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람일시 및 장소 : 메가박스 청라 15:05

 

일단 고마워요 알라딘, 책만 주시는 줄 알았더니 이번에는 이렇게 영화 티켓까지.

 

봉감독의 <기생충>이 스크린 독과점을 하는 바람에 2주 전에 개봉한 <알라딘> 보는 게 쉽지가 않았다. 극장에 가서 들어 보니, 기생충 아니면 알라딘이라고 하더만. 암튼 스크린 독과점이 영화 산업 발전에 도움이 아니라 독이 될 거라는 생각에는 의문의 여지가 없을 것 같다. 특히 상영과 제작이 분리되지 않은 한국에서는 더더욱.

 

디즈니의 <알라딘>이 실사화된다고 했을 때, 많은 이들이 걱정을 했다지. 그런 건 아마 <라이언 킹>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라이언 킹도 기대가 많이 된다. 램프의 요정 지니(윌 스미스 분)와 원숭이 아부가 다 해먹었다고 하던데 과연. 이야기는 가족과 함께 항해에 나선 윌 스미스가 아이들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그리고 노래로 불러 달라는 말에, 점잔 빼다가 결국 노래를 부르기 시작하는데. 지금은 배우로만 활동하지만, 1968년생인 윌 스미스는 이미 18세에 프레쉬 프린스라는 예명의 래퍼로 활동을 시작했다. 그러니 노래 실력 하나는 인정해 주어야 하지 않을까. 빌보드 1위 곡도 두 곡이나 가지고 있더라는.

 

서설이 언제나처럼 길었다. 주인공 알라딘(메나 마수드 분)은 사막의 왕국 아그라바에 사는 생계형 좀도둑이다. 아버지 어머니는 어려서 돌아가시고, 배운 기술이라는 도둑질 뿐이니. 시장에서 배고픈 아이들에게 빵을 주려다 도둑으로 몰린 재스민 공주(나오미 스콧 분)를 돕다가 눈이 맞은 알라딘. 아들이 없는 아그라바 왕국의 술탄은 재스민 공주에게 왕국을 물려 줄 수 없다. 이 틈을 타고 교활한 재상 자파는 왕국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려는 음모를 꾸민다. 어때 이 정도면 전형적이지.

 

알라딘이 도둑이라는 자신의 정체성으로 고민한다면, 재스민 공주는 술탄이 될 수 없는 자신의 한계와 싸운다. 한편, 자파는 최고의 소서러(마법사)가 되기 위해 마술램프의 요정인 지니의 힘이 필요하다. 지니는 알다시피 세 가지 소원 밖에는 들어줄 수가 없다네. 개인적으로 영화 알라딘에서 최고의 장면을 꼽는다면 다음의 두 장면이 있다. 하나는 알라딘이 마술램프의 동굴에서 얻는 장면, 마법의 양탄자까지 등장하니 어찌 경이롭지 않을 수가 있을까. 자파는 동굴에서 오로지 마술램프만 들고 나와야 한다는 경고를 하지만, 각양각색의 보물들에 눈길을 주지 않을 수가 있나. 원숭이 아부의 선천적인 욕심(!) 때문에 결국 사달이 나고야 만다. 의외로 거리의 좀도둑 알라딘이 욕심을 내지 않고 자파의 경고를 그대로 따른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다른 하나는 역시 디즈니 뮤지컬의 최고봉이라고 할 수 있는 지니의 도움으로 아브와바인지 뭔지하는 존재하지 않는 왕국의 왕자로 둔갑한 알라딘이 아그라바 왕국에 입성하는 장면이다. 지니의 경고는 우리에게 전달하려는 메시지가 확실해 보인다. 더 많이 가질수록, 더 많이 원하게(the more you have, the more you want) 된다는 거다. 당연한 게 아닌가. 돈과 권력이 없다면, 없는 대로 만족하면서 사는 법이다. 그런데 우연찮게 그런 돈과 권력이 생긴다면 볼 것도 없다. 문제는 그래도 나름 선한 심성을 지녔던 알라딘마저 재스민 공주와 결혼하겠다는 욕심에 빠져 지니를 램프에서 풀어 주겠다는 약속을 어길 거라는 선언이었다. 돈과 권력이 주는 유혹에서 자유로운 사람은 없다는 말인가.

