만큼의 만족을 가져왔을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되고요. 물론, 한 명으로부터 육체적 정서적 교감을 모두 이루었다 하더라도, 인간 본연의 공허함은 있겠지만요.


저 계약결혼이라는 시도는 당시에 굉장히 대단했을 것 같아요. 음 그치만 분명히 마음 찢어지는 부분이 있었을 것 같고요. 저 살림총서 계약결혼 샀으니까 읽어보겠습니다!!

요즘 너무 이것저것 읽어보려고 시도하고 완독을 못하네요 ㅠㅠ

공쟝쟝 2019-07-20 00: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크앙 꽤많이 읽으셨네요. 저는 자유주의 패미니즘까지 읽다 말았는데 ㅠㅠ 비록 주말에도 할일이 많지만 반나절은 비워봐야겄어요~ 오랜만에 페이퍼 써야지 ㅋㅋㅋ!

다락방 2019-07-20 07:26   좋아요 0 | URL
아 저 순서대로 읽는 게 아니어서 저도 조금 읽었어요. 보부아르가 세 꼭지째입니다. 으하하하. 저 많이 남았어요 ㅜㅜ
 
뭉클하면 안 되나요?
마스다 미리 지음, 권남희 옮김 / 이봄 / 2015년 9월
평점 :
절판


세 장 읽고 중고샵에 등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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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부만두 2019-07-18 16: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스다 미리 .. 좀 질려요

다락방 2019-07-18 16:41   좋아요 0 | URL
저는 그전에 마스다 미리 본 적이 거의 없어서 질릴 건 없는데 도무지 읽지 못할 내용이더라고요. 세 장 읽고 중고샵 등록한 뒤에 그래도 다 읽어야지 했는데 읽다 읽다 중간에서 그냥 포기했어요. 어쩌면 이렇게 길에서 만나는 남자란 남자들한테 다 뭉클뭉클 해주시는지...어처구니........

2019-07-18 16: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잠자냥 2019-07-18 16: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악 ㅋㅋㅋㅋㅋㅋㅋ도대체 어떤 책인가 싶어 미리보기로 몇 장 읽다가 그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오그라들어 오징어가 되고 말았습니다..................................................... 뭉클하지마! 버럭 소리지르고 싶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뭐 이런 책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ㅠ_ㅠ 한동안 뭉클 단어도 금지.

다락방 2019-07-18 16:54   좋아요 0 | URL
왜그러셨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제가 세 장 읽고 중고샵 등록했다고 했잖아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 진짜 제 돈주고 산거라 다 읽으려고 노력했지만 도저히 안되겠어요. 포기포기.

독서괭 2019-07-19 07:52   좋아요 0 | URL
아.. 너무 궁금해서 저도 조금 보고 말았습니다..

다락방 2019-07-19 08:32   좋아요 0 | URL
어떠셨습니까, 독서괭 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19-07-19 10:09   좋아요 1 | URL
세장 읽고 팔아버리기로 한 그 마음을 이해하겠어요 ㅋㅋ

다락방 2019-07-19 10:12   좋아요 0 | URL
그렇지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테레사 2019-07-18 20: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 주말엔 숲 은 꽤 좋은데. 잘못 선택하셨군요 ㅎ

다락방 2019-07-19 08:32   좋아요 0 | URL
저도 오래전에 주말엔 숲으로 는 좋게 읽었던 기억이 있거든요. 그런데 이번 책은 망했어요 ㅋㅋ

비연 2019-07-19 10: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푸하하하하하. 전 한번도 읽은 적 없는 작가인데, 100자평 읽고 빵 터짐...ㅎㅎㅎ

다락방 2019-07-19 10:44   좋아요 0 | URL
읽을 필요 1도 없는 책입니다. 재미도 없고 의미도 없고. 킁킁. ㅡ,.ㅡ

moonnight 2019-07-19 12: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감사합니다. 다락방님^^ 이 분 책 몇 권 읽고 나니 이제 만나지 말자 싶었어요 ㅎㅎ

다락방 2019-07-19 12:38   좋아요 0 | URL
네, 이제 그만 만나셔도 됩니다. 그간 충분히 만나셨어요, 문나잇님. ㅎㅎ
 
안전한 나의 집 모중석 스릴러 클럽 46
정 윤 지음, 최필원 옮김 / 비채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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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재작년 뉴욕에 갔을 때였다. 우연한 계기로 그곳에 이민 가 살고 있는 내 또래의 여자1과 남자1을 만나 함께 식사를 했다. 처음 만나는 자리라 깊은 얘기가 오고가진 않았는데, 함께 있던 내 친구가 나를 가리키며 '이 친구가 책을 많이 읽는다'는 말을 했다. 그 말을 듣자 그 자리에 있던 남자 1이 내게 책 읽는 걸 좋아하냐, 많이 읽냐고 묻더라. 그렇다 대답하니,


"그럴 줄 알았어, 그러니까 생각이 많지. 그러면 시집 못가요."



아니, 내가 지금 무슨 말을 들은거지? 나는 크게 놀랐다. 내가, 지금 이 때에, 그것도 뉴욕 한복판에서, 뉴욕에 오래 산 남자로부터, 생각이 많으면 시집을 못간다는 말을 들었다????????



식사를 마치고 브루클린 거리를 걷다가도 나는 그 말을 한 번 더 들어야했다. 무슨 대화끝에 내가 '그런데 그 사람 입장에서는 이런 거 아니었을까?'라고 했더니, '또 생각많이 하네. 그러면 남자들이 안좋아한다니까?'


아니 씨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진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내가 그 당시에 그에게 무슨 말로 반박했는지는 생략하고, 나는 정말이지 선진국인 미국(!!)에서 오래 살았던 남자가 '생각 많은 여자는 시집을 못간다'는 사고방식을 갖고 있다는 데에 너무 놀랐고, 심지어 그 생각을 입밖으로 감히 꺼낸다는 것에 또한번 놀랐다. 한국남자는 미국에 와서 오래 살아도 한국 남자일 수밖에 없는 것이로구나. 물론 미국 남자는 무조건 다른 게 아니지만, 뭐랄까, 선진국에서 오래 살면 나는 한국식의 전통적 사고방식은 당연히 바뀌었을 줄 알았지. 이 일은 내게 너무 놀라웠는데, 이 일에 대해 여러명에게 얘기하자 그들은 하나같이 그렇게 말했다. 오히려 외국에서 한국 남자들은 더 한남성을 유지할 확률이 크다고. 외국의 사람들과 어울려 외국 문화를 받아들이기보다 저들끼리 어울려 배타적이 되고 계급적이 된다는 거다.




그들 대부분이 미국에서 태어났거나 어린 나이에 한국에서 이민을 왔다. 그런데 그들의 사고방식은 누가 봐도 한국식이다. 여자들은 전부 남편과 아버지와 시부모에게 복종한다. 지금도 분주히 음식을 나르는 건 여자들뿐이고, 그중에도 며느리들은 가장 눈에 띈다. 며느리들은 항상 필사적으로 상대의 비위를 맞추기 때문이다. 경은 그런 여자들을 볼 때마다  측은한 생각이 들었다. 한때는 그도 한국 여자들에게 매력을 느낀 적이 있었다. 그렇다고 한국 여자와 결혼하고 싶다는 생각은 해본 적이 없다. 그 상대가 몰리라 할지라도. 그는 사랑하는 이가 자신의 어머니처럼 결혼과 함께 종으로 전락해버리는 것을 원치 않았다. 질리언도 일 년에 몇 차례 시부모 앞에서 고분고분한 모습을 보여야 할 때가 있다. 하지만 한국인 아내들은 평생을 그러고 살아야 한다.

