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에 사서 초반을 조금 읽다 둔 걸 꺼내서 마저 읽었다. 젊잖다. 중고생 사춘기 격동기의 독자를 겨냥했다는데 호수처럼 고요하고 산새 소리 들리도록 평화롭다. 글은 단정하고 깨끗한데 그렇다고 고리타분하거나 틀에 박히지 않다. 멀리 보고 지금을 참아라, 라고 하는 대신 길게 보고 성급하게 판단하지 말라고, 무엇보다 자신을 소중히 여기라고 말해준다. 틀에 박힌건가?
청소년 대상 도서라고 쉽고 가벼운 문장을 쓰는 대신 제대로 된 언어로 마음을 건네고 천천히 생각하게 도와준다. 이 책을 청소년들이 어려워하거나 힘들어해서 완독하지 못하리라 예단하는 내가 꼰대다. 아이들은 독립하는 중이고, 성장하고 있다. 예전의 아기 시절 모습을 붙잡고 애틋해하는 엄마 아빠들이 문제다. 부모들도 좀 달래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