 

자파의 경우에서 보듯, 돈과 권력을 가져서는 안될 사람이 가지게 되면 어떤 일이 벌어지게 된다는 걸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가 아닐까 싶다. 알라딘도 마찬가지가 아니었을까. 신세대 여성관을 대변하는 재스민 공주 못지않게, 흥미로운 캐릭터가 바로 술탄의 경호대장 하킴이었다. 우직한 무장 하킴은 재스민의 아빠 술탄이던, 자파 술탄이던 법대로를 외친다. 왕위 아니 술탄계승권이 없지만 백성을 사랑하는 재스민 공주가 술탄이 된다면 백성들이 더 행복해질 수 있을까. 어디선가, 가장 가난한 사람의 행복이 지도자가 누리는 행복만큼이라던가 하는 말이 떠올랐다. 어머니가 암살당하고, 공주마저 비슷한 운명을 겪게 될까봐 걱정한 아빠 술탄의 염려로 궁전에 매여 사는 재스민 공주의 삶이 과연 행복한 건지. 그리고 바보에 가까운 스칸랜드 출신 왕자와 결혼해야 될지도 모른다는 설정도 참 그렇다.

 

디즈니는 술탄이 등장하는 것으로 보아 무슬림 왕국이 분명한 아그라바의 종교적 색깔을 쏙 빼버렸다. 서구 사회에서 요즘 이슬람 근본주의의 테러로 무슬림에 대한 이미지가 좋지 않기 때문에 의도적으로 그런 설정을 한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디즈니가 구사하는 오리엔탈리즘은 여전히 변화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극 초반에 윌 스미스가 불러 제끼는 “애러비언 나이트”처럼 환상을 자극하고, 마법사가 정치를 주무르는(이슬람 신정정치에 대한 노골적인 비꼼일까) 미지의 세계를 소재로 삼아 세계 영화판을 주무르는 자시의 이윤을 극대화하겠다는 일종의 세계화 전략이 아닌지 나는 의심이 가기 시작했다.

 

그냥 아무 생각 없이 즐기면 되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에 너무 많은 걸 기대한 게 아니냐고 한다면 할 말이 없지만 말이다.

 

뭐 어쨌든 영화는 즐겁고 재밌게 봤다. 어디선가 인도 영화라 춤과 노래가 빠지면 안돼서 엔딩에 신나는 춤판을 설정했다고 하는데, 알라딘이 인도 출신은 아니었지 아마. 뭐 또 그러면 어떤가.

 

다시 한 번 고마워요 알라딘. 앞으로 열심히 책 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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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onnight 2019-06-03 13: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책에는 알라딘이 중국인으로 나오더군요. 무슬림 소수민족인가 생각했었네요. 윌 스미스가 램프의 요정이라니 어딘가 잘 어울립니다. 보고 싶네요^^

레삭매냐 2019-06-03 14:15   좋아요 0 | URL
아부와 지니 조합이 예상 외로 좋더군요.

알라딘이 중국 사람이라, 역시나 대단하네요.
 
알라딘 중고서점 영등포역 지하상가점


한동안 알라딘 중고서점들이 마구 생겨서 좋다고 생각했는데, 어느 매장들은 또 그렇게 문을 닫았다. 비교적 우리집 근처라고 할 수 있는 북수원점이 작년 여름엔가 아마 문을 닫았지. 그전에 타리크 알리의 <살라딘>과 가르보의 절판된 책을 마지막으로 사서 그나마 다행이었다.

 

이번에 영등포점이 문을 열었다고 해서 평일을 이용해서 다녀왔다.

 


첫 이미지는 예전에 오함 선생의 <주원장전>을 사러 갔던 동탄점과 비슷해 보였다. 영등포역과 지하로 연결되서 비가 오는 날에 가도 비 맞을 일은 없겠구나 뭐 그런 생각이 들었다.

 

오픈한지 얼마 되지 않아서 좀 분위기가 어수선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직원분들이 서가 분류를 맹렬하게 하고 계신 점이 인상적이었다.

 

 

아마 입구 좌측으로 해서 알라딘에서 개발한 굿즈들의 향연이 펼쳐지고 있었다. 어디선가 굿즈에 최적화된 매장이라는 이야기도 들었던 것 같다. 내게 유일하게 필요한 굿즈는 책갈피인데, 아쉽게도 시간이 없어서 굿즈들을 둘러볼 여유가 없었다. 나의 책갈피들이여 ~

 

 

 

우리는 왜 서점에 가는가? 바로 책을 사러 서점에 간다. 중고서점에 가는 이유는 저렴한 가격에, 좀 더 괜찮은 품질의 책을 눈으로 직접 보고 나서 판단을 하기 위함이 아니던가.

 

시간 여유만 있다면 오래도록 서가를 누비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건만, 이제 나에게 부족한 건 시간 뿐이로다. 예전에 헌책방에서 아무런 눈치도 보지 않고 내 마음대로 시간을 보내던 시절이 너무나 아쉬울 따름이다. 시간이 이렇게 소중하게 느껴질 때가 오리라고 누가 예상이나 했던가.

