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네 살이 어때서? - 노경실 작가의 최초의 성장소설
노경실 지음 / 홍익 / 2010년 9월
평점 :
절판


노경실 작가가 쓴 최초의 성장소설이란다. 성장 소설은, 주인공이 자라는 과정이 담긴 소설이라는 뜻일텐데, 노경실 작가가 쓴 것으로는 처음이라는 말일까. 어쨌든, 노작가는 동화를 먼저 써 왔다고 한다. 그 이야기들 속에서도 주인공들은 자라고 컸겠지. 

열네살, 만으로는 열둘이나 열셋일 중학교 일학년 여자아이 연주는, 지금 우리집 큰 녀석과 동갑이다. 큰 애 말로는 여자애들은 내숭이라 지네들 끼리 있을 때엔 육두문자가 쉴새도 없고 싸움도 엄청난데다가 남자애들을 때리기도 한단다. 하지만 남자애들은 여자들을 절대 때릴 수는 없다고. 이런 드센 여학생들에게 기가 눌려서, 남녀평등이라는 말을 전혀 다른 의미로 받아들이는 아들 녀석에게, 이 책은 별 매력이 없을지도 모른다. 

내가 읽었던 다른 청소년 소설에 비해 이 책 주인공 연주와 그 애 친구 민지, 또 중3 남학생 지훈이는 평범하고 착한 아이들이다. 문제아들도 아니고, 반항도 안하고 그저 평범하다. 다만, 내가 아는 중1 보다는 공부를 덜 하고, 공부 스트레스를 덜 받는다는 것뿐. 아이들의 학교 생활 모습이 선생님 중심으로 그려졌고, 엄마 아빠의 모습도 너무 두루뭉실하다. (아줌마의 한 사람으로서, 발끈....까지는 아니였음) 애들의 말투는 진짜 요새 중학생들처럼 틱틱거리지만, 한계를 넘어가지도 않고, 학원 버스 아저씨의 훈계나 지훈이의 말 속에는 착한 어른들이 사춘기 아이에게 해 주고 싶은 말이 담겨있다. 보통 아이들의 여느 삶을 조용하게 그려내어서 빠른 시간 내에 거부감없이 읽을 수는 있는데, 딱 고만큼이다. 열 네살이 어때서? 라고 당차게 묻는 열네살 아이가 이 안엔 없다. 조금 더 고민하고, 조금 더 독한 아이들이 있었다면 같은 이야기라도 더 생기 있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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