주방에서 돌아온 목사가 몰리의 가느다란 허리를 감싸 안았다.

"제 아내에게 한 접시 가져오라고 할까요?"

경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p.174-175)




여성혐오 문화는 굉장히 단단하게 유지된다. '수 로이드 로버츠'의 《여자 전쟁》을 읽다 보면, 영국이나 프랑스로 이주했어도 할례를 위해 자신들의 나라로 보내지는 어린 여자들의 사례가 등장하고, 영국으로 이주했어도 강제 결혼을 위해 파키스탄으로 다시 보내지는 어린 여자들의 사례가 등장한다. 아예 다른 문화권으로 옮겨 가면 그곳의 문화를 보고 받아들이며 '아, 우리랑 이런 게 다른데 그러다보니 우리 문화가 어땠는지 알겠구나' 하며 새로운 문화에 동화되는 게 아니라, '우리 것은 좋은 것이여' 하고 똥고집으로 자기네 문화를 유지하는 것이야. 문제는 그 유지되는 문화가 유독 여성혐오에 집중되어 있다는 거다. 한국 남자들이 외국에 가서 살아도 여전히 한국 남자인 것은 무엇을 말하는가. 아니, '그렇게 생각 많은 여자는 남자들이 싫어해' 라는 건, 남자들에 대한 모욕이지 않나? 생각없는 사람을 좋아하는 남자라니, 너무 멍청하잖아? 어떻게 그걸 자기 입으로 말하지? 정작 부끄러워 해야 할 것에 대해서 부끄러움을 모르는 남자들이여...



《안전한 나의 집》에서 목사는 큰 사고로 정신 없는 경의 집에 무작정 방문해서는 그들을 위로하고자 한다. 그리고 저렇게 자기 아내의 허리를 감싸 안고는 '제 아내에게 한 접시 가져오라고 할까요?' 같은 말을 하고 있는 것이야. 그렇다. 음식을 가져오는 거, 그것은 아내의 몫인 것. 그것이 미국이어도 그렇다. 한국남자라면. 그리고, 아아, 교회여.. 교회는....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건가요? 미국에 있는 한인교회여, 대답을 해보세요...



그들이 문을 열고 들어서자 성 목사가 가장 먼저 달려 나온다. 그는 매의 양 볼에 차례로 입을 맞추고 나서 경과 어색하게 악수를 나눴다. 시끌벅적한 소음 속에 그의 인사가 묻혔다.

"뭐라고요?" 경이 다시 물었다.

"부모님께서 오늘 교회에 못 나오셨어요. 그래서 저희가 교회를 댁으로 끌고 왔습니다."

마치 호의라도 베푸는 양 의기양양한 말투다. 매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고, 경은 자신의 집에 낯선 이들이 득실대는 이 상황이 못마땅했다. 영역을 침범당한 기분이랄까. (p.168)



하아- 너무 끔찍하지 않은가.

그러니까 상황은 이렇다. 경의 어머니 '매'와 아버지 '진' 이 사는 집에 강도가 들어 둘은 크게 육체적으로도 마음적으로도 피해를 입었다. 집은 난장판이 되어 당분간 아들인 '경'의 집에서 지내기로 했는데, 부모님이 다니는 교회 사람들 떼거지가 경의 집에 말도 없이 찾아온 것. 경은 교회를 다니지도 않고 심지어 교회를 싫어하기까지 하는데, 와서 한다는 소리가 '너네가 교회에 못왔으니 우리가 교회를 끌고왔어' 인거다.

아, 너무 스트레스야. ㅠㅠ 교회를 끌고 왔다 ㅠㅠ 왜들 그래요 진짜 ㅠㅠㅠ 아니 교회를 끌고오다니 ㅠㅠㅠ 한인교회여, 그러지마요... ㅠㅠㅠㅠㅠ

이것은 소설이지만 너무나 눈에 그려지는 선명한 장면이라 내가 스트레스를 받지 아니할 수가 없다 ㅠㅠㅠㅠㅠ




'경'은 미국에 왔던 아주 어릴적부터 가정폭력에 시달렸다. 미국에서 교수라는 타이틀을 얻고 유지하기 위해 경의 아버지 '진'은 매우 스트레스를 받았고, 자신이 가진 직책에 걸맞지 않은 부인이 창피해서 아내를 때렸다. 게다가 진의 아내는 남편으로부터 맞고 그 화를 아들인 경에게 풀었다. 경은 그렇게 어머니로부터 맞았던 어린 시절을 보냈다.


경은 폭력적인 아버지를 떠나지 않았던 어머니가 어릴 때부터 매우 원망스러웠고, 아버지 곁을 떠나기만 했어도 자기와 어머니는 행복했을 거라는 생각을 아직도 하고 있다. 엄마가 아빠만 떠났어도, 그 폭력으로부터 도망쳤어도, 그랬으면 자기가 그렇게 불행한 시절들을 견디지 않았을 거라고 생각한다.




경은 어머니를 바보로 여겨본 적이 없었다. 책과는 담을 쌓았고, 그 흔한 대학 졸업장도 없지만 그는 그런 것들로 어머니를 판단하지 않았다. 하지만 끝내 아버지를 떠날 용기를 내지 못했다는 것은 비난받아 마땅했다. 물론 어머니의 입장을 이해하지 못한 건 아니지만. 그 또한 같은 비난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었다. 그 역시 두렵다고 호소하면서도 아버지 곁을 떠나지 못했고, 그로 인해 그들 모자는 많은 것을 잃었다. 그때 조금만 더 용기를 냈더라면, 그는 지금 완전히 딴사람이 되어 전혀 다른 인생을 살고 있을 것이다. 상상도 안 될 만큼 멋진 인생을. (p.191)





경은 '질리언' 이라는 미국인 여자와 결혼했고 아이를 하나 두고 있다. 빚에 쪼들리며 살고 있지만 큰 부자인 아버지와 어머니로부터는 아무 도움도 받고 싶지 않다. 어떻게든 그들과 거리를 유지하고 싶다. 그런 차에 어느날 엄마가 찾아온다. 발가벗은 채로 그리고 음모가 다 뜯긴 채로. 부모님의 집에 강도가 들었고 어머님은 그들로부터 폭행을 당했으며 구조 요청을 위해 힘겹게 겨우 여기까지 찾아왔던 것.



경은 아빠가 엄마를 때리는 것을 어릴 때부터 보아왔고 엄마가 자신을 때릴 때 맞았다. 혹여라도 자신이 가정을 이루었을 때 그런 부모가 될까봐 늘 두려웠고, 그런 두려움이 언제나 마음 속에 있어서 자신의 아이에게 살갑게 다가가지 못했다. 늘 자신을 통제해서 자신은 부모와 다른 사람이 되기를 바란건데, 어릴 적에 그 폭력의 트라우마는 어떻게든 영향을 미치는구나 싶어 안타까웠다. 경은 이때까지 다른 사람을 한 번도 때려본 적이 없지만, 그렇지만 자신 안에 폭력성이 있음을 자꾸 인지하는 거다.