 

 

이쪽은 꼬맹이들의 책들이 즐비하게 진열된 어린이책 서가다. 예전에 거들떠도 보지 않던 어린이책 코너도 요즘에는 자주 들여다 보게 된다. 어려서부터 책을 좋아하면 나이가 들어서도 책을 가까이 하지 않을까 하는 그런 마음이라고나 할까.

 

 

바로 들통이 날 거짓말이었다. 시간이 없다는 말은. 예전부터 호기심을 가지고 있던 <커피 이야기>를 앉은 자리에서 다 읽어 버렸다. 리뷰로도 써서 기록을 남겨야 하는데, 아직까지도 리뷰는 쓸 생각을 하지 못하고 있다. 아마 다시 한 번 읽고 써야지 싶다. 커피 원산지로 여행을 떠난 미국 아저씨가 아예 커피 농장을 차리게 되는, 공정무역에 대한 글로 기억하는데... 윤리적 소비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해주는 좋은 글로 기억한다. 근데 커피값이 너무 비싸다고 생각하지 않나? 그게 다 지대 때문이라는 분석은 이제 낯설 지도 않다.

 

 

이날 내가 사려고 서가에서 골라서 독서대에 잠시 쌓아 놓은 책들의 자태다. 사실 가기 전에 이미 내가 살 책들은 이미 간택했다. 주변에서 하도 페르난도 페소아의 책들이, 보다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산문과 시들이 좋다고 해서 대량으로 구입할 요량이었다.

 

난 사실 시는 잘 모르는데. 어쨌든 사서 집에 오는 길에 페소아의 산문에 가차운 시들을 읽기 시작은 했는데... 역시나 그의 조국 포르투갈이나 기타 등등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서인지 상당 부분 이해를 하지 못했고(민음사에서 나온 시집이었다) 결국 읽다 말았다. 나머지 책들도 아직 도전할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 하긴 내가 사서 읽지 못한 책들이 어디 한 두 권이던가. 작년에 산 마이클 루이스의 <머니볼>도 이번 주에 다 읽지 않았던가.

 

 

나의 짧은 한시간 남짓한 알라딘 영등포점 방문은 그렇게 아쉬움을 뒤로 하고 끝이 났다. 아마 더 머물렀다면 상당히 많은 책들을 주섬주섬 주워 담았으리라. 뭐 뻔한 게 아닌가. 그리고 미처 그곳에 있을 거라고 예상하지 못했던 보물들을 만날 수도 있었겠지. 그리고 보니 예전에 분명히 서점에 있다는 걸 확인하고 갔지만 구하지 못했던 롤랑 바르트의 <기호의 제국>을 서가에서 찾을 수가 없어서 좌절했던 기억이 난다. 결국 오랜 시간이 흘러 우리 동네 알라딘에서 다시 만날 수 있었지만 말이다.

 

도서관에서 빌려 읽는 책은 요즘 새로 들인 습관 대로 밑줄 좍좍 긋지 못하는 단점이 있다. 그렇다고 해서 읽고 싶은 책들을 모두 다 사서 볼 수는 없지 않은가. 게다가 신간 수급이 상대적으로 늦어져서 도서관을 마냥 애용할 수도 없고. 관심작의 경우에는 라이벌들이 많아 빌리기도 쉽지 않다. 그래서 결국 책은 사서 읽어야 한다는 결론인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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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9-06-01 10:3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지금은 서점 공간이 넓어 보이지만, 시간이 지나면 굿즈 전용 진열대가 서점 공간을 지배해서 내부 분위기가 번잡하게 느껴질 거예요. ^^;;

레삭매냐 2019-06-01 20:05   좋아요 0 | URL
알라딘이 아무래도 사업을 영이하는
사업체이다 보니, 이윤이 되는 일에
좀 더 궁리를 하지 않을까 싶네요.

사실 굿즈샵이 그렇긴 하지요.

붕붕툐툐 2019-06-01 14:0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ㅋㅋ서점에 오래 머무를 수록 사고 싶은 책들이 늘어나죠~ 뻔한 일에 공감하고 갑니다^^

레삭매냐 2019-06-01 20:08   좋아요 1 | URL
그렇지요 아무래도 -
그래서 서점에서는 빨랑 필요한 책만
원래 사려고 했던 책들만 가져가야
하는데...

