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사 공부의 기초 - 역사가처럼 생각하기
피터 N. 스턴스 지음, 최재인 옮김 / 삼천리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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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역사가처럼 생각하는 요령, 이론 참고서(딱딱하지만 기본기 다지는 데 유용. 핵심 키워드, 논의가 더 일목요연 했더라면 하는 아쉬움), 카 《역사란 무엇인가》는 실전서(논의가 확연히 들어오며 유려하게 흘러감). 두 책을 같이 보면 시너지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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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북 2016-01-31 09:3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두 책을 같이 볼 수 있는 agalma님의 내공이란! 엄지 척!

AgalmA 2016-01-31 22:38   좋아요 3 | URL
해피북님도 같이 보시면 되죠! 내공은요... 머리 쥐어짜며 책 좀 빨리 읽을 수 없냐 저를 닦달하는 노새 광경을 보여 드릴 수도 없고^^;;

서니데이 2016-01-31 18:5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Agalma님 , 좋은 저녁시간 되세요.^^

AgalmA 2016-01-31 18:38   좋아요 3 | URL
넵/ 또 Agalma입니닷//

2016-01-31 18:4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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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1-31 18:4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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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1-31 18:5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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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1-31 18:5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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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1-31 18:5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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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1-31 18:5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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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2-01 00:0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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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2-01 00:1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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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2-01 00:1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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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2-01 00:2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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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2-01 00:2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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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2-01 00:2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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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2-01 00:2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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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2-01 00:2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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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2-01 17:3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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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2-04 17:1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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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2-04 20:5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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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2-09 19:3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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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2-11 16:0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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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2-11 17:0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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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2-11 17:2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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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2-11 21:2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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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2-11 21:4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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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2-11 22:0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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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2-13 10:0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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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2-14 02:4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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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2-14 13:2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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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2-14 19:0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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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2-13 18:3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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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2-14 02:4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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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2-14 10:3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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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2-14 19:2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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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2-14 19:4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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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2-14 20:1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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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2-14 20:2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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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2-14 20:4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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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2-14 21:1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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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8-16 22:0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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귤 껍질을 깐다. 선택의 여지는 별로 없다. 먹거나 부패할 때까지 놔두거나 끝내는 망가뜨리는 쪽으로.
무엇이 됐든 귤은 영구히 훼손된다. 돌이킬 수 없다.

내 살은 가끔 추악한 형태로 일그러진다. 면역력 저하.
그게 아니더라도 돌이킬 수 없는 상처들을 안고 살아간다.
귤은 내게 기증된 게 아니다. 내겐 아직 기증할 선택권이 있다. 물론 죽어서.
살아서 자신을 기증하는 귀의(歸依). 그 의미를 자주 오래 생각한다.
안타깝게도 나는 너무 일찍 죽음을 맛보아서 삶에 큰 의지가 없다. (어머니가 들으시면 혼날 소리지) 내 삶은 죽은 나무 같은 것이다. 내가 있기에 가지는 의지가 아니라 내가 살아 있기에 가지는 의지들이다. 죽었는데 계속 죽는다. 신경적 반응은 살아 있는 거지. 한순간의 고통을 참을 수 없어 삶의 전쟁을 치르고 또 치른다. 삶 어딘가에 풀어보지 않은 선물 꾸러미가 있다는 듯 돌아다닌다. 열어보면 다 판도라 상자 같은 게 되는데도. 여기서 희망, 저기서 희망 조금씩 모아 살아간다.

그것은 《토리노의 말》에서 나오는 ˝감자˝ 같은 것이지 나날의 방문자들이 가지고 오는 것이 아니다. 자신이 힘겹게 키우고 얻은 감자. 뜨거울 때 살살 껍질을 까서 먹던 일도 결국엔 먹고 싶지 않아진다. 그날 단 하나의 식량인데도. 오, 삶이여.

