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 보자 관객이 얼마나 들었는지. 네이버로 검색해 보니 자그마치 16,253,795명이나 극장에서 이 영화를 봤다고 한다.

 

영화를 보기 전에 하도 여기저기서 들은 게 많아서 정작 본 영화는 기존에 들은 이야기를 확인하는 정도였다. 뭐 그래도 철저하게 오락영화로 만들어진 영화라 그런지 재미는 있었다. 그 정도면 되는 거 아닌가. 관객수가 천만이 넘으면 그건 영화가 좋다거나 그런 게 아이라는 말을 들었었는데 확실히 영화 <극한직업>은 그랬던 것 같다.

 

아무 생각 없이 웃고 즐길 영화를 만든다는 이병헌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고 한다. 예전에는 영화라면 눈에 불을 켜고 보곤 했었는데, 어쩌면 반은 의무적으로(그건 마치 내가 요즘 책 읽는 것과 같다고나 할까), 이제는 철저하게 상업성 오락영화만 즐겨 본다. 그건 마치 마틴 스코시즈가 더 이상 <그리스도 최후의 유혹> 같은 영화 대신 상업영화만 만다는 것과 같은 맥락이라고 해야 할까. 그냥 책 말고는 다 시큰둥한 그런 느낌. 이 영화를 보지 않은 사람들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싶다.

 

스토리는 비교적 간단하다. 마포서 마약반 만년반장 고상기(류승룡 분)는 항상 범인 검거에 실패한다. 이번에도 마을버스의 도움으로 간신히 용의자를 잡았다. 그러니 서장에서 잔소리를 들을 수밖에. 게다가 후배 반장은 보기 좋게 승진가도를 달리지 않은가. 이렇게 나가다가는 마약반에 해체될 판이다. 후배 반장의 정보로 마약 계의 거물 이무배(신하균 분) 일당의 심상치 않은 움직임을 감지하고 잠복근무에 나서게 된다.

 

고반장 팀은 모두 다섯 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얼굴 밖에 볼 게 없는 마봉팔(진선규 분), 격투기에 능한 장연수(이하늬 분), 이동휘가 분한 김영호 그리고 막내 공명이 맡은 김재훈 형사다. 5인조는 이무배 일당의 아지트 바로 앞 <형제호프치킨> 집에서 장기간에 걸친 잠복근무에 들어간다. 장사가 안되니 잠복근무에 얼마나 좋은가. 다만 주인장이 마음씨 좋게 1+1으로 치킨을 마구 준다는 게 문제라면 문제랄까. 결국 장사를 접으려던 순간, 고반장과 일당은 퇴직금과 결혼자금까지 털어 치킨집을 인수하기에 이른다.

 

문제는 이놈의 치킨집이 너무 장사가 잘된다는 거다. 가히 치킨공화국이라고 불릴 만한 대한민국에서 대환영할 일이 아닌가. 하지만 그들의 본업은 어디까지나 범인을 검거하는 형사가 아니었던가. 닭도 튀겨야 하고, 범인도 잡아야 하는 이중고에 시달리게 된다. 다른집 치킨으로 박스갈이를 하던 왕갈비 양념으로 범벅을 치던 <수원왕갈비통닭>으로 그야말로 대박이 났다. 이번에는 서민음식인 치킨값을 눈딱감고 2만원 올려 3만 6천원으로 올렸는데도 이번에는 황제치킨으로 더더욱 인기다. 결국 일일 50마리 한정으로까지 갔던가. 골목식당 컨설턴트인 백종원 아저씨도 울고 갈 정도의 인기를 끄는 비결은 바로 될 놈은 뭘 해도 된다는 거다. 그게 모두에게 적용이 되지 않는다는 게 문제이긴 하지만.

 

이병헌 감독은 오락영화로서 갖추어야할 모든 요소들을 적절하게 배합해서 수원왕갈비통닭, 아니 <극한직업>의 양념을 잘 만들어냈고 관객들은 시간과 지갑을 열어 그의 연출에 보답했다. 영화 개봉 타이밍도 적절했던 것 같다. 비수기에 혜성처럼 등장해서 경쟁작과의 라이벌전도 없이 무난하게 스크린을 지배했으며, 명절 특수까지 맞아 그야말로 대박이 난 거다. 조금 늦게 개봉해서 만약 마블의 영화들과 맞붙었다면 이런 성적을 거둘 수 있었을까? <캡틴 마블>이나 <엔드게임> 말이다.