보통 남자들은 폭력성이 있고 여자들은 폭력성이 덜하다는 식으로 사람들은 얘기하는데, 폭력성이 남자에게 더 많이 드러나는 것은 그것이 그들의 본성이기 때문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남자들이 더 많은 폭력성을 띠고 더 많이 폭력을 사용하는 것은, 그들이 그동안 그런 것들을 너무 많이 보고 자랐기 때문이란 생각이 드는 거다. 아버지가 어머니를 때리는 걸 많이 보고, 아버지가 나를 때리는 걸 겪고, 주변에서도 뉴스에서도 폭력의 가해자가 되는 남자를 너무 많이 보게 되니, 자연스레 자신 안의 폭력성을 인지하게 되는 게 아닐까. 어릴 때 학대당한 아이가 자라서 다른 사람을 똑같이 학대하는 어른이 되는 것도 학대의 트라우마겠지만, '나는 그런 사람이 되면 안된다'고 자꾸만 자꾸만 자신에게 속삭여야 하는 것도 큰 트라우마다. 이래가지고야 어디 정상적이고 건강한 인간 관계가 만들어지겠는가.




부모님 집의 사건을 계기로 경은 어쨌든 얽히고 싶지 않았지만 부모님과 함께할 수밖에 없게 되었고, 묻어두었던 기억들은 경에게 아프게 찾아든다. 누르려고 했던 폭력성, 누구에게든 밝히고 싶었던 어린 시절의 상처가 폭발하고, 비극적인 사건이 계기가 되어 더 비극적인 이야기들이 그들에게 찾아들어, 트라우마에 갇혀있는 경이라는 걸 알지만, 내적으로 아주 많이 갈등하고 싸우고 있다는 걸 알지만, 이 책을 읽는 내내 경의 곁으로부터 떨어지고 싶었다. 잭의 아내인 '질리언'의 아버지가 그에게 '네가 아시아인이라 결혼을 반대한 게 아니라, 네 더러운 성질이 보여서' 반대했다고 말하는데, 아아 나는 그의 말을 너무나 잘 알겠는거다. 




경은 결국 아버지에게 묻고 싶었던 것을 물으러 간다. 아버지가 어머니를 때린 이유가,  어머니가 어머니였기 때문인지, 그러니까 다른 여자였다면 때리지 않았을건지.



"만약 아버지가 다른 여자랑 살았다면, 그 여자도 때렸을까요?"

진이 의기양양한 표정을 짓더니 이내 미소를 머금었다. "아마 더 때렸을걸."

그것은 경이 기대한 답이 아니었다. 그는 아버지에게 지금과는 많이 달랐을 거란 대답을 듣고 싶었다. 애정 결핍이 모든 문제의 근원이었다는 핑계를 듣고 싶었다. 그러나 그 무엇도 달라지지 않았을 거라는 진의 대답이 마지막 남은 의혹마저 싹 지워버렸다. 그와 그의 가족이 폭력에 시달리지 않고 행복하게 살아가는 일은 애초에 존재하지 않았다. 진은 그가 진정으로 원한 여자와 결혼했더라도 똑같은 파국을 맞게 될 운명이었다. 결국 원인은 진이었다.

진은 절망에 빠진 아들을 조롱하는 듯한 표정으로 바라봤다. 경은 더 이상 차분히 그와 마주하고 있을 수가 없었다.

"여자를 때리는 게 자랑스럽나요?" 경이 자신도 모르는 새에 주먹을 꽉 쥐고 물었다. "그게 우스워요?" (p.376-377)




나는 여기에 아주 중요한 포인트가 있다고 생각한다. 작가가 결국 하고 싶었던 말은 이게 아니었나 싶을 정도로.

만약 '다른 여자였다면' 아버지는 아내를 때리는 남편이 되지 않을 수 있었을까?


아니.


그는 어떻게든 폭력을 휘두를 남자였고, 그것은 상대인 여자의 탓이 아니었다. '네가 잘못했으니까' 라고 말하는 것은 그래서 폭력에 대한 핑계도, 정당화도 될 수 없다. 진은 자신의 아내인 매가 자신이 원하는 상황에 원하는 대응을 하지 못하는 사람이라 때렸다고 말한다. 그건 가해자의 변명에 불과한데, 우리는 어느 누구도 상대가 원하는 완벽한 바로 그 사람이 될 수 없기 때문이다. 만약 '매'가 아니라 다른 여자가 그 자리에 있었어도, 그는 그 여자를 때렸을 것이다. 왜냐하면, 그 여자도 역시 진이 원하는 바로 그대로를 다 해줄 수는 없기 때문에. 우리가 어른이라면 기본적으로 알아야 할 것은, 이 세상 어느 누구도 내가 원하는 바로 그 사람이 될 수 없다는 사실이다. 우리는 그동안 살아온 환경이 다르고 각자가 가지고 있는 능력도 다르다. 우리가 서로 다른 사람임은 너무나 자명한 일인데 '내가 원하는대로 네가 해주지 않아서' 때렸다는 것은 얼마나 기만적인가. 그것은 상대와 나를 그리고 그 변명을 듣는 세상을 모두 속이려는 행위다. 아니, 그것은 가해자가 폭력을 쓰고 싶어서 쓴거다. 폭력을 쓰는 사람이라서 쓴거다. 특히나 자신에게 맞고 반항하지 못할 위치에 있는 사람이라서, 그래서 때린 거다. 세상에 내가 원하는 대로 해주지 않는 사람이 어디 아내나 자식 하나 뿐일까? 세상에 나가면 내 뜻대로 해주지 않는 사람이 수두룩하다. 직장 상사는 내 말대로 해주나? 직장 동료는 내 뜻대로 해줘? 내가 찾아가는 병원 의사는 내 마음에 쏙드나? 무엇보다, 국회의원이나 대통령은? 그야말로 내 생각과는 다른 행동들을 하고 있지 않나? 그런데 왜 그들을 찾아가서 왜 나를 빡치게 하냐며 때리지 않지? 왜지? 왜죠? 상대의 잘못 때문이라면, 상대가 내 기분을 건드려서 때리는 거라면, 세상엔 아내 말고, 애인 말고 때려야 할 사람이 수두룩하지 않냐?



여자라서 때린 거다. 내가 사둔 집에 사는 여자라서, '내 여자' 라서. 그러니 그 여자가 아니라 다른 여자였어도 '내 여자'가 되는 순간 폭력은 멈추지 않는다. 내 마음대로 안되는 사람이 1에서부터 100까지 있어도 다 때리면 안돼, 왜냐면 나도 맞을 지도 모르니까, 그렇지만 내 여자는 아니다....  휴.. 언제부터, 어디서부터 잘못된걸까. 그리고, 어떻게 해야될까.





경은 고통스럽다. 아버지가 어머니에게 한 짓을 잊을 수가 없어 고통스럽다. 그러나 결국은 아버지와 똑같은 선택을 하지 않기로 결심한다. 그것이 이 소설이 주는 작은 희망이다. 아들이 아버지처럼 되지 않기 위해 이를 악무는 것, 실패와 폭력을 자기 삶으로 끌어들이지 않으려는 것, 결국 그렇게 결정하는 것. 이것이 작은 희망이다.









"근사하죠?"

"여길 꾸미는 데 얼마나 걸렸습니까?"

"난 손 하나 까딱하지 않았어요. 전부 매의 작품이죠." 그녀가 고개를 갸웃하며 그를 쳐다봤다. "어머님은 인테리어에 남다른 재능이 있었어요. 몰랐나요?"

