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플러는 우리가 습관적으로 잊곤 하는 한 가지를 알고 있었다. 상상할 수 없는 일을 상상하고 체계적인 노력을 통해 그 상상을 현실로 이루어낼 때 우리가 지닌 가능성의 범위가 확장된다는 사실이다.
"이는 인간의 본성에 있습니다. 낭만으로 시작해서 현실로 지어나가는 능력이죠." - P27

"삶에 별빛을 섞으십시오." 마리아 [미첼은] 훗날 여성 천문학자들을 위한 첫 수업이 열린 배서대학에서 학생들에게 말한다. "그러면 하찮은 일에 마음이 괴롭지 않을 겁니다." - P56

엘리자베스 배럿 브라우닝은 이런 시를 쓴다.

이 세계에서 남자 기사도는 소멸되었지만
여자는 마지막 순간까지 기사로서 편력을 이어나간다
세르반테스가 좀더 위대했더라면
돈키호테의 Don을 Dona로 썼을텐데 - P72

바이런은 수학에 뛰어난 남작 부인과 사랑에 빠졌지만, 그 짧고 격렬한 결혼 생활이 끝내 무너져버리고 만 후 처음 자신을 매혹했던 바로 그 특징들을 못 견딜 정도로 불쾌하게 여기게 되었다. 한때 자신이 "평행사변형 공주"라고 숭배했던 여성을 이제 냉정하고 계산적인 "수학계의 메데이아"라고 비꼬았다. - P130

"파랗다"라는 것은 "파란 양말 bluestocking"이서 따온 표현으로 당시 지적인 여성, 정신의 삶을 누리기 위해 여성성과 가정을 희생했다고 여겨지는 여성을 경멸적으로 일컫는 말이었다. [...] 얄궂게도 "파란 양말"이라는 용어는 여자가 아니라 남자가 벌인 괴짜 행각 때문에 처음 만들어졌다. [...] 한 세기 전 멋쟁이 식물학자 밴저민 스틸링풀릿이 지나치게 눈에 띄는 파란 털양말을 신고 나타났[고] 그의 옷차림에서 배움에 대한 진정한 열정이 아니라 허영에 빠져 지적인 척하는 지식인의 모습을 발견했다. - P136

괴테는 화학에 기반을 두고 자신의 소설 <친화력>을 집필했다. 이 소설에서 괴테는 성적인 화학 물질이 개념을 개척하면서 억누를 수 없는 화학적 ‘친화력‘이 연애감정을 명령한다고 제안했다. - P182

우리는 자신의 본성에 내재한 사소한 약점, 자아상에 가장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약점을 다른 사람에게서 발견할 때 가장 냉혹해진다. 남을 탓하는 일은 나를 탓하는 일보다 언제나 쉽기 때문이다. - P253

몇 년 전 다윈이 진화론의 여명에 불을 지핀 후로 female이라는 단어는 성 생식과 관련된 동물적인 어감을 품게 되었다. 이 언외적 의미를 일부 여성은 비인간적이라고 받아들였고, 일부 남성은 일부러 비인간적인 뜻을 담아 사용했다. 특히 여성 노예를 가리켜 female이라고 부르는 식이었다. - P275

삶의 항로에서 키를 잡고 있을 때 기회가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 인정하는 데는 용기가 필요하다. 동시에 기회라는 변수 안에서 개인적인 선택에 따른 결과에 책임을 지는 것 또한 마찬가지다. - P280

모든 것이 영원할 것이라는 우리의 환상을 가장 크게 배신하는 것은, 상실의 가장 날카로운 비수를 곶아 넣는 것은 마지막 순간을 돌이켜 생각하는 일이다. [...] 그 순간에는 절대 알지 못했던, 결코 돌이킬 수 없는 마지막 순간들. 훗날 돌이켜 생각하면 마음이 무너질 듯한 충격을 받게 될 마지막 순간들이다. - P287

에밀리 디킨슨은 ‘마음에는 문이 여러 개 있지‘라고 노래할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마음의 문 대부분을 편견으로 걸어 잠근다. - P2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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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2021-03-07 18: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 첫 수업에서 “삶에 별빛을 섞으십시오.” 이런 말 들으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유부만두 2021-03-07 20:02   좋아요 1 | URL
그렇죠! 천문학을 공부하는 첫 수업에 멋지게 어울리는 말이에요.

난티나무 2021-03-07 19:3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진짜 사야 할까 봐요...

유부만두 2021-03-07 20:03   좋아요 0 | URL
정말 추천합니다. 프랑스 얘기도 나와요!

바람돌이 2021-03-07 19: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근데 두께가...
헉헉거리면서 읽고 있습니다
들고 읽었더니 손목 관절 아파요. ㅠㅠ

유부만두 2021-03-07 20:03   좋아요 0 | URL
전 탁자에, 때론 배 위에 올려 두고 묵직함을 느끼면서 읽었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