 

개인적으로 이병헌 감독이 군데군데 심은 개그 코드나 코미디 서사보다 이무배를 집요하게 추적하며 결국 좀비처럼 살아나 그를 깨물기 전에 고반장이 던진 대사가 더 의미심장하게 느껴졌다. 그러니까 극한의 생존경쟁에 내몰린 자영업자들의 현실 말이다. 그의 절규를 들으며 마냥 웃을 수만은 없었던 것 같다. 이제 반장이 되어 학급비 빵꾸도 메꾸어야 하고, 이런저런 비용을 삥 뜯는 딸에게 용돈도 넉넉하게 쥐어 주어야 하고, 구찌 종이백이 아닌 진짜 구찌백에 현금을 가득 담아주기 위해서라도 우리는 오늘도 열심히 닭을 튀기고, 수백개의 테이블을 닦으며 홀서빙을 하고, 눈물 콧물 흘리며 왕갈비 통닭 양념을 제조해야 하며 또 배달의 민족이 되어야 한다는 거다. 이 어찌 슬프지 않은 서사가 아닌가 말이다.

 

다른 것도 아니고 총기로 무장한 마약반 악당 이무배 일당을 상대해야 하는데 달랑 5명으로는 역부족이 아닐까 하는 걱정일랑은 붙들어 매어 두시라. 개떼처럼 달려드는 악당들 앞에서 고반장 5인조는 전혀 두려워하지 않는다. 모든 일에는 다 이유가 있는 법이다. 이어지는 최 반장의 내레이션을 들어 보라. 고반장과 장연수, 마봉팔 등등 다들 한자락씩 하는 선수들이었다. 오히려 고반장들이 아니라 이무배 일당의 안녕을 걱정해야 한다는 거다. 이무배의 보디가드로 등장해서 발군의 실력을 발휘한 킬러에 가까운 선희(장진희 분)의 활약도 인상적이었다.

 

고기잡이배를 타고 도주하던 이무배와 선상에서 격투를 벌이던 고반장이 이무배의 총에 맞고 신나게 얻어터지고서도 그야말로 ‘좀비’처럼 부활한 장면은 넷플릭스 조선 좀비 드라마 <킹덤>을 연상시켰다. 그러니까 한 마디로 써먹을 수 있는 건 모두 써먹고, 패러디할 수 있는 건 모조리 패러디한다는 감독의 한방이라고 해야 할까.

 

마지막까지 감독은 패러디와 개그를 멈추지 않는다. 홍콩 느와르 <영웅본색>에서 장국영이 부른 노래를 틀고, 연수와 얼굴 밖에 볼 게 없는 봉팔이 눈이 맞아가 주디가 빠지게 입박치기하는 장면을 본 고반장들은 총을 빌려 달라며, 쏘라고 외치지 않던가. 개인적으로 가장 재밌게 본 장면이었다.

 

모두 그랬겠지만, 영화를 다 보고 나니 치킨이 먹고 싶어지더라. 오늘 회식인데 고기 먹고 나서 치킨 먹는 건 아무래도 무리겠지. 쩝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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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9-03-21 15: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입가심으로요.ㅎㅎㅎㅎ

뭐 웃기면 된 거죠.
출연진들이 괜찮은 것 같더군요. 게다가 류승룡을 좀 좋아하는지라...
저는 종영 드라마 챙겨 보느라 영화는 거의 못 보고 있습니돠.
봄이 돼서 그런지 잠은 왤케 쏟아지는지.ㅠㅠ

레삭매냐 2019-03-21 16:08   좋아요 1 | URL
입가심은 하이볼이나 수제 맥주로 하기
로 결의했답니다 ㅋㅋㅋ

류승룡이 예전에 <광해> 이후 한참
전성기를 구가했었는데 그놈의 <도리
화가> 이후 죽을 쑤다가 반전의 기회
를 ㅇㅇ

밤이 되면 왜 이리 잠이 오는지 책장
펼치면 바로 잠이 솔솔...

서니데이 2019-03-22 18: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 영화 개봉초기부터 보고 싶었는데, 아직 못봤어요.
이제 극장에는 상영이 거의 끝났을 것 같은데, 아쉽네요.
레삭매냐님, 주말에도 차가운 날씨가 이어져서 기온이 영하로 내려간다고 해요.
환절기 감기 조심하시고, 좋은 주말 보내세요.^^

레삭매냐 2019-03-23 09:39   좋아요 0 | URL
괜히 천만 영화가 아니더군요...
재미도 있고, 뭐 또 생각할 거리도
툭툭 던져주는 그런 느낌이었답니다.