그도 어머니가 남다른 안목을 지녔다는 건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것을 취미 정도로만 생각했을 뿐 재능으로 여겨본 적은 없었다. 어머니가 일자리를 갈망했으며,실제로 이런 곳애 채용되었다는 사실이 그에게 적잖은 충격을 안겨주었다.

"재능이 있으셨다는 건 알고 있었습니다." 그는 차마 몰랐다고 대답할 수가 없었다. - P336

"제게는 식구들이 돌아오기 전에 나가달라고 하셨고요.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게 항공권을 사주시겠다면서요. 돈도 조금 주시겠다고 했고요. 하지만 난 이런 꼴을 우리 가족에게 보이고 싶지 않아요, 경 씨. 우리 아버지는 ……."
그녀의 눈가가 다시 촉촉해졌다. 경의 눈에 그녀는 슬퍼한다기보다 겁에 질려 있는 것처럼 보였다.
"아버님이 왜요?"
"내가 미국에 오는 걸 반대하셨어요. 보나마나 나쁜 일이 벌어질 거라고 하셨죠. 우리 아버지는…… 겁쟁이예요. 전쟁 이후로 세상 모든 것을 두려워하셨죠. 고양을 떠나 미국으로, 유럽으로 달아나는 여자애들 모두 남자들 꾐에 빠져 창녀가 돼버릴 거라고 하셨어요. 하지만 난 그 말을 믿지 않았어요. 미국에 가서 일도 하고, 공부도 할 거라고 맞섰죠. 나중에 변호사나 의사가 돼서 돌아오겠다고……. 하지만 아버지는 계속해서 날 말렸어요. 고향을 떠나면 불행이 찾아올 거라고요." 그녀가 다시 코를 풀고 냅킨을 구겼다. - P201

"내겐 동생들이 있어요, 경 씨. 그것도 네 명이나요. 전부 나보다 한참 어려요. 그런데 내가 이런 꼴로 돌아가면 아버지는 동생들을 절대 놓아주지 않을 거예요. 그 애들의 미래가 영영 막혀버릴 거라고요. 자기 말이 맞았다고 우쭐해하면서 말이에요."
경은 소파에 늘어진 마리나를 보며 그녀가 하루 빨리 떠나주기를 간절히 바랐다. 어디로라도 사라져주기를. 하지만 그녀와 마주 앉아 있는 지금은 그녀가 얼마나 젊은지, 고향과 이곳에서 겪은 불행의 결과가 얼마나 영구적인지 새삼 깨달았다.
- P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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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19-07-18 10: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전’과 ‘집’이 함께 제목으로 등장하는 책 속의 집이라면, 안전하지 않은 집일 확률이 높죠.

다락방님이 “다른 여자였더라도.. “를 풀어주신 부분이 인상적이에요. ‘매’가 아닌 다른 여자였어도, 그 자리에 있었다면 폭력의 대상이 되는 거니까요. 아, 읽고 싶어요~를 할 수 없게 하는 책이네요... ㅠㅠ

다락방 2019-07-18 10:22   좋아요 0 | URL
작가가 이 책을 통해서 짚어줘야 할 문제를 다 짚어줬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인종차별적인 부분과 남성의 폭력이요. 보스니아 에서 온 가사도우미의 대사도 인상적인데, 아 맞다, 그것도 인용해 두어야겠네요.

스릴러 책인줄 알았는데 뭔가 르포 같은 느낌이고... 읽는 내내 조마조마했어요. 폭력적인 기운이 감돌 때면 책을 읽으면서도 긴장이 되더라고요 ㅠㅠ

잠자냥 2019-07-18 10: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침부터 저 뉴욕남때문에 욕나오네요...(속으로 온갖 *새로운 욕*을 해봅니다... 뉴욕뉴욕뉴욕!!!)
다락방 님이 그놈에게 멋지게 한방 쏴줬으면 좋았을 것을.... 흐흐흑.

암튼 책 내용 참 답답하네요; 소개하신 내용만 봐도 기빨리는 느낌........ 하아.

단발머리 2019-07-18 10:25   좋아요 0 | URL
저런 말을 하면서도 본인은 전혀 ‘거리끼지 않는다’는 게 전, 그게 신기해요.
거리끼지 않으니까 반복해서 말할 수 있는 거잖아요. 참... 신기해요, 진짜...

다락방 2019-07-18 10:26   좋아요 0 | URL
아, 거기에서 저 다다다닥 했어요. 제가 쓰질 않았어요. 보시면 아시겠지만 제 글은 언제나 너무 길어서.. 하하하하근데 뭐랄까, 제가 아무리 그래봤자 저 남자 1도 안바뀌더라고요. 한 방이 안돼요. 제가 말하면 말할수록 오히려 그에게는 ‘생각많아서 남자 없을 여자‘라는 인식이 더 굳어지는 느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책은 의외로 기빨리는 느낌은 아닌데 내내 긴장되기는 했어요. 폭력적인 기운이 감돌 때면 특히 더요. 정윤 작가가 재미한인이고 이 책을 영어로 썼는데 작가의 다른 작품들도 궁금해지더라고요. 굉장히 한인사회를 잘 살려놔서 스트레스..(응?)


단발머리 님, 맞아요. 거리끼는 게 없는 정도가 아니라 너무나 당연한 거여서 제 말이 그 사람한테 가 닿지를 않더라고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는 그냥 생각많은 여자1 이 되었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19-07-18 10:29   좋아요 0 | URL
그 사람은 글 길게 쓰는 사람도 싫어할 태세입니다. 여자가 생각도 많고 글도 길게 써?!? 뭐 이런 느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님 마이너스 포인트 1점 추가되시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시는 만나지 마요~~~

다락방 2019-07-18 10:34   좋아요 0 | URL
네 다시 만날 일 없는 사람이에요. 얼굴도 이름도 기억 안나지만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게 제가 만나고 싶어서 만난 게 아니라, 제 동행이 이민간 친구 여자1을 만나러 저랑 같이 갔는데, 마침 ‘여자들‘ 만나러 간다는 얘기에 남자1이 여자1을 무작정 예고도 없이 따라나온 거에요. 등장부터 무례무례... 쯧쯧. 자기는 결혼 너무 하고 싶다는데 여태 싱글이라고, 그래서 신붓감 찾아 나왔었나봐요. 그런데 저를 만난거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19-07-18 10:41   좋아요 0 | URL
헐... 등장부터 무작정............. @_@

반전. 그런데 그 뉴욕남은 다락방 미모에 반하고 마는데..............
생각이 많은 여자임에도 미모때문에 갈등을 겪는데...............

단발머리 2019-07-18 10:42   좋아요 0 | URL
짜자쟌~~~~~~~!!!

다락방 2019-07-18 10:42   좋아요 0 | URL
아니야, 잠자냥 님. 그거 아니야..돌아와요. 그 길 아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19-07-18 10:46   좋아요 0 | URL
너무 멀리 갔구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돌아왔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19-07-18 10:48   좋아요 0 | URL
참 잘했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 너무 빵터졌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책 리뷰는 세상 우울한데 댓글 이렇게 재미져서 어떡해요? ㅜㅜ

syo 2019-07-18 10:48   좋아요 0 | URL
결국 그 뉴욕남은 눈을 떠도 다락방, 눈을 감아도 다락방 온통 다락방 생각 뿐인데........
대체 나는 왜 이럴까, 생각많은 여자의 매력이란 무엇인가, 치열한 고민 끝에 페미니즘 책을 탐독하기 시작하는데.......

