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41 | 42 | 43 | 44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
‘사느냐, 죽느냐‘ 현재를 향한 영원한 물음
타임퀘이크
커트 보네거트 지음, 박웅희 옮김 / 아이필드 / 2006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

보네거트, 유머를 잃지 않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요즘 절실히 느끼고 있어요.

세상을, 시대를, 현재를, 타인을, 나를, 걱정할수록 마음은 점점 어두워지니까요. 그래서 재밌는 소설을 읽고, 쓰고 싶은 걸 테죠.

그런데요. 재밌으면서 괴로운 이건 뭐라고 해야 하나요. 계속 그래요. 그리고 말 좀 그만하라고, 내 목을 조르고 싶다니까요. 지금도.

우린 왜 그렇게 웃기고 싶었을까요. 알죠.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견딜 수 없으니까. 사실 희극과 비극은 같다는 걸.

유머로 무장한 당신과 철학으로 무장한 비트겐슈타인이 비슷한 생각을 했다고 말하면 사람들은 이상하게 여길 겁니다. 둘이 너무 다르잖아? 하면서.

 

* 상상력이 없으니 그들은 자기네 조상들이 했던 것을 할 수 없었다.(『타임 퀘이크』, p37)

이 부분은 비트겐슈타인이 생각의 자유의지에 대해 말하던 부분과 비슷했죠.

 

* 옥스퍼드 인용사전 제3판에 영국시인 새뮤얼 테일러 콜리지(1772~1834)의 이런 말이 소개되어 있다. “불신을 자진해서 잠시 정지하는 것, 거기에 시적 신뢰가 있다.”(타임퀘이크, p117)

당신이 인용한 새뮤얼 콜리지의 이 말도 비트겐슈타인 또한 얼마나 갈망했던지.

 

하지만 같은 시기 전쟁의 참상을 겪고 화학을 소재로 써도, 당신과 프리모 레비는 얼마나 다른지요. 원소들의 특성처럼 우리는 서로 다른 화학적 반응을 보입니다. 당신이 좋아하는 질문 사람들이 나를 누구라고 하느냐는 예수의 말(『타임 퀘이크』, p94)이 우리와 전혀 다르지 않다고 한다면 모독입니까. 당신은 "이 친구, 나랑 유머가 통하네, ㅋㅋ" 해줄 거 같은데 말예요. 하지만 당신은 없어요.

 

죽은 작가의 글을 읽는 게 솔직히 마음이 편해요. 당신이 죽어서 좋다는 말은 아녜요;

살아있는 작가들은 자신이 쓴 글 때문에 종신형을 사는 죄인 처지 같잖아요. 살만 루시디는 대표적 예이기도 하죠.

작가의 글쓰기는, 돌이킬 수 없는 살인이고 그 이후를 감당해야 하는 속죄이자 굴욕이죠. 사랑하는 사람을 죽인 게 아니길 바랄 뿐. 필시 그렇겠지만. 이 비유도 이미 죽은 비유죠. 그런데 작품에서 완전 범죄는 가능한 걸까요? 우리는 그럴 자격이 정말 있는 걸까요? 세상과 사람과 사물을 모조리 옮겨 놓고 멋지군~ 그렇게 해도 되는 거예요?

 

 

* 조이스 프라이드의 승무원들은 조종사에게 인터컴을 통해 자기들도 그만큼 감개무량하다고 말했다. 하늘엔 그들뿐이었다. 그들은 전투기의 엄호를 받을 필요도 없었다. 일본군에는 비행기가 한 대도 남아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전쟁은 이미 끝나 서류 작업만 남은 상태였다. 사실 에놀라 게이가 히로시마를 잿더미로 만들기 전에도 상황은 명백히 그랬다. 킬고어 트라우트의 표현을 빌리면, “그것은 더 이상 전쟁이 아니었다. 나가사키 싹쓸이도 그랬다. 그것은 잘했어요. 양키스 선수들이었다. 그것은 이제 쇼 비즈니스였다.”

 트라우트는 웃지 못할 일에서 쓰기를, 조종사와 폭격수가 그전에는 임무를 수행할 때는 어딘지 신이 된 듯한 느낌이었다고 했다. 그때는 사람들이 떨어뜨릴 물건이 고작 소이탄과 재래식 고성능 폭탄뿐이었다. “그때의 신은 작은 신들이었다. 그들은 자신들을 복수와 파괴밖에 모르는 작은 신들로 여겼다. 그러나 하늘에 자기들만 있으면서 비행기 아래 자주색 제미럴 것을 달고 있을 때는 저 우두머리 신 하나님처럼 느꼈다. 전에는 누려 본 적이 없는 선택권, 자비를 베풀 수 있는 특권을 갖고 있는 것처럼 느낀 것이다.”(『타임 퀘이크』, p37)

 

 

우리가 글을 쓸 때 신처럼 느끼는 건 한순간이죠. 수많은 고됨 끝에 오는 잠깐의 보람. 그 뒤 현실과의 괴리감, 몰려오는 미흡함, 자괴감.

보네거트, 당신은 그런 불협들을 동시에 모으며 써내려갔죠. 현실과 환상을 마술 고리들처럼 자유자재로 붙였다 뗐다 하면서. 우리가 소중해하는 현실과 의식이 우리가 가장 이해하지 못하는 보물이기에, 당신은 소설 속에 가차 없이 투하했습니다. 원자탄은 이 소설 속에서 영원히 떨어지고 있습니다. 모든 시공간들이 반복되었죠. 당신은 그림의 한 귀퉁이를 살짝 바로잡는 여유를 잃지 않았습니다. 당신이 마련한 소설의 자리에서 저는 기쁘게 바라 보았습니다. 현실을 난도질하는 서툰 살인자가 아니라 소설의 화가이자 언어의 마술사인 당신을 향해 웃으며.

 

* 그는 그 그림을 다시 걸고 바로잡기까지 했다. “그게 어쩐지 중요한 일 같습니다. 그 그림을 다른 그림들과 간격을 맞추어서 비틀어지지 않게 거는 것 말이오. 최소한 나는 혼돈한 우주의 그렇게 작은 부분만은 제대로 바로잡을 수 있었어요. 내게 그렇게 할 기회가 있었던 게 고마울 따름이오.”(『타임 퀘이크』, p196)

 

 

ㅡAgalma

 

 


댓글(6) 먼댓글(0) 좋아요(1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1세기컴맹 2015-05-19 16: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주 좋아요 라는 이모티가 필요한데요

AgalmA 2015-05-19 17:25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올리고나서 너무 부족해보여 맘이 편치 않았는데, 21세기컴맹님 덕분에 조금 힘이 났습니다 :)

2015-05-20 01: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천형이라 할까요... 그 마음이 알겠어서..끄덕이고 끄덕이는..^^

AgalmA 2015-05-20 01:55   좋아요 0 | URL
벗들도 하기 어려운 말씀을 남겨주신 나그네님, 나그네님은 어떤 천형을 겪으셨기에 이런 말씀을 주셨나 생각했습니다. 어디서건 무탈하시길...