주위 분들에게 강력하게 추천 중이에
요. 뭐 이미 다들 보셨겠지만요 헷 ~!

오늘 춥다 해서 잔뜩 긴장했는데 어제
보다 덜 추운 듯하네요. 그래도 역시나
추워요 아이 추워 !

즐거운 주말 되세요~~~
 

 

드디어 언제나 오나 고대하던 <파리 에코>가 도착했다.

 

이거 사이즈가 제법인데 그래. 지난 3월 5일에 주문했는데 딱 열흘 만에 도착했다. 내가 애용하는 북디파지토리로. 가격은 19.31달라.

 

올해 처음으로 알게 된 시배스천 폭스의 책에 반해 버렸다. <바보의 알파벳>은 가히 인생책이라 부를 만한 정도다. 자신의 시원을 그리는 동시에, 여러 장소와 시간을 교차하며 전개되는 주인공의 이야기가 너무나 매력적이었다. 국내에 나온 책들도 몇 권 없는데 절판의 운명이다. 게다가 신간은 아예 나올 생각도 없는 모양이다. 그리하여 가장 최근에 나온 책인 <파리 에코>를 원서로 주문하게 되었던 것이었다.

 

대략 살펴 보니 모두 22개의 챕터로 구성되어 있다. 서문에 메트로를 언급한 카프카의 썰이 등장하는 점과 여러 가지를 고려해 볼 때, 챕터의 제목은 아마도 파리 메트로 이름을 딴 게 아닌가 추론해 본다.

 

지금 얼핏 보았는데 6장의 가흐 드 노르는 나도 가본 곳인데. 베를린에서 야간열차를 타고 도착한 곳이 아마 그곳이었지. 나중에 떼제베를 타고 마르세유로 출발하던 곳도 그곳이었고. 긴 기차여행을 대비해서 매점에서 당시 한창 흥미를 가지고 있던 스도쿠 게임도 산 기억이 난다. 파리에 두 번 가보았더니 나름 추억이 많구나.

 

메트로 화장실에서 거울에 비친 자신의 쎅시함을 신나게 이야기하는 나르시시즘에 빠진 남자 주인공이 등장한다.

 

영국 펭귄 출판사에서 나온 책이라 그런지 “humour"라고 표기하는 방식이 눈에 띈다. 출발이 나쁘지 않군.

 

설레는 마음으로 시배스천 폭스의 책을 읽기 시작한다.

 

[뱀다리] 아, 워킹 데드 책갈피는 뽀너스.
같이 세 권의 책을 주문했는데 세 권 모두 따로따로 발송될 모양이다.
타리크 알리의 이슬람 5부작 가운데 4-5권도 주문했다.
한 권은 아직 출고 작업 중이라고 한다. 책이 없는 모양이다.
참고로 나는 무조건 하드커버만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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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onnight 2019-03-15 11: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원서 ㄷㄷㄷ; 존경합니다. 다시 한 번. (_ _);;;;;;

레삭매냐 2019-03-15 11:52   좋아요 0 | URL
과연 완독할 수 있을 진 모르갔습니다 ㅇㅇ

moonnight 2019-03-15 11: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리옹 도르의 여인> 작가였네요@_@;;; 제가 십년도 더 전에 사 놓고 세 페이지만 읽은. 먼 산(˝ )( ˝);;;;; 레삭매냐님의 인생책 저도 주문하고 십몇년만에 다시 리옹 도르도 도전해볼까 합니다 호호^^(과연-_-)

레삭매냐 2019-03-15 13:55   좋아요 0 | URL
올해 초에 제가 처음으로 읽은 시배스천
폭스의 책이 바로 <리옹 도르의 소녀>였답니다.

이런 우연이 있나요 기래.

아주 마음에 들어서 또 중고책으로 만난 것이
두둥, 바로 <바보의 알파벳>이었죠.

<새의 노래>도 구해서 읽어야 하는데 말이죠.

도전! 응원하는 바입니다.

설해목 2019-03-15 11: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원서 읽기 못하는 저는 <바보의 알파벳>만 우선 애정하렵니다. ㅎㅎㅎ
즐거운 독서 하셔요.~ ^^
근데 원서 읽으면 리뷰도 영어로 쓰는건가요? ㅋㅋㅋ

레삭매냐 2019-03-15 15:14   좋아요 0 | URL
허허... 읽는 것도 버거운디 어찌
리뷰까정 - 숙제하는 것도 아니...

