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대혁명은 1800년 후반까지 80년 이상 계속 되고 있었다. 1870년 프로이센 전쟁에 패한 프랑스의 파리는 척박한 폐허로 남았고 이제는 프랑스 '베르사이유' 정부군의 공격 대상이 되었다. 파리 코뮌은 몰리고 몰린 파리 노동자들의 자구적 항쟁으로도 보이지만 인간의 폭력성이 폭발하고 지옥문이 열리는 면면이 보이기도 한다. 이미 150년 전 일이다. 직접적인 발단은 1871년 3월 18일 몽마르트르 언덕에서 시작했다. 그 피의 속죄로 1874년 사크레쾨르 성당이 세워졌다.
사료들을 충격을 줄만큼 충실하게 시각화 해 놓은 그림은 흑백이지만 화약과 피냄새가 진동한다. 기록은 실존 인물들과 가상의 중심인물들을 따라가는데 많은 부분 대문호 빅토르 위고의 이야기에 업혀있다. 수양딸 잔의 살인범으로 억울하게 20년 옥살이를 하던중 가석방되어 새로운 신분, 경찰 정보원으로 살고 있는 오라스 그롱댕. 거구에 힘이 장사인 그는 진짜 살인범일 수양딸의 전약혼자 타르파냥을 좇고 있다. (레미제라블과 파리의 노트르담의 여러 요소들을 떠올릴 수 밖에 없다. 두 소설 모두 파리의 격동기, 민중의 궐기를 다루고 있다. 또한 클로드 프롤로도 등장한다.) 오라스 그롱댕의 과거를 의심하며 박쥐처럼 코뮨파와 정부/경찰쪽을 오가는 기회주의자 경찰 이폴리트는 정의 보다는 자신의 이익만을 계산하기 바쁘다. 타르파냥은 잔과 헤어졌지만 정의를 따르고 솔직한 성격, 게다가 미남자라 따르는 여자들이 많다. 정부군으로 시민들과 대치하다 코뮌쪽으로 돌아선 타르파냥은 폭력단 우르크 파의 두목 에드몽 트로카르의 정부 가브리엘라와 사랑에 빠진다. 그 사랑에 대한 폭력단의 보복으로 (파리 코뮨 와중에) 죽을 위기에서 가까스로 도망쳐 계속 헤어진 가브리엘라의 행방을 찾는다. 두목이 사창가로 보내버린 가브리엘라는 인생을 포기하며 살아가다 어린 소년병 (사진가 테오필의 조수)을 만나 부상병을 치료하며 코뮌군을 돕는다.
전투와 방어전, 화염병과 총알이 오가는 거리, 스치듯 가브리엘라와 타르파냥은 만나고 헤어지기를 몇번이고, 복수심에 칼을 갈고 갈던 오라스 그롱댕은 잔의 진짜 살인범을 알지 못한 채 정부군의 총을 맞는다. (이 둘이 파리 지하도로 가는줄 알았....) 거의 모든 인물들이 사망하고 코뮌군의 두 젊은이만이 '총은 버린 채' 담을 넘어 파리를 벗어난다.
파리 코뮌 역사의 중요한 여성 혁명가
루이즈 미셸을 언급하고는 있지만 (
Louise Michel : 1830년 5월 29일-1905년 1월 9일)은 프랑스의 무정부주의자, 교육자, 의료노동자이며, 파리 코뮌의 요인이었다. "몽마르트르 언덕의 적처녀"(red virgin of Montmartre)라는 별명으로도 알려져 있다.) 사창가와 벗은 여인들, 특히 쿠르베의 '세상의 기원' 그림과 그 작업 장면 등을 필요 이상으로 묘사하고 성적이며 폭력적인 대사와 묘사를 넘치도록 실어놓았다. 여성은 그저 피를 뿌릴 대지, 아니 거름쯤으로 취급하고 있어서 불쾌한 마음이 들었다. 여성은 거의 상의를 벗은 상태로 나온다. 어머니라 젖을 먹이거나 창녀라 성을 팔고 있거나, 그도 아니면 들라크루아의 혁명의 이미지로 (붉은 처녀;;;; 무슨 홍대 여신 처럼) 깃발을 휘둘러야 한다. 제대로 옷을 입고 말하고 싸우는 모습의 중심 여성이 없어서 매우 안타깝다 못해 분노한다. 역사적 이야기를 엮기 위한 도구용 서사라 인물들의 행동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하지만 파리 시내의 묘사와 역사 자체가 주는 힘은 크다.
파리 코뮌 종식 두 달 후인 1871년 7월, 파리의 부촌 16구에서 프루스트가 태어났고, 코뮌파의 대 방화를 살아남은 노트르담 대성당은 2019년 화재로 무너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