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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6학년 때인가 마지막 어린이날이라며 아버지 어머니 그리고 동생과 함께 서울대공원을 찾았다. 인산인해가 따로 없었다. 그 시절에는 차도 없어서 아마 대중교통 수단으로 과천까지 갔었는데 그중에서 돌고래 쇼가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 같다. 그 때만 해도 아이였으니까.

 

그리고 한참의 시간이 흘렀다. 내가 이렇게 자주 동물원을 찾게 될 줄 누가 알았으랴. 꼬맹이는 만날 동물원 타령을 한다. 지금은 제돌이가 고향 바다로 돌아가는 바람에 더 이상 볼 수 없게 되었지만 5년 전만 하더라도 서울대공원 최고의 쇼는 바로 제돌이와 친구들이 등장하는 돌고래 쇼였다.

 

제돌이와 친구들이 사는 풀장을 보면서, 저렇게 갇혀 있으면 참 답답할 텐데라고 혼자 생각했다. 그 넓디 넓은 바다에서 살다가 저렇게 좁은 우리가 갇혀 있으면 답답하겠지 싶었다. 하긴 어디 그게 제돌이에게만 해당되는 이야기겠는가. 19세기 제국주의 시절의 유물이라는 동물원은 21세기 대한민국에서도 성행 중이다. 오로지 인간의 편의를 위해서 세계 각처에 사는 진귀한 동물들을 잡아다가 기후나 여러 가지 조건이 맞지 않는 친구들을 가두어 놓는 게 아닌가 말이다. 우리는 어쩌다가 한 번 가서 일별하면 되지만, 그 친구들은 평생을 그렇게 갇혀서 살아야 하니 얼마나 답답할까.

 

오늘 어느 신문기사를 통해 제돌이 귀환 5주년에 대한 글을 읽었다. 세계 어느 나라도 하지 못했던 일을 용감하게 중단한 서울시와 서울동물원 그리고 그 과정에 여론형성을 도운 단체와 이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꼬맹이는 지금도 묻곤 한다. 항상 보던 남방돌고래 제돌이 친구가 어디에 갔는지. 그러면 몇 년 전 제두도 앞바다에서 배를 타고 고등어 낚시를 할 때, 바로 옆에서 뛰돌던 야생 돌고래 친구들이 생각난다. 그래 제돌이 친구들은 자기 친구들과 함께 어울려 살기 위해 고향으로 돌아갔노라고 설명해주곤 한다. 아직 어려서 잘 이해하지 못하는 꼬맹이는 왜 고향으로 돌아갔는데라며 질문 시리즈를 늘어 놓는다. 많은 시간이 걸리고 귀찮더라도 그 이유에 대해 조근조근 설명해 줘야지.

 

사실 종의 다양성을 위해서 아니 우리 인간을 위해 동물 보존을 해야 한다는 식의 어려운 이야기들은 잘 모르겠다. 동물원에 갇혀 사는 동물들이 그저 자연 상태에서 행복하게 살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꼬맹이 등쌀에 지금도 동물원을 찾지만, 모쪼록 그런 동물 친구들이 불쌍한 게 나홀로 만의 생각은 아니길 바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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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8-07-18 15: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요즘 ‘애견카페’처럼 동물을 구경할 수 있는 카페가 늘어나고 있어요. 저는 이게 ‘동물을 쉽게 만질 수 있는 동물원’ 같다고 생각해요.

레삭매냐 2018-07-18 15:54   좋아요 0 | URL
공감합니다 -

아이들에게 체험을 제공해 준다는 긍정
적인 면도 있을 수 있겠지만, 동물들이
받는 스트레스가 어마어마하다고 하더라구요.

서로에게 윈윈하는 방법은 없는지 모르겠네요.

stella.K 2018-07-18 16:2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그렇지 않아도 언젠가 제돌이 방류 과정을 TV에서 본 것 같은데
그게 벌써 5년이나 됐나요?
작년인가. 재작년에 봤던 것 같은데...
그 다큐 보면서 정말 마음이 찡했습니다.
잘 살고 있겠죠?

레삭매냐 2018-07-18 17:10   좋아요 1 | URL
텔리비전 다큐멘터리로도 제돌이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나 보네요 :>

제주도 푸른 바다에서 새끼 고등어들을 잘
잡아 먹으면서 건강하게 지내고 있길 바랍니다.

