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려줄 게 없는 부모는 공부하는 방법을 가르쳐라 - 가난한 아빠 한희석이 만들어낸 아이들의 공부 기적
한희석 지음 / 명진출판사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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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가 쓴 책이라 해서 다른 공부법 책보다는 (즐겁지는 않더라도) 문장을 읽기가 수월하리라 기대했지만 그것도 아니었고, 내가 궁금했던 건 "물려줄 게 없는 부모" 가 아니라 "공부하는 방법"이었는데, 그것도 없었다. 나도 물려줄 게 없는 부모이니까 저자가 왜, 어떻게, 얼마나 어려운 생활을 하는지는 별로 궁금하지 않았다. 중심내용이어야 할 아이의 자기주도 학습이랄까, 학생의 생생한 목소리가 몇 쪽에 지나지 않아서 아쉽다.  

신간인데 어떻게 해서 쿠폰이나 기타 할인을 받을 수 있는지 궁금하다. 눈에 확 들어오는 (의도적인) 촌스러운 표지 색이나 제목은, 가장 적나라한 우리네 학교 등수 전쟁, 입시 지옥을 내숭없이 표현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저자의 교육열과 자녀에 대한 애정에는 존경을 보낸다. 하지만 별점은 책 내용과 포장에 관한 것이다. 박한 느낌이 들지만 책을 읽고 나면 씁쓸한 느낌이 들어서 어쩔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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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을 꼭꼭 담은 밥상 - 최승주의 7080 레시피 콘서트
최승주 지음 / 조선앤북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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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책이라 부르기도 뭣하고, 엣세이라고 하기엔 글이 부족한데, 손에 들고 두번 정도 보고 읽고 나면 가슴이 따뜻해진다. 영양소 밸런스나 감칠맛은 많이 부족할 이런 저런 옛날 음식들. 나도 표지의 저 양철 도시락통에 도시락을 싸서 남편손에 들리고 싶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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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경사 바틀비 일러스트와 함께 읽는 세계명작
허먼 멜빌 지음, 공진호 옮김, 하비에르 사발라 그림 / 문학동네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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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 “나”는 오전 오후반으로 순서대로 말썽을 일으키는 필경사들과 잔심부름꾼 소년으로 이루어진 조화로운 사무실을 갖고 있었다. 그곳, 그 사무실은 그저 “생명이 결여” 되었을 뿐, 변호사는 자신이 원하는 대로 일을 진행 시켜서 필요한 만큼 보수도 벌어들였다. 하지만 한 남자, 바로 표지의 그 남자 바틀비가 나타나자 평온했던 변호사의 세계는 흔들린다. 바쁘게, 곧바로, 당장, 지체하지 않고 일을 밀어 붙이는 변호사의 기질에 화를 돋우듯, 바틀비는 천천히, 의자를 끌면서, 몇 번이나 질문을 받고 나서도 느릿느릿 거절만 한다.

“안 하는 편을 택하겠습니다.”

조용하게 거절만 하는 이 청년에 대한 부담감에 괴로워하던 “나”는 그를 내 보내려 애쓰지만 쉽지 않다. 이 석고상, 주검, 유령 같은 젊은이는 이미 “나”의 어깨 위에 앉아 버린 듯, 아니 한 몸이 되어 버린 듯 떼어낼 수가 없다. “나”가 인정한 것처럼 바틀비와 “나”는 아담의 아들들로, “나”는 그의 입관된 환영을 볼 지경에 이른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나”는 바틀비의 고통과 고독, 끔찍한 진실을 볼 뿐, 그 해결법을 찾을 수는 없다. 다만 바틀비의 고통은 “나”에게 가까이 올수록 혐오스럽고, 그의 비참함과 빈곤은 점점 비현실적인 것이 되어 “나”를 집어삼켜 버릴 것만 같다.

어디까지가 진실일까. 한 번 들어와서 나가지 않는 이 불가해한 존재는 과연 실제로 “나” 변호사가 본 젊은이였을까. 절대 자신의 가족이야기나 개인 이야기, 혹은 사무실과 업무 관계 밖의 인간관계를 맺어본 적이 없는 “나”의 불안증이 만들어낸 하나의 서류는 아닐까. 절대 떼어낼 수 없던 악몽이었던 바틀비의 눈을 감겨 주고 나서야 “나”는 서둘러 이야기를 마무리 짓는다. 사라진 수신인과 발신인 사이에서 갈 곳을 잃어 헤매다 태워지는 “사서(死書)”처럼, 자기 일을 잃고 헤매다 어느 한 곳, 어쩌면 어느 벽 속으로 스며들기를, 어느 글 속으로 녹아들기를 바랐던 바틀비를 애도하면서.

꽃이 만발한 봄이다. 한쪽 눈이 검게 표현된 표지의 바틀비가 쓸쓸하다. 그는 무얼 보는 걸까. 그는 누구일까. 물어도 그는 대답하지 않는 편을 택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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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이지마 나미의 따뜻한 식탁 - 심야식당에 이은 일본의 따뜻한 가정식 이야기
이이지마 나미 지음, 김지혜 옮김 / 페이퍼북(Paperbook)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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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록으로 온 조미료가 더 묵직해서 책이 오히려 부록인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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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네 살이 어때서? - 노경실 작가의 최초의 성장소설
노경실 지음 / 홍익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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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경실 작가가 쓴 최초의 성장소설이란다. 성장 소설은, 주인공이 자라는 과정이 담긴 소설이라는 뜻일텐데, 노경실 작가가 쓴 것으로는 처음이라는 말일까. 어쨌든, 노작가는 동화를 먼저 써 왔다고 한다. 그 이야기들 속에서도 주인공들은 자라고 컸겠지. 

열네살, 만으로는 열둘이나 열셋일 중학교 일학년 여자아이 연주는, 지금 우리집 큰 녀석과 동갑이다. 큰 애 말로는 여자애들은 내숭이라 지네들 끼리 있을 때엔 육두문자가 쉴새도 없고 싸움도 엄청난데다가 남자애들을 때리기도 한단다. 하지만 남자애들은 여자들을 절대 때릴 수는 없다고. 이런 드센 여학생들에게 기가 눌려서, 남녀평등이라는 말을 전혀 다른 의미로 받아들이는 아들 녀석에게, 이 책은 별 매력이 없을지도 모른다. 

내가 읽었던 다른 청소년 소설에 비해 이 책 주인공 연주와 그 애 친구 민지, 또 중3 남학생 지훈이는 평범하고 착한 아이들이다. 문제아들도 아니고, 반항도 안하고 그저 평범하다. 다만, 내가 아는 중1 보다는 공부를 덜 하고, 공부 스트레스를 덜 받는다는 것뿐. 아이들의 학교 생활 모습이 선생님 중심으로 그려졌고, 엄마 아빠의 모습도 너무 두루뭉실하다. (아줌마의 한 사람으로서, 발끈....까지는 아니였음) 애들의 말투는 진짜 요새 중학생들처럼 틱틱거리지만, 한계를 넘어가지도 않고, 학원 버스 아저씨의 훈계나 지훈이의 말 속에는 착한 어른들이 사춘기 아이에게 해 주고 싶은 말이 담겨있다. 보통 아이들의 여느 삶을 조용하게 그려내어서 빠른 시간 내에 거부감없이 읽을 수는 있는데, 딱 고만큼이다. 열 네살이 어때서? 라고 당차게 묻는 열네살 아이가 이 안엔 없다. 조금 더 고민하고, 조금 더 독한 아이들이 있었다면 같은 이야기라도 더 생기 있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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