 

 

 

 

 

 

 

 

 


 

시계태엽 오렌지》에서 알렉스는 악(惡)은 지극히 개인적인 것이라고 말한다. 현혹되고 행한 자가 그 대가를 치뤄야 한다고 호기롭게 말하지만, 자신을 누르는 더 큰 악을 만나기 전의 순진한 소리다. 인간은 늘 그렇지만.
악을 행하는 고단수들은 자신에게 칼날이 돌아오지 않도록 주도면밀하며 더 잔혹하다. 한나 아렌트가 말한 ˝악의 평범성˝은 좀 평범한 말이긴 하다. 인간이 구성하고 구사하는 소소한 악의들은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하는 매력도 있으니까. 그리고 모인다. 폭력의 흡인력.
근절할 수 없기에 더 철저히 대결하거나 포섭하거나 외면하거나 어느 것도 궁극적인 해결책은 아니다. 갖은 언어로 제압해 보려 하지만 현실 속 힘의 움직임들은 항상 그보다 더 민첩하게 움직인다. 언어는 언제나 늦다. 설명할 말이 있어야만 말을 할 수 있으니까. 어설픈 그물을 던져 잡아 보려 하지만 호락호락하지 않다. 언어는 자체 가면을 쓸 뿐만 아니라, 쓰는 자의 주술 속에 상대에게 던져지기도 한다. 언어를 쓰는 상당수가 자신이 말하고 있는 게 뭘 뜻하는지, 상대에게 무슨 어리석은 짓을 하는지 모르면서 말을 한다. 말에 뜻을 품은들 그 말의 진의을 깨닫는 건 자신이 아닐 수도 있다.
법과 무질서, 선과 악, 전쟁과 평화는 이분법적인 대립항이 아니다. 짝을 이뤄 순환할 뿐.
자유의지....욕망과 목적의식이 소용돌이치며 섞이는 장(場)
시계태엽이 외부의 작동으로만 움직인다고 생각하는 것은 난센스다.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 내부에도 있으니까. 앤서니 버지스는 2차 대전에 참전까지 했지만 인간 내부 극한까지 내려가보고 글을 쓴 게 아닌 것 같은 인상이다. 최소한 사드보다는 덜했다.

 

그래서 스탠리 큐브릭은 3부의 도덕적인 결말을 과감히 잘라 버렸으리라. 소설이 나왔던 62년도엔 수긍할만 했을지 모르지만 71년도엔 유효 상실로 보였을 테니까. 소설이 나온 뒤 스탠리 큐브릭은 베트남 전쟁도 보지 않았던가.
어쨌거나 인간이 오렌지 같은 구석이 있다는 덴 동의. 바보 같고 향기로우면서 무엇이든 상상해 넣을 수 있다.
그러고보니 《오렌지 기하학》 함기석 시인의 말이 여기 어울릴지도.

 

 

 

 

 

 

 

 

 

[시인의 말]



코흐곡선 해안을 걷고 있다
벼랑 끝 하늘로 물고기들은 헤엄쳐 오르고
죽은 자들의 숨이고 육체였던 저 투명한 대기 속에서
빛이 제 눈을 검게 태우고 있다
제로(0)인 너와
제로(0)인 내가 만나
무한(∞)이 되었다가 더 큰 제로(0)로 되돌아가는
아름답고 비정한 원(Circle)의 우주
그것이 그대로 삶이고 죽음이고 사랑인 시
세계는
제로(0)와 무한(∞) 사이에서 녹고 있는 눈사람(8)
자신의 부재를 자신의 몸 전체로 목격하고 기억하기 위해
눈동자부터 녹아내리는
진행형 물질
우린, 죽음으로부터 같은 거리에 있는
점들의 집합

-2012년 6월, 함기석


<오렌지 기하학>은 내겐 그리 신선한 오렌지들로 보이진 않았지만, 누구든 오렌지를 키울 순 있지.



암튼 가능하다면 모든 걸 멈추고 싶다. ˝칼 탄 우유˝ 마시듯 가볍진 않겠지.
이 카운트다운이 언제 끝날지 나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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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북 2016-01-31 09: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핫. 독서 모임을 하시는가봅니다 ㅎ 영화와 책을 함께 이야기 나눌 수 있어 참 부러운 공간이예요^~^

AgalmA 2016-02-01 01:39   좋아요 1 | URL
네! 요즘 유행인 거 같아 저도 겟! 했습니다. 농담ㅎ;
어찌 사람이랑 때가 잘맞아 시작하긴 했습니다. 혼자 읽던 게 오래 되어서, 나가면 수다가 삼매경ㅎ;;;

해피북님도 이웃분들과 조촐한 책모임을^^

2016-01-31 09:5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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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1-31 17:4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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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1-31 11:1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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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1-31 17:5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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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1-31 19:0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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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1-31 14:4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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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1-31 18:0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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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1-31 18:3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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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1-31 18:3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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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6-01-31 20: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귤 껍질을 깐다`로 시작되는 글의 첫 문단을 봤을 때 이 시가 생각났습니다.


