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가 실직 후 집을 나가고, 소년은 임신 중인 엄마와 모텔로 거처를 옮긴다. 소란하고 가난한 사람들, 두렵고 거친 사람들 사이에서 불안한 생활을 이어가던 어느날, 엄마 마저 사라져 버린다. 소년은 근처 공원으로 가서 노숙자들과 몇주 생활하는데 그 묘사가 어린이용이라고 여기기 어렵게 아프고 춥다.

 

다행히 소년은 큰일을 겪지않지만 종이 한 장 차이로 인종차별, 폭행, 죽음이 비켜갔다. 엄마를 다시 만나는 결말은 다행스러웠다. 하지만, 씁쓸하게 냉정한 마음으로 어른이 되는 준비를 하는 소년. 이 아이의 심리묘사는 저자의 경험에서 우러나왔기에 어른독자도 감동시키기 충분하다. 하지만 어린이 독자는 몹시 힘들어하겠지. 이런 어두운 세상의 모습을 아이에게 보여주어야할지 어쩔지 고민이다.

 

 

'잘못 뽑은 반장'을 재미있게 읽었던 아이의 요구로 대출했다. 먼저 읽기 시작한 아이는 입을 삐죽거리면서 이야기 속의 등장인물들이 별로라고 투덜댔다.

노골적으로 '갑/을'을 임대아파트와 부유한 사람들을 갈라놓고 이야기를 시작한다. 주인공은 5학년이니 아파트 평수나 자동차 종류에 따라 갈라선다고 보기엔 어색한 나이다. 토요일 레고 수업도 저학년용이고 이런저런 디테일이 뭉개진 상태로 빈부의 적대감만 높이려는 저자의 급한 마음만 읽힌다. 자주 어른의 어휘가 어린이 입에서 나오고 스테레오타입의 인물들이 줄줄이 그려진다. 마치... 심심풀이로 욕하며 본다는 막장드라마처럼. 그 안의 선악구조가 명백하다해도 차별의식이 더더욱 도드라지는 느낌. 아이들이 진정한 화해를, 성장을 했는지....아니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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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7-03-15 09: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폴라 폭스는 제가 들어본 작가 이름 같은데 저 작가 이름으로 검색해보니 제가 읽은 건 없네요. [별이 빛나는 밤에]를 읽어보고 싶어졌어요.

유부만두 2017-03-15 09:32   좋아요 0 | URL
전 얼마전 부고를 읽고 생각나서 읽었어요.... 어른의 눈으로 읽어서 그런가 거리의 삭막함과 가난의 묘사가 절절하네요.
 

이런....빠져든다.
역시 난 책덕후였어!

열두 권?! 기다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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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yche 2017-03-16 13: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이거 끌린다!!

유부만두 2017-03-17 09:47   좋아요 0 | URL
마구마구 추천까지는 아니에요. 그래서 2권은 좀 나중에 보려구요.
 

식후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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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일엔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이유없는 음주 없다;;;;) 와인 병을 열었고,

탄핵 결정 이전에 완독하려던 헌법책을 쳐다보았다. 화이트데이 행사로 할인 (해도 비싸던) 로이스 쵸콜릿은 진하고 달고 멈출 수가 없었다.

 

 

어린이책 두 권은 막내의 주문에 맞춰서 (요즘 한국 어린이, 착하지 않은 아이들 나오는 이야기) 골라봤고 '고독한 미식가' 작가의 술이야기 엣세이도 대출했다. 그런데 이 책은 뭐, 그냥 설렁설렁 읽어야하겠다는 느낌이 든다. 뭐 이런 책까지 만드나 싶다가, 아 이런 책도 쓰고 만들고 읽는 일본이 조금은 부러웠다.

 

 

어김없이 봄....야구의 계절이 왔다. 어이없이 끝나버린 WBC를 지우기위해 우리집 어린이는 (왜 한 명만 그려진) 쌍둥이팀 저 작은 플라스틱 조각을 위해 비싼 특별판 스카우팅 리포트를 샀다. 

