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가 실직 후 집을 나가고, 소년은 임신 중인 엄마와 모텔로 거처를 옮긴다. 소란하고 가난한 사람들, 두렵고 거친 사람들 사이에서 불안한 생활을 이어가던 어느날, 엄마 마저 사라져 버린다. 소년은 근처 공원으로 가서 노숙자들과 몇주 생활하는데 그 묘사가 어린이용이라고 여기기 어렵게 아프고 춥다.
다행히 소년은 큰일을 겪지않지만 종이 한 장 차이로 인종차별, 폭행, 죽음이 비켜갔다. 엄마를 다시 만나는 결말은 다행스러웠다. 하지만, 씁쓸하게 냉정한 마음으로 어른이 되는 준비를 하는 소년. 이 아이의 심리묘사는 저자의 경험에서 우러나왔기에 어른독자도 감동시키기 충분하다. 하지만 어린이 독자는 몹시 힘들어하겠지. 이런 어두운 세상의 모습을 아이에게 보여주어야할지 어쩔지 고민이다.
'잘못 뽑은 반장'을 재미있게 읽었던 아이의 요구로 대출했다. 먼저 읽기 시작한 아이는 입을 삐죽거리면서 이야기 속의 등장인물들이 별로라고 투덜댔다.
노골적으로 '갑/을'을 임대아파트와 부유한 사람들을 갈라놓고 이야기를 시작한다. 주인공은 5학년이니 아파트 평수나 자동차 종류에 따라 갈라선다고 보기엔 어색한 나이다. 토요일 레고 수업도 저학년용이고 이런저런 디테일이 뭉개진 상태로 빈부의 적대감만 높이려는 저자의 급한 마음만 읽힌다. 자주 어른의 어휘가 어린이 입에서 나오고 스테레오타입의 인물들이 줄줄이 그려진다. 마치... 심심풀이로 욕하며 본다는 막장드라마처럼. 그 안의 선악구조가 명백하다해도 차별의식이 더더욱 도드라지는 느낌. 아이들이 진정한 화해를, 성장을 했는지....아니라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