* 오렌지 (신동집)

오렌지에 아무도 손을 댈 순 없다.
오렌지는 여기 있는 이대로의 오렌지다.
더도 덜도 할 수 없는 오렌지다.
내가보는 오렌지가 나를 보고 있다.

마음만 낸다면 나도
오렌지의 포들한 껍질을 벗길 수도 있다.
마땅히 그런 오렌지
만이 문제가 된다.

마음만 낸다면 나도
오렌지의 찹잘한 속살을 깔 수 있다.
마땅히 그런 오렌지
만이 문제가 된다.

그러나 오렌지에 아무도 손을 댈 순 없다.
대는 순간
오렌지는 이미 오렌지가 아니고 만다.
내가 보는 오렌지가 나를 보고 있다.

나는 지금 위험한 상태다.
오렌지도 마찬가지 위험한 상태다.
시간이 똘똘
배암의 또아리를 틀고 있다.

그러나 다음 순간,
​오렌지의 포들한 껍질에
한없이 어진 그림자가 비치고 있다.
누구인지 잘은 아직 몰라도.

AgalmA 2016-01-31 20:53   좋아요 0 | URL
좋은 시 소개 감사합니다^^
˝나는 지금 위험한 상태다˝ 이 싯구가 아주 낯익은데 원조가 누구일까 문득 생각하게 되네요...

cyrus 2016-02-01 19:17   좋아요 0 | URL
김춘수의 `꽃을 위한 서시`가 이 문장으로 시작됩니다. ˝나는 시방 위험한 짐승이다˝

2016-02-01 01:1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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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2-01 01:4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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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2-01 17:1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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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2-01 17:2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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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납할 수 없다는 것은...

 

 

  Vincent Gallo - When

https://youtu.be/aEAakQH7iY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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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을 먹는 동안 그곳에 못 갈 거라는 걸 몰랐다. 그저 밖에 눈이 장관으로 내린다고 생각했을 뿐.

 

 

 

 

 

그다음은 비였다. 서리 낀 버스 속에서 우리가 정작 어디로 가고 있는지 알 수 없었다.

목적지에 도착해서도 어리둥절함은 우리 주위를 한동안 떠다녔다.

걸음마를 익힌 아이처럼 우리는 풍경 속을 탐험하기 시작했다.

 

 

 

 

 

저런 걸 공중에 띄울 생각을 하는 사람은 참 대단하기도 하지.

이 사람 아직 피라미드를 못 봤군. 흥.

 

 

 

 

 

이리 오너라~

어느 양반이 아침부터 시끄럽게!

(벌컥)

어머, 햇님이셨네~

나는 싹싹한 하인처럼 해가 준비한 잔치 떠날 채비를 서두른다.

 

 

 

 

 

거짓말 같은 날씨.

사람은 이래서 천국을 그렇게 쉽게 믿는구나 했다.

그래서 일단 자고 내일 일은 내일 생각하자고 하는구나 했다.

도시 삶에서는 이렇게 다시 시작하는 느낌을 쉽게 받을 수 없다.

자신을 들여다보는 거울들이 너무도 협소하다.

여행지에서 나는 매일 한 살이 되어 하루만 산다.

 

 

 

 

 

茶 한 잔 하고 가실래예?

 

 

 

 

 

 

茶보다 풍경에 더 취해……

 

 

 

 

 

 

 풍경이 나를 마시는 중인 지도 몰랐지.

 

 

 

 

 

 

까꿍~ 이 시골에 이런 예술가가 있는지 몰랐지롱!

 

 

 

 

 

 

세상의 아름다움은 나를 미치게 만든다.

나는 얼마나 간절해지는지.

 

 

 

 

 

그곳에 연연해 말고 이리 오렴.

 

 

 

 

 

 

언제나 너를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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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reka01 2016-01-30 00:5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사진과 함께한 나레이션...멋찐데요^^..