따뜻한 말씀 감사합니다.

[그장소] 2015-05-20 13:55   좋아요 0 | URL
[그 장 소 ]입니다.
갑자기 저는 나그네 가 된..^^
서버 문제인가 그럽니다(도통 이 흐름을 잡아 채지못하겠다고..서버에 하는 말)
이상하게 웹으로 들어와도 제 기능을 잃고마는 제 신세..그런거지 뭐예요.

당신의 오늘도 내내 무탈하기를 !
따듯한 우정을 놓고 갑니다.^^

AgalmA 2015-05-20 17:04   좋아요 0 | URL
ㅋㅋ 그장소님처럼 북플과 불화 처지인 경우는 못 본 거 같아요. 도대체 왜 그런 건지;;;
따듯한 우정 엄청 받아서 엄청 돌려드리고 싶어요ㅎ 방법을 여러모로 강구해 보겠습니다 ~

기운잃지 마세요. 그장소님...
 
[eBook] 2BR02B SciFan 6
커트 보네거트 지음 / 위즈덤커넥트 / 2015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사람이 태어나서 죽는 일은 자연의 이치다.

그러나 누군가 태어나면 반드시 누군가 죽어야 하는 시스템이라면?

커트 보네거트가 드레스덴 폭격에서 살아 돌아온 일화는 유명하다. 그는 소설 <5도살장>으로 증언했다. 사람들이 외면하지 않도록 아주 재밌게! 독일에게 위협과 보복을 하기 위해 군사지역도 아닌 민간인 거주지역에 폭격을 가한 연합군의 만행. 드레스덴 폭격이 히로시마 폭격만큼 강력했단 걸 대다수 잘 모른다. 굳이 찾아볼 생각도 안 하니까. 미국은 전쟁을 끝내기 위해 히로시마에 원폭을 투하했다고 밝혔지만, 여러 역사적 증언들은 진실이 아니라고 말했다. 결과가 과정을 대변하는, "성공한 쿠데타는 처벌할 수 없다"는 논리는 만연하다.

우리는 잘못된 시스템의 교육을 받으며, 그 시스템을 강화하는 일원으로서 합리화하지 말아야 한다. <2BR02B> 뿐 아니라 커트 보네거트는 꾸준히 작품을 통해 그걸 말해왔다.

 

최근 미국과 일본의 군사 동맹의 흐름과 함께 또 주목되는 점은, 거대 인구밀집국가인 중국과 인도(이들 인구를 합하면 세계 인구의 3분의 1이다)의 외교 동맹이다. 국경분쟁으로 자주 군사적 충돌을 보였지만 이제 그들은 동맹을 과시한다.

한국 외교는 어떤가. 남북 외교는 국내 프로파간다에나 써먹으면서, 눈가리고 아웅식 해외 외교로 제대로 살아남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 어디로 향하든 나라가 돌아가고 있는 현재 상황이 신기할 따름이다. 자원 외교 망해도 국민의 고혈을 빼내면 되니 만사형통이다. 정말이지 이 정부에는 어떤 긍정성도 거론하고 싶지 않다.

 

소설로 돌아가, 수명 연장 시스템을 개발한 자는 200살이 넘도록 호의호식하며 타인의 생명을 논한다. 현실의 우리는 지금 그렇지 않다고 말할 수 있을까. 살아있음을 무기로 자신의 아픔만 강조하는 것은 아닌지. 아프니까 모두 청춘할까.

세월호 사건을 비롯해 여타를 정부탓만 하고 있어야 할 일인지. 남의 불행을 그저 시끄러운 일로만 여기는 사람들이여, 당신도 '사느냐, 죽느냐'의 일원이다. 제대로 아는가도 문제겠지만, 바꿀 권리를 눈돌림과 포기로 시스템에 자발적으로 주지 말자. 똑바로 바라보기.

 

보네거트는 절판이 많아 아쉬운데, 짧은 분량이지만 초기작품을 만나게 되어 반가웠다. 그것도 무료로!

 

 

 

 

 


댓글(10) 먼댓글(1) 좋아요(1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1. Dear, 보네거트 - 놀면 뭐해, 웃겨라도 봐야죠
    from 공음미문 2015-05-18 18:51 
    보네거트, 유머를 잃지 않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요즘 절실히 느끼고 있어요. 세상을, 시대를, 현재를, 타인을, 나를, 걱정할수록 마음은 점점 어두워지니까요. 그래서 재밌는 소설을 읽고, 쓰고 싶은 걸 테죠. 그런데요. 재밌으면서 괴로운 이건 뭐라고 해야 하나요. 계속 그래요. 그리고 말 좀 그만하라고, 내 목을 조르고 싶다니까요. 지금도.우린 왜 그렇게 웃기고 싶었을까. 알죠.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견딜 수 없으니까. 희극과 비극은 사실 같다는
 
 
양철나무꾼 2015-05-16 08: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뉴트롤즈가 b.g.로 깔려야죠~, ㅋㅋㅋ

AgalmA 2015-05-16 15:35   좋아요 0 | URL
제 컴이 알라딘 페이지에서 동영상을 올리는 걸 거부하는 터라 뉴트롤즈고, 모차르트-레퀴엠이고 간에 어려움이 있어요; 동영상을 올릴 수 없는 이 시스템과 불화 중이랄까ㅎ

네오 2015-05-16 17: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외교나와서,,그러는데,,이게,,참,혹시 론스타뉴스 봤어요? 그게 외교통상부있던 시절 한미에프티에이어서 출발하잖아요, ㅋ

AgalmA 2015-05-16 17:46   좋아요 0 | URL
큰 줄기만 보고 세부사항까지는 알아보지 않았어요.
이런 정세들 보면 복장터져서 저 같은 다혈질은 금새 독개구리 될 거 같아요;; 정신 안정을 위해 오늘은 문학을 읽어야겠습니다...흐유...

네오 2015-05-16 17: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ㅎ 법무부 국제법과에서 담당하는데,,담당과장 인터뷰하는거보니 ,,;;;이게 단심제라서, 이번에 끝나면 게임오버덴,,이게 사실 재판소가 워싱턴에 있고 영어로 진행되서문제예요, 물론 현지 로펌에서 담당하지만요,

AgalmA 2015-05-16 20:24   좋아요 0 | URL
법적인 걸로는 론스타를 이길 가능성 없겠더군요. 판결 (찌라시뿌려 최대한 가리겠지만) 보도되면 한국은 공식 해외법인의 호구 나라 인증하는 셈. 아, 진짜...