1년 잡고 하루 한 장 읽기 이 정도
면 완독할 수 있지 않을까요 *^^*

cyrus 2019-03-15 17:0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나르시시즘에 빠진 남자 주인공’과 소설 제목의 ‘에코’의 연관성을 생각한다면 남자 주인공이 떠드는 말들이 메트로 화장실 안에서 울려 퍼지는 메아리(에코)로 해석할 수도 있겠어요. ^^

레삭매냐 2019-03-15 18:13   좋아요 0 | URL
이야~ 대단하십니다.

그런 건 미처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이제 꼴랑 두 쪽 읽어서요.

거북이 걸음으로 완독에 도전해 볼랍니다.

coolcat329 2019-03-15 20: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열정이 대단하시네요! <바보의 알파벳> 꼭 읽어봐야겠어요. 완독 꼭 성공하시길!

레삭매냐 2019-03-17 10:53   좋아요 1 | URL
지금 페이스로는 과연 가능할런지...

응원 감사합니다.
 

 

 

이달에는 23권의 책을 읽었다. 그 어느 때보다도 좋은 책을 많이 만난 달로 기억될 것 같다.

 

인생책으로 꼽을 만한 시배스천 폭스의 <바보의 알파벳>을 필두로 해서, 애타게 찾던 멤포 지아르디넬리의 <뜨거운 달>, 놀라운 발견이었던 구드룬 파우제방 작가의 <보헤미아의 우편배달부>, 기대를 저버리지 않은 쥴퓨 리반엘리의 <살모사의 눈부심> 그리고 알라 알아스와니의 <시카고>까지.

 

권수는 많지만 사실 그 중 반절 정도가 만화다. 로맹 위고 작가의 그래픽 노블들은 도서관에서 빌려다 단박에 읽어 버렸다. 한 권이 더 남았는데 그 책은 도서관에 없더라. 다른 곳에 가서 빌려다 읽어야 하나.

 

이사를 하고 나서 사들이는 책이 늘어난 모양이다. 지난 가을에 제법 많이 정리했다고 생각했는데 책방에 책이 마구 쌓여 가는 꼴을 보니 좀 답답하다. 예전에는 책을 하나하나 비닐로 쌓고 낙서도 하지 않고 그랬는데 언제부터인가 2B 연필을 죽죽 그어가며 책을 읽기 시작했다. 예전 책들을 보면 정말 컨디션이 좋더라. 이제는 중고책으로 팔지도 못하고 그냥 동네 곳곳에 포진해 있는 거리문고에 슬그머니 책을 놓아둔다. 아침에 넣으면 저녁 정도엔는 휙 사라져 버린다. 하도 책동네라고 선전을 해대서 그런지 사람들이 책을 좋아하는 모양이다.

 

어떻게 하면 책 욕심을 덜어낼 수 있을까. 사무실에도 계속해서 책이 쌓인다. 작년에 책 때문에 사쪼에게 욕도 먹었다. 그래서 부랴부랴 걷어 내고 그랬었는데. 1층 창고에 두 상자는 짱 박아 두었다. 더 욕먹기 전에. 집에도 가져 가지 못하고. 그 상자 속에는 어떤 책들이 들어 있는지 궁금하다. 3년 전에 사무실 늘릴 적에 가둬 놓은 녀석들인데. 오늘 그 상자나 한 번 까볼까나. 필요 없는 녀석들은 팔던지 기증하던지 해서 치우던지 해야지. 이것도 말로만일까.

 

지난번에 갔던 중고서점에 또 가보고 싶어졌다. 연말정산으로 용돈이 좀 생겨서 말이지. 도끼 선생의 <죄와 벌> 걷어 오고 싶다. 그리고 다시 읽고 나서 이번에는 리뷰도 써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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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알벨루치 2019-02-28 10: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로맹위고의 그래픽노블 나가리 먹었네요 내용이 그렇다고...아~아쉽네요! 2월에도 수고하셨어요👏👏👏

레삭매냐 2019-02-28 10:10   좋아요 1 | URL
아직 못 읽은 로맹 위고의 책은 <엔젤 윙스>
네요. 요것도 재밌어 보이던데...

