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스퍼드 살인 방정식
기예르모 마르티네스 지음, 김주원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7년 11월
평점 :
절판


1.
가볍다. 빠르게 전개되는 스토리만큼 책장도 빨리 넘어간다.
헐리우드 영화스타일의 전개.
매력적인 남자, 지적이고 소박하지만 완고한 스승, 아름다운 여성들
에피소드처럼 사건과 그다지 연관없이 살짝 비껴선곳에 사랑과 삶에 대한 흥미로운 이야기의 배치

추리, 살인이 그다지 긴장시키지 않는다.

한가한 휴일 나른한 오후 일의 무게에서 벗어나 읽기에 좋다. 부담없고.
적당히 재밌다. 이런 소설이 좋을때도 있다.


2.
작자가 아르헨티나 사람이다.
미국이 세계경제를 쥐고 흔드는 것은 전세계의 문화를 판정리하고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스페인어권의 작가인데, 미국 스럽고, 미국스럽게 수상경력도 화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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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와정 살인사건 1 - 시마다 소지의 팔묘촌
시마다 소지 지음, 김소영 옮김 / 도서출판두드림 / 2008년 3월
평점 :
품절


1.
각각 500페이지가 넘는 두권으로된 추리소설을 휴가기간이 아닐때 손에 든 것을 엄청 후회했음.

2.
일본은 유난히 왕따의 심리학에 대한 이야기가 많다.
전혀 다른 소재와 주제지만 얼마전 읽은 미미여사의 마술은 없다도 그런 군중심리가 나왔고
뭐랄까, 소설 여기저기에 섬나라 폐쇄된 사회에서의 군중심리
침략전쟁을 하는 나라에서 교육받은 아이들의 왜곡되는 심리
잠깐씩 그런 것도 비추고


3.
이시오카 가즈미
소심하고 평범한 탐정, 말하자면 홈즈의 조수 왓슨이 탐정으로 데뷔한 셈인데
탐정을 무능하게 만들려고 시마다 소지가 사건을 너무 많이 엉켜놓은 느낌, 그래놓고 정작
무능한 탐정이 한꺼번에 번개가 치듯이 사건을 다 풀어내는것도 쫌 억지스럽고

그러나 그런들 어떠하리.



4.
뭐니뭐니해도 시작부터 섬뜩하고 소름끼치는 분위기 하나는 끝내준다.
이야기가 시작되면서 바로 사건속으로 들어가고
이 소설은 사건의 범인이 누구냐보다는 서늘한 분위기를 즐기며 봐야 한다.


5.
그런데 너무 많이 죽으니까, 멈추지 않고 계속죽어서
누가누가 죽었는지 일일이 기억하는것도 포기하고 읽다가 

무츠오의 인생역정에 가서는 
사람을 죽이는 배경도, 방식도 모두 징글징글하다.
꾸역꾸역 써낸 시마다 소지도 징그럽고 끝까지 읽는 나도 참 짜증나더라.
확인하면 별것도 아닐걸 알면서도,
이정도로 오리무중으로 만든 사건을 끝내 어떻게 풀지 궁금해서 끝까지 봤는데
실망스럽다. 이정도 수준이면
귀에걸면 귀걸이 코에걸면 코걸이다.    

이유없이 사람이 많이 죽고, 그걸 너무 시시콜콜히 써놓은것이 멀미나기는 하는데
재미없지는 않다.

처음 읽은 시마다 소지인데, 다른 작품도 읽어봐야 알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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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후계자를 죽였는가
이스마일 카다레 지음, 이창실 옮김 / 문학동네 / 2008년 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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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후계자는 대단한 힘을 가진 사람이지만 아직 NO2 이다.
이 책의 표현대로라면 다만 후계자일뿐 지도자는 아니라는 거지.
언제든 추락할 수 있는 실력자가 후계자이다.
힘을 갖고 있으나 변덕스런 '지도자' 의 의지에 흔들리는 가파른 권력자.