단발머리 2019-07-18 10:49   좋아요 0 | URL
잠자냥님, 우리 이렇게 왼쪽으로 도는 거에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까 오른쪽으로 가자 하셔서 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19-07-18 10:49   좋아요 0 | URL
아이참 아니라니까 쇼님. 돌아와, 쇼님도 돌아와야 한다. 얼른 돌아와야 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19-07-18 10:51   좋아요 0 | URL
아이참 한 명 잡아 놓으면 다른 한 명이 멀리 가고 또 잡아 놓으면 다른 한 명이 또 가버리고..아이참... 사는 거 힘들어서 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syo 2019-07-18 10:53   좋아요 0 | URL
가면 안 되는 길이었나?? 그렇다면,

..... 그렇게 페미니즘 책을 읽어보니 재미가 없었고 뭔 말인지도 모르겠고, 하여튼 뉴욕남은 지금처럼 그렇게 뉴욕뉴욕 살았다고 합니다.

- fin -

교훈 : 사람은 고쳐 쓰는 것이 아니다.


다락방 2019-07-18 10:59   좋아요 0 | URL
생각해보니 그 남자도 참 안됐어요.
여자 만나러 간다고 씐나서 눈누난나 따라 나왔는데 나오고보니 다락방이야... 자기 기준에 세상 끔찍한 여자....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비연 2019-07-18 10:5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니 씨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진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 대목에서 천프로 동감...

다락방 2019-07-18 10:53   좋아요 0 | URL
네, 절로 욕이 나오는 것입니다!!!!!

블랙겟타 2019-07-18 10: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황당하셨겠네요. 생각과 시집이 어떻게 연결이 되는건지... ( •̀ו́)

음 보통 선진국등으로 이민을 가게 되면 갔었던 당시 한국의 정체성으로 머물러 버리는 것 같아요. 오히려 그 시점에 머물러 있다보니 한국에 쭉 사는 사람들 보다 더 퇴행적인..

그나저나 이 책 읽어보고 싶어졌어요...( ´˂˃` )

다락방 2019-07-18 10:57   좋아요 1 | URL
맞아요, 블랙겟타님.
저는 결혼 얘기를 1도 안했는데, 그 남자는 자꾸만 시집 못간다고 저한테 뭐라 하더라고요? 노이해.. 아마 그 남자의 머릿속이 결혼결혼 이어서 그랬던 것 같아요. 사람은 원래 자기중심적인 법이니까...

선진국에 이민갔지만 이곳 그대로의 정체성에 머무른다는 게 맞는 말 같아요. 그러니 정작 떠나온 나라가 변화하는 것도 모르는 것 같고요. 저렇게나 꽉 막힌 뉴욕한인남 이라니, 저는 너무 .. 하아-

이 책 읽어보세요 블랙겟타님. 영어로 쓰여진 소설이 번역된건데, 읽어볼만한 소설이에요. 저는 좋았습니다. 남동생에게도 읽어보라고 줄거에요.

독서괭 2019-07-19 10: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헐 저딴 소리 들으면 시집 안 가서 참 다행이다 싶을 것 같아요. 너같은 놈에게 안 가서..
댓글 보고 웃고 갑니다 ㅋㅋㅋㅋ

다락방 2019-07-19 10:13   좋아요 0 | URL
저도 진짜 욱해서 ‘니가 그러니까 장가를 못가지!‘ 하고 싶었지만 꾹 참았다고 합니다. 아하하하하하하하하하

감은빛 2019-07-19 16: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제 연애의 기준은 언제나 말이 잘 통하는 사람.
즉, 생각이 많은 여성이었는데요.
그 남자는 자신이 생각이 없는 인간임을 자랑스럽게 반복적으로 내세웠네요.
한심하고 불쌍한 사람이네요.

그나저나 글 분위기와 다른 이 댓글들은 도대체!!
다락방님 서재에서는 언제나 글 읽는 재미와 댓글 읽는 재미가 완전 달라요.
둘 다 나름의 매력이 있는데, 그 비대칭이 주는 맛이 또 색다르네요.

비로그인 2019-07-19 16:38   좋아요 0 | URL
생각 많은 여자 딱 질색입니다. 욕망이 똥구멍까지 차 가지고요. 아주 재수없습니다. 여자는 모니모니해도 얼굴이 예뻐야지요. 아니면 가슴이 크던지.......

다락방 2019-07-19 16:47   좋아요 0 | URL
감은빛 님, 저도 글이 세상 우중충 했는데 댓글이 너무 재미있어서 쓰면서도 읽으면서도 한참 웃었어요. ㅎㅎ
어차피 생각 안하고 살면 본인이 생각 없는 게 뭐 그리 큰 문제겠습니까. 자기들끼리 행복하겠지요. 다 원하는 짝을 찾기 마련인 것 같아요. 하하하하하.


마술라디오 님, 원하는 분 만나서 행복하게 사시길 바랍니다.

감은빛 2019-07-19 20:00   좋아요 0 | URL
마술라디오님. 참 불쌍한 분이시군요. 욕망이 똥구멍까지 차오른 사람은 아무리봐도 당신인 듯 합니다.

제가 종교를 믿는다면 당신을 위해 기도라도 할텐데, 아무것도 해드릴게 없어서 아쉽네요.
 

취하면 책 읽어봤자 다음날 기억 1도 안나서 책도 읽지 못하고 그러면 내가 집에 가는 지하철에서 대체 뭘 할 수 있나. 🤷‍♀️

할 게 없다고 한다..

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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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9-07-15 22:1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요가 음악을 듣자 요가음악

다락방 2019-07-15 22:15   좋아요 0 | URL
잠들면 어뜨카지?!😱

블랙겟타 2019-07-15 22: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잠 안든채 요가음악 들으면서 (먼가.. 어려운데...) 집가는 지하철 시간을 잘 버티셨겠죠? (๑•̀ㅂ•́)و✧

다락방 2019-07-16 05:44   좋아요 1 | URL
네 집에 잘 왔고 ㅋㅋ 아침이네요 ㅜㅜ
 

무엇보다도 놀라운 것은 요가를 하고 나면 허기가 사라진다는 것이었다. 밥을 먹고 난 뒤에도 입이 심심해 주전부리를 달고 살던 내가 요가를 하면서부터 간식이나 야식 등을 먹지 않고 소식하게 되었다. 왜인지는 잘 모르겠으나 식습관 또한 자연스럽게 변화되어 갔다. 인스턴트 음식이나 육식 위주의 음식을 주로 먹던 내가 현미밥과 야채 위주의 가벼운 식사만을 하고 있는 것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요가를 하고 나면 살이 빠지나요?" 라고 묻는다. 나의 경우에는 요가 그 자체가 살을 빼준다기보다는 요가를 하다 보니 자연히 식욕이 줄고 몸의 라인이 살아나는 느낌이었다. 그리고 체중감량의 효과는 요가를 꼬박 삼 개월 동안 꾸준히 이어간 뒤에야 나타나기 시작했다.