카스피 2018-07-18 21:0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 벌써 5년이란 시간이 흘렀네요

레삭매냐 2018-07-19 10:07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시간 참 빠른 것 같습니다.
 
하느님 이 아이를 도우소서
토니 모리슨 지음, 정영목 옮김 / 문학동네 / 2018년 3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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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에 서점에서 사서 바로 읽고 있는 중입니다. 토니 모리슨의 절판된 책들도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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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수구신문에 출판전문기자라는 이가 쓴 칼럼을 보고 내 눈을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니까 그의 주장은 한 마디로 다음과 같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지난 9년간 보수정권에서 벌어진 각종 해괴한 사건들의 실체를 밝히는 적폐 청산 작업이 피로하니 “이 모든 것을 끝내자”는 것이다.

 

그런데 글쓴이는 자신의 블로그 혹은 일기장에나 쓸 법한 이야기를 돈을 받고 칼럼으로까지 발표하는 놀라운 패기를 보여주었다. 더 경악스러운 것은 다른 경우도 아닌 프랑스의 과거사 청산을 예로 들었다는 점이다. 분명 배운 분이실 텐데, 누가 그런 주장을 하는지 그런 엉터리 논거와 주장을 펴는 주체에 대해서는 쏙 빼놓고 말씀해 주시는 신공을 보여 주셨다. 아무래도 나는 일제와 독재권력을 일말의 부끄러움도 없이 찬양했던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자사의 주장은 아닐까 하는 합리적 의심을 지울 수가 없다.

 

당시 프랑스를 점령했던 나치 독일과 그 독일에 부역했던 비시 괴뢰정부에 협력했던 꼴라보들의 만행에 대해서는 달랑 한 문단으로 압축해 버리고, 상대적으로 나치 독일의 패퇴 이후 당연한 수순으로 권력을 쟁취한 레지스탕스들이 재판도 없이(이게 핵심이다!) 다수의 꼴라보들을 약식 처형했다는 점을 특히 강조했다. 단 5년 동안의 꼴라보들의 부역 행위에 대해서도 프랑스는 9년 동안의 단죄를 단행했다. 나치 독일의 압제로부터 해방된 1944년 여름, 권력의 진공상태에서 벌어진 민중의 복수를 저지할 공권력이 프랑스에 존재했던가.

글쓴이는 영악하게도 오로지 적폐 청산이 피로하니 이제 그만하자는 메시지를 던지기 위해 자신의 전문 영역인 출판의 도움을 빌기에 이른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새로운 질서로 이루어진 현대를 그린 이안 부루마의 저서 <0년>의 내용을 ‘부역 처벌이 상징적일 뿐 공정하지 않았다’로 퉁치는 패기를 다시 한 번 보여준다. 이 책에는 정말 다른 이야기들이 많이 실려 있는데, 자신의 논조를 뒷받침하기 위해 자신이 필요한 부분만 취사선택해서 쓴 것이다. 왜 난민들의 비참한 실상에 분노한 미군 중위가 기관총을 동원해서 300명의 독일경비병들을 총살했다는 살벌한 이야기는 안했을까. 이안 부루마 교수의 책에는 당시 독일을 점령한 미군 중에는 나치친위대의 만행에 분노해서 난민들의 복수를 눈감아 주었다는 기록도 등장한다.

 

나치 부역 청산에 대해서도 오로지 한쪽의 일방적인 이야기만 부각시키는 신공을 마다하지 않는다. 나치 부역 청산에 적극 찬성한 레지스탕스 출신 작가 알베르 카뮈의 “공화국 프랑스는 관용으로 건설되지 않는다” 같은 명문은 애써 외면한 걸까. 바로 그 지점에 글쓴이의 저의가 숨어 있는 것이다. 우선 보수정권 9년 동안 일어난 국기문란 행위를 철저하게 파헤치고 엄하게 처벌해서 다시는 그런 국정농단이 발붙이지 못하게 하는 게 국가권력에게 주어진 사명이 아닌가. 파면 팔수록 기가 막힌 블랙리스트, 특활비 수수정황, 국가권력의 사유화, 사법부에 맞춤 재판 주문을 한 삼권분립이라는 민주주의 국가의 기본도 망각한 일들이 하루가 멀다 하고 지면을 장식하는 마당에 적폐 청산을 이제 그만 하자는 저의가 궁금할 따름이다.

