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7/400. 비 오는 날 (손창섭)

추적추적 비오는 계절 만난 고향 친구와 그의 동생. 어려운 시절 궁상스러운 삶, 그리고 악독한 사람들. 시절 탓인가. 어쩌면 육십 년 이후의 지금도 그닥 다르지 않아 보인다. 그 남매는 어디로 갔을까.

 

318/400. 단독강화單獨講和 (선우휘)

가장 치열한 전쟁터, 겨울 눈 덮인 산에서 맞닥뜨린 인민군 병사와 국군. 동향인 그들은 하룻밤 만의 휴전을 약속하는데. 낭만적으로 포장해 놓았지만 죽음은 죽음이고 전쟁은 전쟁일 뿐.

 

319/400. 탈향 (이호철)

저자의 홀홀단신 월남 인생사를 읽기 전에도 이 짧은 소설 속 소년의 절박함은 생생했다. 눈도 안 오고 억양도 다른 남쪽 항국에서 형제처럼 족쇄처럼 의지하던 고향 사람들을 잃는 소년의 아픈 인생. 단편선의 두 번째 책을 오랫동안 읽었다. 전쟁이야기라 읽는데 진이 빠지고 자꾸만 기분은 가라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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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6/400. 방학탐구생활 (김선정 지음, 김민준 그림)

 

6학년 여름방학은 어린이의 마지막 휴가. 이 책의 주인공 백석 처럼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하지만 석이의 방학은 그저 꿈같은 휴가의 스케치다. 아무리 현실의 이야기를 넣어서 허무맹랑하게 만들지 않았다지만, 이야기는 흐릿한 선으로 대강 대강 선만 그려두었다. 모험은 나오지 않고 문장도 위험하지 않다. 피시방이나 자퇴생, 백수와 재혼, 편부 슬하 ... 등등의 소재는 현실에서 가져왔을지 모르나 조합은 역시나 어린이(가 지은) 책 같다. 어색하고 맹숭맹숭 거린다. 톰소여의 모험 생각이 계속 났는데, 역시나. 귀여운 석이와 호, 그리고 경성이의 여름방학이 즐거웠다면 다행이지만 이 아이들의 다음 이야기가 기대되지 않는다. 그나저나 백석, 이라는 이름의 어린이가 주인공인 유은실 작가의 단편 <내 이름은 백석> 이 생각 났다. 그 백석이네 집도 가게를 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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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5/400. 그믐, 또는 당신이 세계를 기억하는 방식 (장강명)

 

장강명 소설을 이제야 처음 읽었다. 저자의 약력이나 인기를 떠올리며 이 작가는 김영하와 김훈을 합쳐놓은 걸까, 라는 생각도 했다. 아무런 사전 지식 없이, 처음 읽는 낯선 작가의 글은 깔끔 하고 매끄러웠다. 처음 두 어 장은 따옴표 없는 대화와 과거, 현재를 오가는 서술에 더듬거렸지만 이내 계산한듯 딱 들어맞는 이야기에 정신을 뺏겨가며 다 읽었다. 뭐지, 이 사람? 잘난 척이나 허세는 없는데 은근 얄밉네. 그런데 그 이야기 바닥은 조용하고 말갛고. 얇은 소설로 내 속의 두려움과 걱정, 그리고 한숨을 다 건드려놓았다. 큰 반전이나 놀라움을 던지는 소설은 아니었는데, 이름도 없는 주인공 남자의 이야기는 서늘할 만큼 무서웠다. 너무 무서워서 책을 다 읽지도 못할까봐 그에게 우주 알이라거나 시공간 개념 너머 초능력을 입혀놓았는지도 모른다. 가끔씩, 아 어쩌면 이 소설은 기억에 대한 거니까 해피 엔딩이 선택적으로 있을 수도 있어. (어느정도 내 생각도 맞았잖아, 라고 주장합니다). 그나저나 그 ...그...아줌마 너무 무섭고, 여자의 엄마도 싫었다. 내가 주인공들 보다 그 주변의 지겨운 냄새나고 시끄럽고 집착하는 아줌마(그리고 아저씨)들에게 더 가깝다는 게 자꾸만 생각났다. 공포소설인가. 그래도 별 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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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나무 2015-09-18 08: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오~~김영하와 김훈을 합쳐 놓은 듯한 글이라구요? 계속 북플에 이 책이 올라와 눈에 띄었는데 님의 문장들에 읽어야겠단 생각이 드네요
장강명이라!!^^

