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릎에 공을 맞은 투수는 달려오는 코치를 손을 들어 만류하고 남은 이닝을 처리...하지 못했다. 흔들렸겠지. 그리고 엘지는 달려오던 5승에 쉼표를 찍었다. 광주에서 엇비슷한 로고의 두 T는 투수의 중요성과 에러의 허무함과 발이 느린 포수에 대해 생각하게 했다. 그리고 남편은, 만두피는 다행히 수술은 피하게 되었다.

 

겨울부터 아프다던 오른쪽 어깨는 찜질을 하거나 물리치료를 다녀오면 하루만 편하다가 다시 나빠졌다. 정형외과에서 '오십견'은 아니라고 했는데 통증은 그대로. 큰 병원에서 양 어깨 정밀검사를 다시하고 보니 어깨뼈가 웃자라 근육에 염증이 생겼다고. 윤석민 처럼. 다행히 남편은 윤석민과 다르게 수술 후 2년 넘게 쉬지 않아도 되었다. 대신 스테로이드제 일종의 항염증제 주사를 맞았다. 항스트레스 호르몬 성분을 합성해서 만든 이 주사는 우리 나라에선 금지 약물은 아니지만, 주사를 맞으며 계속 일본 진출 첫 해 도핑 검사에 걸린 다니엘 리오스 생각을 했다고 한다. 그럼 (선수도 아닌) 남편은 무엇에 그리 어깨를 썼는가. 무릎 대신 남편이 어깨로 막은 그것은 무엇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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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o 2018-04-18 10: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단히 많은 ˝만약에˝를 생각하게 하는 경기였어요. 가르시아가 계속 뛰었더라면, 유강남의 발이 조금만 더 빨랐더라면, 이형종이 조금만 더 빨리 올라왔다면.....

유부만두 2018-04-18 11:00   좋아요 1 | URL
네...끝까지... 연장 안간걸 다행으로 생각했어요. 에휴...
그래도 전 엘지 없인 못 살아요. 세탁기랑 냉장고가 엘지;;;;

2018-04-20 09: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4-21 08: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최눈알 작전‘ (최대한 눈 앞에서 알짱거리기)로 후배 여학생에 가까워지려 노력하는 대학 3학년생, 어른의 세계와 인생을 폭넓게 경험하고 싶은 신입 여학생. 별난 주변 인물들, 개인용 3층 전차 타고 다니는 고리대금업자, 붕어 양식업자 성추행범, 치위생사 말술 언니, 밤도깨비같은 빈대, 그리고 학생 자치회장, 속옷을 일년간 갈아입지 않는 빤스대왕... 이들이 그려내는 청춘과 사랑 이야기가 어련하랴. 내용을 까먹었지만 몇 년 전에 난 분명 이걸 재밌게 읽은 느낌이 난단 말이지... 그래서 다시 읽는 실수, 애니매이션을 결재해서 시청하는 실수를 저릴러버렸다.

광고 혹은 뮤직 비디오로도 1분 이상 시청하기 힘들게 과장된 비율의 그림과 흑/적 중심 색상의 불편한 영상. 1년에 걸친 사계절 소심 연애담이 단 하룻밤에 벌어지니 내용 연결도 억지스럽고 피곤하다. 단체 마빡이 춤을 추는 사람들에 나찌와 레지스탕스의 힘겨루기로 보이는 축제 게릴라 연극, 겨울 감기는 봄밤 이후 누런 콧물이 되어 어지럽게 매달린다. 중반 이후 부터는 건너 뛰며 봐야했다.

여름밤 헌책방 축제 장면과 여학생의 그림책 찾기 여정은 흥미로웠다. 하지만 책이 나온다고해도 용서가 안돼. 반복되는 옷 벗기기와 성추행은 짜증이 솟고 가을 대학축제의 젊은 치기와 온갖 장난도 식상할 뿐이다. 겨울의 감기 치료사로 나선 여주인공은 ‘엄마‘ 타령을 하는 할아버지에게 가서 ‘제가 있잖아요‘라며 간호해준다. 성추행범의 빚을 술내기를 이겨서 갚아준다니, 이건 끝까지 간 일본남자들의 판타지 문학인건가. 그러니 ‘천천히 걸어‘가라고 붙잡고 있지. 그나마 다행인건 주인공 남자 선배가 ‘스토킹‘을 하는 게 아니라 그저 좇아다닐 뿐이라는 것쯤. 아니 이 여학생은 왜 1년간 술마시며 늙은 남자들만 만나는지 모르겠다. 그런 게 어른의 세계가 아니야. 수업 가다 말고 왜 동네 아저씨들 (책에는 ‘나이스 미들‘이라고 써놓음)을 찾아다니니. 그치들한테 뭘 배우게? 여학생 선배는 안만나? 동급생 친구는 없어? 넌 일본의 ‘은교‘ 같아.