AgalmA 2016-01-30 23:12   좋아요 1 | URL
사진이 보여주는 이미지를 충분히 글이 나타내주지 못하는 부족함에 무릎을 꿇을 뿐입니다. 흑

서니데이 2016-01-30 02:4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갈마님, 좋은밤되세요.^^

AgalmA 2016-01-30 23:13   좋아요 2 | URL
또 밤^^; 우리는 밤에 만나는 사람ㅎ;;

2016-01-30 23: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해피북 2016-01-30 09:2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제목에서부터 `그래서 사람들이 천국을 쉽게 믿는지도 모르겠다`는 이야기와 사진들 모두 참 멋져요. 한 편의 에세이집을 읽고 본 기분이 들었어요. 엄지척!

AgalmA 2016-01-30 23:15   좋아요 1 | URL
해피북님 프로필 사진이랑 같이 보니....수고했어. 자, 한 잔 하게로 읽힘ㅎㅎ 감사요 :)

나와같다면 2016-01-30 11: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어제 딱 이런 마음이였어요.. 그냥 내릴 생각안하고.. 고속버스 타고 어디론가 떠나고 싶다는.. 그 공간이 주는 진동과 소음이 그리웠어요..

AgalmA 2016-01-30 23:16   좋아요 1 | URL
그럴 때 있죠. 그냥 쭈욱 가고 싶단 기분... 그 선택으로 무엇을 만날지 겁도 없이요...

비로그인 2016-01-30 12:3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agalma님! 책임 지세요.. 여행 하고 싶게 하셨으니.. ㅎㅎ

AgalmA 2016-01-30 23:17   좋아요 1 | URL
흔적님은 여행이 무척 필요하신 분이죠! 자발적으로 책에 파묻혀 주이상스 속에 계셔 뭐라고 하지도 못 하겠고ㅎ;;

비로그인 2016-01-31 07:26   좋아요 1 | URL
아. 네.... 저를 잘 읽으신 글입니다....감사합니다...

서니데이 2016-01-30 23: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내일 많이 춥대요.
오늘 저녁도 꽤 추워요.
따뜻하게 입으세요.^^

AgalmA 2016-01-30 23:28   좋아요 2 | URL
겨울은 겨울다워야ㅎ 내일도 출근인데, 사무실은 따뜻하니까...그렇지만 힝)
서니데이님도 따뜻하게 지내세요^^
 

양아버지는 책이고, 양어머니는 음악이다.
무엇보다 다행인 건 이분들은 나보다 일찍 돌아가시지 않을 것이기에 마음껏 어리광을 부릴 수 있다. 나, 입양 잘 된 거 같아ㅜㅜ!

친아버지처럼 양아버지도 어려운 데가 있다a; 문제는 난데, 나는 일하기 바쁘고 집에 들어가면 지쳐 잠드니까 양아버지랑 얼굴 보기가 어렵다. 그러다 대화를 나눌 시간이 되면 준비를 단단히 해야 한다. 한눈 팔면 담날 혼난다. 내가 널 그렇게 가르쳤냐! 호통에, 동네 망신을 당할 수도 있다. 맞춤법 검사도 정말 싫어! 우흑. 졸면 내 발등을 사정없이 강타! e-book 양아버지면 어떤 기분일까.

양아버지의 오늘의 한 말씀.
˝신을 만나려고 이 세상에 태어난 게 아니니까.˝
ㅡ앤서니 버지스 <시계태엽 오렌지> 중


아, 한없이 자애로운 내 양어머니. 아팠냐며 이 음악은 입맛에 맞냐며 음악반찬을 잔뜩 내 앞으로 끌어다 주신다. 아버지가 한참 훈계 중이실 때 뭘 그리 심각하게 하냐며 맛난 음악 만드는 소릴 들려주시지. 아, 가족이 모두 모인 순간의 따뜻함이란! 힛, 쪼금 부끄럽지만 내가 이 나이 되도록 샤워할 때 음률로 내 등도 밀어 주시고, 잠들기 전까지 자장가도 불러주시지. 마르셀, 나처럼 양어머니를 잘 만들었어야지. 마술환등기 속 브라방 부인도 고독하게 만드는 어머니였잖아. 자네 취향이 그런 걸 어쩌겠냐만.



