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응급실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오십(일) 명의 이야기...라는데 왜 나는 정세랑 작가 이름으로 명랑.발랄 만 기대했는지 몰라.
병원에는 다치고 아프고 ...또 죽는 사람들이 속상해 하고 가끔씩 기뻐할텐데. 그래서 무방비로 사람들이 억울하고 죽고 다치고 피를 쫙쫙 쏟는 이야기를 읽었다. 그것도 오십일 명 씩이나. 물론 그 안에는 달콤하게 이제 막 미소를 띄어볼까, 하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그 많은 사람들의 사연을 읽는 일은 아무리 정세랑 작가의 글이라지만 무겁고 찐한 일이다. 그래도 좋았다. 뭐지, 왜 이 나이에 삼월, 새봄, 기운내자, 이런 생각이 드는 걸까. 막 뭔가를 하고 싶게 만들다니.
마무리는 꿈같고 희망범벅인 해피엔딩이라 서글픈 느낌마저 든다. 다 읽고 책을 덮었는데....이 책에 나오는 사람들이 다 제각각 더 길고 풍성한 이야기를 내 마음 속에다 풀어내고 있다. (물론 이름들은 헷갈리지만) 마음이 따뜻하다가 또 아리다가 ....복잡하고.... 친구들에게 책을 권하고 싶다. 읽으라고, 다만 천천히 체하지 않게 읽으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