(사진 속 만화 부분은 ‘교토 구석구석 매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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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8-04-17 07: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 책 사람들이 하도 좋다고 하길래 읽으려고 했다가 1/3도 못읽고 팔아버렸었어요. ㅎㅎ

유부만두 2018-04-17 07:53   좋아요 0 | URL
제목 때문일까요? 오기로 완독 재독... 하아 ... 이건 제 잘못이군요. ㅠ ㅠ

라로 2018-04-17 11: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런책이 영화 만화로도 나오다니,,,가끔은 아니 자주 취향에 대해 생각해 봅니다. ㅎㅎㅎㅎ

유부만두 2018-04-18 09:36   좋아요 0 | URL
네. 취향에 따라 문학과 영화의 폭은 아주 아주 넓으니까요. ^^
 

둘 다 '저학년용 도서'라고 표시되어 있지만 '지우개똥 쪼물이'와 '조막만한 조막이'는 아주 다른 이야기다. 조막이는 전래 동화를 비틀어서 유머와 다시보기를 시도했고 쪼물이는 생활에 판타지를 가미한 동화다. 쪼물이는 얇고 스토리도 단순해서 저학년이 혼자 읽기로도 적당해 보인다. 그림도 귀엽고.

 

지우개로 쓴 글이나 그림을 지우면 지우개 밥이 나오는데 맞다, 똥. 그걸 모아서 동그랗게 뭉치면 말랑거리고 고무 찰흙 느낌도 나서 뭔가를 계속 만들고 싶어진다. 치우고 훅 불어버리자면 너무 많아 귀찮은데 뭘 만들려고 드니 아쉬운 양이다. 뭘 지워야하고, 뭘 더 그리고 써야 해. 이 과정을 기꺼이 하는, 공부 말고 딴거 다 재밌는 애들 모여바바!!!

 

아이들은 억지로, 꾸중 들으며 지울 때가 더 많다. 숙제가 틀려서, 잘못 그어서, 계산이 틀려서. 눈물도장, 노력도장을 받아서 한숨을 지으면서 지운다. 그런데 그런 지우개 똥은 냄새나고 맛이 없대. 재밌게 그리고 쓰고 놀다 나오는 지우개똥은 향기도 나고. 누가 먹게요? 지우개 똥 인형이요.

 

유진이네 반 선생님은 깐깐하게 아이들의 실수를 다 지적하고 지우게 하고 혼을 낸다. 그리고 칭찬을 아낀다. 아이들은 풀이 죽고 주눅들어 손가락으로 지우개똥을 모아서 쪼물거리다 인형을 하나씩 만들어 위안을 받는다. 또 금세 잊어버리고 자기들 끼리 논다. 그리고 집에 간다. 학교에 남은 지우개똥 인형들, 쪼물이 헐렝이 짱구 딸꾹이 들은 아이들이 시무룩한 원인, 선생님이 칭찬도장 대신 찍어주는 '눈물도장'을 없애기로 결의한다. 하지만 눈물 도장은 엄청 크고 또 힘이 세고 무서워. 게다가 부리는 벌레 부하들까지 여섯이나 있다.

 

아이들은 칭찬을 먹어야 힘이 나고, 지우개 똥 인형들은 지우개 가루를 먹어야 힘이 난다. 지우개 가루를 더 만들려고 쪼물이와 일당들은 샤프심을 하나씩 들고 낑낑 그림을 그려놓는다. 아이들이 그 위에 더 그림을 이어 그리고 글도 쓰고 또 지우면서 지우개 가루가 생긴다. 잘못 써서 혼나며 지우는 게 아니라 좋아서 놀면서 지우개 가루가 생긴다. 쓸모 없는 똥이 아니라 다른 의미가 주어지는 것만 같다. 아이들 집에도 따라가는 지우개 인형들. 아직 아이들과 교류가 없지만 아이들 대로, 쪼물이들 대로 다녀서 귀엽다.

 

어제 4월 15일은 '지우개의 날'이었다고 한다. 영국의 화학자 조셉 프리스트리(Joseph Priestley)가 고무의 지워지는 성질을 알아낸 날. 지우개의 날. 나는 어릴적에 지우개똥으로 뱀을 만들었었는데. 회색빛 뱀. 또아리를 틀어놓으면 똥처럼 보였.... 그런데 지우개를 닳도록 쓰는 아이들은 없다. 쪼개거나 잃어버리거나 지우개 따먹기로 빼앗기거나. 그 많은 지우개들은 어디에 갔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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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하고 읽고 생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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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 말 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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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18-04-15 16: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좋아요 7개를 한꺼번에 할 수 있는 방법은 없나요?! @@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유부만두 2018-04-15 16:56   좋아요 0 | URL
그중 한 개는 저 분홍색 바지에 주시는 거죠? ^^

단발머리 2018-04-15 17:43   좋아요 1 | URL
ㅎㅎㅎ 책 받침 전용천인 줄 알았어요~~~ 물론 분홍색 바지에도 좋아요 1개 드리지요^^

psyche 2018-04-16 00: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내 사랑 스릴러...과연 내 인생을 구했는가

유부만두 2018-04-16 07:52   좋아요 0 | URL
구했다고 해죠요. 언니의 책 사랑이 나한테 전염되서 내 인생도 구한거야. 그런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