난 오늘도 양어머니랑 연애~ 후후후
앗, 양아버지가 저기서 눈 부릅 뜨고 날 노려보고 계시네;;;


어머니를 닮았으면 나도 작곡도 하고 그랬을 텐데, 크흑. 왜 커갈수록 아버지를 닮아서는....


언어는 이성적인 길을 강요한다. 달콤한 승리감에 취해 더, 더를 외치지.
언어를 멜로디와 리듬으로 바꾼 음악은 피처럼 우리 몸을 휘돌아... 왜 음악은 다 한숨 같은지....


오늘의 양어머니는 The Weeknd 외 기타 등등. 인종과 성별과 장르를 따지긴 싫다~ 내 어머니인 게 중요함!



The Weeknd - Twenty Eight
https://youtu.be/1PqGrfdAw90

 

 

 

The Weeknd feat Pharrell - Wanderlust (Kiss Land)
https://youtu.be/odvyVC7LR5A

 

※ The Weeknd 에이블 테스페이 말야. 자비에 돌란 닮지 않았음? 요즘은 이런 섹시함이 어필되는 듯? 아냐, 원래 이 수요는 꾸준했어. 아, 내 양어머니 인기가 많은 건 괴롭지만 음악 어머니는 무한하니 모두 햄볶을 수 있다ㅜ.ㅜㅇ~ 난 이게 좋더랑. 우리 아버지가~ 우리 아버지가!.... 구구절절 아버지 가라사대 안 해도 되고.



●  Jassie Ware -  Running (Live at WFUV)
https://youtu.be/PwzY_49W1Zo



 

 

Juno(주노) - 마지막 거짓말
https://youtu.be/nwwWOUw5y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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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내 정신의 아버지인 책과 정신의 어머니인 음악에 경배를....
    from 흔적의 서재 2016-01-28 13:50 
    지금은 아닌 것으로 밝혀졌지만 아톰(atom)은 쪼갤 수 없다는 의미를 가진 소립자(素粒子)이다. atom이란 단어가 어떤 사물을 무한히 계속 자를 수 없다는 생각에서 비롯되었다는 사실은 흥미롭다.(이런 부정否定의 사례들은 다음의 단어들을 통해 더 접할 수 있다. atypical 비정형적인, anorexia 식욕부진, asymmetry 비대칭, anaerobic 혐기성의, 산소 결핍의, achromatic 무색의, 전(全)색맹의, apathy 무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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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1-29 22: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1-29 22: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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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꿔라, 문학하는 주체를

십중팔구 너희들은 고급독자가 될 뿐일거다 일갈했던 어느 교수님 생각을 종종 합니다. 
그걸 비웃던 누군가는 잘 나가고 못 나가고를 떠나 작가가 되고, 겁먹었던 누군가는 우울한 직장인이 되고 그랬지만 그건 예언은 아니었죠. 성과는 아쉽지만 모두 열심히 살았습니다.

* 사회라는 관점으로 봤을 때 문학은)
문학에게 혁명이란 사명을 덧씌우는 건 종교적인 데가 있어요. 
만병통치약(=해결사) 혹은 마지막 수송선으로 보는... 짐짓 이성적인 듯 문학의 대의를 논하며 비난하고 공격하는 자가 사실 가장 심하다는 게 아이러니.
그  저변엔 '구원'을 바라는 심리가 깔려 있어요. 문학 뿐이겠습니까. 정치학이든 경제학이든 과학이든 인간관계든.
자기계발서를 읽으면 성공의 길이 열릴 거 같은 심리도 '구원'을 바라는 현실적인 변형입니다.
자기계발서를 비웃지만 책은 늘 참고서처럼 이용되어 왔고 우린 이 심리에서 근본적으로 벗어날 수 없습니다. 
글을 쓰는 것도 구원을 바라는 심리가 깔려 있죠. 일단 나부터라도 구하고 싶고, 나를 만족시키고 싶은. '자기 치유'라는 말이 괜히 나왔겠습니까. 진리 추구니 역사적 사명이니 하는 거대 담론은 그 다음이라고 생각합니다.