2.
지도자라는 단어 자체가 싫기도 하다.
민주적인 이라는 말과 지도자라는 말은 서로 어울리지 않는다.
누구를 지도하고 싶지 않은만큼 누군가의 지도를 받고 싶지도 않다.

국가의 경계나 민족의 구분은 늘 지배계급의 이익에 봉사한다.
그래서 지도자를 생산한다.
그에게 권력을 밀어주는것 까지는 좋은데 아무런 책임은 없는 지도자라면
제 인민을 굶어죽이는 정도의 실력으로 국가를 유지해서 뭘한단 말인가?
수백만 국민이 반대해도 광우병 소고기를 기어코 수입해서 '닥치고 먹어라!' 는
제 인민의 건강보다 미국의 이익이 우선하는 대통령을 눈뜨고 보며 살아야 하는 것은
국민들에게 재앙이다.
겨우 5달 지났다.
그 사이 광우병과 촛불집회 전문가가 된 우리 국민들은
앞으로 5년동안 뭘 더 배우고 어떤 전문가가 되어 이 미친 대통령을 견뎌야 할까.
투표한번 잘못하고 망가지는 삶의 댓가가 너무 크다.
겨우 이만큼이 우리의 민주주의다.

3.
지도자의 뒤를 잇는 후계자를 결정하는 것이 인민의 의지와 무관하게
지도자의 의지에 의해 결정되는 사회의
무겁게 내려앉은 은밀한 공기라니

그 분위기를 카다레는 보여준다.
진실이 무엇인지 알지 못하는, 진실이 무엇인지 중요하지 않은
오늘 살기위해 지도자의 의미심장한 눈빛을 적절하게 해석해야 하는 사람들의 불안한 꿈과
뒤섞이는 삶, 그리하여 무엇이 진실인지 알지못하는 것처럼 무엇이
삶인지 알지 못하는 영혼들을
안개속을 배회하는 바람처럼, 흔들리는 촛불처럼, 덜커덩 소리를 내는 창문처럼
독재사회의 공포정치, 예리한 칼에 스윽 베인 상처에 피를 흘리는 심장들
아무렇지도 않은 척 하면서


4.
추운나라에서 온 스파이도 그랬지만
생산하는 노동자들이 평등하게 사는 사회의 꿈을
현실에서 실현하기 위한 실험을 했던 국가들의 '당'과 '관료'들은
어쩌면 이렇게도 비열하고 탐욕적으로 회고되는가 말이다.
도대체 당신들 무슨짓을 한거야?

당신들이 행한 공포정치는 당과 관료를 넘어
권력을 나누어 공동체를 운영하는것, 평등한 세상에 대한 꿈까지 조롱거리로 만든다.
자본의 탐욕이 불평등할뿐 아니라 사람들을 미치게 하고 죽게해도
어쩔수 없다고, 세상이란 원래 힘있는 것이 장땡이라고
돈없고 힘없으면 그냥 죽은듯이 살고
돈과 힘을 위해서라면 뭐든 다하는 천박한 세상에 포기하고 살게 만든다.


5.
사회주의 사회의 공포정치는 평등한 세상에 대한 꿈을 빼앗아 갔다.
그 빈자리에 카다레는 인간이 왜 살아야 하는지 답할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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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버원 여탐정 에이전시 넘버원 여탐정 에이전시 1
알렉산더 매콜 스미스 지음, 이나경 옮김 / 북앳북스 / 2004년 6월
평점 :
절판


1.
아프리카 보츠와나의 뚱뚱하고 재치있는 여탐정 라모츠웨
소박한 낙관
그림처럼 서술되어 보여지는 삶들이 추리소설이라기 보다는 시같다.


2.
특히 그녀의 아버지의 회고에서는
아프리카가 어떻게 수탈되었는지
나누고 배려하며 어울려사는 아프리카 선조들의 철학이 어떻게 이용되고 모멸당했는지
결코 날을 세우지 않고 분노하지 않으며 시처럼 흐르는 물처럼 노래처럼 말해준다.
편안하고 담담하다.