페크pek0501 2015-05-17 15: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 저자의 <나라 없는 사람>을 읽고 있어요.
이 책엔 커트 보니것, 이라고 돼 있어요.

인상적인 문장.
˝물론 나는 소문난 골초다. 담배를 피우다 죽는 것이 평생의 바람이다.˝(49쪽)- <나라 없는 사람>에서.

이런 마음가짐이라면 두려울 게 없을 것 같아요. ^^

AgalmA 2015-05-18 03:28   좋아요 1 | URL
안녕하세요. pek0501님.
커트 보니것이 인명사전의 정식 명칭인 거 같던데, 통상 커트 보네거트라고 부르던 게 쉽게 바뀌지 않는 것 같아요. 독일식으로 부르려던 게 실패한 건지, 흔히 그렇듯 일본식으로 수용된 건지 그 기원이 모호하네요~_~

그렇게 담배 좋아해서 80까지 정정하던 사람이 지붕 수리 사고로 시름시름 앓다 죽다니....... 롤랑 바르트도 교통사고 후 거의 치료거부로 사망하고, 붓다가 이질로 사망했던 것 등등...뛰어난 이들의 허망한 죽음...이럴 땐 참 괴상한 기분이 듭니다.

<나라없는 사람> 재밌죠. 식구들을 웃기기 위해 골몰하는 재간꾼ㅎ

유머는 두려움의 대항마라고 늘 생각합니다 :)

[그장소] 2015-05-20 14: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아슬아슬한 경계선상을 지키는 건. 더 어렵습니다.
유머를 해도 유머인 냥 받아주면 기쁨인데..정색으로 받아버리면..윽~(가슴에 칼을 꽂게되는 상태)
더 많이 알아야 하나..(인간적 면모를 지우고 가면을 사는 우리, 닉넴 만으로 가능한지..)

님의 진솔한 고민이 엿보여 좋았네~라.

AgalmA 2015-05-20 16:53   좋아요 0 | URL
희극이 더 어렵다고 하죠. 비극은 확실히 전달하기가 쉽죠. 그리스 비극부터 지금의 소설, 드라마, 영화 그 굳건한 계승들만 봐도...

저도 자주 진지의 세계에 천착하는데, 유머의 동아줄 없으면 균형잡기 어렵다는 생각합니다. 관계 속에서도. 글 속에서도.
 

 

 

 

 

 

 

 

 

 

 

 

 

   Maddie Ziegler & Sia

 

 

 

 

§

아역 배우 매디 지글러(Maddie Ziegler)의 춤에서,

오래전 영화 <플래시댄스>의 배우인 제니퍼 빌즈의 인상적인 모습이 연상됐다.

 

물론 제니퍼 빌즈는 어린이가 아니었다.

이 영화의 관음증적 표현방식은 여기선 차치하고,

이 영화 속에서 우리가 주목해 볼 점은 여성노동자가 무용수가 되기 위해 현실 속 편견과 싸워나간 집념일 것이다.

 

 

Sia의 뮤직비디오에서 매디 지글러는 Sia의 닮은꼴 어린이로 단순히 출연하고 있는 게 아니다.

Sia의 흉내를 내고 있는 것도 아니다. 지시로 나올 수도 없는 춤을 보여준다. 

거기 오로지 매디 지글러 자신만이 있다.

라이언 헤핑턴의 안무와 Sia의 노래가 들어간 마치 매디 지글러의 뮤직비디오 같다. 

Sia와 매디 지글러가 각각 독보적인 존재감을 과시하는 반면, 

'강남스타일'의 Psy와 닮은꼴 어린이 매치는 코믹 그 이상을 넘지 못 했다는 한계점과 차이가 있다.  

어쩌면 ​Sia쪽이 Psy쪽을 더 보완해서 나온 것이라 볼 수도 있지만,

두 영상에서 질적 차이를 느끼는 것은 나만이진 않을 것 같다.

  그래서 아쉽다.​

  국내 대중문화에서 아이디어와 예술성이 상호 보족적인 걸 보는 건 ​왜 이리 어려운 걸까?

 

업그레이드는 미비하고 패러디만 난무하는.

 

예술의 정신은 없고 욕구들만 들끓는.​ 

 

Psy 뮤직비디오 유머와 시대조롱을 내가 홀대하는 걸까.

 

어쨌거나 이것은 내 시각이고 잣대라는 걸 인정한다.

 

분명하게 밝힐 것은, 나는 이 부분에 대해 말할 뿐이고 이래라저래라 종용할 수 없다.

 

누구나 표현하고 누릴 자유가 있다.

 

예술은 문화에 갇히지 않고 문화 밖으로 나갈 수 있는 티켓과 같다.

 

 

 

 

 

 

 

   양옆 아저씨들은 유명한 코미디언들이라는 데 난 잘 모름-,-;)

 

 

 

 

 

 §§

 

당신은 위 사진에서 불쾌함과 유쾌함 어느 쪽을 더 강하게 느끼는가.

 

매디 지글러가 성인남성과 선정적인 춤을 추고 있는 뮤직비디오 장면들은 어떤가.

공중파에 나와서 그렇게 춤을 추는 장면들도 YouTube에 다수 있다.

이건 예술이라, 예술적인 패러디라 괜찮은 것인가.

상업적인 부분이라 어쩔 수 없다 라고 말할텐가.

 

외국사례이고 그들의 정서이니 존중한다 라고 말할텐가.

혹은 롤리타 컴플렉스를 들고 와 병으로 진단할 텐가.

 

요즘 논란이 되고 있는 10살 시인 김○영 본인이 직접 쓴 시들의 예술성은 누구의 무슨 기준으로 판단하는 것인가.​

 

김○영의 시는 흉내를 낸 것인가. 누구의 지시를 받은 것인가. 어떤 허가를 받아야만 하는 것인가.

 

정말 그 정도인가.

 

비난하는 사람들이 보는 것은 과연 무엇인가.

 

제니퍼 빌즈가 예일대 영문학 석사 학위자라는 걸 안다면,

 

당신은 혹 <플래시댄스>와 그 배우에 대해 다시 생각하지 않을지.

 

김○영 시인이 하버드대 최연소 학생쯤 되었다면 당신의 잣대는 어떠했을지.

 

이건 너무 멀리 나간 걸까.

 

그렇다면 김○영 시에 대해 말하는 안전성은 누구의 안전을 위해서인가.

 

공공성을 내세우지만 자신의 주장을 위해 이용하고 있는 건 아닌지.

 

자신이 공감할 수 없는 것에 대한 철저한 배척과 짓밟음은 아니었는지.

 

자신이 생각하는 예술과 (표현의) 자유가, 얼마나 편협한가를 짚어볼 계기는 되었는지.

 

자신이 원하는 자유라는 게, 얼마나 타인 지배적이고 자기 옹호적인지 생각해보는 계기는 되었는지...

