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어 모으는 아이 이야기 그림책을 오바마 부부가 읽어주는 영상. 언뜻 주인공 아이가 버락 오바마를 닮아보이기도 하고. "생각을 모으는 사람" 이야기 책도 연상됐다. 




어린 시절, 나도 단어, 새 낱말에 관심이 많았다. 

예닐곱 살 무렵, 우리집에선 "달걀"이라고 부르는 것을 시장에서 "계란"이라고 부르는 걸 듣고 신기해 했던 기억이 있다. 달걀이 계란이라고? 계단이랑 비슷한 계란은 달걀이랑 다른 거야? 


나는 국민학교 6학년 여름방학 때 처음 문제집을 사서 알파벳을 익혔는데 (요즘엔 상상도 못할 일인가? 우리 엄마 정말 내 영어엔 관심이 없으셨어) 그 이전에도 AFKN 미국 방송의 세서미 스트리트를 통해서 간단한 말은 눈치로 익혀두었다. 고백을 더하자면 General Hospital 이라는 연속극도 조금씩 봤는데 포옹씬이나 키스 장면이 나오면 너나 없이 "유 아 마인"을 외치던 게 생각난다. 알파벳 보다 애정 표현을 먼저 배웠음;;;; 그러다 정식 영어, 중학 1학년에 배우는 단어들은 너무 길고, 어려워서, 또 생긴 것과 뜻이 달라서 (왜 나는 영어를 표의 문자처럼 대했던지) 고생을 했다. 특히 pencil 과 large! 쪽지시험에서 자꾸 틀려서 아직도 미워하는 단어들. 스펠링과 뜻을 외워 연결시키면서 왜 '커다란 뜻을 가질 것 같지 않은' large가 라지인지, 발음은 왜 그런지 이해가 안됐다. 나도 그런 귀여운 시절이 있었습니다. 네.


저자의 책 소개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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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20-05-15 15: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바마 미쉘 영상 넘 사랑스럽네요. 미쉘이 오바마도 워드 콜렉터라고 할때 분위기~~~ 두 사람 사이좋은게 팍 느껴져요.
유 아 마인...을 새롭게 배우는 중학생도 상상해봅니다*^^

유부만두 2020-05-17 09:08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 유 아 마인, 은 국민학교 고학년생의 머리에 각인되어 아즉도 잊지 않고 있습니다. 하지만 전 이 애정씬 대사를 써먹질 못했다는 게 사실이고요. 그 이후에 읽었던 많은 연애 이야기에서도 다시 만난 적이 없어요. 사실, 너무 쉬운 문장, 너무 거친 대사 잖아요. 넌 내꺼야, 라니. 반대면 몰라도. 아니, 반대도 너무 ....

쨌든, 영어와의 만남은 아직도 계속 되고 있습니다. 난 내꺼고, 내꺼만 내꺼지만 남의 나라 영어는 뭐 내꺼 반의반쯤은 되었지 않았을까, 생각하면서요.

단발머리 2020-05-17 09:16   좋아요 1 | URL
유부만두님 댓글 읽다보니, <비커밍 제인>에서 남주가 여주에게, ‘아임 유어즈’라고 했던 거 기억나요. 키흑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도 인간이 그런 식으로까지 간단한 존재라고는 생각지 않지만... 그 남주가 그 표정으로 그렇게 말하는 그 순간에는 믿고 싶어지지 않을까 하는 그런 생각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퍼뜻 듭니다.

유부만두 2020-05-17 21:14   좋아요 0 | URL
제가 며칠전에 ‘비커밍 제인‘을 봤어요!!!!!
그 장면 생각나네요. 톰이 아련한 눈빛으로 제인에게 고백하는 장면!
하아...나쁜 넘....
넘어갈 수 밖에 없죠. 네. 그럼요.

책읽는나무 2020-05-15 16:3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림책 안읽은 지가 어언.....???
주인공 꼬마아이를 보니 읽어 보고 싶네요.
단어 수집가라니!!!!
저는 6학년 겨울방학때 알파벳을 익혔던 건지?아예 중학교 올라가서 익혔던 건지?어렴풋하게 기억이 날 듯,말 듯 한데요....분명하게 기억나는 건 promise라는 단어를 너무 좋아했었던거죠!!!
발음도 예쁘고,알파벳 조합도 예뻐 보이고,뜻도 좋아서 정말 사랑했었던 단어였어요.지금도 아이들에게 늘 강조하고 있는!!! 넘 발음 좋지 않냐?하면서요ㅋㅋ
반면 어려운 발음,딱딱하고 사무적이고,위압적인 듯, 책임감? 강한 뜻으로 이루어진 단어들은 정말 정말 안외워져서 고생했었는데 지금도 안외워진 그러한 종류의 단어들을 보면 짜증이 팍 밀려오더라구요.
유부만두님은 과거의 혼란했었던 시간을 귀여운 시절로,저는 과거의 시간을 고통의 시절로 생각하고 있는 차이점이 현재의 다른 모습의 결과가 나타나나 봅니다ㅋㅋㅋ

유부만두 2020-05-17 09:11   좋아요 1 | URL
귀여운 그림책이에요. ^^
전 아직도 그림책 읽고 있어요. 기회 삼아 백.희.나. 작가님 그림책 강력추천합니다.

맞아요, 처음 단어 접하고 외울 땐 그 ‘생김새‘에도 신경을 쓰게 되요. 발음이랑 다 함께 셋뚜로 다가와서 (조금 설레기도 하고요) ... 아, 저, 약간 변태 같군요.
과거의 혼란했던 시간들을 그냥 귀여웠다고 퉁치고 끌어안으려고 합니다. 지금 중2, 감정의 롤러코스터 타는 막둥이를 대하면서 ‘아, 나는 더 미쳤었었다...‘를 속으로 주문처럼 외우고 삽니다. 아아아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