 

마지막으로 프랑스에서 1953년 두 번째 사면법으로 과거사 청산 작업을 사실상 끝냈다고 주장하는데, 그렇다면 해방 40년이 지난 뒤 레지스탕스 후예들이 대독항전 당시 자유프랑스군을 상징하는 장 물랭을 고문 살해한 ‘리옹의 도살자’ 게슈타포 클라우스 바르비를 남미에서 송환해서 4년간에 걸친 재판 준비 끝에 반인류죄로 종신형에 처한 것은 무엇으로 설명한 것인가. 이게 바로 프랑스식 적폐 청산의 모델이다. 혹시라도 그런 프랑스의 예를 따라 앞으로 40년 동안 적폐 청산에 나설 것을 주문하는 것이라면 대환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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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1-25 16: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1-25 17: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알라딘 중고서점 동탄점 오픈

 

이웃 화성 동탄 반송동 메타폴리스에 새로운 알라딘 중고서점이 들어온다는 소식을 듣고 재빠르게 달려갔습니다. 고속도로를 타고 메타폴리스로. 예전에 한 번 가본 적이 있어서 헤매지 않고 금세 갈 수가 있었죠. 평일이라 그런지 차가 없어서 다행이었습니다. 예전에 주말에 갔을 적에는 정말 고생했거든요.

 

 

주차를 A블럭에 하는 바람에 건너가야 했습니다. 너무 오랜만에 와서 조금 어리둥절해 했지만 금세 적응할 수가 있었습니다. 예전에도 봤던 대로 건너가다 보니 여전히 공사 중인 곳들이 많더군요. 아마 동탄의 핫플레이스다 보니 주차공간이 부족해서 추가 공사를 하는 것 같기도 하고. 그리고 알라딘은 홈플러스 매장을 좋아하는지 메타폴리스 지하에도 홈플러스가 있더군요. 인천 계산동과 북수원 홈플러스에도 아마 매장이 있었죠. 북수원에는 종종 방문하지만 계산홈플러스 알라딘에는 못가 봤네요. 개인적으로 가본 곳 중에서 최고는 구월동 알라딘 매장이 아닐까 싶습니다.

 

 

자 드디어 도착!

어느 매장이나 동일한 디자인으로 고객을 맞이하는 간판입니다.

아무래도 신도시에 입점한 탓인지 깨끗하고 좋습니다. 문득 그 전에는 어떤 매장이 자리를 하고 있었는지 궁금해졌습니다. 쇼핑몰의 경우, 지역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일단 입점했다가 폐점하는 경우가 많거든요. 저희 동네 피트인의 경우에도 1년 정도 지나 자리를 잡아 가는 분위기더군요.

 

 

오늘 들어온 책이 무려 1,602권이라고 합니다. 아마 신규 출점의 경우 갠춘한 책들을 몰아 주는 경향이 있다는 판단이 들어서 오늘 동탄점을 찾게 되었습니다. 이미 사전에 살 책들을 조사해 왔기에 다른 책들은 사지 말자는 주문을 걸었습니다. 오래 머물면 머물수록 예상에 두지 않았던 책들을 만나 사게 되거든요. 어느 분은 같은 서점에 머물면서 자신이 찾던 책을 다른 고객이 사가는 경험도 했다고 하시더군요. 전 그전에 분당 서현점에 롤랑 바르트의 <기호와 제국>을 사러 갔다가 비슷한 체험을 했었습니다. 분명 있다고 하는데 해당 서가에 없는 겁니다. 스택이 잘못 되었거나 누군가 들고 있다는 말이겠죠. 아쉬웠었는데 이젠 절판이 되어 더더욱 아쉽게 되었습니다. 얼마 전에 도서관에서 빌렸다가 다 못 읽고 반납한 기억이 납니다.

 

 

역시 신간코너가 눈에 들어옵니다. 라이벌 그래24 중고서점에서는 대부분 책들의 가격이 정가의 50% 선에서 정해져 있지만 알라딘에서는 책의 컨디션에 따라 최상, 상, 중 그리고 하급으로 분류를 하죠. 그래서 왕건이 아이템을 득템하는 그런 재미가 있습니다. 알라딘에서도 물론 최상급 컨디션의 중고는 저렴하지 않은 가격이긴 하지만 카드나 기타 등등의 혜택을 이용하면 절약할 수 있는 방법이 다양하죠.