 

 

 

 

 

 

 

 

ㅡ Agalma

 

 

 

 


댓글(20) 먼댓글(0) 좋아요(1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만병통치약 2015-05-12 14: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술 무식쟁이인 제가 봐도 이것 멋진 작품이네요. 그런데 잘못 베끼거나 무작정 따라하면 퇴폐 외설이 나오겠는데요 ㅋ

AgalmA 2015-05-12 15:09   좋아요 0 | URL
싸이 때처럼 따라하기 영상 꽤 되더군요ㅎ 국내에서도 알게 모르게 따라하고 있고...

CREBBP 2015-05-12 15:4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 시 사건은. 책을 다 걷어들이기로 했다죠. 참으로 한심하다는 생각이.. 보수가 득세하니 여러가지 한다는

AgalmA 2015-05-12 15:48   좋아요 0 | URL
예술은 좀 자유롭게 냅두고, 나라 정치권력 자유 방임이나 좀 더 신경을 쓸 일이지 합니다;

Conatus 2015-05-12 16:2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예술을 자유롭게 두지않는것은 예술속에 득세하고 있는 세력을 전복시킬 무언가가 있기때문이겠죠

AgalmA 2015-05-12 16:29   좋아요 1 | URL
네, 정확한 말씀^^
어떤 세력이든 누르려고 하는만큼 자신의 취약성을 드러내 보이는 법이니까요.

네오 2015-05-12 20:4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샤이아 라보프는 님포매니악이후 예술적이네요 ㅋ

AgalmA 2015-05-12 20:53   좋아요 0 | URL
저도 딱 그렇게 생각하고 있던 중ㅎ 생활의 발견 이후 김상경을 다시 보게 된 것 같달까요ㅎ; 김상경의 예술성은 왜 안 생기는지...흐음...

cyrus 2015-05-12 21:5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도덕에 위배되는 내용이라는 근거로 예술이라고 말할 수 없다고 규정하는 일은 무의미한 일인 것 같아요. 지금은 내용이 잔인하다고 해서 예술이 아니라고 폄하하지만, 몇 십 년 뒤에 이게 어떻게 될지 몰라요. 예술사를 되짚어보면 쓰레기로 무시 받았던 것들이 지금은 예술로 인정받고 있으니까요. 보들레르의 <악의 꽃>이 미풍양속을 해친다는 이유로 출간 당시 시 몇 편은 삭제되고 말았어요. 사드의 작품은 수백 년 동안 잊혀졌다가 지금은 고전의 반열에 올랐고, 이를 분석하는 연구자들이 많아졌어요. 하일성 위원의 명언처럼 야구만 어려운 게 아닙니다. 예술 몰라요, 인생 몰라요.

AgalmA 2015-05-14 03:15   좋아요 0 | URL
뻑 하면 금서에, 지금은 숭배되는 <보바리부인>도 재판까지 갔잖습니까. 여전히 문학은 선정성, 폭력성 문제로 시끄럽죠. 거장이거나 말거나.
여긴 마광수- 장정일 시대와 별반 다른 거 같지 않으니 얼마나 더 기다려야 나아질런지....
억울할텐데 소송까지도 안 간 거 보면 어린 시인에게 더 상처될까봐 그런 거 같은데, 검색어에도 안 나오게 조치를 한 거 같아서 저도 본명도 가리고 시도 안 가져 왔어요.
진짜 문제를 바꿀 생각을 하는 공론이 될 수도 있었을텐데...
인간 세계 터부 참 끝없는 딜레마...

오쌩 2015-05-13 01:2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동시라는 틀 안에서 정서에 맞게 쓰고 말해야된다는것도 웃긴것 같아요.
생각해보면 어릴적 읽었던 시들 대부분이 너무 유치하고 작위적이었어요.

AgalmA 2015-05-14 00:56   좋아요 0 | URL
이런 이야기 끝에는 항상 교육의 문제를 거론할 수밖에 없네요^^;
남자아이는 파랑, 여자아이는 분홍 그건 언제부터 그렇게 경향이 되었던 건지 참 궁금합니다...
우리가 말하는 순수성은 정말 순수성일까 고민이 많습니다...

오쌩 2015-05-13 01: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싸이를 그리 높게 평가하지 않습니다. 그저 코믹하고 패러디하기 좋을뿐,싸구려 양아 허세질 가득한 뮤비로 밖에 안보여요. 여자몸만 상품화하고 부각시키는게 예술하고는 멀어보이고요.
뮤비잘봤어요 ㅎ 엘라스틱 헐트 마지막 장면 계속 머리에 남네요.
철장에서 남자를 계속 꺼내려고 애쓰는게..많은 의미를 생각하게 하네요 ㅎ

AgalmA 2015-05-14 01:00   좋아요 0 | URL
예술이 더높은 가치를 보여줘야 한다! 하는 것도 어쩌면 편향일 거 같아 모든 게 공존하는 것에 반대하지 않습니다. 아름다움과 추의 미학이 공존하듯이. 하지만 대중이 그걸 추앙한다고 해서 무슨 권리나 권력, 우월감을 가진 듯이 군다면 저는 그것에는 항의할 겁니다. 예술의 반항심과 이상적 고취 상태는 감안하지만, 자신의 예술 속에서 속물정치가가 되는 연예인들 있지요. 종종 쇼맨쉽과 정체성 사이에서 길을 잃은 배우들처럼....여기선 싸이를 그렇다고는 하지 않겠습니다. 아직까지는.
마지막 장면 참 애닯게도 찍었죠? 마지막을 어떻게 처리하느냐가 작품의 전체를 좌우하기 마련인데, 그 처리가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철창 간격이 넓어서 샤이아 충분히 빠져나올 수 있겠구만...연기하느라 애쓴다...하는 현실적 대입을 밀어넣으며 감상하느라 애먹었어요ㅎ

에이바 2015-05-15 17:1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시의 내용보다도 함께 실린 일러스트와 영어번역이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요즘 아이들이 아무리 성숙했다 하지만, 그 시기의 감성은 아주 예민하기 때문에 텍스트 자체로도 충분히 폭력적인데요. 성인인 제가 봐도, 함께 실린 일러스트는 좀 너무하다 싶더군요. 시 내용이 문제가 아니라, 그 일러스트로 고정되는 폭력적인 이미지 때문에 내 아이에게 읽히고 싶지 않습니다. 게다가 영어번역이라... 이 시집의 타겟은 동시를 읽는 어린이가 아니라, 구매력이 있는 학부모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보통 잔혹동화들도 일러스트는 환상적인 분위기를 풍기죠. 그래서 더 섬뜩한 분위기를 연출하고요, 그게 효과적인 일러스트고 예술이 아닐까요.

