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응급실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오십(일) 명의 이야기...라는데 왜 나는 정세랑 작가 이름으로 명랑.발랄 만 기대했는지 몰라.

 

병원에는 다치고 아프고 ...또 죽는 사람들이 속상해 하고 가끔씩 기뻐할텐데. 그래서 무방비로 사람들이 억울하고 죽고 다치고 피를 쫙쫙 쏟는 이야기를 읽었다. 그것도 오십일 명 씩이나. 물론 그 안에는 달콤하게 이제 막 미소를 띄어볼까, 하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그 많은 사람들의 사연을 읽는 일은 아무리 정세랑 작가의 글이라지만 무겁고 찐한 일이다. 그래도 좋았다. 뭐지, 왜 이 나이에 삼월, 새봄, 기운내자, 이런 생각이 드는 걸까. 막 뭔가를 하고 싶게 만들다니.

 

마무리는 꿈같고 희망범벅인 해피엔딩이라 서글픈 느낌마저 든다. 다 읽고 책을 덮었는데....이 책에 나오는 사람들이 다 제각각 더 길고 풍성한 이야기를 내 마음 속에다 풀어내고 있다. (물론 이름들은 헷갈리지만) 마음이 따뜻하다가 또 아리다가 ....복잡하고.... 친구들에게 책을 권하고 싶다. 읽으라고, 다만 천천히 체하지 않게 읽으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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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장소] 2017-03-02 10: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세랑 작가 , 글엔 밝음이 있어서 울적할때 좋더라고요!^^ 고통가운데 희망을 찾는 이야기 겠거니!^^

유부만두 2017-03-13 09:17   좋아요 1 | URL
그렇군요! 고통 가운데 희망을 찾는.... 그 희망이 고맙고 좋았지만 아무래도 요즘 현실이 버겁긴해요....

하이드 2017-03-02 11:0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읽으려고 찜해둔 책인데, 음. 각오하고 읽어야겠어요.

유부만두 2017-03-13 09:18   좋아요 1 | URL
너무 큰 기대는 하지 않는 게 나으실듯해요....^^
 

 

박물관 전시물 중에서

기억에 남는 '소꿉도구'. 은으로 세공된 물건들로 크기는 손가락 길이 정도다.

대한제국 시기의 것이라는데 실제로 어느 귀한 아기씨가 갖고 놀았을지, 그냥 장식용으로 만들어 놓은 것인지는 알 수 없다. 예쁜 물건들인데...아주...

 

전시실을 돌아다니다 어느 젊은 아빠가 초등 1학년 쯤 되어 보이는 아이에게 하는 말이 들렸다.

"야, 여기 보이지? 여기!

광.해.군. 일. 기.

야, 광해군도 어! 일기를 어! 썼대쟎아. 그러니 너도 매일 일기를 써야해. 알겠지?!"

아이고...설마....

광해군 일기를 광해군이 매일매일 ...쓴 그 일기로 알지는 않겠지?

설마, 아빠가 농담을 한 거겠지? 그러거나 말거나 그 꼬마는 전시실을 바삐 돌아다니느라 아빠 말은 듣지도 않은 것 같았다. 만약 들었다면, 농담으로 들었어야 하는데...

 

 

개학 준비를 하려고 (하루 전날 밤 10시에) 아이 신발주머니를 열었는데,

우와! 이런 시커먼 실내화가 나왔다. 게다가 찢어져있었....이미 문구점은 닫은 시간이고.

할 수 없이 실내화를 하루만 더 신어라, 하면서 닦아주었다.

힘주어 문질러도 오래 묵힌 때는 어쩔 수가 없다.

하긴, 지난 학기 동안 아이가 실내화를 주말에도 가져오질 않았구나.

 

개학이다! 새학년이다!

아이 둘이 아빠와 등교하고 나니, 오랫만에 커피를 컴퓨터 앞에 앉아서 마실 수도 있다.

새시작이다!

 

내 앞에는 이런 책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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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나무 2017-03-02 10: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두 애들 셋 등교 시키고 좀 여유있게? 밀린 책들 기록하고 읽으려는중에 유부만두님 글을 읽고 있어요^^

울집 큰아들은 대뜸 오늘아침에 실내화 사야겠다고(요즘엔 지 스스로 실내화 더럽다고 방학날 실내화 훌떡 버리고 왔다는군요?ㅜ) 돈을 달래서 잠깐 멘붕왔었어요ㅜ
여동생들 실내화 빤다고 설칠적에 또는 바로 엊저녁까지도 내가 실내화,실내화 노래 부를때 지꺼 사달란 말도 없더니 아침에 바쁠때 챙기는 무심한 아들ㅜㅜ
문구점에서 지 발치수에 맞는 실내화를 사가긴 했는지 의문이네요?하루죙일 맨발로 발이 한 번 시려보면 알겠죠??ㅋㅋ
실내화를 사진을 보니 울아들 초딩때 어쩌다 방학날 들고 온 실내화랑 색깔이 똑같아 웃었어요^^

유부만두 2017-03-16 10:45   좋아요 0 | URL
댓글을 너무 늦게 찾았습니다! ^^;;;

저런 찐한 색의 실내화를 가져오는 아이가 또 있군요. 은근히 반가운데요?
준비물도 아침에야 이야기하는 녀석이 이제 고학년이니 스스로 준비하는 습관을 들였으면 하네요...오늘은 어제 수업참관후 (의젓했다고 칭찬 해줬습니다) 어깨에 힘 좀 주고 등교했고요. 날이 좋아서,....책 좀 더 읽고 싶어지네요.
책읽는 나무님께도 좋은 하루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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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만에 들른 국립중앙박물관. 새로 꾸몄다는 조선/대한제국관을 봤는데 어째 엉성한 교과서 느낌이 들었다. 이렇게 지내다 망했구나... 태극기 마저 슬펐는데. 전시회장 출구쪽 문구는 더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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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나무 2017-02-28 10: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마음이 아직도 아픈 현실이로군요!!

유부만두 2017-03-02 09:11   좋아요 0 | URL
아직도 너무 아프죠... 백년 전 그때와는 달라야 하는데 말이죠....

hnine 2017-02-28 16: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때 뿐이었을까요...

유부만두 2017-03-02 09:12   좋아요 0 | URL
아...아니라서 너무 슬프고 아픕니다. ㅜ 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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