또 그렇게 뒤지다 보면 왕건이들을 만
날 수 있어서리... 미련을 버릴 수가
없더라구요 ㅋㅋㅋ

bookholic 2019-06-01 19:4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아이들과 자주 가던 북수원점이 없어져서 아쉬워요..^^

레삭매냐 2019-06-01 20:10   좋아요 0 | URL
그래도 저는 문 닫기 전에
마지막으로 방문해서 원하던
책들을 데리고 올 수 있어서
좋은 추억으로 남았답니다.

그래도 아쉽긴 하더라구요.
 
머니볼 (리커버 특별판)
마이클 루이스 지음, 김찬별.노은아 옮김 / 비즈니스맵 / 2019년 5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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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메이저리그를 보기 시작한 지 22년이 되었다. 그동안 참으로 많은 일들이 있었구나. 내가 응원하던 보스턴 레드삭스가 그놈의 지긋지긋한 밤비노의 저주를 깨고 마침내 월드시리즈 우승을 한 게 가장 의미가 깊은 것 같다. 펜웨이 파크에 가서 직관도 했고, 외계인 투수와 이제 전설이 된 타자 이치로의 대결도 보았다. 지금은 잊혀진 타자지만 모 본의 호쾌한 타격도 보았다.

 

나는 적어도 야구에 대해서는 올드 스쿨 타입이다. 세이버메이트릭스 지수가 일반화된 21세기에도 여전히 타율과 타점이 그들이 주장하는 출루율이나 장타율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마이클 루이스가 <머니볼>의 주인공으로 삼은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의 단장 빌리 빈과 세이버메이트릭스의 창시자 빌 제임스는 생각이 다른 모양이다. 사실 그들은 업계에서 이단아였다.

 

세상에 빌리 빈이 1980년 드래프트에서 메츠가 뽑은 1순위 유망주일 거라고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 그만큼 당시만 하더라도, 빌리 빈은 장래가 촉망되는 야구 선수였다. 대릴 스트로베리의 라이벌이었고, 마이너리그에서는 레니 다익스트라의 동료이기도 했다. 그 둘은 메이저리그의 빛나는 별이 되었건만 우리의 빌리 빈은 메이저와 마이너리그를 전전하다가 별 볼 일 없는 성적을 남기고 은퇴해버렸다. 그렇다고 그가 영영 야구계를 떠난 건 아니었다. 오클랜드의 선수에서 어드밴스 스카우터로 변신해서 구단을 운영하는 단장의 자리에까지 오르게 된다.

 

당시만 하더라도 통계는 스카우팅 시스템에서 중요한 자료가 아니었다. 올드 스쿨 스카우터들은 자신의 감을 믿고 스카우팅을 진행했다. 어쩌면 그런 픽은 정말 로또를 뽑은 그런 느낌이 아니었을까. 요즘처럼 신인 스카우트가 팀의 미래를 좌지우지할 수도 있다는 점이 일반화된 시절이 아니었던 모양이다. 요즘에는 1순위 드래프트 픽을 위해 탱킹도 마다하지 않던가.

 

4구를 골라 진루해서 득점에 성공해서 이긴다는 빌리 빈의 야구 철학은 어쩌면 기존의 공겨 일변도의 메이저리그 팬들의 그것과는 상당한 차이를 보이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오클랜드 같은 스몰 마켓 팀으로서는 어쩔 수가 없는 선택이었다. 양키즈나 레드삭스처럼 부유한 구단이라면 프리에이전트 시장에서 원하는 선수들을 원하는 만큼 수급할 수 있겠지만 가난한 구단에게는 어림도 없는 일이다. 그래서 빌리 빈은 다른 방식으로 정상에 도전하게 되었다.

 

다른 팀들이 눈길도 주지 않았던 그야말로 진흙에 파묻힌 진주 같은 선수들을 찾게 된 것이다. 그런데 아무래도 그런 선수들은 스타성이 떨어지기 마련이다. 최근 오클랜드가 13년 만에 10연승을 달리고 있다고 하는데, 슈퍼스타급 선수의 이름이 떠오르지 않는다. 빌리 빈이 20년 전에 머니볼로 히트를 칠 적에는 제이슨 지암비를 필두로 해서 미겔 테하다 그리고 영건 삼인방(팀 허드슨-마크 멀더-배리 지토) 같은 스타들이 즐비하지 않았던가. 마크 멀더에 대해서는 책에 특징있는 묘사가 없지만 영건의 막내이자 폭포수 커브의 달인 배리 지토와 체인지업을 연마해서 타자들을 농락했다는 팀 허드슨에 대한 이야기도 인상적이었다.