시인의 다른 시들을 보면 재능이 있는 것 같더군요. 어린이가 썼지만, 성인 독자를 대상으로 하는 시집을 출판하는게 낫지 않았나 합니다. 그랬다면 이렇게 난리도 아니었을테고, 제대로 평가받았을 텐데요. 아마 팬들도 생겼을 겁니다. 이번 사건으로 그 시인의 이름은 확실히 알려졌군요. 득이 될지 실이 될지는 지켜봐야 알겠습니다만... 이미 찍어낸 책을 전량 회수해서 파쇄하는 것도 웃기더군요. 데스크에선 충분히 예상한 수순일텐데요, 촌극이 따로 없습니다. 시 내용처럼 폭력적인 감정을 느낀 또래 어린이들도 있을 겁니다만, 그걸 텍스트로 표현하고 출판하지도 않지요. 이 사건의 문제는 복합적입니다. 시 내용, 시인의 나이, `추천` 동시, 일러스트, `학원`으로 상징되는 강제와 폭력... 내 아이의 재능을 인정받고자 하는 부모의 욕심과 출판사의 상업성까지요. 표현의 자유와 예술로 방어한 건 그들이었고요, 논란이 거세지자 시집을 거둬들였죠. 진실로 비겁해 보입니다. 모든 책임과 비난은 시인이 지는군요. 창작했다는 이유로...

예술이라는 건 넓게 봐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시인을 바라보는 시야를 좁히게 만든 출판사의 선택이 원망스럽네요. 객관적으로 보려고 노력했지만, 정말 `예술`이라 생각했다면 이런 방식이 아니었을거란 생각도 듭니다. 한편으로 제 아이가 그런 시를 썼다고 생각하니, 저라면 학원을 많이 보낸 걸 반성하고 스트레스 지수를 낮춰줬을 것 같은데요. 시집출간은 생각도 못했을 겁니다. 아마 출간한다 해도 적당히 골라냈겠죠... 솔직히 문제된 시는 사회문제를 담고 있지만 예술성이나 문학성은 없는 것 같아요. 다른 몇몇 시들은 좋았지만요. 의외성을 보는 눈이야말로 예술의 시작이라면 전 범인일 따름이군요.

AgalmA 2015-05-14 03:49   좋아요 1 | URL
여러가지 생각해 볼 좋은 말씀 감사드립니다. 제 댓글은 참고삼아 비밀글로 올리지 않겠습니다.
김ㅇ영 시집과 관련해 안타까운 점은, 첫 시도들의 미숙함과 현실 난관에서 싸워나갈 고단함에 있을 겁니다. 일러스트 저는 정말 실망스러웠습니다. 훌륭한 그림동화나 일러스트를 많이 본 분들이라면 아시겠지만, 삽화가 그저 보완의 악세사리는 아닐 겁니다. 작품 바로 곁에 있는데, 작품을 해석하는 가장 뛰어난 독자여야지요. (작가분께 죄송하지만) 일러스트의 조잡함으로 문제의 시에 더 큰 화를 부른 거 같습니다. 시 뿐만 아니라 모든 예술은 은유를 잘 다뤄야 합니다. 일러스트라도 제대로 해줬어도... 그래서 첫 시도들의 총체적 난국이라는 거죠. 모든 것이 어우러지고 있는 매디 지글러와 반대 상황...

항상 창작자와 독자 간에는 거리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데요. 늘 창작자는 독자에게 자신의 작품을 제대로 보고 이해해 달라 요구하고, 독자는 창작자가 자신들을 위해 써주길 바랍니다. 여기서 독자의 폭도 넓은데, 새로움을 바라는 독자와 `다움`을 요구하는 독자 등 무수한 갈래가 있지요. 거기 통념들이 모인 주류가 시장권을 장악하게 되지요. 출판사, 부모, 시인 모두 이 점을 간과한 셈이라 이렇게 큰 시련을 맞게 된 거고요. 흔히들 착각하기 쉬운데 새롭다고, 파괴적이라고 다 문학성과 예술성을 획득하는 게 아니라는 점. 외적으로도 그 인정의 상당수는 독자에게 있습니다. 비평가도 어차피 독자고 요즘은 대중의 파워가 더 세졌죠. 그렇기에 너무 뒤늦게 인정받는 예술가들도 있는 것이고요.

제일 아쉬운 점은 그 시가 시로서 충분히 담아내지 못한 게 큽니다.
시인이 아직 어려서이기도 하지만, 그 시가 충분히 문학성을 보여줬다면 상황이 이렇지는 않았을 겁니다. 독자들이 시인을 대신해서 극렬히 싸울만큼의 작품성이 있는 게 아니었어요. 그래서 우리는 각자가 느낀 여러 안타까움을 밝힐 뿐.... 저도 그 시에서 예술성, 문학성의 완성도를 느끼지 못했습니다. 사회문제에 대해서도 우리가 그렇게 보는 것이지 시인이 그걸 문제시하려고 썼을까, 제 견해로는 정제되지 못한 감정만 보였습니다. 하지만 그 분노는 대단해서 위협감을 느낀 이들의 공분을 산 걸 겁니다. 다른 시를 충분히 보지는 못했지만 김ㅇ영이 그런 걸 겉으로 당당히 말할 줄 아는 자세, 저는 그것에 시인으로서, 예술가로서의 자세를 보았고 앞으로 발전해 나가주길 기원합니다.
사태가 이렇게 커져서 창작의욕에 큰 영향이 안가길 바랍니다. 어린 시인이 맞기엔 참 큰 충격이었을텐데...

에이바 2015-05-13 14:2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매디 지글러 처음 봤을 땐 너무 충격이어서요, Sia가 매디인 줄 알았어요;; 이 가수 체형이 어린이같네;; 하면서요. 춤이 기괴하면서도 광기가 있더군요. 제 스타일은 아니었어요. 약간은 <스타킹>에 나와 섹시 댄스를 추는 아이들을 볼 때와 같은... 꼬집어 말할 순 없는 불편함이 있더군요. 근데 다시 보니 매디가 Sia의 페르소나 같더군요. 예술과 선정을 가로지르는 선은, 어떤 점에서는 명확하다고 봅니다... 좋아하지는 않습니다만 인정은 되더라고요. 아래 뮤비에서 샤이아의 기에 조금도 눌리지 않은 매디를 보며 또 한 번 놀랍니다. 무서운 아이...! 이런게 앙팡 테리블인가요...!