요가를 시작한 지 삼 개월 만에 딱 3킬로그램의 체중이 줄어들었다. 그 다음 달에도 3킬로그램, 또 그 다음 달에도 3킬로그램씩 체중이 줄었다. 그러다 보니 요가를 시작한 지 꼭 육 개월만에 18킬로그램의 체중이 줄어들어 있었다. 나는, 168센티미터의 키에 58킬로그램의 정상 체중으로 돌아오는 데 성공한 것이었다. (p.33-34)



















읽자마자 이 부분에서 엄청 갸웃했는데, 요가를 시작하고 난 첫날, 나는 식욕이 폭발했기 때문이다. 빈야사가 나의 첫수업이었고, 그 수업을 하면서 몸이 부서지는 것 같은 고통을 느꼈으며 집에 와서는 허기짐을 도저히 참을 수가 없어 엄청 많은 양의 밥을 헐레벌떡 먹었다. 요가한지 이제 2년이 넘어가는데, 나는 그간 어쩐지 허기짐을 못느낀다거나 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고, 엊그제 토요일에도 요가 끝나고 엄마한테 전화를 걸어 '엄마, 배가 고파서 팔다리가 후달려' 라고 말했던 것이었던 것이었다.


덕분에 나는 요가한지 2년이 넘었지만 하하하하 요가를 시작하기 전과 지금까지의 몸무게가 1킬로그램의 변화도 없다. 처음 요가를 시작하게 된 계기에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다이어트도 당연히 있었다. 요가를 하면, 요가를 하기 전보다는 당연히 더 날씬해지게 될 줄 알았지! 그러나 아니었다. 요가는 그런 게 아니었어. 김혜나가 이 책에서 적은 것처럼, 그건 요가가 한 게 아니라 요가 하면서 '안먹은 나'가 한 일인 것이다. 왜때문에 김혜나는 요가를 처음 시작하고 허기를 느끼지 못했는지 모르겠지만, 나의 식욕은 요가를 시작하기 전이나 후나 변함이가 없다고 한다.



김혜나는 요가를 한지 오래되었고, 저 때 저렇게 안먹고 살이 빠졌지만, 체질상 살이 잘 찌고 빠지는 타입인 것 같다. 그 뒤에 다시 요가를 하면서는 살이 좀처럼 빠지지 않고 더 찌는 것도 경험하고, 또 빠지기도 하는데, 기분이나 몸 컨디션에 따라 몸무게가 쉬이 오르락내리락을 반복하는 것 같았다.



김혜나는 우울증도 반복적으로 앓고 있다. 김혜나가 요가를 시작하게된 계기도 여러가지가 복합적이었지만, 요가를 하면서 정신과 상담도 받고 한의원도 다닌다. 종국에는 하타 요가를 새롭게 맞이함으로써 몸과 마음이 모두 최상의 상태에 이르게 되지만, 그전까지는 매우 몸과 마음이 고생했던 것이다. 그 시간들 속에는 문학상에 당선되어 큰 상금도 받고 데뷔작이 몇 만부나 팔리는 성공적인 일까지도 있었지만, 그 기쁨이 오래 가기 보다는 그 작품을 쓰기까지 매달렸던 시간들이 굉장히 치열했고, 그 후에도 그보다 더 나은 작품을 써야 한다며 또 치열하게 매달렸다. 최근에 '박상아'의 《아무튼, 요가》를 읽으면서도 느꼈던 건데, 지금 이 김혜나의 책까지, 나는 '요가'라는 것에 대해 더 알고 싶어 들여다보다가 작가들의 치열함을 뜻밖에 맞이하게 됐다.


나는 이렇게 치열하게 살아본 적이 있던가, 내가 인생에 있어서 이토록 치열했던 적이 있던가. 어깨가 아플 정도로 글쓰기에 치열하게 매달리고, 하루에도 몇 시간씩 요가에 매달리는 이토록 치열한 삶이, 한 순간이라도 내 것이었던 적이 있던가. 물론 나는 이토록 치열한 적도 없었고, 앞으로도 치열한 것과는 거리가 먼 삶을 살아가겠지만, 누군가가 어디에서 이토록이나 치열한 삶을 살았다는 것을 읽으면서 자꾸 내 삶을 돌아보게 됐다. 내가 잘못살았다는 게 아니라, 우리가 저마다 누구나 삶의 자세가 다르다는 것, 누군가는 어딘가에서 치열하게 살고 있다는 것.




나는 요즘 요가가 너무 좋다. 수술과 입원 후에 다시 다니고 있는 요가는, 그전보다 더 좋아졌다. 통 음악을 듣지 않는 삶을 살고 있는데, 어쩌다 흥얼거리면 요가할 때 들었던 음악들이다. 김혜나가 나중에 흐르고 흘러 닿게된 하타요가수업에서 선생님은 고관절에 대해 말한다.



"<생로병사의 비밀>이라는 프로그램 보신 분 계신가요? 언젠가 고관절 특집이 방영됐는데요. 네, 역시 보신 분이 계시군요. 고관절은 우리 몸에서 기운이 샘솟는 곳이라고 하죠. 이 고관절이 굳어 있으면 우리 몸에 에너지가 막혀서 제대로 흐르질 못합니다. 구조적으로도 상체와 하체를 연결해주는 기관이다 보니 고관절이 굳어 있으면 전신에 순환이 안 돼요. 또 상체 바로 밑으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변비와 소화불량 등이 생기고, 체지방 즉 뱃살이 쌓이겠죠." (p.167)



"고관절이 막혀 있으면 기본적으로 먹은 것들이 제대로 소화가 되질 않죠. 음식은 우리 몸에서 반드시 소화(消化)가 되어야지만 기화(氣化)가 됩니다. 그래야 기운이 생기는 건데 일단 소화가 제대로 되질 않다 보니까 늘상 기운이 없고 축 처지는 것입니다. 그렇게 소화되지 않은 음식물들은 독소와 노폐물이 되어 체내에 쌓이고, 그러다 보면 기혈의 순환이 원활해지지 못하면서 소화가 더 안 되고, 배와 손발이 차가워지고, 변비가 생기고, 피부 트러블이 생기는 등 악순환이 반복됩니다. 먹은 것이 소화가 되고 체내의 순환이 원활해지려면 일단 '소화의 불'이라는 것이 일어나야 합니다." (p.168)




프로그램 중에 '골반요가'를 들으면 고관절을 많이 풀어주는데, 얼마전에는 '테라피'를 듣는데도 고관절을 좍좍 펴줬다. 너무 아팠지만 시원한 느낌이 좋아서, 게다가 평소에 사용하지 않았던 부분이라는 걸 인식했던 터라 너무 좋은 거다. 어째 요가가 점점 더 좋아진다. 그런참에 책에서 고관절 관련된 부분을 읽으니 내가 좋아하는 골반요가를 앞으로도 빠짐없이 들어야겠다는 생각도 더하고.



요가를 앞으로 내 삶에서 놓고 싶지 않다는 생각은 계속 해오고 있었지만, 그것이 어떤 중심이 될 거라는 생각을 해본 적은 없다. 그러나 이 책에서 작가가 소설가로 데뷔하고 또 요가강사로도 삶을 유지하는 걸 보면서, 어쩌면 요가 강사라는 새로운 길을 나의 미래에 가능성으로 두어도 좋지 않을까, 조심스레 생각해보게 됐다. 지도자교육은 너무 빡세서 수련 과정에 대한 부분만 읽어도 '역시 내 일은 아닌듯' 하지만, 미래는 예측불허, 생은 그리하여 의미를 갖는 것이 아니던가.