 

 

오늘 팔고 간 책 코너입니다. 인터넷으로 조회를 해도 잘 나오지 않는 따끈따끈한 책들을 구할 수가 있는 코너입니다. 오랫동안 기다려 오던 레이 황 교수의 <장제스 일기를 읽다>도 바로 이 코너에서 데려왔습니다. 조금 부담스러운 가격이라 반드시 중고책으로 구하리라 결심을 하고 있던 차에 만나서 두 번 생각하지 않고 바로 산 기억이 납니다.

 

 

 

사전에 조사해 간 책 두 권부터 우선적으로 책바구니에 담았습니다. 하나는 필립 큔 교수의

<영혼을 훔치는 사람들>이란 책입니다. 책과함께 출판사에서 아마 처음으로 나온 책이라는 칼럼을 어디선가 읽었는데 품절 책이라 구할 수가 없어서 도서관을 이용해 보려고 했으나 결국 못 다 읽고 반납한 기억입니다. 그리고 분명 예전에 한 번 산 것 같은데 어마무시한 책탑 속에서 찾기를 포기하고 마침내 수중에 넣을 수가 있었습니다. 청나라 건륭 연간에 실제로 있었던 사건을 다룬 책으로 서구 지식인이 쓴 중국사라는 점에서 개인적으로 흥미롭다고 생각합니다. 비슷한 케이스로 조너선 스펜스 교수의 책이 있습니다.

 

다른 한 책은 역시 역사책으로 글항아리 출판사에서 나온 멍만 선생의 <여황제 무측천>입니다. 수많은 황제들이 명멸해간 중국 역사 속에서 유일무이하게 황제의 자리에 까지 올랐던 여황제 측천무후 무조의 일대기를 그린 역사서적입니다. 당나라 고조 이연을 도운 개국공신의 자리에 올랐던 무사확의 둘째딸로 당태종의 후궁 재인이 되었다가 훗날 태종 이세민의 아들 고종 이치의 황후가 되기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팔자도 센 여인이로구만. 암튼 일단 읽기는 시작했는데 첫 번째 장 정도만 읽었다. 급한 불을 끄는 대로 읽어야지.

 

 

 

아직 문을 연지가 얼마 되지 않아 소장 도서가 꽉 차 있지는 않습니다. 주변에 입소문이 나고 그동안 쟁여 두었던 책들을 그야말로 박스째 가져 오기 시작하면 감당이 안될 정도로 그렇게 책들이 불어날 지도 모르겠습니다. 제가 사는 곳만 하더라도, 차로 몇 상자씩 실어 오는 걸 많이 봤거든요. 물론 그 와중에 판매가와 매입 여부 때문에 스탭 분들과 실랑이하는 경우도 종종 있더군요. 인터넷에서 구입을 한다고 하더라도 현장에서 매입 거부를 당할 수 있다는 고지가 있는데도, 그리고 굳이 매입처에서 안 사겠다는 책을 팔겠다고 고집 부리는 모습은 보기 좀 그렇더군요. 안 사겠다면 버리거나 혹은 기증 등등의 다양한 방법이 있다는 걸 유념했으면 좋겠습니다.

 

 

역시나 신규점이라 그런지 실내가 깨끗하고 아주 좋았습니다. 이렇게 무더운 여름날 에어컨이 빵빵하게 돌아가는 서점만큼 좋은 공간이 또 있을까 싶을 정도였습니다. 저희 동네 알라딘에 며칠 전에 들러 보니, 아이 학생들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빼곡하게 한 구석에 앉아서 열심히 책을 보는 모습이 아주 흐뭇했습니다. 물론 책읽이에만 열중마시고 필요한 책은 사주시는 센스!

 

 

자자, 다음은 이제 동탄점에서 제가 만난 책들입니다. 찰스 부카우스키의 책은 어찌어찌해서 다 구해서 읽고 있답니다. 그런데 시집이 나왔다는 소식을 듣고 동탄점에 가서 살펴 보았습니다. 영시를 번역한 것 같은데, 사실 시는 제가 주력하는 분야가 아니라 좀 고민하게 됐습니다. 벤 오크리의 책까지 사게 돼서 부담이 되는 순간이었습니다. 아 이 책을 사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양이 관련 도서는 관심이 없어서 패스했는데 그래도 부카우스키 팬이니 사 버려?