AgalmA 2015-05-14 03:30   좋아요 1 | URL
저도 처음엔 좀 징그러웠달까요ㅎ; 북한 어린이들의 현란한 춤동작 볼 때처럼 너무 자연스럽지 않아 보여서...그런데 여러번, 다른 작품들을 통해 보면서 아, 이것은 매디 지글러 본인이구나, 이토록 표현해내고 싶은 기질이 있는 거구나 에이바님처럼 인정, 동의하게 되었죠. 몸은 끼로서 충분히 조정할 수 있지만 얼굴 표정과 분위기 그것은 그렇게 쉽게 만들 수는 없는 거잖아요...경험이 아직 별로 없는 아이들은 더 어렵죠. 이거 제 착각과 호의 이려나요? 하여간 매디 지글러는 훌륭한 배우가 될 거 같아요. 레옹의 나탈리 포트만 같은...기대되는 인물이죠.
제가 매디 지글러와 김ㅇ영을 연결해 말하고 싶었던 건, 표현의 장을 열어주고 안 열어주고에 따라서 상당히 달라질 수 있다는 걸 생각해보자는 거였습니다. 이 시를 읽고 무엇을 느꼈는지 아이들과 얘기를 하는 게 더 솔직하고 열린 처리였을 지도요...하지만 또 닫혔죠...

에이바 2015-05-15 17: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왜 자꾸 비밀글이 걸리죠? 북플에선 확인이 안되는데요ㅠㅠ 안드로이드 폰이라 그런가요.. 야심한 시각에 이렇게 긴 댓글을 받아 감동했습니다... 아갈마님 글을 보며 느끼는 거지만 언제나 큰 틀에서 보려고 노력하시는 것 같아요. 사고의 확장을 꾀하시는 모습을 본받아야겠다고 생각합니다. (컴퓨터로 들어와 비밀글을 풀었습니다;;; 종종 이러나봐요. 제 댓글 ㅠㅠ 북플은 자물쇠 표시를 만들라!!! ㅠㅠㅠㅠ 앞으로 유의해야겠습니다.)

AgalmA 2015-05-15 18:40   좋아요 0 | URL
ㅎ 이 글도, 위의 글도 아직 비밀글요;; 북플 수정시 닉넴 앞의 자물쇠 아이콘 풀려 있는지 확인 후 글수정으로 올려보세요.
웹에서 비밀글 체크를 풀어주고 올리면 확실하게 확인되시겠지만^^

전 좋은 `나`보다 좋은 `사람`이 되고 싶어요. 냉소와 비판으로 세상을 향해 삿대질하기보다, 냉철하게 보고 꼭 필요한 말을 하는... 너무 욕심이려나;;...역량 역시 늘 딸리고ㅜ;
끊임없이 자신을 고치고 나아지려고 하는 우리는 모두 그런 선상이겠죠. 에이바님의 말씀 들으며 많은 생각 정리할 수 있었어요. 이런 대화 속에서 무언가 얻게 되고, 나누게 되는 거겠죠. 절대 저 혼자서 사고의 확장을 할 수 없었을 거란 말씀^^
위 글에서 학부모 입장, 아이들 정서에 미치는 영향 또한 더 살폈어야 되지 않았을까 싶은데...이 문젠 공부도 필요할 거 같고 좀더 생각해 봐야겠습니다.
따끔한 지적도 귀기울여 듣겠으니 담에도 좋은 말씀 부탁드려요^^
 

 

 

 

 

 

 

 

 

 

 

 

 

 

 

 

 

 

§  생각열기~

 

올 상반기 읽은 책 중 ㅡ어디까지나 내 기준의 재미로ㅡ Best 1위는 <직관 펌프, 생각을 열다>가 될 거 같다.

 

이 말을 실천하기 위해 6월엔 좋은 책을 애써 찾아 읽지 않아야 할까;;

연초부터 의도치 않게 글쓰기 책을 많이 읽은 편이다. <유시민의 글쓰기특강>, <연필로 고래잡는 글쓰기>, <작가란 무엇인가-파리리뷰> 외 기타 등등을 짬짬이 읽었고, 지금은 <롤랑 바르트의 마지막 강의><직관 펌프, 생각을 열다>도 읽고 있는 중이다. 왜 이렇게 된 걸까... 사놓은 소설책은 저렇게 쌓아놓고!!......(;  -,)

;;; 하여간, <직관 펌프, 생각을 열다> 의 선전 문구는 참 대단했다. 맨아래 밑줄긋기에 옮긴 장대익 교수 찬사도 만만치 않다.

2의 버트런드 러셀, 지구를 대표하여 외계인과 맞설 단 한 사람!” (MIT의 인공지능의 대가 마빈 신스키).

내가 읽은 최신의, 최고의 책이다.” (리처드 도킨스)

 

유머라도 왜 슈퍼맨처럼 단 한 사람이 지구를 구해줄 거라고 하는지, 상당히 서양의 구원론, 지성중심주의가 내재해 있는 것 같아 탐탁지 않지만, 똑똑하기로 남부럽지 않은 리처드 도킨스가 저렇게 말하니 솔깃했다.

 

 

책 사기 전에 고민이 많았는데, 다름 아닌 표지 때문이었다! <직관 펌프, 생각을 열다>는 최근 내가 산 책 중에 가장 밉게 생겼다; 도장 꽝꽝! 지구 최고의 지성 어쩌고 해서 사람들이 지레 겁먹고 잘 접근하지 않을 책을, 더 멋지게 만들어도 시원찮을 판에! 원서들도 썩 좋아보이지는 않아서 더 심하게는 타박하지 않겠다. 다만 최근에 나온 리베카 솔닛 <남자들은 자꾸 나를 가르치려 든다> (2015,5) 가 원서를 뛰어넘는 멋진 표지인 것과 너무 비교된다ㅡㅜ!

 

 

 

 

 

 

 

 

 

 

 

 

 

 

 

 

 

 

 

 

 

 

 

 

 

 

 

 

 

 

§§ 웃으며 발견하는 생각들

책 외적인 평가는 그렇고, 책 내적으로 들어가면 정말 재미난 생각우주를 만나게 된다. 신경과학, 언어학, 인공지능, 컴퓨터학, 심리학, 진화생물학에 통달한 대니얼 데빗의 깊은 통찰과 은유의 언어들이 그야말로 직관펌프 시종일관 작동하고 있다. 어려운 논의들을 명쾌하면서도 얼마나 재밌게 전해 주는지! 예를 들면 이렇다.

 

신경과학자 존 에클스는 글루타민 분자와 그 밖의 신경전달물질 및 신경조절물질이 하루에 수조 번씩 왕래하는 현미경적 공간인 시냅스를 발견한 공로로 일찍이 노벨상을 받았다. 신경망이니 하는 이론적 논의는 다 집어치우시오!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쓰레기니까. 마음은 글루타민 안에 있소!”

그때 대니얼 데빗이 논박했다. “마음이 글루타민 안에 있다면, 내가 글루타민 한 사발을 하수구에 버리는 것은 살인 행위가 아닙니까라고 하자 에클스는 당황해 제대로 답을 하지 못했다.

 

 

이것은 단순히 웃고 넘어갈 수 있는 공박이 아니다. 아무리 뛰어난 지성이라도 과잉 단순화에 빠져 자신의 논리 허점을 제대로 못 보는 것을 정확히 찔러준 것이다. 