 

빌리 빈과 그의 부단장 폴 디포데스타 그리고 데이빗 포스트 삼인방은 2000년대 초반 오클랜드 에이스의 성공을 견인한 트로이카였음에 분명하다. 누구에게라도 1억 5,000만 달러만 주면 당장에라도 악의 제국 양키즈와 보스턴에 필적할 만한 팀을 만드는 일이 어렵겠는가? 그전까지만 해도 감에 의존하는 마구잡이식 스카우팅 시스템과 팀운영에 혁신적인 방법을 도입한 빌리 빈 일당의 도전은 딱 포스트시즌 진출까지였다. 결론적으로 보았을 때, 포스트시즌에서는 빌리 빈의 변칙이 통하지 않았다. 당시 리그 최고의 투수진을 자랑했지만, 기이하게도 영건 삼인방은 포스트시즌에서 정규 시즌만큼의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빌리 빈의 매직은 과연 거기까지였단 말인가.

 

책은 2002년 시즌을 중심으로 해서 오클랜드의 기적 같은 20연승 그리고 스캇 해티버그와 채드 브랫포드 같이 빅리그 팀이라면 어느 팀에서도 관심을 보이지 않았을 법한 선수들을 꾸려 월드시리즈 우승이라는 대권도전에 나선 오클랜드 에이스의 이모저모를 그린다. 그렇게 빌리 빈이 애지중지한 제레리 브라운은 결국 빛을 보지 못하고 스러져 갔다. 어디 제레미 브라운 뿐이었던가. 책에서도 잠시 언급된 세인트루이스의 유망주 릭 앤키엘도 포스트시즌 선발의 중압감을 이기지 못하고 포수 머리 한참 위로 공을 던지고 침몰하지 않았던가.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스캇 해티버그가 2루타성 안타를 치고 자신의 우상이었던 양키즈의 돈 매팅리와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 1루에 머물렀다는 건 비밀이 아니다. 메이저리그 코치들이 절대 좋아하지 않는 해괴한 투구폼을 지닌 브랫포드의 진가를 알아본 건 바로 오클랜드의 경영진이었다. 다시 한 번 능력만으로 모든 게 해결될 수 없다는 점을 <머니볼>을 통해 깨달았다. 그만큼 운이 중요하다는 걸까, 빌리 빈 단장 역시 운이 좌우하는 야구 경기를 과학적 방식을 도입해서 혁신해 내려고 노력했던 것 같다.

 

빌리 빈이 그렇게 원하던 그리스 걸음의 신 케빈 유킬리스는 끝내 얻어내지 못했다. 유킬리스야말로 출루의 신이 아니었던가. 그가 높이 평가했던 빌 뮬러는 보스턴에서 타격왕에도 오르고, 양키즈와의 챔피언 결정전에서 역사상 최고의 마무리 마리아노 리베라를 상대로 기적 같은 동점타를 때리면서 극적인 리버스 스윕의 발판을 놓지 않았던가. 그런 점에서 빌리 빈의 선견지명이야말로 최고라는 점에 대해서는 인정할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스캇 해티버그나 채드 브랫포드 역시 어려서부터 빅리그 선수의 꿈을 꾸었지만, 그런 꿈을 꾼다고 재능이 있다고 해서 모두가 빅리그 선수가 되는 건 아니었다. 빌리 빈 자신부터 그러지 않았던가. 미래 명예의 전당에 들어갈 거라고 예상했던 선수들이 추락하는 건 다반사가 아니었던가. 드래프트에서 엄청나게 낮은 순위로 메이저리그에 입성한 마이크 피아자가 명예의 전당에 들어갈 줄 누가 예상이나 했을까. 세상사가 그런 법이다.

 

책은 2002년 시즌이 끝나고 보스턴으로 자리를 옮기려던 빌리 빈이 돈 때문에 내린 결정을 번복하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과연 빌리 빈이 보스턴으로 갔다면 테오 엡스타인을 대신해서 밤비노의 저주를 깰 수 있었을까? 어쩌면 그랬을 것이고 또 반대로 그러지 못했을 수도 있다. 야구의 매력 중의 하나가 바로 그런 불확정성이 아닌가. 아무리 통계의 천재라는 빌 제임스가 개발한 갖가지 방법들을 도입한다고 하더라도 실책 하나로 게임의 승부가 그리고 시리즈 전부가 뒤바뀔 수가 있는 게 바로 야구다. 그런 점에서 야구야말로 총체적 예술이자 과학이라는 표현에 공감하게 된다. 내게 스포츠는 야구가 유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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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호랑이 2019-05-31 11: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통계분석이 야구처럼 유용한 스포츠도 없기에 레삭매냐님 말씀처럼 야구가 과학이자 예술이라는 의견에 동의합니다. 동시에 장기판의 말처럼 움직이는 선수들이 흘리는 눈물을 보면 가장 인간적인 스포츠 중 하나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개인적으로는 1982년 삼성 투수 이선희 선수가 OB 김유동 선수에게 만루 홈런을 맞은 후 흘렸던 눈물이 저는 가장 슬펐고 인상깊었던 기억으로 남습니다...