감사합니다.
쉬엄쉬엄 읽는다고 했는데도 마음 대로
되지 않았네요 ㅋㅋㅋ

카알벨루치 2019-02-28 10:24   좋아요 1 | URL
<엔젤윙스>만 읽었네요 ㅎㅎ

레삭매냐 2019-02-28 10:34   좋아요 1 | URL
아놔 나가뤼...

<익명의 독서 중독자들>은 참말로
기적이었나 봅니다.

선뜻 희망도서 신청을 못하겠습니다
정말 !

카알벨루치 2019-02-28 10:38   좋아요 1 | URL
레삭매냐님이 읽은 로맹위고의 다른 그래픽노블의 내용이 어떠했는지, 청소년관람불가급이라는 이야길 하시는데 제가 할말이 없던데요 그래도 매냐님은 독서에 대한 만화기에 성공하셨나보네요 자꾸 나가리당하면 신청할때도 위축되는데 ㅋㅋㅋㅋ그래도 계속 해야지 ㅎㅎㅎㅎ

초딩 2019-02-28 09: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옷~ 저 칼랜도는 어떤거에요? 서비스가 있는 거에요?

레삭매냐 2019-02-28 10:11   좋아요 1 | URL
아, 그건 인터넷에 떠다니는 엑셀
파일 잡아다가 제가 임의 대로 만들
어서 사용하는 거랍니다 :>

100% 수작업이지요.

설해목 2019-02-28 09: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3월의 발견도 기대하겠습니다. ㅎㅎㅎ
그나저나 날수가 적은 2월에도 저렇게나 많이 읽으시다니!!!
그 사장에는 정말이지 무슨 책이 있을지 제가 다 궁금합니다. 언능 공개해주세요! ㅋㅋ

레삭매냐 2019-02-28 10:12   좋아요 0 | URL
저도 놀랐습니다.
결산하고 나니 지난 달보다도 더 많이
읽었다니...

읽다만 책들도 마무리 지어야 하는디.

빡스는 오후에 한 번 뜯어 보겠습니다.

꽃핑키 2019-03-03 09: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알록달록 책 달력 너무 예쁘게 채우셨네요~ 넘나 부럽습니다~!!!
저도 몇 년 전만해도 1달에 7권 정도는 읽었는데요; 나이 들면서 책 읽는 근육도 확 늙어 버렸는지? 이제 1달에 1권도 못 읽겠어요 ㅠㅠㅠ
상쟈 개봉샷 저도 기대하고 있겠습니당!! ㅋㅋㅋㅋ
 

 

 

사들인날 : 2019년 2월 23일 @종로책방

 

지난 토요일 달궁 모임에 갔다가 집에 오는 길에 지난달에 눈여겨 둔 아름다운 가게 <종로책방>에 들렀다. 그냥 뭐라도 하나 사야지 하는 마음으로.

 

우선 오르한 파묵의 <내 이름은 빨강> 1,2권이 있길래 바로 사들였다. 두 권에 6,000원.

 

다음은 ‘층간 소음’을 주제로 다뤘다는 오해를 살 수 있는 <음향과 분노> 5,000원.

 

마지막은 교유서가에서 작년에 처음으로 펴냈다는 구드룬 파우제방의 <보헤미아의 우편배달부>다. 사서 어젯밤부터 읽기 시작했는데 완전 흥미진진하고 재밌다. 교훈적이기까지 하니 금상첨화다. 왜 난 이 책의 존재를 아예 모르고 있었지. 종로책방에 들르지 않았으면 영영 모를 뻔하지 않았나. 보후밀 흐라발의 <너무 시끄러운 고독>이 떠오르기도 했다.

 

시공간적 배경은 독일 제국으로 패망으로 치닫던 1944년 8월부터 5월까지 세 계절 그리고 동부 보헤미아의 브뤼넬/볼펜탄에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주인공은 레닌그라드 전선에 투입됐다가 왼손을 잃고 전역한 17세 소년 요한 포르트너다. 우편 배달을 천직으로 삼은 소년에게 주어진 임무는 가혹하기 짝이 없는 죽음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일이다.

 

온통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도 우편 배달업무가 지속된다는 것 그리고 요한이 돌리는 검은 편지가 전장에서 죽은 전사자들에 대한 소식이라는 사실이 서글프기 짝이 없다. 구드룬 파우제방 작가는 하인리히 뵐이나 볼프강 보르헤르트처럼 전장의 비극을 기술하는 대신 후방에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들을 통해 강력한 반전 메시지를 독자에게 전파한다.