또 다른 예도 소개한다. ‘과잉단순화는 부정성만 있지 않지만, 순식간에 다시 빠진다는 어려움이 있다.ㅎ

 

과학자들이 온갖 세부사항을 검토하며 거북이걸음 중일 때, 프랜시스 크릭과 제임스 왓슨은 지름길로 재빨리 DNA의 구조를 발견해냈다. 그런데 과잉단순화의 오류에 또 금방 빠졌다. 크릭은 V4 피질 영역의 신경세포가 색깔에 관심이 있다는(다르게 반응한다는 뜻) 사실을 밝히며, 빨간색의 의식적 경험이란 곧 해당 망막 영역에 있는 빨강 민감성 신경세포의 활동이라고 주장했다.

또다시 대니얼 데빗이 시원하게 일갈했다. “그렇다면 빨강 민감성 신경세포를 추출하여 배양 접시에 산 채로 넣어 미세한 전극으로 자극을 가하면 배양 접시에서 '빨강 의식'이 생긴다는 말씀입니까?”

 

다음은, 우리의 진화생물학자 故 스티븐 제이 굴드에 대해서다. 그를 이렇게 위트있게 해석하는 사람은 처음이다-ㅁ-)ㅇ~~

 

 (<직관 펌프, 생각을 열다> p71~ 73 요약발췌)

 [굴드의 꼼수 세 가지: 그게아니라술, 침소봉대술, 굴드2단계술]

 

 '그게아니라술Rathering'은 '그릇된 이분법false dichotomy'을 은근슬쩍 도입하는 방법이다. 그게아니라술은 대체로 "통설과 달리 이러쿵저러쿵은 사실이 아니다. '그게 아니라' 저러쿵저러쿵이다. … 아래는 굴드가 단속 평형설을 설명하면서 써먹은 그게아니라술의 예다.

 

ㅡ 대체로 변화는 감지할 수 없을 만큼 점진적으로 종 전체가 바뀌면서 일어나지 않는다. 그게 아니라[강조는 데닛] 적은 개체가 고립되고 지질학적 찰나에 새로운 종으로 변형됨으로써 일어난다. (스티븐 제이 굴드)

(이에 대한 대니얼 데빗의 논박 생략~ 궁금하면 책보기ㅎ)

 

ㅡ 종교는 마르크스가 말한바 대중의 아편이 아니다. 그게 아니라 인류가 죽음의 필연성을 인식하고 있다는, 깊고도 위로가 되는 표시다. (스티븐 제이 굴드)

 

다시 말하자면, 종교가 아편이면서 동시에 위로가 되는 표시이지 못할 이유가 무엇일까? 지금쯤 여러분도 감을 잡았으리라 생각한다. 글에서 (정체가 드러나지 않는) 그릇된 이분법을 사냥하는 것보다는 그게아니라술을 사냥하는 것이 더 쉽다.……(중략)

 

 

정말 명쾌하지 않은가! ㅋㅋㅋㅋㅋㅋㅋ... , 이 책 다 읽을 때까지 얼마나 더 웃게 될지 엄청 기대된다!

더 자세한 이야기는 리뷰로~

 

 ※ <새의 감각> 번역자 노승영씨가 <직관 펌프, 생각을 열다>도 번역했는데, 우리말로 잘 옮긴 거 같다. <새의 감각> 읽어본 분은 신뢰할 만~

 

 

 

 

 

 

 

 

 

  ㅡ Agalma

 

 

 

표지 넘 맘에 안 들어서 장난질~ㅎㅎ

 

 

 

 

이 책 포함 5만원 이상 사면 알라딘에서 강화유리 보틀 주네요.

이 책값이 19800원이니까 장바구니 채우는데 큰 무리는 없을 듯ㅎ 

 

 

 

 

 

 

 

19세기 이누이트 족의 역사에서 이런 일이 있었다. 1820년, 그린란드 북서쪽에 살고 있던 이누이트 족에 치명적 전염병이 돌아 노인들이 갑자기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그러자 그들은 생존에 핵심적인 기술들 예컨대, 카약, 작살, 활, 화살들을 더 이상 만들 수 없게 되었다. 그 기본 도구들을 제작하는 기법을 아는 노인들이 모두 죽었기 때문이다. 그들은 그 후로 무려 40년 동안이나 그런 기본 도구들이 없는 암흑 같은 삶을 살아야 했고, 1862년에서야 다른 섬에서 온 이누이트 족에 의해 기술이 복원됨으로써 문명의 세계로 재진입하게 되었다. 이것이 바로 문명의 전수가 중요한 이유이다.
이 책에서 지구 최강의 지식인이 직관펌프를 통해 길어 올린 생각도구들을 우리 일반인들에게 전수해주고 있다. 그러니 이런 책은 모두가 읽어줘야 한다. 이런 것을 놓치면, 이누이트 족의 경우처럼 문명 전체에 손해가 된다.

장대익(서울대학교 자유전공학부 교수) - p15


댓글(15) 먼댓글(1) 좋아요(1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1. 기억의 힘 - 어제의 세계,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직관펌프 생각을 열다
    from 공 음 미 문 2015-06-15 21:40 
    § 슈테판 츠바이크는 전쟁이라는 극단의 상황에서 아무 자료도 없이 500페이지가 넘는 『어제의 세계』를 썼다. 그가 전 생애에 걸쳐 경험한 '현대 유럽 세계사'라고 할 만한 내용이었다. 유대인이라는 약점 때문에 여러 나라를 떠돌 수밖에 없었던 그는 1·2차 세계 대전 전후해 그 시대상과 지식인들의 움직임을 소상히 밝혔는데, 이러한 저작의 유래를 찾기 어렵다. 그는 서문에서 이렇게 썼다. “왜냐하면 나는 우리의 기억이라는 것이 어떤 것에 관한 것을
 
 
cyrus 2015-05-11 19:4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요즘 대니얼 데닛의 신작이 독자들 사이에 화젯거리던데 제 기준으로 가장 먼저 사서 읽고 싶은 책 일순위였다가 <남자들은 자꾸...>에 눈길이 갑니다. 오랜만에 신간도서를 구입해야겠습니다. ^^

AgalmA 2015-05-11 19:49   좋아요 0 | URL
<직관 펌프~> 사고, 레베카 솔닛 신간 소식 들어... 아, 또 사야돼ㅡㅜ!합니다ㅎ;

네오 2015-05-11 19: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롤랑 바르트와 직관을 동시에 읽는다고요?!