 

 

올해 작가 전작주의를 나름 선포하고 열심히 읽은 이언 매큐언 작가의 <체실 비치에서>였습니다. 물론 다 읽은 책이고, 이미 소장까지 하고 있지만 반가워서 사진에 담아 봤습니다. 영화로도 제작되어 곧 개봉 예정이라고 하니 기대가 됩니다. 그나저나 <속죄>는 언제 다 읽게 될까요. <속죄>만 다 읽으면 이언 매큐언 읽기는 일단락되겠죠.

 

 

올 여름에 나올 거라던 필립 로스의 <미국을 향한 음모>는 도대체 언제나 출간될지. 2년 전 겨울에 읽은 필립 로스의 <죽어가는 짐승>은 정말 최고로 야한 소설 중의 하나였다. 동명의 영화도 있다고 하는데 아직 감상하지 못했다. 아마 도서관에서 빌려 보았는지 책이 없어서 살까 말까 망설였다. 그런데 이상하게 읽은 책은 잘 사지 않게 되더라. 아마 당장에 구할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이겠지. 혹시라도 절판되거나 그렇게 된다면 바로 사지 않았을까나.


이상은 짧은 나의 동탄 알라딘 방문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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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17-08-08 14:1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신규출점인 경우 정말 괜찮은 책 몰아주는 게 사실인 것 같습니다. 바구니에 담으신 것만 봐도 득템이네요!

레삭매냐 2017-08-08 14:21   좋아요 0 | URL
맞습니다 !

신규 출점의 경우 기존의 다른 점포들에서 알짜배기
책들만 우선적으로 선정해서 몰아주는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갠춘한 책들이 있어야 고객들이 찾을 테니
까요.

cyrus 2017-08-08 14: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생각해보면 동성로점, 상인점이 들어선지 얼마 안 됐을 무렵에 절판된 좋은 책들이 많이 보였고, 샀던 것 같습니다. ^^

레삭매냐 2017-08-08 14:30   좋아요 0 | URL
그렇죠 ~

그래서 새로 생기면 바로 달려 가서 쓸어와야
합니다. 라이벌들이 다 챙겨 가기 전에 말이죠 ㅋㅋ
 

 

요즘 마거릿 애트우드의 <시녀 이야기> 리커버 버전이 베스트셀러가 됐다고 해서 관심을 가졌다. 다른 책도 읽어야 하고, 정신없이 바쁜 가운데 HULU라는 채널에서(월트디즈니, 21세기 폭스, 컴캐스트 그리고 타임워너 그룹이 출자한 VOD 합자회사) <시녀 이야기>의 드라마 버전을 만들었다고 해서 구해서 보기 시작했는데 이 드라마 정말 재밌다.

 

마거릿 애트우드의 <시녀 이야기>는 이미 그전에도 한 번 페어 더너웨이가 등장하는 영화 버전으로도 나왔었는데, 영화를 다 보지 않아서 정확하게 판단하기는 쉽지 않지만 개인적으로는 드라마는 더 재밌지 않나 하는 그런 생각이 들었다.

 

드라마는 메인 주에서 국경을 넘어 캐나다로 도망치려는 루크와 주인공 준(오프레드, 엘리자베스 모스 분) 그리고 그들의 딸 한나가 등장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준과 한나에게 먼저 도망가라는 루크, 뒤이어진 총성. 한나와 준은 정체를 알 수 없는 사내들에게 잡히고 준은 의식은 잃는다. 장면은 변환돼서 하녀 복장으로 커맨더 프레드 워퍼포드 집에 살고 있는 오프레드로 변신한 준이 등장한다.

 

 

으로 보기에는 미국이지만(드라마의 촬영은 캐나다에서 이루어졌다고 한다), 길리아드(성경상에서는 길르앗)라는 이름의 가상국가다. 여성들의 권리는 박탈되고, 철저하게 계서제 중심의 가부장적 시스템으로 운영되는 신정통치 시스템이 작동하는 전체주의 국가의 전형이다. 더 중요한 문제는 환경오염과 바이러스의 창궐로 불임이 만연해 있다는 점이다. 정상적인 방법으로는 도저히 국가를 유지하기 위해 다음 세대를 만들기 위한 재생산이 불가능해진 상황이다. 그래서 길리아드의 지도자들은 가임기의 여성들을 강제적으로 차출해서 지도자들의 집에 우선적으로 배치해서 재생산을 돕게 만든다. 그런데 그 방법이 매우 기묘하면서도 폭력적일 수밖에 없다. 분명 성경에서 유래된 구절들을 읊조리는 것 같은데, 방법은 전혀 성경적이지 않다. 이미 중세에도 그랬던 것처럼 신정정치(theocracy) 시스템이 얼마나 현실을 왜곡시킬 수 있는지 절실하게 보여준다.