재미난 지점은 글쓰기가 사회와 시장이라는 메커니즘에 속하기 때문에 혁명이니 참여니 하는 요구들이 치고 들어온다는 거죠.
현실과 동떨어진 현학성과 지적 배출 같은 공허함을 왜 양산하느냐 하는 공격이. 
지금은 구닥다리 취급당하는 초현실주의가 당시엔 열광적인 환호를 받았던 건 흥미로운 일였죠. 
시대마다 요구하는 바가 약간씩 달라질 뿐였습니다. 무수한 사상의 흐름, 문예 사조들도 그 역학에서 나온 거라고 봐요. 
실존주의를 철학이라기보다 문학운동으로 평가하기도 하는 건 그래서고요.
출판되는 순간부터 글은 전적으로 작가의 것이 될 수 없죠. 나를 떠난 글은 내 것이 아니라는 말을 흔히 하듯이. 
나혼자 생각하고 쓰고 보고 끝낼 거면 그런 공격에 아랑곳하지 않고 써도 되죠. 
자기 죽고 나서 작품이 되든 화장실 휴지가 되든 상관 않는다면. 
전쟁통에 남의 집 화장실 휴지로 쓰이던 이상의 글이 구사일생으로 살아남은 건, 기적입니까, 행운입니까, 운명입니까. 아, 이 모든 추상적인 표현!
살아 남으면 이런 대우도 받는 거죠. 그래요.
카프카가 왜 자기 손으로 자기 작품을 처리하지 못했습니까. 일말의 소통을 바랐던 모든 사람, 작가들에게 저는 같은 인간으로서 연민을 가집니다. 
큰 테두리에서 보면 모든 인간은 종교적이죠. 무신론자도 무신을 믿는 거니까요.
결론적으로 저는 문학이 혁명이든 아니든 상관 않고 좋아한다는 겁니다. 그래서 문학이 자유롭길 바랍니다. 내 추구와는 별개로 내가 그러고 싶듯.


* 개인 대 개인이라는 관점으로 봤을 때 문학은)
독자/작가 두 진영 다 공감을 바라지만 쌍방에게 잘 맞아떨어지지 않는다는 게 늘 딜레마입니다.
지금은 자본주의 시장이라는 거대 도매상까지 끼여 있으니 말예요. 
팔릴 거 같고 통할 거 같은 말만 하고 써라! 열라 머리 굴리는 작가들...아, 딱해라.
저는 오늘도 절판된 책을 여러 권 샀지요. 저는 독자이면서 구조자이기도 하다는 생각을 책을 접할 때마다 합니다.


종말은 어떤 변화의 시작이 나타나기 전엔 말해지지 않죠. 그래서 저는 종말 소릴 들을 때 차라리 출발 신호로 독해합니다.
길게 늘인 과거와 미래 사이에 순간의 현재들을 어찌저찌 모아보고 말하기 바쁜 인간이 ˝종말˝을 말하는 건 오만같기도 하고요. 
"고급 독자˝ 소리에 비웃거나 겁먹었던 이들처럼 "종말"을 말할 때의 사정도 딱 그 짝인 듯.


(먼댓글) 꿈꿔라 문학하는 주체를 http://blog.aladin.co.kr/inkriver/8182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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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병통치약 2016-01-25 22: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제말이 그렇다니까요?! 문학이란 이야기일뿐이고 허구로 지어낸 재미일뿐이지, 거기서 뭘 인간의 구원을 찾고 철학이 나오고 하냐고요 ㅋㅋㅋㅋ (문학비평가란 최고급 사기꾼이라고 생각하는 일인)

AgalmA 2016-01-26 01:36   좋아요 0 | URL
만병통치약 단어를 쓰면 만병통치약님이 나타나신다ㅋㅋ!
혼자 그러는 거야 누가 말리겠습니까마는, 어느 분야든 의미들 좀 과도하게 만들지 말았으면 합니다. 어차피 인간들이 다 만든 거잖아요~
결국은 막을 수 없겠죠. 그래왔듯이...

2016-01-25 23: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1-25 23: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1-25 23: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1-25 23: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1-26 01: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AgalmA 2016-01-26 17:41   좋아요 1 | URL
사사키나 탕기님 글에 대한 반론이나 태클이 아님을 우선 밝힙니다. 옳고 그름을 따지려는 것도 아닙니다. 그럴 능력도 없고요.