AgalmA 2015-05-11 20:00   좋아요 0 | URL
<롤랑 바르트~> 읽다가 <직관 펌프~>가 도착해서 그렇게 되었어요^^a;; <직관펌프~>가 더 재밌어서 손에서 놓을 수가 없네요. 이 재밌는 걸 혼자 읽기 아까워서 읽다가 페이퍼 썼죠. 나혼자 당할 수 없다!ㅋㅋㅋ

낭만인생 2015-05-11 21:0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읽고 싶은 책인데 소개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AgalmA 2015-05-11 21:02   좋아요 0 | URL
상당히 재밌고 도움이 되는 책인데, 리뷰가 별로 없는 게 의아해서 올려 봤습니다. 도움이 되셨다니 다행입니다^^

에이바 2015-05-11 21: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정말 직관적인 표지입니다ㅎㅎ 흥미가 생기는데요. 도마뱀 너무 귀엽습니다...ㅠㅠ

AgalmA 2015-05-11 22:39   좋아요 1 | URL
나만 알고 있을까 하다가 지식나눔 차원에서 알린 책이라고요! ㅎㅎ
장대익 씨가, 이누이트족처럼 놓치지 말라잖아요ㅎㅎ

수이 2015-05-11 23:3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읽지 않을거야 읽지 않을거야_ 사지 않을거야 사지 않을거야_ 메아리는 점점 커지고~

AgalmA 2015-05-11 23:35   좋아요 0 | URL
ㅎㅎ 안사고는 못 배기게 리뷰 써야지!
아니, 내가 왜 남의 책을 이렇게ㅡㅜ
빌려 읽기엔 밑줄, 공감이 너무 많은 책이라 그래요...

[그장소] 2015-05-20 14:15   좋아요 0 | URL
아,,이 갈등..너무 알지...

갈등을 양산하는 그대여~
나는 또 빈집처럼 털려 버린 하얀 영혼이오!

네오 2015-05-12 00: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왕, 이책 좋네요!!

AgalmA 2015-05-12 00:39   좋아요 0 | URL
아니, 그걸 지금 아셨습니까ㅋㅋ 제가 아까부터 떠들고 있었는데요ㅎ

CREBBP 2015-05-12 07: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노승영 번역의 책이 모두 쓸만하다는.. 과학 서적 중 읽고 나서 괜찮아서 역자를 보면 자주 노승영이라서 이름을 알게 되었죠. 요즘은 그냥 역자만 봐도 어느 정도 신뢰가 되더라구요

AgalmA 2015-05-12 11:40   좋아요 0 | URL
요즘 번역서가 워낙 많으니 번역가의 중요성이 확실히 느껴져요^^ 쉽게 쓰려고 노력했다지만 그런 생각을 해 보지 않은 사람들한테는 낯설 대니얼 데빗의 지성이 쉽게 풀이되기 어려운데, 이 책은 그래서 더 다행이라고 생각됩니다^^
 
모모 비룡소 걸작선 13
미하엘 엔데 지음, 한미희 옮김 / 비룡소 / 1999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청소부할아버지 생각을 자주 했다. 거리끝까지 쓸어내는 고단함과 신념. 모모시절이 끝나고 청소부할아버지 시절로 가고있다. 늙음이 아닌 자기 앞의 생 때문에. 우리는 늘 잃어버린 시간을 찾는다. 원망하면서도 삶에 언제나 동조했다. 몰랐어도.

댓글(9)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수이 2015-05-10 23: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 이거 언제 읽었는지 기억도 안 나요;;; 아 그래도 모모네~ ^^

AgalmA 2015-05-11 01:49   좋아요 0 | URL
중학교 때-,- 몇 년이 흘렀는지는 말 안할래요ㅎ

수이 2015-05-10 23:51   좋아요 0 | URL
아 말 안해 하니까 궁금해지는_ ㅋㅋ 말해줘요.

AgalmA 2015-05-11 00:36   좋아요 0 | URL
착각했어요ㅋ 집에 있는 책 보니 1999년 초판본이었음요! 그래도 올해로 벌써 16년;

수이 2015-05-11 00:49   좋아요 1 | URL
아갈마님 젊은이였군요!

AgalmA 2015-05-11 00:54   좋아요 1 | URL
저는 제가 늘 중학생이라고 생각하는 병이 있다고 단호히 핑계를...안 통할라나;

AgalmA 2015-05-11 01:43   좋아요 0 | URL
분명 중학교 때 읽은 거 같은데....열심히 구글링해보니 청람문화사에서 나온 <모모>가 제 첫 모모^^ 중학생 때 읽은 거 맞네요 ㅎ 허풍쟁이되는 줄 알고 깜놀; 오, 기억의 스펀지여 ;_;
비룡소 모모 초판본은 소장용으로 사서 두번째로 읽은 거~

아참, 에밀 아자르 <자기 앞의 생> 모모를 데려와 이 책 제목이 <모모>인 것!

돌궐 2015-05-11 02:1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모모> 초록에는 도로청소부 베포의 말이 적혀있어요.^^

이를테면 베포는 이렇게 얘기했다.
˝얘, 모모야. 때론 우리 앞에 아주 긴 도로가 있어. 너무 길어. 도저히 해 낼 수 없을 것 같아. 이런 생각이 들지.˝
그러고는 한참 동안 묵묵히 앞만 바라보다가 다시 말했다.
˝그러면 너무 서두르게 되지. 그리고 점점 더 빨리 서두르는 거야. 허리를 펴고 앞을 보면 조금도 줄어들지 않은 것 같지. 그러면 더욱 긴장되고 불안한 거야. 나중에는 숨이 탁탁 막혀서 더 이상 비질을 할 수가 없어. 앞에는 여전히 길이 아득하고 말이야. 하지만 그렇게 해서는 안 되는 거야.˝
그러고는 한참 동안 생각하다가 다시 말을 이었다.
˝한꺼번에 도로 전체를 생각해서는 안 돼. 알겠니? 다음에 딛게 될 걸음, 다음에 쉬게 될 호흡, 다음에 하게 될 비질만 생각해야 하는 거야. 계속해서 바로 다음 일만 생각해야 하는 거야.˝
그러고는 다시 말을 멈추고 한참 동안 생각을 한 다음 이렇게 덧붙였다.
˝그러면 일을 하는 게 즐겁지. 그게 중요한 거야. 그러면 일을 잘 해 낼 수 있어. 그래야 하는 거야.˝
그러고는 다시 한 번 오랫동안 잠자코 있다가 다시 말했다.
˝한 걸음 한 걸음 나가다 보면 어느새 그 긴 길을 다 쓸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지. 어떻게 그렇게 했는지도 모르겠고, 숨이 차지도 않아.˝
그는 가만히 고개를 끄덕이고는 이렇게 말을 맺었다.
˝그게 중요한 거야.˝

AgalmA 2015-05-11 02:26   좋아요 0 | URL
오! 정확히 제가 좋아하던 부분을 가져오셨네요! 감사합니다ㅜㅜ! 100자평이라 이건 생각못했네요!
계속, 계속 읽고 싶은 부분...정말 감사해요.
 
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41 | 42 | 43 | 44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