 

 

트(aunt) 리디아는 하녀 트레이닝 센터에서 붙잡혀온 여자들을 상대로 복종과 그들이 앞으로 해야할 일들을 훈육한다. 역시 폭력적인 방식으로. 길리아드에 사는 여자들에게 일체의 재산 소유는 허용되어 있지 않다. 책을 읽는 것도 금지다. 책을 읽다가 걸리면 처음에는 손가락을 그리고 두 번째는 손목을 자르는 형벌을 받는다. 훈육 중에 반항적인 태도를 보인 재닌(오프워렌)은 오른쪽 눈을 훼손당했다. 그렇게 배치된 하녀들은 커맨더의 아이를 갖기 위해 커맨더의 와이프가 동석한 가운데 한 달에 임신 가능한 가장 유력한 시기에 반강제적으로 섹스를 한다. 그들은 그것을 고상한 표현으로 “세레모니”라고 부르지만 성폭행에 다름 아니다. 아무런 감정이 실리지 않은 오로지 재생산(reproduction)만을 위한 섹스가 과연 무슨 의미가 있을까.


 



주인공 오프레드는 이 모든 사태가 벌어지기 8년 전, 자유로운 영혼으로 살았지만 결국 하녀 신세로 전락해서 감금된 상태에서 아이를 낳기 위한 그릇으로 사용되어질 따름이다. 정말 끔찍한 미래의 디스포피아가 아닐 수 없다. 하녀들은 혼자서 외출할 수도 없으며 항상 파트너를 정해서 장도 보고, 간단한 외출을 할 수가 있다. 게다가 “디 아이”(the Eye)라는 조식이 상호 불신을 자극하면서 주류 사회에서 어긋난 행동을 하는 이들을 검은색 밴을 동원해서 쥐도 새도 모르게 잡아간다. 빅 브라더가 통제하는 사회 이상의 끔찍한 현실이 아닐 수 없다. 오프레드의 동료는 오프레드에게도 디 아이가 붙어 있다고 주지시켜 주는데, 그는 바로 커맨더 워터포드의 운전기사 닉이다. 어떤 이유에서인지 모르겠지만, 닉은 오프레드를 지켜 주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이미 9개의 에피소드들을 감상해서 줄거리가 좀 뒤죽박죽이지만, 오프레드의 절친 모이라와 공모해서 탈출을 시도하지만 오프레드는 다시 잡혀서 트레이닝 센터로 다시 돌아오게 된다. 하지만 그녀 역시 길리아드보다 자유로운 캐나다로 도주하는데 실패해서, 칼러니(식민지)행 대신 지저벨이라는 남성들을 위한 비밀장소에서 성적 서비스를 제공하게 된다. 나중에 커맨더 프레드(조셉 파인즈 분)는 오프레드를 데리고 지저벨을 방문하는데, 그 장소야말로 신정국가 길리아드에 절대 어울리지 않는 그런 장소였다. 어쩌면 신정국가의 위선적인 모습을 단적으로 드러내기 위한 공간적 장치였을 지도 모르겠다.


 

생산인구 감소는 길리아드만의 문제가 아니었던 모양이다. 이웃 멕시코와 거래를 성사시키기 위해 커맨더 프레드는 사력을 다한다. 멕시코 대사는 오프레드에게 많은 관심을 보이는데, 그녀의 주인들은 트레이드 성사를 위해 오프레드에게 주의를 주는 것도 잊지 않는다. 그런데 그들이 거래를 원하는 것은 과연 무엇이었을까? 동료 시녀에게 오프레드는 바로 자신들이 그 “상품”이라는 사실을 전해 듣는다. 인격이 배제된 상품으로 “red tags"라는 이름으로(그들이 입는 옷 색깔이 붉은 색이라는 점을 떠올려 보라) 멕시코에 수출될 거란다. 결국 오프레드는 자신에게 멕시코산 초콜릿 선물을 주는 멕시코 대사에게 그들이 원해서 시녀가 되고 대리모가 되는 희생을 마다한 것이 아니라는 진실을 알려 주지만, 멕시코 대사 역시 어쩔 수 없지 않느냐고 말한다. 멕시코가 죽어가는 나라라면, 그녀의 조국 길리아드은 이미 죽은 나라라고 말이다.