유부만두 2015-09-18 08:58   좋아요 0 | URL
ㅎㅎ 아뇨~ 작가의 약력에서 풍기는 분위기가 그랬다고요...
글은 그 두 작가와 아주 달라요. 깔끔하고 생생한데 이야기가 가볍지만은 않아요.
전 쉽게 감동받는 독자이기도 하지만 ... 장강명의 이 작품이 좋았어요. ^^

붉은돼지 2015-09-18 09: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라딘에 리뷰나 페이퍼로 장강명이 하도 많이 올라와서 읽어봐야하나 어쩌나 고민하고 있어요

`강명`이라는 이름은 조금 특이한 것 같아요..흔히 들어보기 어려운 이름인듯...
그리고 글자가 모두 `o`으로 끝나는 것도 특이한 것 같아요....

뭐...다 쓸데없는 소리 ㅎㅎㅎㅎㅎㅎ

유부만두 2015-09-18 19:08   좋아요 0 | URL
저도 작가 이름이 특이하다고 생각했어요. 간장공장공장장 ... 생각도 났고요. ^^
사람마다 이 소설에 대한 해석이 다르던데요, 그래서 더 흥미롭기도 해요.
전 사전지식이나 기대 없이 읽어서인지
아니면 제가 워낙 쉽게 감동을 하는 사람인지 .... 꽤 빨려들어가서 읽었습니다.
 

314/400. 꿈짜면 곱빼기 주세요 (하신하 글. 이작은 그림)

서울교육청 전자도서관 앱을 이용해 전자책으로 읽었다. 글자 크기와 그림도 보기 편했다. 백년 할머니가 마법사가 아니라 조금 실망했지만 꽤 귀여운 생활동화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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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3/400. 컵고양이 후루룩 (보린 글, 한지선 그림)

 

밤 9시 30분에 퇴근하는 이모랑 단둘이 사는 여자아이. 저녁은 냉장고에서 식은 밥을 혼자 꺼내 먹어야 하는데, 이게 싫어서 편의점에서 컵라면을 사 먹는다. 늦은 저녁 혼자 어두운 길을 걸어서 편의점에 가는데, 왠 자판기가 편의점 옆에 있다. 고양이, 강아지,... 그 옆엔 300. 500.. 등등의 숫자가 써있고, 동전 넣는 곳이 보이질 않는데, 마구 단추를 눌러대니 어찌된 영문인지 고양이 컵이 툭 떨어졌다. 집에 들고와서 뜨거운 물을 붓고 3분을 기다려 정말 살아있는 예쁘고 사랑스러운 아기 고양이를 만났다. 하지만 하지만 하지만 .... ㅜ ㅜ

 

컵이나 깡통에 물, 스프를 넣고 기다려 생명체를 만나는 설정은 <깡통소년>에서도 만났지만, 이번 컵고양이는 더 잔인하고 현실적인 설정으로 가슴을 아프게 한다. 잔인한 동화였다. 막내가 학교에 들고가 읽었는데 집에 와서 불평한다. "엄마, 이 책 이상해. 나빠. 왜 나보고 이런거 읽으라고 해? 난 고양이 사달라고도 안하는데." 아이들 눈에도 불편한 이야기였다.

 

자판기 옆의 300 이라는 숫자는 "외로운 날이 300" 을 의미한다. 아, 이 아이는 1년전 아빠랑 헤어져 이제 만나지 않고 엄마에 대한 이야기는 나오지 않는다. 말해지지 않은 아이의 사정도 이 고양이 만큼이나 가슴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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