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경에 도착하니 서울과는 달리 비가 오지 않았다.
가이드 말이 북경에는 장맛비라는 게 없다고 한다.
그냥 스콜처럼 1-2시간 쏟아지고 끝이란다.
간밤에 제법 많은 양의 비가 내렸고 우리가 도착했을때 날씨는 흐려있었다.
제일 먼저 빨간 글씨와 빨간 깃발이 눈에 띄었다.
빌딩의 간판들도 거의 빨강색이었다.
역시 빨강색을 좋아하는 민족이구나!
함께 한 일행은 모두 아홉이었다.
일정 내내 누구하나 시간 약속에 늦은 사람이 없어서 가이드가 참 빠른 팀이라고 하였다.
지난 번 일본에서는 15명이 넘어가니 꼭 늦는 팀이 생겨서 좀 불편했었다.
처음 간 곳은 음식점이었다.
음식점에 가는 길에 버스 밖으로 천안문 광장과 자금성이 보였다.
중국에 가면 하도 니끼해서 먹을 게 별로 없을 거라고들 해서 기대를 안 했는데 그것보단 괜찮았다.
특이한 것은 밥이 양푼으로 한가득 나오고, 밥이 달라 붙어 있는게 아니라 푸석푸석하며 쌀알이 따로따로 놀았다.
벌써 한국의 밥이 그리워졌다.
제일 맛있는 밥은 셋째 날 한식집에서 먹은 밥이 찰지고 맛있었다.
점심을 먹었으니 이제 관광 시작!
가이드말이 날도 좋고 하니 일정을 바꿔 자금성부터 본다고 하였다.
오늘이 아니면 자금성 돌기가 갈수록 더 힘들어진다면서 말이다.
자금성은 우리나라의 경복궁이라고 생각하면 되겠다.
그 규모는 경복궁의 10배 이상 된다. 더 될 것 같다. 그래서 중국인들은 한국에 오면 절대 경복궁 관광을 안한단다.
그렇게 웅장한 자금성이 있는데 굳이 경복궁을 볼 필요가 있겠는가?
처음 천안문 광장에 들어섰다.
검색을 하고, 광장에 들어서니 모택동 시체가 있는 기념관과 뒤로 우리나라로 따지면 국회의사당 건물이 보이고, 저 멀리
모택동 사진이 보였다.
예전에 여의도 광장이 떠올랐다. 천안문광장은 수만명의 사람들의 피가 뿌려진 피의 광장이다.
한참을 걸어서 지하계단을 내려가서 드디어 자금성 입구에 도착했다.
사람들이 정말 많았다.
가장 다른 것은 지붕이 황제를 상징하는 노란지붕이라는 점이다. 노랑색은 오직 황제만이 쓸 수 있었다고 한다.
너무 넓어서 걸어가는 것만 해도 힘들었다. 자객의 침입에 대비해 나무도 심지 않아서 그늘 하나 없는 궁궐을 구경하였다.
무려 방의 개수가 9999개나 된다고 한다. 조선의 정승 집은 99칸 이었는데 중국 황제의 궁은 그것의 100배나 된다.
9999칸 안에 살던 황제의 권력이 얼마나 대단했을까 상상이 갔다.
이를 다 볼 수는 없고 가장 중요한 황제가 머물렀던 중요한 곳 6군데를 다니는데만 해도 힘에 겨웠다.
실상 안에는 볼 것이 거의 없었다.
하지만 자금성 자체의 거대함에 입이 쩌억 벌어졌다.
땡볕에 자금성을 돌아보고 나니 다리도 아프고, 목도 마르고, 벌써 지쳤다.
그래서 가이드가 처음에 자금성을 돌자고 하였나 보다.
다음은 먹거리 골목인 왕부정 거리이다.
어떤 재료를 가지고도 요리를 만든다는 중국답게 징그러운 음식들이 넘쳐났다.
가장 기억에 남는 건 병아리를 그대로 튀긴 것이었다.
작은 병아리를 털을 다 벗겨서 머리가 그대로 달린 채로 튀긴 음식이었는데 차마 사진을 찍을 수가 없었다.
전갈, 해마, 불가사리 꼬치만 사진으로 남겼다. 차마 먹지는 못하고 딸이 타코야끼를 먹고 싶다고 해서 그것만 먹었다.
중국 먹자골목에 가서 일본 음식을 먹다니 어이없다. 용기 내서 한 번 이런 음식을 먹어 봤어야 하는건데....
가이드의 조언대로 첫날 무조건 자금성을 다녀오길 정말 잘했다.
멋모르고 따라다녔으니깐 완주했던 것이다.
중국관광은 도보관광이다. 따라서 운동화는 필수다.
작년 일본 갔을때 운동화 안 가져갔다가 발이 얼마나 아팠는지 모른다.
내일은 만리장성을 가는 날이다. 정말 기대된다.
아침 7시에 출발한다고 한다.
집에서는 쿨쿨 잘 시간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