 

오프레드가 또 하나 알게 된 사실은 길리아드에 대항하는 “메이데이”라는 저항단체가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더 놀라운 사실은 가족과 함께 캐나다로 도주하다가 죽은 것으로 알고 있던 남편 루크가 살아 있다는 점이다. 드라마에서는 플래시백으로 과거에 대한 오프레드의 회상들이 계속해서 등장한다. 무엇이든 자유로웠던 과거와 모든 것이 억압된 현실의 대조야말로 텔레비전 화면으로 벌어지는 비극을 한층 더 강조하는데 탁월한 방식이 아닐 수 없다. 유부남이었던 루크와 만나게 된 에피소드를 필두로 해서, 그들이 사랑에 빠지게 된 장면, 사랑하는 딸 한나를 낳은 병원에서 벌어진 인질극 등 다양한 이야기의 얼개들이 두서없이 등장한다. 여성들에 대한 노골적인 차별이 시작된 시기에 여성들의 은행계좌가 아무런 고지 없이 동결되고, 일자리에서 추방되는 장면들은 놀라웠다.

 

 

그것보다 더 놀라웠던 점은 불과 8년 만에 모든 사회가 길리아드의 지도자들이 인도하는 대로 별 반항 없이 길들여졌다는 점이다. 물론 그 배경에는 상상을 초월하는 무지막지한 폭력적 방식들이 존재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아무리 인간이 적응하는 존재라고는 하지만, 단기간에 그런 게 가능하다는 점이 그저 놀라울 따름이었다. 한편, 커맨더 워렌의 아이를 갖게된 재닌이 출산하는 장면도 놀라웠다. 임신하지도 않은 워렌의 와이프가 심호흡을 하면서 출산하는 과정을 재현하는 장면이란 정말. 그렇게 반항적이었던 오프워렌이 아이를 낳고, 워렌과 자신의 딸 샬롯에게 집착한 나머지 새로 배치된 집에서 뛰쳐 나와 다리에서 아이를 안고 투신하려는 장면은 정말 애처로웠다. 현장에 투입된 오프레드의 설득에도 재닌은 그만 스스로 목숨을 끊고 만다. 그렇게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오프레드는 자신의 딸 한나와 다시 만나겠다는 일념으로 버티고 있는 중이다. 지저벨의 모이라는 자신의 고객을 숨겨둔 둔 흉기로 처리하고 도주하는 장면으로 마지막 에피소드는 끝이 난다.


 

 

지금까지는 일단 10편의 에피소드가 방영될 예정인데, 앞으로 어떻게 될 지 궁금하다. 원작소설에서는 열린 결말로 끝이 난다고 하는데 이제 하나 남은 에피소드로 끝을 맺기엔 아직 할 이야기가 너무 많은 게 아닐까. 드라마를 본격적으로 보기 전에 원작소설을 좀 읽어 보려고 했는데 뜻대로 되지 않았다. 마지막 에피소드를 기대해 본다.

 

* 뱀다리 : 인터넷으로 검색해 보니 시즌 2가 편성될 예정이라고 한다. 아마 시즌 1에서만 원작소설에 해당하는 부분을 그리고 시즌 2에서부터는 원작소설을 넘어선 길리아드 공화국에 대한 이야기가 되지 않을까 싶다.

 

촬영에서는 디지털 방식의 촬영 대신 약간 어두운 톤의 테크니칼라 비전을 사용했다고 하는데, 오프레드의 우울한 삶을 효과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아주 유효한 방식이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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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부만두 2017-06-09 11:0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전 얼마전 읽기시작했는데 너무 어둡고 힘들어요 ...

레삭매냐 2017-06-09 11:08   좋아요 1 | URL
드라마에서도 장난 아닙니다.
우울 플러스 암울한 음악이 깔리면
또 무슨 일이 생기려나 싶어지거든요.

원작소설도 그렇군요 !!!

