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5/400. 사랑의 역사 (니콜 크라우스)
진부하리만큼 달콤한 제목에 빨간색 표지를 참고 읽기 시작하면 섬세하게 계산하여 잘 짜놓은 이야기를 만난다. 첫 장의 화자는 여든이 넘은 할아버지. 이 어르신이 어린 시절과 청년 시절에 겪은 사랑과 이별, 그리고 기다림의 경험이 글로 남았고 전 세계를 돌고돌아 다시 만나게 된다. 그와 그의 알마, 그가 그리던 아들의 흔적, 그리고 다른 알마와 가족들. 할아버지가 어깨를 두 번 쳤다, 는 대목에서 많은 독자들은 무너지리라. 아, 이런게 사랑이지. 이런게 소설 읽는 느낌이지. 사랑은 글을 낳고, 그 글이 다시 사랑을 엮는다오. ..... 하. 지. 만. 니콜 크라우스가 누군가. 조너선 사프란 포어의 부인이고 그 둘이 문학계의 신동이라 일컬어진다는 띠지의 작가 설명. 게다가 너무 세세하게 소설 줄거리를 전부 다 까발려 설명해주시는 한은경 역자 썬쌩님의 후기 까지 다 읽고나면 (왜 그냥 독자를 놔두지 않나요? 각자 나름대로 음미하고 감상할 틈을 주셔야....) 하아, 뭐랄까, 조금은 농락당한 느낌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