퇴근 후에 하는 요가는 하루의 피로를 풀어주는 것 같아 좋아하지만, 토요일 오전이나 한낮의 요가를 나는 매우 사랑한다. 빛을 받으면서 요가를 하노라면 '아 행복하다' 하는 느낌이 절로 드는 것. '이렇게만 살았으면 좋겠다, 이렇게만' 하게 되는데, 그래서 얼른 은퇴하고 오전에 매일 요가하는 삶을 살고 싶다. 그리고 그렇게 살기를 반복하다 보면 더 깊은 수련이 가능해지고, 그러다보면 내가 나도 모르게 요가 강사의 길을 걷게될 수도 있는 거 아닐까. 그리고 어느날 말하는거지. '아, 내가 이럴 줄은 몰랐어!'



요즘에는 부쩍 평안하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게다가 워낙 좋아했던 책읽기와 요가지만 요즘엔 더 좋아. 이 책을 읽으면서는 요가가 너무 좋아서 막 눈물이 나려고 했다. 요가 너무 좋아 엉엉 ㅠㅠ 이런 기분으로. 왜, 너무 좋으면 울고 싶어질 때 있지 않나.


김혜나의 《나를 숨쉬게 하는 것들》을 읽으면서, 앞으로 하타 요가 수업 시간이 생긴다면 두려워하지 말고 들어보자, 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건 어쩐지 더 깊은 요가의 단계인것 같아 숙련자가 해야할 과정 같지만, 일단 한 번 해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한 동작을 깊이, 깊이 머무르는 건 또 어떤 의미가 있을까. 내 몸을 어떻게 들여다보게 될까?


호흡과 명상에 대해서라면 집에서 가만가만 해봐도 좋겠구나, 싶다. 나도 여전히 호흡이 어려운데 책을 보니 비염이 있으면 호흡이 어렵다고 되어있더라. 그래도 계속 연습에 연습을 거듭하면 나도 언젠가 폐를 열어주는 호흡을 할 수 있게 되지 않을까.


최근에 '도로시 길먼'의 《뜻밖의 스파이 폴리팩스 부인》읽으면서는 지난 삶을 돌아보며 현재에 만족하게 되었는데, 오늘 김혜나의 이 책을 읽고서는 나의 미래에 대해 긍정적인 마음을 갖게 되었다. 이 직장생활 언제까지 할 수 있을지 알 수 없는데, 꾸준히 하는 요가가 또 몇 년 후에는 내게 단단한 버팀목이 되어주지 않을까. 아 진짜 너무 좋다. 요가 더 열심히 해야지. 못하지만 열심히 하다보면 언젠가는 잘하게 될 수도 있겠지. 아직 라운드 숄더 너무 하지만, 점차로 벗어날 수 있겠지. 고관절, 고관절 운동에 최선을 다하자. 그리고 숨을 깊게 들이마시고 깊게 내뱉고. 좋아하는 요가 음악으로 리스트도 만들어 두었으니, 혹여라도 시간이 될 때면 가만가만 명상과 호흡도 해봐야지.


그나저나, 과식하지 말라고 이책에서 그랬는데, 점심에 또 과식해버렸네...


시무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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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주나여,
그러므로 그대의 의무를 수행하도록 하라.
행위를 하는 것이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보다 훨씬 더 낫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그대는
그대의 육신조차 지탱할 수 없을 것이다. -『바가바드 기타』, 3장 8절 - P4

돌이켜 보면 삶에 있어 나는 단 한 번도 멈춰 있던 적이 없었구나, 라는 사실을 그제야 알 수 있었다. 앞이 전혀 보이질 않던 스무살. 친구들과 어울려 다니며 매일 같이 술을 마시고 비틀거리며 주저앉아 있던 나였지만 그것은 결코 멈춰 있는 상태가 아니었던 것이다. 절망과 방황에 휩싸여 비틀거릴 적에도, 쓰러져 죽은 듯이 누워 있을 적에도 나는 진짜 ‘나‘를 찾기 위해 내 안에서 끊임없이 움직이고 있었던 것이다. - P28

"제가 진짜 다른 사람들한테는 절대로 권하지 않는 직업이 요가 강사이긴 해요. 왜냐하면 사실 요가 강사만 해서는 밥 벌어먹고 살기가 무척 힘들거든요. 요가가 대중화 되어서 요가 학원들이 우후죽순 생겨나고 여기저기 문화센터나 헬스클럽 등에서도 요가를 가르치긴 하지만, 그와 동시에 요가 강사로 전업하는 사람도 워낙에 많은 탓에 제대로 돈벌이 하면서 살아남기는 좀 어렵죠. 하지만 혜나 씨는 작가니까, 부업으로는 요가 강사만한 직업이 없을 것 같아요. 여기저기 식당에서 시간제 아르바이트 하는 것보다는 시간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체력적으로나 훨씬 더 이득이기도 하고요." - P88

앞이나 옆, 내 시선이 닿는 곳에 앉은 사람들 중에 요가를 시작한 지 얼마 안 되는 사람들, 혹은 선생님의 구령을 잘못 알아들어 바른 자세를 만들지 못하는 사람들을 보면 나도 모르게 그들에게 다가가 바르게 알려 주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이었다. 나라고 해서 몸이 아주 좋거나 요가 동작을 정확하게 구사하는 것은 아니지만, 조금이라도 먼저 배운 것이 있으니 자꾸만 알려 주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 그렇게 내가 배운 것을 다른 사람들과 조금이라도 나눌 수 있다면 좋겠다는 마음이 수면 위로 떠오른 뒤에야 나는 선생님에게 요가 지도자 과정에 한 번 도전해 보고 싶다고 말씀드렸다. - P91

요가 학원에서 나와 버스를 타고 집으로 향했다. 그동안 쓰지 않던 근육과 관절들을 너무 많이 사용한 모양인지 골반이 끊어질듯 아파왔다. 하지만 그 자극들이 왠지 기분 나쁘지만은 않았다. 무언가 새로운 세계를 만나게 될 것만 같은 예감. 결코 쉽거나 만만한 세계는 아니겠지만, 그래서 더욱 매력적으로 느껴지는 세계로 한 걸음 한 걸음 내딛는 기분이 들었다. - P95

옷을 갈아입고 요가 학원을 나서는 순간, 내 몸에 둥그런 태양이 두둥실 떠올라 나를 비춰 주고 있다는 사실을 느낄 수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나누어 지는 빛으로 인해 나는 보다 따뜻해진 마음을 안고 요가 학원의 문을 나섰다. - P105

"저는, 돈이 없어서 요가를 못하는 일은 절대로 없어야 한다고 봅니다. 그런 일은…… 정말 있어서는 안 되죠. 마찬가지로 돈을 벌기 위해서 요가를 하는 것도 결코 옳은 일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요가붐이 일면서 요가로 장사를 하고 큰돈을 버는 사람들이 있기도 하지만, 그건 정말 잘못된 일이에요. 그러니까 돈 때문에 수련하러 못 오는 일이 없도록 하시고, 혹 다시 강사로 일하게 되더라도 돈 때문에 요가를 하지는 마세요." - P181

과식은 기도와 기맥을 막아 호흡기와 순환기에 물리적인 장애를 가져올 뿐만 아니라 우리의 의식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치게 마련이다. 과식 후 무거워진 몸은 우리의 의식을 어지럽혀 불쾌하게 만들고, 음식을 조절하지 못한 것에 대한 자책과 번민, 후회 때문에 우울감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몸이 무겁고 정신이 맑지 못한 상태로는 요가는커녕 몸을 움직이고 숨쉬는 것초자 하기가 힘들다. 이처럼 요가의 첫 단계인 야마(Yama, 의무계)와 니야마(Niyama, 권고계)를 지키지 못하면 그 다음 단계인 아사나 수행에 들어갈 수조차 없는 것이다. - P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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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19-07-15 15: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가는 하지 않고 요가복만 사는 1인이
다락방님 요가사랑에 흐믓해 합니다 ㅎㅎㅎ

다락방 2019-07-15 15:28   좋아요 0 | URL
이 책은 단발머리님 서재에서 보고 읽게된 책인데요. 너무 치열한 삶과 우울증은 같이 오는 것인가 싶어 우울증이 또 궁금해지더라고요. 회사 동료 직원에게 죽고싶지만 떡복이는.. 책 빌려달라고 했어요.