 

평화라면 어떤 종류의 평화도 파멸과 죽음을 의미하는 전쟁보다 낫다는 걸 구드룬 파우제방 작가는 이 책에서 말한다. 너무 멋진 소설이다.

 

[뱀다리] 이 책은 아마 출판사에서 누군가에게 기증한 책인가 보다. 책에 “교유서가드림”이라고 찍혀 있다. 그런데 그 사람은 이 책을 읽지 않았던 것으로 추정된다. 책을 넘긴 흔적도 없으니 말이다. 책에 대한 어느 사연을 추적하는 그런 느낌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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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해목 2019-02-25 09: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 어제 레삭매냐님 득템들 보고 찾아보니 <보헤미아의 우편배달부>가 있지 뭡니까. ㅎㅎㅎ
읽지 않고 고이 모셔만 둔 이 책을 레삭매냐님 덕분에 곧 읽게 될 것 같습니다. ^^

레삭매냐 2019-02-25 10:39   좋아요 1 | URL
아니 이렇게 좋은 책을 소장만 하시고
쓰담쓰담하셨단 말이십니까?

이번 독서 모임에 가서 왜 샀는지조차
모르겠다고 빵!~ 터뜨렸답니다.

뭐 그런 거죠.

뒷북소녀 2019-02-25 12: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세상에 <보헤미아의 우편배달부>도 있는겁니까? 저도 찾아봐야겠어요.

레삭매냐 2019-02-25 13:48   좋아요 1 | URL
강력추천하는 책입니다 -

이달에는 참 좋은 책들과 함께 하게
되서 너무 기분이 좋습니다.
 


어제 달궁 모임에 다녀왔다.

언제나처럼 즐겁고 유익한 시간이었다. 단골 마욤님이 나오시지 않아 쫌 아쉬웠다.

다른 동지들도 나오지 못하신 분들이 있어 아쉬웠고... 선수들이 모여야 모임이 더 재밌다는 건 만고불변의 진리인 것을.

우리 독서 중독자들은 실컷 책 이야기와 주변에서 확성기로 핏발을 세워 대는 모 부대원들에 대한 이야기로 시간 가는 줄 몰랐다네. 여기가 과연 한국인가. 너무나 초현실적인 현실이 인지부조화되어 가는 그런 느낌이었다.

 

어제 우리의 타겟은 존 그레이 교수의 <꼭두각시의 영혼>이었다. 이 양반 영지주의론에 비판적인 것 같다가 어느새 현대는 영지주의의 승리였다는 말로 결론을 내는 바람에 조금 당혹스럽기도 했다. 기독교에서는 절대 이단으로 간주되는 그노시즘에 대해 좀 더 책을 읽어야 하나 뭐 그런 생각이 들었다.

 

전날 읽은 <익명의 독서 중독자들> 이야기도 신나게 했다. 참고 도서가 참으로 많다는 점이... 나는 로힌턴 미스트리의 책을 추천했다가 어마무시한 분량 때문에 스스로 포기했다. 오이겐 루에의 <빛이 사라지는 시간>도 추천했다가 뻰찌... 나부터 읽다만 책을 마무리지어야지 싶다.


 

모임이 끝난 뒤, 피잣집으로 자리를 옮겨 2차전을 이어나갔다. 술과 피자로 배를 채우면서 신랄한 이야기들이 이어졌다. 예전에는 들쑥날쑥하고 책도 안 읽어 오던 색채남의 일취월장한 모습을 보면서 대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그는 우리 달궁의 고정이 되었다.

 

8시가 못되어 조촐하게 모임을 끝내고 나서 나홀로 아름다운가게 종로책방을 찾았다. 집에 가는 길에 책이라도 한 권 사서 가지 않으면 안될 것 같은 기분에. 원래는 알라딘 종로점을 가보려고 했지만 귀찮아서 바로 포기.

 

2만권의 책을 소장하고 있다는데 과연 그 정도가 되는진 모르겠다. 다음은 내가 업어온 책들이다. 책의 회전이 빠른 느낌이 들었다. 알라딘 북플 친구인 폴스태프님이 추천해 주신 오르한 파묵의 <내 이름은 빨강>이 있기에 냉큼 집어 들었다. 각권 3,000원 씩해서 믿을 수 없을 만큼 저렴한 가격으로 데려왔다. 컨디션도 굿.