다락방 2017-06-09 11: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저도 원작소설을 읽어보고 싶네요. ‘아 정말 힘들겠다‘ 생각하면서 왜 굳이 읽어보려고 하는걸까요 .. ㅠㅠ

레삭매냐 2017-06-09 11:21   좋아요 0 | URL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쉽지 않은 도전일 거라는 걸 빤히
알면서도, 짚을 지고 불 속으로
뛰어드는 불나방 같은 심정이라고나
할까요.

드라마는 정말 최고입니다.

kegg0909 2017-06-09 11:3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주문하고 책 기다리는 중인데 힘든 소설이군요.

레삭매냐 2017-06-09 11:37   좋아요 0 | URL
저도 곧 주문장 날리려고 하는데
많은 분들이 어렵다고 하시네요.

완독이 가능할지 모르겠네요 ㅠ

cyrus 2017-06-09 11:4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구판 도서를 가지고 있는데, 드디어 읽어야 할 타이밍이 찾아온 거 같아요. ^^

레삭매냐 2017-06-09 11:52   좋아요 0 | URL
누구 말대로 책은 사서 읽는 게
아니라 찾아서 본다고 하더니만
싸이러스님의 경우에 딱 들어 맞는
것 같습니다.

전 없으니 리커버 버전으로 사려구요.
요즘 잘 팔리나 봅니다.
램프의 요정에서만 파나봐요.

포스트잇 2017-06-09 14:5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애트우드 소설 [눈 먼 암살자]를 재밌게 봐서 [그레이스] 보려다 담(..)왔던 경험이 있어서 [시녀이야기]도 패스했더랬는데 이번 특별판 구입했네요. 읽기만 하면 되는데...
그보다는 에코백이 탐나서...;;;;;

레삭매냐 2017-06-09 15:15   좋아요 0 | URL
마거릿 애트우드 여사의 책은
<눈먼 암살자>, <그레이스> 그리고
<시녀 이야기> 아마 이렇게 삼부작
이 메인인가 봅니다 ~

저도 오늘에서야 <시녀 이야기> 사
야지 싶네요.
저도 담이 오면 어쩌죠? :(

꿀꿀이 2017-06-09 15: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 이 책 샀어요!!그런데 드라마는 어디서 볼 수 있나요?
저작권을 낼 수 있는 유료라면 더욱 좋습니다.^^

레삭매냐 2017-06-09 16:00   좋아요 0 | URL
책도 미리보기로 해서 조금 읽었는데
오리지널 드라마 보다 서술이 훨씬 더
풍부하고 재밌는 것 같습니다.

2017-06-09 16: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꿀꿀이 2017-06-09 16:28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네이버 이웃도 반갑습니다.헤헤-
언젠가 스트리밍 서비스로도 볼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설해목 2017-06-09 16: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시녀이야기>는 양장본으로 된 것을 아주 예전에 읽었던 기억이.. 지금 DB를 보니 그 책은 아예 알라딘 DB에도 안잡히는 것 같네요. 이 책이 좋아서 작가의 <인간 종말 리포트>도 읽었었는데.. 그 책 역시 몹시 어두운 디스토피아를 그리고 있었던 걸로.....
이 책은 표지 이뻐서 다시 구매하고 싶어요. ^^;; 글구 드라마 완전 기대됩니다.

레삭매냐 2017-06-09 17:27   좋아요 0 | URL
저도 오늘 <시녀 이야기> 질렀습니다.
미리보기를 잠깐 읽어 봤더니만 너무
재밌더라구요.

이참에 마거릿 애트우드 여사의 구간
들이 새로운 틀을 쓰고 재출간되었으
면 하는 그럼 바람이 들었습니다.

<그레이스>도 읽어 보고 싶네요.

데이지 2017-06-09 21:5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미드 매니아인 제가 모르는 미드가 있었다니! 사진 보니깐 제가 좋아하는 배우 나오네요 범상치 않은 스토리인 것 같은데 낼 당장 찾아봐야겠어요 일단 드라마 먼저 ㅋㅋ

레삭매냐 2017-06-09 22:55   좋아요 0 | URL
현재 절찬리에 방영 중인 미드랍니다.

다음 주에 시즌 1이 종영된다고 하네요.
미드를 이렇게 바로바로 찾아서 보는
건 또 처음이네요.

책도 주문했습니다. 드라마 이상으로
책도 재밌더라구요.

2017-06-10 09: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6-10 23: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6-11 15: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6-11 22: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6-11 22: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6-13 09: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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