레삭매냐 2019-05-31 20:47   좋아요 1 | URL
크하 정말 한국 프로야구사에 길이 남을
명장면이 아니었을까 생각해 봅니다.

통계 야구 시대가 되었지만 여전히 투수
와 타자의 수싸움의 본질은 변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속이는 투수와 자신이 원하
는 공을 노리고 타석에 들어서는 타자의
대결...

아마 야구는 계속해서 진화하겠지만 변화
무쌍한 드라마라는 점은 변하지 않으리라
고 믿슙니다.

카알벨루치 2019-05-31 19:0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머니볼> 영화로 보고 책도 작년에 사다놨는데...현대는 그냥 야구가 굉장히 복잡한 사업이란 생각이 듭니다 류현진 8승했는데 요즘 빅데이터시대이니 더 많은 통계와 자료가 산출될 것이니...

레삭매냐 2019-05-31 20:48   좋아요 1 | URL
그동안 류현진 투수에 대해 그다지 좋
은 평가를 내리지 않았는데 이번 시즌
만큼은 어쩔 수가 없군요.

지금 페이스로는 거의 싸이영급이네요.

<머니볼> 영화로도 함 봐야 하는데
책이 원체 재밌어서 영화가 책의 서사
를 제대로 구사했는지 궁금하긴 하네요.
 
나는 그냥 버스기사입니다 - 묵묵하고 먹먹한 우리 삶의 노선도
허혁 지음 / 수오서재 / 2018년 5월
평점 :
절판



(출근 길, 흔들리는 버스에서 찍은 컷이다. 리알리티의 재현이랄까.)

 

아침저녁으로 버스를 타고 일터로 돈벌이에 나선다. 오늘은 버스정류장에 제 때 도착해서 앉아서 무사히 지각하지 않고 도착할 수가 있었다. 이번 달에 언젠가는 버스 준공영제 문제로 파업을 한다고 해서 자가용을 끌고 와야 하나 고민한 적도 있다. 버스는 우리 서민의 발이라는 말에 전적으로 공감한다. 아 참, 내가 사는 경기도는 버스 요금 인상으로 파업을 막았다고 한다. 이 점도 이해한다. 노동에 대한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자, 버스 기사님들을 착취해서 내가 행복해야겠는가 그건 아니다.

 

2주 전 금요일인가 김용민 브리핑에서 전주에서 버스 운전을 하신다는 허혁 작가의 책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는 바로 달려 나가 책을 샀다. 그리고 집에 가는 버스 안에서 책을 펴서 읽기 시작했다. 고단한 노동 끝의 귀가길이라 그런지 감성이 최고조로 치솟았던 모양이다. 나이가 드니 주책없게 눈물이 많아지는가 보다. 하루 열여덟 시간을 운전하신다는 작가의 글에 왜 그렇게 눈물이 나던지.

 

그리고 나서 한동안 급하게 읽어야 하는 책들 때문에 잠시 쉬었다가 지난 주말부터 다시 집어서 읽기 시작했다. 지난주 달궁 독서모임에서 모름지기 작가가 글을 쓰기 위해서는 이런저런 잡다한 경험을 많이 해야 한다고 떠들었는데, 그런 점에서 허혁 작가만큼 다양한 경험을 한 분도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불쑥 들었다. 그야말로 그가 누비는 전주 시내버스 안에는 호기심을 자극하는 이야기들로 가득하다.

 

노선을 주어진 시간 안에 달리기 위해서는 과감한 신호위반은 기본이란다. 목적지에 빨리 가겠다는 데 그런 ‘사소한’ 위반에 태클 거는 승객이 있을까 싶다. 안전운행은 기본이라지만, 아무리 봐도 저자가 묘사하는 시내버스 운전사 분들의 실태는 좀 심각한다. 용변은 물론이고 끼니나 제대로 드시면서 운전을 하시는 건지 모르겠다. 인간의 기본권 중의 하나인 이동권을 담보하는 버스 운전 중에 안전이 최우선일 것이다. 하지만, 아무리 일일 교대라고는 하지만 무시무시한 체력적 소모는 어쩌란 말인가. 버스 기사도 인간인 것이다. 그의 글을 읽다 보니, 타인의 불편은 아랑곳하지 않고 큰 소리에 버스 안에서 통화는 아무래도 자제해야지 싶다. 배우고 느낀 것이 행동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그것이 인간이겠는가.

