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력 없이 무거운 영화라고 들어서 미뤄두었던 영화이다. 정희진의 <영화가 내 몸을 지나간 후>를 읽고 바로 찾아 보았다. 그리고 영화 보는 내내 펑펑 울었다. 책에서 읽은 여주인공의 우울증이나 적막한 심정에 공감했다기 보다는 그 막막한 우주에 덩달아 떠있는 기분이었다. 덩달아. 하지만 함께 귀환을 위해 전력투구를 할 엄두는 나지 않는다. 절박하다거나 허무하다고 하기엔 맞지 않는 내 심정. 탁, 놓아버리고 싶은 내 속 마음이 들킨 듯 했는데, 탯줄 같은 보호대로 동료 우주인의 농담과 환영으로도 잡을 수 없던 그것은 ....무엇이었을까. 어디에서부터 이 우주의 (반/무)그래비티는 작동하는 걸까 생각해본다. 그러니까 나는 지금 요즘 뭐하고 살고 있니.
멀미나는 마지막 장면, 어쩌면 저 멀리서 시저가 말을 달려 오는 걸까봐 잠깐 긴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