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와서 가장 늦게까지 잔 날이다.
아침도 느긋하게 먹고, 짐도 잘 정리한 후
곧장 공항으로 갔다.
북경 공항 또한 세계에서 가장 크다고 하다. 도대체 안 큰 게 뭐야?
공항의 모습은 인천공항과 비슷한데 규모가 훨씬 더 크다.
면세점은 인천공항이 더 종류가 많다.
한국은 쇼핑의 천국인 듯하다. 홍콩이 더 그렇다고 하지만 안 가봐서 모르겠고.
중국, 일본, 한국 중에서는 한국이 쇼핑하기에는 딱이다.
게이트까지 전철을 타고 들어가야 할 정도로 넓다.
오는 날 어디서 내릴 지 몰라 일행 모두 당황했던 일이 생각난다.
마지막 날은 당황하지 않고 제대로 내렸다.
절차를 밟고 면세점을 돌아다녔다.
일단 아들이 부탁한 자동차를 사러 여기저기 발품을 팔았지만 마땅한 게 없어서
초콜릿이 들어 있고 위에 자동차가 붙어 있는 걸로 2개를 샀다.
지난 번 일본에서 사 온 자동차도 며칠 가지고 놀더니 시들해지고
결국은 다 분해해서 고장낸 녀석인데 또 자동차를 사오라고 한다.
그래도 어쩌겠나? 미안한 마음에 사 가야지.
그 다음 친정 부모님과 딸 선생님께 드릴 보이차를 샀다.
하여튼 면세점 직원들도 뚱해 있다니깐.
좀 상냥하면 안 되나?
면세점이 훨씬 비쌌다.
'지난 번 찻집에서 살 걸' 후회되었다.
일행 중에는 라텍스 전문점에서 라텍스 베개를 사신 분도 계셨다.
귀가 솔깃하고 지름신이 오려고 하였으나 꾸~욱 눌러 참았다.
중국 여행은 꼭 이렇게 쇼핑 일정이 들어 있단다.
그나마 이번 상품은 3번(찻집, 라텍스, 한의원) 으로 쇼핑 횟수가 최하였다고 한다.
예전 동남아시아 관광 상품에 꼭 쇼핑 일정이 끼어 있었던 거랑 똑같다.
나같이 귀가 얇은 사람은 이것저것 살 위험이 농후하다.
그래도 이번에는 잘 견뎌낸 내가 자랑스럽다.
우하하!!!
여행사에서 준 설문지에 개선점에 <쇼핑 일정 빼기>라고 적었다.
여행은 날씨가 관건인데
4일 내내 비가 비껴 가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중국이 놀라운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는 것에 많이 놀랐고,
서울처럼 북경도 옛날의 자취를 많이 잃어버린 것 같아 아쉬움이 남는다.
자금성만 아니면 그냥 현대적인 도시로만 느껴질 것 같아 안타깝다.
서울도 경복궁 근처에 가야 여기가 옛 도읍지였지 하는 느낌이 들지 않는가!
오래된 역사를 가진 도읍지들은 좀 더 신중하게 개발해야 하지 않나 싶다.
유럽 국가들을 도시 개발을 하더라도 유적지를 피해서 빙 둘러가게 도로를 만든다고 하지 않던가!
그런 것들을 본받을 필요가 있다.
지금 당장의 눈부신 개발보다 친환경적으로, 유적지와의 조화를 생각해서 신중하게 개발할 필요가 있다.
개인적으로 옛 유적지의 느낌을 그대로 간직한 경주, 교토, 나라 같은 도시들이 마음에 남는다.
일본만큼 사진을 많이 찍지 못했다.
딸이 협조를 안 했다. 사진 찍자 하면 풍경이나 찍으라고 해서 말이다.
또한 워낙 사람이 많아서 촬영하기가 불편했다.
좋은 사진을 건지지 못해 아쉽다.
그나마 만리장성과 용경협 간 날 날이 좋아서 사진이 괜찮게 나온 편인데
배 타고 찍느라 흔들린 사진들이 많다.
이번 중국 여행은 사진보다 마음에 더 기록해야 할 것 같다.
중국으로 출발한 날부터 아들 녀석이 아픈 바람에
내내 전전긍긍하였는데 엄마 없이도 그래도 잘 버텨준 아들이 고맙다.
돌아온 이후 아들 내내 간호 하느라 정신이 없었고, 밤마다 열이 오르는 바람에 밤잠을 설쳐서 (하루 1-2시간 밖에 못 잤다. )
스케치를 빨리 올리지 못했다. 기억이 날아가기 전에 빨리 스케치를 끝내야 하는데 오늘에서야 끝마무리를 해서 다행이다.
어젯밤 처음으로 잘 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