 

정비는 허혁 기사님의 짝꿍인 고참께서 알아서 하시기에 저자 분께서는 주로 청소를 맡는다고 하셨던가. 요즘 음식물을 들고 타는 건 괜찮지만 섭취는 자제해 달라는 뉴스를 어디선가 본 것 같다. 커피 같은 음료를 들고 탔다가 흔들리는 버스 안에서 타인에게 쏟기라도 하면 어쩔 것인가. 교통 약자를 위하는 마음도 절절하게 다가왔다. 외국에서는 휠체어를 탄 승객이 버스에 오르는 동안, 그 어느 누구도 불평을 하지 않더라. 아마 한국에서 그랬다간 정말 여기저기서 도대체 언제 갈 거냐는 불평이 터져 나오지 않을까.

 

어려서 아버지에 당한 폭력적인 학대의 트라우마에 대한 서사도 참으로 슬펐다. 황현산 선생은 나이가 드셔서도 여전히 어려서 우러러 보던 어른이 되지 못한 것 같노라고 술회하시지 않았던가. 예술가로서 드러머를 꿈꾸는 아들이 대학 진학 대신 서울로 올라가 예술인이 되겠다고 했을 때, 마다하지 않은 통 큰 아버지의 자세도 자못 멋져 보인다. 학벌이 그 사람의 인격을 대변하지 않는다는 걸 우리는 잘 알면서도 왜 그렇게 남들보다 좋은 학교에 자녀들을 보내기 위해 소위 ‘스카이 캐슬’ 만들기에 너도나도 나서는지 나는 정말 모르겠다. 그런 점에서 적당히 벌어서(적당히의 기준이 어딘진 모르겠지만) 행복하게 살자는 저자의 의견에 격렬하게 동의하는 바다.

 

시간으로 공간을 박음질하는 게 운전기사의 임무라고 저자가 어디서 쓰셨던가. 그 표현이 정말 마음에 들었다. 기사 분의 청소 재미를 늘리기 위해 쓰레기 꼭꼭 숨기기 같은 행동은 자제해 주었으면 좋겠다. 기사 분들이 왜 선글라스를 애용하시는가 싶었는데 저자의 글을 읽으면서 몇몇 단서를 발견하게 됐다. 일단 모든 승객들의 질문에 대꾸할 겨를이 없다. 그리고 눈으로 드러나는 감정의 동요를 승객들에게 보여주지 않기 위한 이유도 있을 것 같다. 물론 눈부심을 막기 위함이라는 기본적인 이유는 말할 필요도 없겠지. 어제도 집에 가는 길에 기사님을 슬쩍 쳐다보니, 선글라스를 끼고 계셨다.

 

우리는 노동하는 인간이다. 나의 밥벌이는 기본적으로 노동을 기초로 하고 있다. 나의 노동을 포함해서 타인의 모든 노동은 존귀하다. 그런 점에서 오늘도 부지런히 전주 시내를 누비실 허혁 기사님의 안전운행 노동과 글쓰기를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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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해목 2019-05-29 14:2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런 책이 많이 나와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현장에서 직접 노동을 하고 계시는 분들의 진솔한 이야기...
그래서 미처 우리가 생각지 못했던 부분에 대해 헤아려보는 계기를 주는
그런 이야기와 책들이 좀더 많이 출간되었으면 정말 좋겠어요.

레삭매냐 2019-05-29 22:39   좋아요 1 | URL
옳소!!!

그런데 이렇게 좋은 책들은 하나 같이
절판의 운명을 타고 나는지 모르겠습니다...

애석하네요 정말.
 
식초 아가씨 호가스 셰익스피어 시리즈
앤 타일러 지음, 공경희 옮김 / 현대문학 / 2016년 10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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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 이상이었다. 먼저 샤일록 다시 쓰기를 읽기 시작했는데, 아무래도 하워드 제이컵슨과 나는 맞지 않는 것 같다. 그의 다른 책도 아마 읽기 시작은 했는데 좀 읽다 말았던 것 같다. 같이 산 책인 앤 타일러의 <식초 아가씨>는 셰익스피어의 <말괄량이 길들이기>를 현대 미국 볼티모어에 사는 닥터 버티스타 가족을 주인공으로 삼았는데 흥미진진하고 재밌다. 이런 책이라면 대환영이다. 다만 내가 원작을 읽지 않았다는 데 흠이라면 흠일까나.

