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ddie Ziegler & S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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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역 배우 매디 지글러(Maddie Ziegler)의 춤에서,
오래전 영화 <플래시댄스>의 배우인 제니퍼 빌즈의 인상적인 모습이 연상됐다.
물론 제니퍼 빌즈는 어린이가 아니었다.
이 영화의 관음증적 표현방식은 여기선 차치하고,
이 영화 속에서 우리가 주목해 볼 점은 여성노동자가 무용수가 되기 위해 현실 속 편견과 싸워나간 집념일 것이다.
Sia의 뮤직비디오에서 매디 지글러는 Sia의 닮은꼴 어린이로 단순히 출연하고 있는 게 아니다.
Sia의 흉내를 내고 있는 것도 아니다. 지시로 나올 수도 없는 춤을 보여준다.
거기 오로지 매디 지글러 자신만이 있다.
라이언 헤핑턴의 안무와 Sia의 노래가 들어간 마치 매디 지글러의 뮤직비디오 같다.
Sia와 매디 지글러가 각각 독보적인 존재감을 과시하는 반면,
'강남스타일'의 Psy와 닮은꼴 어린이 매치는 코믹 그 이상을 넘지 못 했다는 한계점과 차이가 있다.
어쩌면 Sia쪽이 Psy쪽을 더 보완해서 나온 것이라 볼 수도 있지만,
두 영상에서 질적 차이를 느끼는 것은 나만이진 않을 것 같다.
그래서 아쉽다.
국내 대중문화에서 아이디어와 예술성이 상호 보족적인 걸 보는 건 왜 이리 어려운 걸까?
업그레이드는 미비하고 패러디만 난무하는.
예술의 정신은 없고 욕구들만 들끓는.
Psy 뮤직비디오 유머와 시대조롱을 내가 홀대하는 걸까.
어쨌거나 이것은 내 시각이고 잣대라는 걸 인정한다.
분명하게 밝힐 것은, 나는 이 부분에 대해 말할 뿐이고 이래라저래라 종용할 수 없다.
누구나 표현하고 누릴 자유가 있다.
예술은 문화에 갇히지 않고 문화 밖으로 나갈 수 있는 티켓과 같다.
양옆 아저씨들은 유명한 코미디언들이라는 데 난 잘 모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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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위 사진에서 불쾌함과 유쾌함 어느 쪽을 더 강하게 느끼는가.
매디 지글러가 성인남성과 선정적인 춤을 추고 있는 뮤직비디오 장면들은 어떤가.
공중파에 나와서 그렇게 춤을 추는 장면들도 YouTube에 다수 있다.
이건 예술이라, 예술적인 패러디라 괜찮은 것인가.
상업적인 부분이라 어쩔 수 없다 라고 말할텐가.
외국사례이고 그들의 정서이니 존중한다 라고 말할텐가.
혹은 롤리타 컴플렉스를 들고 와 병으로 진단할 텐가.
요즘 논란이 되고 있는 10살 시인 김○영 본인이 직접 쓴 시들의 예술성은 누구의 무슨 기준으로 판단하는 것인가.
김○영의 시는 흉내를 낸 것인가. 누구의 지시를 받은 것인가. 어떤 허가를 받아야만 하는 것인가.
정말 그 정도인가.
비난하는 사람들이 보는 것은 과연 무엇인가.
제니퍼 빌즈가 예일대 영문학 석사 학위자라는 걸 안다면,
당신은 혹 <플래시댄스>와 그 배우에 대해 다시 생각하지 않을지.
김○영 시인이 하버드대 최연소 학생쯤 되었다면 당신의 잣대는 어떠했을지.
이건 너무 멀리 나간 걸까.
그렇다면 김○영 시에 대해 말하는 안전성은 누구의 안전을 위해서인가.
공공성을 내세우지만 자신의 주장을 위해 이용하고 있는 건 아닌지.
자신이 공감할 수 없는 것에 대한 철저한 배척과 짓밟음은 아니었는지.
자신이 생각하는 예술과 (표현의) 자유가, 얼마나 편협한가를 짚어볼 계기는 되었는지.
자신이 원하는 자유라는 게, 얼마나 타인 지배적이고 자기 옹호적인지 생각해보는 계기는 되었는지...
ㅡ Agalm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