예, 종교적인 것도, 구원적인 것도 문학에서 분리할 수 없는 성질인 걸 압니다. 아니 느낀다고 하는 게 더 맞겠습니다.
인간에게 가장 강력한 글과 책이 성경인 것만 봐도 그렇죠. 경전들이 없었다면 종교가 이만큼 강력했을까요?

글에 대한 내 욕심, 문학에 대한 내 욕심으로 번민하던 날들이 얼마나 많았는지 모릅니다. 그래서 제 치열함보다 덜해 보이는 글엔 분노하기도 했습니다. 꼴사납게도..

문학이 제 것으로서 나오는 게 아니라 문학의 힘이 제게서 나오길 바랍니다. 창조성,˝문학의 혁명성˝은 이것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옥타비오 파스가 시인을 영매로 말한 게 이 지점이라고도 생각하고요.
그래서 모리스 블랑쇼나 바타유 등이 보는 사람이 지칠 정도로 끌고 나가던 사유의 경로를 경탄하며 바라보았습니다.
그 ˝혁명성˝은 외부를 위해 열려 있는 게 아닌 내부의 길인 거 같단 말이죠.

제가 말하고 싶었던 건 문학의 혁명적인 힘을 부정하는 게 아니라, 현실을 변혁할 무엇으로 혁명을 끌어내야 한다는 목적성에 우려를 표한 겁니다. 사르트르와 블랑쇼가 대립한 지점이기도 하고.
그렇게 목적의 욕심에 얼룩져 만.들.어.지.는 글들이 너무도 많습니다. 언젠가 흔적님과의 대화가 생각나네요. 그러나 찾고자 하는 그 욕망과 노력에서 성숙하고 어떤 결과에 도달할 수도 있지 않느냐 하셨던. 사실 구도에 가깝죠. 저는 문학을 신으로 생각하지 않습니다. 부처를 믿는 게 아니라 자신이 부처가 되어야 하듯이. 문학 너머에 도달하고 싶습니다. 가능하다면 이 모든 언어의 때들에서 자유롭고 싶습니다. 어찌 보면 제가 더 광신도일 지도.... 모리스 블랑쇼에게서 저는 그 치열함을 가장 잘 느낄 수 있었습니다.
언어 앞에서 우린 구원보다 사실 좌절과 절망의 쓴맛을 더 느끼지만 그 속에서 행복해 합니다. 참 이상한 일이죠. 그리고 종교와도 닮은 경로...


문학은 지극히 개인적인 영역이기도 하죠. 그래서 누군가에겐 안 봐도 그만인 하찮은 글쪼가리고, 누구에겐 무엇과도 바꾸기 싫은 보물이죠. 언제나 말하는 거지만 기운내세요. 문학과의 사랑에서 자신이 변절하거나 문학이 그를 끝없이 건져 올리거나 아니겠습니까.
문학의 죽음은 외부에서 오는 게 아니라 내부에서 오겠죠. 내가 죽으므로 나라는 외부의 총체가 허물어지듯이.

이 글을 쓰고 저는 또 얼마나 아픈지요...이럴 땐 제가 끔찍하게 싫어져요....

2016-01-26 17: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AgalmA 2016-01-26 18:31   좋아요 1 | URL
혁명에 대해 외부/ 내부적 관점을 세심하게 구분해 말하지 않아 그 점이 오해와 상처를 드린 거 같다...지금 생각하면 그렇습니다. 하지만 그런 구분을 한다면 제가 또 틀을 만드는 것이기도 해서....언어를 가지고 말을 한다는 건 참 어려워요...
탕기님과 님이 이해를 해주셔서 이 글에 대한 제 아픔은 좀 나아졌습니다.

하지만...문학에 대한 생각은 늘 아프죠. 상처의 덧남이죠. 언제나.

