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에 갔던 어린이책 강연회에서 강사님의 추천을 받은 윤승원 님의 만화 이야기 책을 구입했다. 날은 춥고, 토요일이지만 더 집안에만 있고 싶은 날. 부추전을 구워서 아이랑 먹었다. 많이 많이.  

 

 

'맹꽁이 서당'의 친구뻘인 '청개구리 글방' 에서 벌어지는 일이 엉성한듯 정겨운 그림체로 펼쳐지고 읽으면서 어린 시절로 돌아가는 것만 같다. 아이들은 개구지고, 훈장님은 나이들어 노쇠한데 서로 모두 호호호. 담뱃대로 꽁꽁 꿀밤을 먹이기도 하지만 아이들은 결석도 안하고 이야기 (이바구) 듣겠다고 한자 외우기 숙제도 열심히 한다. (이쯤되면 판타지)

 

조선시대 기인으로, 혹은 효자나 충신으로 이름났던 (하지만 사회 역사 책에선 흔히 다루지 않았던) 인물에 대해 훈장님이 이야기 해주신다. 장사로 이름났지만 겉으론 약골이었다거나 귀신에게 홀려가던 아이가 어떻게 죽은 이도 살리는 神醫가 되었는지 등등의 이야기다. 한번에 내리 읽기에는 양도 질도 만만찮아서 나눠 읽으면 좋겠다. 어쩔 수 없이 유교 스피릿의 조선 이야기라 충! 효! 하는 대목에선 거부감도 들고 (효자가 나쁜 사람일 리가 없다고요? 가족 이기주의 범죄가 조선시대라고 없다고요?) 부모 선생은 무조건 명령하달이고 아이들은 따르기만 한다는 법은 (이러면 애들이 책을 안읽는다고요!) 곰팡내가 난다. 그래도 훈장선생의 헐렝한 미소와 아이들을 대하는 넉넉한 마음은 '뭐 이런 시절도 있었지' 하는 생각이 들게 한다. 한자도 중간중간 꽤 들어있어서 아이들이 관심을 가져줄 수도 있고 (제발) 흔한 학습만화 류 보다 훨씬 알차기에 초등 고학년은 우습게 여기겠지만 추천 추천.

 

 

함께 산 '아무튼 스릴러' 쬐끄만데 재미는 있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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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18-04-08 10: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맹꽁이 서당, 요철 발명왕!! 이분이 아직도 책을 내시고 계신지 몰랐어요. 반가운 마음에 저도 이 책 주문해서 보기로 ^^

유부만두 2018-04-08 16:01   좋아요 0 | URL
어렸을 때 읽었던 생각도 나고 좋았어요. 요즘 스타일과는 다르지만 속깊은 맛이랄까요, 그런 느낌이 드는 만화에요. 아이 눈에는 설겠지만 읽어보게 하려고 샀어요. ^^ ‘한심이 표류기‘ 찾아봤더니 중고가격이 몇십 만원을 넘네요. 이런....

psyche 2018-04-16 00: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그림 보니 반갑네!

유부만두 2018-04-16 07:48   좋아요 0 | URL
어린이 시절 .... 꺼벙이도 생각나고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