 

개인적으로 앤 타일러의 작품은 <파란 실타래> 밖에 읽어 보지 못해서 그녀의 스타일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 하지만, <식초 아가씨>에 등장하는 네 명의 주인공들에 대한 캐릭터 설정은 탁월했다. 우선 29세의 여주 케이트를 보자. 어머니를 여의고 괴짜 박사인 아버지 루이스 버티스타를 지난 수년 동안 보필해 오지 않았던가. 원작에서는 파도바의 말괄량이 아가씨 카타리나가 현대 미국의 볼티모어에서는 자립성 강하고 자주적인 여성으로 거듭난 것이다. 그녀의 대척점에 서 있는 게 바로 여동생 버니다. 그녀는 아름답고 여성적인 매력을 물씬 풍기는 십대 소녀다. 스페인 어 가정교사로 채용된 건달 같은 이웃집 청년 에드워드 민츠와 썸을 타는데, 이것이 뒤에 화근이 된다.

 

다음 주자는 그녀들의 아버지로 자가면역질환에 삶을 올인한 루이스 버티스트 박사가 등장한다. 어떻게 보면 그야말로 모든 문제의 근원이다. 자신의 조교로 러시아에서 온 고아 청년 표트르(피요더) 체르바코프의 미국 체류를 위해 자신의 딸인 케이트와의 결혼을 추진하면서 갖가지 문제들이 발생한다. 앤 타일러의 기량이 빛나는 순간이다. 버티스타 패밀리는 그러니까 이민국 관리들의 깐깐한 조사를 속이기 위해, 이런 말도 안되는 프로젝트를 구상한 것이다. 식물학을 대학에서 공부하던 중 중단한 케이트 역시 “인신매매”라며 격렬하게 반항하지만, 결국 노련한 버티스타 박사에게 설득되어 표트르와 결혼에 동의한다.

 

사랑을 전제로 한 진짜 결혼이 아니다 보니 매리지 프로젝트는 초반부터 삐걱댄다. 닥터 버티스타는 케이트와 표트르와의 우연한 만남을 주선하고, 두 남녀 사이에 무언가 화학적 반응이 일어나길 기대한다. 전형적인 괴짜 연구자의 발상이 아닌가, 발칙하기 짝이 없다. 어린이집에서 보조 교사로 일하는 케이트는 애인도 없고, 친하게 지내는 친구도 없다. 그저 자신에 삶에 충실할 따름인데 이런 고난이 닥치다니. 어디 인생이 그렇게 만만하던가.

 

시작부터 잘못된 만남이 순탄하게 이어질 리가 있나. 청소년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비건을 자처하는 버니의 유사 남친 에디가 닥터 버티스타의 연구실에서 표트르가 애지중지하며 공들인 일단의 생쥐들을 하필이면 결혼식 당일날 탈취하면서 결혼식은 엉망진창으로 흘러간다. 그렇지 이 정도는 돼야 셰익스피어 원작의 아우라를 품고 있는 독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겠지. 얼토당토않은 결혼을 계획한 닥터 버티스타를 바라보는 작가의 시선이 얼마나 냉소적인지 모르겠다. 그리고 아주 마음에 들었다.

 

개인적으로 앤 타일러의 셰익스피어 쓰기에 호감이 갔다. 고전의 내러티브를 현재에 안착시키는 작업이 쉽지 않았을 텐데 앤 타일러는 국제결혼, 목적지향적인 괴짜 연구자, 진실한 사랑 그리고 ‘그린 카드’ 획득 같은 어떻게 보면 클리셰이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현실을 빼닮은 스토리들을 훌륭하게 재창조해내는데 성공했다. 개인적으로는 결혼식날, 팔려 가는 언니 케이트에게 당돌하게 자신의 생각을 그대로 전달한 버니의 직언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 아무리 어린 동생이라고 하더라도, 제 할 말은 다하고 또 상당 부분은 맞는 말이었으니까. 쉴새없이 돌아가는 결혼이라는 과정과 아버지에 대한 희생 가운데 자아를 상실한 케이트의 갈등이야말로 앤 타일러가 다시 쓴 <식초 아가씨>의 핵심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마지막 장의 셀마 이모가 준비한 결혼 피로연에서 모든 사실이 드러난 다음, 케이트가 하는 선언이야말로 우리가 이해할 수 없는 세상에 대한 진실된 외침이 아닐까. 서로 다른 생활방식과 사고를 지닌 이들이 조화를 이루어 가는. 그런 세상이야말로 살 맛 나지 않을까.

 

역자가 말한 대로 ‘앤 타일러의 마법’에 빠져 보시라. 기대 이상으로 재밌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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