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물관 전시물 중에서

기억에 남는 '소꿉도구'. 은으로 세공된 물건들로 크기는 손가락 길이 정도다.

대한제국 시기의 것이라는데 실제로 어느 귀한 아기씨가 갖고 놀았을지, 그냥 장식용으로 만들어 놓은 것인지는 알 수 없다. 예쁜 물건들인데...아주...

 

전시실을 돌아다니다 어느 젊은 아빠가 초등 1학년 쯤 되어 보이는 아이에게 하는 말이 들렸다.

"야, 여기 보이지? 여기!

광.해.군. 일. 기.

야, 광해군도 어! 일기를 어! 썼대쟎아. 그러니 너도 매일 일기를 써야해. 알겠지?!"

아이고...설마....

광해군 일기를 광해군이 매일매일 ...쓴 그 일기로 알지는 않겠지?

설마, 아빠가 농담을 한 거겠지? 그러거나 말거나 그 꼬마는 전시실을 바삐 돌아다니느라 아빠 말은 듣지도 않은 것 같았다. 만약 들었다면, 농담으로 들었어야 하는데...

 

 

개학 준비를 하려고 (하루 전날 밤 10시에) 아이 신발주머니를 열었는데,

우와! 이런 시커먼 실내화가 나왔다. 게다가 찢어져있었....이미 문구점은 닫은 시간이고.

할 수 없이 실내화를 하루만 더 신어라, 하면서 닦아주었다.

힘주어 문질러도 오래 묵힌 때는 어쩔 수가 없다.

하긴, 지난 학기 동안 아이가 실내화를 주말에도 가져오질 않았구나.

 

개학이다! 새학년이다!

아이 둘이 아빠와 등교하고 나니, 오랫만에 커피를 컴퓨터 앞에 앉아서 마실 수도 있다.

새시작이다!

 

내 앞에는 이런 책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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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나무 2017-03-02 10: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두 애들 셋 등교 시키고 좀 여유있게? 밀린 책들 기록하고 읽으려는중에 유부만두님 글을 읽고 있어요^^

울집 큰아들은 대뜸 오늘아침에 실내화 사야겠다고(요즘엔 지 스스로 실내화 더럽다고 방학날 실내화 훌떡 버리고 왔다는군요?ㅜ) 돈을 달래서 잠깐 멘붕왔었어요ㅜ
여동생들 실내화 빤다고 설칠적에 또는 바로 엊저녁까지도 내가 실내화,실내화 노래 부를때 지꺼 사달란 말도 없더니 아침에 바쁠때 챙기는 무심한 아들ㅜㅜ
문구점에서 지 발치수에 맞는 실내화를 사가긴 했는지 의문이네요?하루죙일 맨발로 발이 한 번 시려보면 알겠죠??ㅋㅋ
실내화를 사진을 보니 울아들 초딩때 어쩌다 방학날 들고 온 실내화랑 색깔이 똑같아 웃었어요^^

유부만두 2017-03-16 10:45   좋아요 0 | URL
댓글을 너무 늦게 찾았습니다! ^^;;;

저런 찐한 색의 실내화를 가져오는 아이가 또 있군요. 은근히 반가운데요?
준비물도 아침에야 이야기하는 녀석이 이제 고학년이니 스스로 준비하는 습관을 들였으면 하네요...오늘은 어제 수업참관후 (의젓했다고 칭찬 해줬습니다) 어깨에 힘 좀 주고 등교했고요. 날이 좋아서,....책 좀 더 읽고 싶어지네요.
책읽는 나무님께도 좋은 하루 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