헐벗은 남 프랑스의 산악지대에 1910년부터 수십 년 간 혼자 나무를 심은 사람이 있었다. 작가 장 지오노가 만난 그 소박하고 겸손하며 조용한 사람의 이야기를 우화 형식으로 엮은 그림책. 부드럽지만 강렬한 프레데릭 바크의 그림과 함께 강한 울림을 준다.

 

산속에서 양을 치며 혼자 강아지와 함께 사는 노인(오십오세), 정갈하고 튼튼하게 지은 집에서 깨끗한 모습으로 묵묵히 매일매일을 산다. 그가 꼼꼼하게 골라낸 백 알의 도토리. 매일 백 개씩, 삼 년 이면 십만 개의 씨앗을 심고, 그중 몇 만개의 씨앗을 보고, 묘목을 가꾸며, 결국은 '천연숲'을 이룬다. 그는 그 공을 내세우는 대신 더 깊은 산 속으로 들어가 나무 심기를 계속 이어간다. 야생 동물보다 거칠고 서로 시기하며 으르렁 거리던 사람들은 점차 너그럽게 변한다. 숲과 함께 샘이 살아나고, 산동물과 사람들이 모여들어 생명이 넘치는 땅이 된다. 이 모든 것이 한 사람의 헌신과 많은이들이 못보고 지나치고 간섭을 하지 않은 덕이다. 이 노인의 비극적인 가족사, 이야기 마무리의 종교적 채색에도 불구하고 마음이 푸근해진다. 길을 내지 않고 숲을 만든 사람이라니. '나는 자연인이다!'라고 웃통벗고 소리치며 닭 잡아먹는 대신, 자연을 만들고 뒤로 조용히 물러나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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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로 2018-06-07 12: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십오세,,,에 노인;;;;;;;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울어야 하는 건가요???)

유부만두 2018-06-07 15:16   좋아요 0 | URL
전 울면서 읽었고요, 다행히 노인이 팔십을 훨씬 넘게 장수해서 위로받았습니다.

psyche 2018-06-11 08:46   좋아요 0 | URL
나도 오십오세에 노인이라는 말에 헉하면서 눈이 흔들렸는데...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