2016-01-27 10: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1-27 17: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1-27 22: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탕기 2016-01-26 13: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agalma님의 생각과 저도 비슷한데 누군가가 위에 `반론`이라고 말씀하신 모양입니다.
사실 저도 글에서 사사키와 동의하지 못하겠다는 뉘앙스를 계속 던졌고요. 어떻게 동의할까요;;

이 글을 읽고 흥미롭다고 생각했습니다.
코멘트 제목이야 <문학에게 뭘 바라는가>라고 했지만 agalma님이 분명 바라는 게 눈에 보이거든요.
[나의 글]이 [남의 글]이 되는 메커니즘은, 뭐 글 쓰는 분들이라면 다 아실 테고요.
제 생각에 사사키는 아마 그런 점을 혁명이라는 곳까지 끌고 가려는 사람이었던 것 같습니다.
이질적이죠. 그 말에 수긍을 해야 할 것 같지만, 동의는 하지 못하는 정도? 가능성만 살짝? 사례가 있으니까요.
그렇지 않은 문학은 그렇지 않은 걸로 생각하고, 그래도 나머지 가능성에 대해 생각해볼 수도 있고요.
사사키를 읽고 나서 요즘 심란합니다.

문학은 뭐다, 이렇게 딱 결정 짓는 건 오만이라 생각합니다.
문학은 그냥 문학이다, 문학은 혁명이다, 양쪽 다요. 스팩트럼이 얼마나 넓은데 말이죠.
뭔가 해보려는 것이든, 취향에 따라 읽는 것이든, 독서도 범위가 넓고요.

요즘 스베틀라나의 글을 읽으면서, 언제 써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을 합니다.
읽는 건 다를 수 있겠지만, 작가는 언제 뭘 써야 하는지, 쓸 수 없는지를 생각하니까요.
그래서 <체르노빌의 목소리>를 읽으면서, 아 내 글은 다 배설이구나, 이런 절망도 했어요...

단언하는 순간부터는 게임 끝이라는 건, 원리주의든 맹목이든 어떤 의미에서든 안타까운 사실이죠.
아, 어렵네요. ㅎㅎ
덕분에 이미 던져버린 글 한 번 더 생각해볼 수 있었습니다. ^^

눈이 얼지 않았으면 좋겠네요. 추운 겨울인데 건강하게 지내세요!

AgalmA 2016-01-26 18:40   좋아요 0 | URL
사사키 글에 대해 반응이 극과 극이라...블랑쇼에 대한 평가도 그렇지만....도대체 왜 그럴까 흥미를 좀 가지긴 했는데 제 읽기 목록에 잘 들어가지지 않아서 답답한 채 늘 궁금해하고 있었습니다. 다른 사람 글을 통하는 거보다 제가 직접 보는 게 가장 좋겠죠.
탕기님의 읽기는 그런 분석이 세심해서 감사했습니다. 동의와 비동의의 접점도 잘 보여 주셨고요.

보편을 끌어내는 건 필요하기도 하지만 꼭 이 답이었어야 했나...보는 입장에선 늘 양갈래의 심정을 남기죠. 사람의 언어, 생각 회로는 이런 식이니...탕기님도 엣지재단 책들 많이 보셨으니 이 부분도 저랑 비슷한 심경이실 듯.

스베틀라나 <체르노빌의 목소리> ...읽다가 멈춘 상탠데, 탕기님 심정 조금 알 거 같아요. 제가 위에서 혁명에 대한 목적성ㅡ정치성에 거부감을 표했지만, 스베틀라나는 스스로 찾고 건져올린 정치성을 보여준다는 걸 문장을 읽으며 계속 느꼈습니다. 언젠가 하인리히 뵐을 처음 접했을 때랑 비슷한 감격.
이런 개별로서 지난하게 끌어올린 혁명성은 인정하지만, 사명을 놓고 그 틀에서 직조하는 혁명성을 저는 거부합니다. 그런데 참 미묘하기도 해요. 그의 의도와 다르게도 타인을 움직일 수 있다면 긍/부정을 떠나 성질로서만 보면 그 또한 혁명성을 가지니까...편협한 정치성으로만 판결될 수도 있지만 결과는 모르죠. 의미에 대한 평가는 늘 뒤에, 각자에 의해 이뤄지는 것이니...
문학 자체의 혁명성과 외부적 혁명성을 명확히 가르지 않고 말하는 걸 양해해 주세요. 그것을 명확히 가르기가 저는 어려워서.

탕기님께 실례가 안 되었으면 했는데, 다행히 좋게 봐 주셔서 감사드려요. 어디서든 따뜻하게 지내시길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