요가 너무 좋아요, 단발머리님! 지금보다 더 좋아하게 되었으면 좋겠어요. 요즘엔 요가로부터 마음의 평안을 많이 얻어요. 후훗.

유부만두 2019-07-15 16:52   좋아요 0 | URL
전 요가도 하고 요가복도 사고
떡볶이도 좋아합니다. 가끔 우울하기도 하네요.

다락방 2019-07-15 16:57   좋아요 0 | URL
요가를 좋아하지만 오늘은 퇴근하고 와인을 마시러 갈겁니다. 으하하하

chika 2019-07-15 15: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술하고 난 후 배에 힘이 안들어가고 허리도 너무 아픈데다가 양반다리도 안되니까 요가는 꿈도 못꿨어요. 그래도 1년이 넘어가니 조금씩 다리가 펴지기는 하네요. 저도 슬슬 요가 욕심이 납니다. 서너가지 동작은 됐었는데 말이죠....

다락방 2019-07-15 15:29   좋아요 0 | URL
그렇다면 요가를 천천히 시작해보셔도 좋을것 같아요. 테라피 같은 거는 스트레칭이니까, 너무 빡센 거 말고 스트레칭으로 짜여진 요가라면 시도해보시는 게 오히려 회복에도 더 도움이 되지 않을까요? 저는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요가가 좋아져요. 여전히 못하지만요... 하하하핫.

2019-07-15 15: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9-07-15 15: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목나무 2019-07-15 16: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역시 요가의 매력에 점점 빠져들고 있는 일인입니다.
아무 생각없이 선생님의 말씀에 따라 내 몸에 집중하면서 보내는 그 시간이 그렇게 좋을 수가 없네요.
몸을 움직이는 것도 좋지만 그 한 시간 동안 아무 생각을 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 정말 좋더라구요.~
김혜나 소설가가 요가 강사로도 일한다는 것을 들었던 것 같긴 한데....
암튼 이 리뷰 덕분에 요가에 대한 사랑이 더 커져버렸어요. ㅎㅎ


다락방 2019-07-15 16:54   좋아요 1 | URL
저는 늘 못하면서도 좋아한다는 게 쑥스럽더라고요. 그래도 계속계속 좋은 마음을 유지하고 싶어요. 이렇게 누군가 요가를 하면서 느꼈던 것들에 대한 글을 읽고나면 또 조금 더 좋아지는 것 같아요. 이 책에서는 고관절에 대해 얘기를 듣는게 좋았고, 하타 요가라는 것에 대해 궁금해졌어요. 하타 요가는 한 번도 안해봤고 또 제가 하기엔 좀 어려운 요가인 것 같지만 궁금하고 해보고 싶고 그래요.

김혜나 소설가는 지금 요가 강사로 계속 일하고 있는 것 같아요. 저는 강사 까지는 .. 어휴, 너무 먼 길인것 같지만 ㅎㅎ 매일 아침에 요가하는 삶을 살고 싶어요. 지금은 회사 다녀서 곤란하고요... 언젠가는 그렇게 살고 싶어요.

요가 사랑해요, 설해목님! 우리 같이 요가를 사랑합시다. 꺅 >.<

지나 2019-07-15 18: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요가 하고 일킬로도 안빠졌는데요. 오늘 하타 요가 있어서 가려고 합니다. 요가를 잘하고 싶은데 정말 못하는 저입니다.
하면 할수록 요가는 근육운동 같아요. 이번달 까마귀자세 하타요가에서 집중연습 하는데 어려워요. 참 어려워요.어떻게 두팔로 무거운 제몸을 드나요?ㅠㅠ

다락방 2019-07-15 22:13   좋아요 0 | URL
우어어엇 제가 말입니다. 까마귀 자세 2초 성공 경험이 있는 사람입니다!!!!!!!!!!!!!!!!!!!!!!!

2019-07-21 14: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9-07-22 08: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noomy 2019-07-27 12: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매번 잼있는 글 눈팅만 하다가 댓글 답니다~ 저도 요가를 좋아하고 잘하고 싶고, 앞으로도 더 좋아하고 싶은 요기입니다. 요가는 우연한 계기로 2년 넘게 하고 있는데 워낙 로보뜨 같은 몸이어서 진짜 안 늘더군요. 쌤은 저보고 첨보다 엄청나게 발전했다고 하시는데 제가 보기엔 개미 눈물만큼 는거 같기도 하고 ㅋㅋ. 매번 수련하면서 인간의 몸이 이렇게나 다양하게 움직일수도 있구나하며 늘 감탄과 행복을 동시에 느끼지만, 맨 뒷자리에서 남들 시선 신경 안쓰려고 늘 노력해도 그게 잘 안되네여. 남자회원이 저밖에 없거든요ㅜㅜ 남자한테 정말 좋은 수련인데.. 아참~ 식욕은 저도 더 커지던데요 ㅋㅋㅋ 앞으로도 열씨미 요가 합시다~ 나마스떼

다락방 2019-07-28 10:27   좋아요 0 | URL
아아 식욕 커지는 사람이 저 뿐만은 아니었군요! 가뜩이나 식욕 쩌는데 더 커져서 어쩌나 싶습니다 ㅋㅋ
저도 처음에 비하면 많이 늘긴 한 것 같은데요, 처음엔 진짜 몸이 엉망이었던지라.. 어떻게 해도 늘 수 밖에 없었던 비루한 육체.. 그렇지만 정말 너무 조금씩 늘어요 ㅜㅜ 언제 선생님들 처럼 핸드 스탠딩이 될지, 다리 일자 찢기가 될 지 모르겠어요. 처음엔 그런 게 목표였지만 아, 나는 거기까지는 바라지도 말자 싶더라고요. 그냥 몸 쭉쭉 스트레칭 해주는 걸로 내 요가는 의미를 다하는 것이다... 생각하려고요. 요가한다고 살 빠지는 것은 결코!! 아니어서 ㅋㅋㅋㅋㅋㅋㅋ 몸무게 변화 1도 없지만 ㅋㅋㅋㅋㅋㅋㅋ 그렇지만 요가는 너무 좋아요. 저도 계속계속 하고 싶어요. 누미님 하시는 요가는 프로그램이 다양한지 궁금하네요. 회사 동료는 하타 요가만 다니거든요.
그나저나 혼자 남성 분이시라니... 신경이 안 쓰일 수 없겠어요. 기운내세요!!
요가 얘기 자주 합시다. 나마스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