 

내가 가장 먼저 집어 든 책은 바로 윌리엄 포크너의 <음향과 분노>였다. 며칠 전 인스타에서 중고책으로 층간소음에 관한 책이냐 뭐 그런 문구를 보고 눈여겨 보고 있던 책인데 내 수중에 들어왔다. 물론 문동 버전으로 가지고 있지만 읽어 보려는 시도조차 하지 않았다. 이번에는 드디어 읽어야 할 시간이 왔는가.

 

마지막으로 고른 책은 2018년 교유서가에서 처음으로 나온 <보헤미아의 우편배달부>였다. 이런 장르의 책은 내가 좋아하는 책인데. 그냥 책 제목과 출판사만 보고 사들였다. 집에 와서 검색해 보니 내 취향에 아주 딱 들어맞는 이야기더라. 전쟁과 야만 그리고 반전에 대한 컨텐츠를 담고 있는 책이라고 한다.



, 거페이 작가의 절판된 <복사꽃 피는 날들>은 작년엔가 김용민 씨의 방송을 듣고 교보문고에서 새책으로 샀는데(물론 읽지 못했다) 억울하다 억울해. 이렇게 중고로 만나게 될 줄 알았으면 다른 책을 사는 거였는데 캬오~~~ 칼럼 매캔의 <댄서>도 있더라. 중고서점에서 이런 레어 아이템들을 기대하고 가는 게 아니었나.

 

금요일날 읽은 쥴퓨 리반엘리의 <살모사의 눈부심>의 후광 덕분인지 파묵 선생의 <내 이름은 빨강>도 아주 쑥쑥 읽히는 기분이다. 사마온공의 <자치통감>도 마저 읽어야 하는데. 내 전공파트라고 할 수 있는 중국사에 관한 이야기라 그런지 술술 페이지가 넘어간다. 마치 예전에 학습한 내용을 다시 복습하는 그런 기분이라고나 할까나. 파묵 샘의 첫 책이 마음에 들면 어쩌면 또 책을 일단 사들이고 전작 도전한다고 떠들어 댈 지도 모르겠다. 책이나 더 읽다가 자야겠다. 이만 총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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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알벨루치 2019-02-24 22: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포크너 한번 도전해보시고 리뷰 기대합니다 ㅎㅎㅎㅎ

레삭매냐 2019-02-24 22:55   좋아요 0 | URL
당장에 읽어야 하는 책들이 정리가
되면 ‘층간 소음‘를 다룬 책에 도전해
볼 생각입니다.

여담이지만,,,
미국 사람들은 포크너를 정말 좋아하
는 것 같습니다.

설해목 2019-02-24 22: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늘도 좋은 책들만 데려오셨네요! 중고서점에서 만나는 래어 아이템은 그야 말로 최고죠! ㅎㅎ

레삭매냐 2019-02-24 22:57   좋아요 1 | URL
예전처럼 마구잡이로 사들였다면
정말 ㅋㅋㅋ

시간이 가면서 책 보는 눈이 생긴...
다는 건 다 뻥입니다 -

일종의 소확행이라고 해야할까요.

어제도 책 사러 들어왔다가 친구분에게
집 안에 쌓아 놓은 책부터 읽어야 해
이러고 아무 것도 안 사시고 가시는 분
을 목격했습니다. 존경하는 바입니다.

어느 책의 노예는 카드질을 했습니다.

cyrus 2019-02-25 16:1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역시 달궁 뒤풀이 분위기는 여전하네요. 글만 읽어도 뜨거운 분위기가 느껴지네요.. ^^

레삭매냐 2019-02-25 16:13   좋아요 0 | URL
이제 노쇠하야 예전 같이 달리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무척이나 즐겁고
재밌는 시간들이었답니다 하 하 하

옛 멤버들이 그립습니다.

coolcat329 2019-02-26 22: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종로책방도 중고 서점인가보네요? 조만간 구경가야겠어요. 정말 즐겁고 알찬 하루 부럽습니다.

레삭매냐 2019-02-27 09:04   좋아요 1 | URL
네에이~ 아주 즐거운 시간이었답니다.
8년 동지들과 함께 해서 더더욱 그런
게 아닌가 싶습니다.

아름다운 가게 중에서 중고서점으로 특
화된 곳이 아닌가 싶습니다.

책 외에도 DVD와 CD 도 상당하더군요.

가격이 알00과 달리 착해서 더더욱 마음
에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