라모츠웨 가계와 그녀의 삶에 대해 소박하고 예쁜 일화들
지루하지 않고 독하지 않다.
서스펜스나 반전 스릴, 이런것과 거리가 멀다.


3.
다만 수탈당한 자들의 소박함과 순수함을 강조하는 것을 나는 미심쩍은 눈으로 본다.
심지어 그들의 순수함과 영혼의 맑음은
교활한 백인 이방인들에게 복수하려 하지도 않는다.
약탈하는 자들은 자기들이 짓밟은 자들이 이랬으면 좋겠지.
너무너무 착해서 감히 반발하려 하지 않는
바보처럼 보이지만 실은 삶의 지혜를 터득한 거라고.
그런데, 어떤 삶의지혜?
포기하고 꿈꾸며 사는 지혜? 현실에서는 계속 수탈당하고? 아니면 현실은 보지 말고?
누구좋으라고?

아닌것처럼 제국주의 시선, 오리엔트적 시선이 있다.
나는 그렇게 느낀다. 의도가 나쁘다고 느낀다.

라모츠웨의 사건이 심심하고 쉽게 풀리는 것도 그렇다.
이 정도라는 거지.
아프리카는 그저 목가적인 풍경에 심심한 사건이 있는 착한 사람들의 세상이라고
정말?


4.
거기다 아이의 손톱 사건은 해결하지도 않으면서 구렁이 담넘듯이 속편히도 넘어간다. 뭐이런.
이 대목에서는 정말 불편하다.


아프리카는 순수하고 순종적이며 자연친화적이고 영혼에 더 가깝다는 인식들 또한
이데올로기라는 느낌을 지울수 없다.
그래서 라모츠웨는 땅위가 아니라 구름위에 허구속에서 속편히 산다.
작가의 의도가 의심스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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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술은 속삭인다 미야베 월드 (현대물)
미야베 미유키 지음, 김소연 옮김 / 북스피어 / 200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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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역시 미미여사. 초기작픔.
본격 사회파 소설로 분류되는 것들에 비하면 소품이지만
만만치 않다.

2.
구성이 치밀하고 자연스럽다.
이야기를 가로와 세로로 서로 엮어내는 재주가 뛰어나다.
전혀 다른 장소에서 다른 인물들의 이야기가 페이지를 넘길수록
하나의 교차로에서 서로 조각을 맞추는 퍼즐처럼 들어맞아 큰 그림을 보여준다.

3.
범죄에 대한 인간의 심리를 추적하는 것에 미미여사는 집요하다.
갑작스러운 반전과 노인의 등장은 낯설지만 그다지 거슬리지 않는다.
죄와 벌, 범죄와 심리에 대한 탐색이 깊기 때문이다.
스나크사냥과 키워드는 다르지만 비슷한 주제이고

4.
그녀의 무대에서 모든 등장인물은 희생자라는것이 문제다.
자본주의 이 시스템 안에서 죄를 지은 사람조차
불쌍하고 힘없는, 갈등하고 괴로워하고 도망치는 사람이다.
그러니 결국 누가 누구를 단죄한단 말인가 이 시스템 속에서 

현실사회의 부조리와 그속에서 다치는 사람들의 마음
그럼에도 결국 희망은 따듯하고 착하게 배려해주는 주변인물들과 나누는 일상이다.

5.
마모루가 그 지옥같은 복수, 단죄의 굴레에서 벗어난 후 문병온 회사 동료가 말한다.
"빨리 건강해져라. 다들 기다리고 있어. 사토가 사막 얘기를 하고 싶어해. 그 쪽에는 바람이 살아있다더라."
이런 문장이 좋다.
사실 바람은 늘 살아있다. 그런데 사막의 살아있는 바람이라는 표현은
마모루의 사막같이 건조한 마음에 주변의 착한 사람들이
살아있는 싱싱하고 따듯한 바람을 넣어주고 있는 것을 잘 느껴지게 한다.

이런 문장이 좋다. 미미여사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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