 

 

나온다, 나온다.....그분의 이사 이야기가 아니고 '전쟁과 평화' 2권이야기.

2권을 기다리며 1권을 심지어 재독하고 있다. 재독을 하니 인물들이 더 생생히 말하고 움직이며 ..더 화려해지는 느낌이다. 역시 대작은 대작이네. 이번주, 결심해본다. 재독에 더 속도를 내봐야지, 그럼 2권이 하루라도 더 빨리 나올거야, 암. 그럴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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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나무 2017-03-13 10: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지난주 아구찜을 시켜 먹었어요ㅋㅋ
매운 맛이 바로 한국인의 맛!!
이라고 여겼지만 너무 매워 혼쭐이 났었죠.하지만 아직 그분은 매운 맛을 못본 것일까요???

전쟁과 평화를 재독하셨나요?벌써요?
저도 유부만두님의 ‘같이 읽어요‘란 글귀에 순간 현혹되어 구입을 했습니다만,나중에 2권 나올무렵 읽어야겠다고 생각했거든요.
아~~나온다는거군요??
요즘 봄바람이 불기 시작하면서 차츰 독서의 게으름도 불기 시작하여 나는 저책을 읽어낼 수 있을까?? 고민을 좀 해봅니다.
포스트잇이 저렇게 많이 붙은 전쟁과 평화라니!!!!!!! 궁금하고 기대가 됩니다^^

유부만두 2017-03-15 08:46   좋아요 0 | URL
네! 어쩜 이렇게 포스팅을 하고나니 바로 신간알림 문자가 오더라구요!
전쟁과 평화 2권이 오늘 도착할거에요. 1권 재독이 채 끝나지 않았지만.... 바로 읽을 것 같고요....아, 좋은 책을 기다리는 행복한 아침입니다. ^^

다락방 2017-03-13 11: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포스트잇 다닥다닥 붙은 거 보니 너무 좋아요! 아아 역시 책은 종이책이구나...하는 연관없는 댓글을 달게 되네요. 하핫.

유부만두 2017-03-15 08:47   좋아요 0 | URL
책은 종이책이죠...어쩔 수 없나봐요. 이북은 정이 덜 가요. 아직은요.
 

 

당신 인생의 이야기, 는 조금씩 읽고 있다. 영화는 겁먹었던 것 보다 훨씬 좋았고, 책과의 차이점도 그런대로 좋아서 책은 책대로, 영화는 영화대로 감동을 만들어냈다. 커피를 마시면서 계속 생각했다. 만약에 .... 내가 ....

 

 

이유없는 음주가 있을까, 곧 맥주 네 캔에 만원도 끝난다는데, 나도 음주를 그만해야 할것만 같고. 체중 조절을 결심하는 초봄, 맥주에 자꾸 발목이 잡힌다.

함께 하는 음료는 건전한 캐모마일 애플 티.

 

 

아시아 최고라는 에그타르트 집....카스타드 부분이 덜 느끼하고 맛있었다.

들고 갔던 책은 아마도 존 버거의 소설이었을텐데...꺼내지도 않고 그저 과자와 커피에 집중했다.

 

 

정말 오랫만에 들른 명동성당. 날이 좋아서 동네 미사 빼먹은 것도 덜 죄스러웠다.

명동은 이제 중국어 간판이 덮어버린 느낌.

 

 

배우 이혜영 주연의 '메디아'는 깝깝한 결말과 연출에 실망했지만, 배우들의 열연에 추천하고 싶은 작품.

 

 

세상 둘도 없는 악녀, 메데이아...이천 오백 년 전의 캐릭터와 결말이 이렇게 파격적이라니. 이아손에게 빅엿을 날리며 유유히 사라지는 그녀. 하지만 연극의 결말은, 그 청소 장면 까지 생각하면 잔인하기 그지 없다. 맥주를 마시면서 천천히 읽었다.

 

 

이번주를 함께 할 책들....(아, 내겐 읽다 덮어둔 책 들이 ...여기 저기 있구나요...)

폴라 폭스의 부고를 들어서 '별이 빛나는 밤에'도 골라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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