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난주, 지난 주 연속 2주 광화문 촛불집회에 참석하였다.
주말에 좀 쉬고 싶은데...
국민을 왜 이리 힘들게 하는지 모르겠다.
처음에는 온가족이
둘째번엔 부부만 갔다.
처음 갔을 때를 회고하자면 이렇다.
시청역이 너무 붐빈다 하여 그전에 내렸다.
인파에 휩쓸려 느릿느릿 서울광장에 도착하니 민주노총이 주최하는 행사가 한창이었다.
깃발과 사람들~~
진짜 많았다.
처음 집회에 나온 아들은 많이 놀란 눈치다.
하긴 나도 놀랐으니 말이다.
사람이 엄청 많았다.
경찰집계 26만이라고?
헐~~택도 없다.
나도 태어나서 그렇게 많은 사람이 모인 건 처음 봤다.
광화문에 100만이 모였다는 그 날,
우린 광화문 근처에 가지 못하고
조선일보 빌딩 맞은편에 자리를 잡았는데 마침 계단이 있어 그 곳에 앉았다.
김미화 씨 부부, 김제동 씨, 도올 이 나와서 연설하는게 들렸다.
좀 있으니 유아를 동반한 대가족이 우리 앞에 자리를 잡았다.
이제 갓 돌을 지난 아이부터 초등생까지 아이들 연령이 다양하고
부모도 각기 다른 걸로 봐서
어디 육아 공동체에서 함께 집회에 온 것 같다.
주고받는 말을 들어보니
지난 주에도 온 모양이다.
와~~ 생면부지의 사람들이지만 존경스러웠다.
난 수퍼남매가 어릴 때는 감기 걸릴까 걱정돼 마음은 집회에 나가고 싶지만
결행을 하지 못했더랬다.
그래서 어느 정도 큰 지금에서야 민주 시민 교육 하러 집회에 온 건데...
이 애기 엄마아빠들은 정말 대단하다.
아이들이 살아갈 세상, 좀더 좋게 만들어보겠다는 일념으로
그 어린 애들을 매주 대동하고 집회에 참석하고 있었다니 말이다.
행동을 보니 한두번 집회를 다녀본 솜씨가 아니다.
애들도 얼마나 구호와 노래를 잘 따라 부르던지....
그 애기 엄마아빠를 보며 다시 한 번 마음을 다잡아보게 되었다.
정말 열심히 살아야겠다고 말이다.
애들 앞에 부끄럽지 않은 어른이 되어야겠다.
우리 가족이 앉은 계단 쪽에 요즘 사이다 같은 발언을 쏟아내는 이재명 성남 시장이 나타났다.
젊은층이 대거 몰려 함께 사진도 찍고,
면담도 하고 그랬다.
나도 사진 찍고 싶었으나 수줍어서 그냥 먼발치서만 봤다.
지난 주 2박 3일 수련회를 다녀와 정말 쉬고 싶었다.
그런데 옆지기가 집회에 가자고 자꾸 쑤셔대서
자의 반 타의 반으로 광화문에 또 가게 되었다.
우리 두 명이라도 인원수를 보태자는 마음으로 지하철을 타고 갔다.
좀 불안했다.
지난 주에 비해 사람이 적을까 봐서...
기우였다.
지난 주만큼은 아니지만- 알고 보니 전국적으로 집회가 펼쳐짐- 여전히 광화문에 사람이 많았다.
지난 번보다 한층 무대 가까이 갈 수 있었다.
눈을 돌려보니 이순신 동상이 보였다.
너무 늦게 가는 바람에 자리가 없어 내내 서있었다.
행진이라도 하자고 갔는데
집회를 하고 있어서 그나마 다행이다 싶었다.
그런데 전인권 씨가 나와서
상록수를 부르는 게 아닌가!
순간 가슴이 찡 눈물이 핑그르르!
우리가 떠나보낸 그 분이 부르던 그 노래 아니던가!
계속해서 언론에 회자되는 전인권씨의 노래 선곡은 정말 압권이었다.
애국가가 그렇게 감동적일 수가!!!
행진을 하다보니 정말 많은 사람이 모였다는 걸 실감할 수 있었다.
우리 주변에 학생들이 참 많이 보였는데
교복 입은 학생들이 어찌 그리 구호도 잘 외치는지....
연인들, 가족들, 노부부, 솔로 모임 등등
행진을 마무리하면서 황석영 씨도 목격했다.
집회 나온 초등학생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었다.
나도 할까 했지만 다리와 허리가 너무 아파 포기했다.
행진 끝에 내자동 즉 차벽이 보였다.
그 곳이 가까워졌다는 증거이다.
평화 시위 그 자체였다.
우리 국민은 역사를 새로 쓰고 있다.
그렇게 많은 인파가 몰렸음에도 불구하고 질서 있게, 평화적으로
집회를 하고 있었다.
대학 다닐 때 보던 집회 모습과는 사뭇 달랐다.
이 역사의 현장에 내가 참여하고 있다는 생각에 가슴이 벅차 올랐다.
학생이 있는 가정은 꼭 온 가족이 한번 집회에 가보길 권유한다.
분명 느끼는 바가 클 것이다.
민주 시민 교육은 활자로만 하는 게 아니다.
새 역사를 쓰고 있는 지금, 함께 동참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교육이라고 생각한다.
옆지기가 누군가가 이런 말을 했다고 알려준 적이 있다.
" 행동하지 않는 국민은 국민이 아니다" 고 말이다.
페친 한 명이 있다.
애 다섯 아빠다.
막내( 4세 정도))는 지금 큰 수술로 인해 입원 중이다.
하지만 그 아빠는 어느 하나도 소홀하지 않다.
학교 애들 열심히 가르치며, 열심히 네 아이들 뒷바라지 하고, 막내 간호와 여러가지 재능 기부도 열심이다.
진짜 몸이 열 개라도 모자랄 정도로 열심히 바쁘게 산다.
정말 존경스럽다.
거기다 애들과 함께 촛불집회도 꼬박꼬박 참석하고 있다.
그 후배의 마음을 안다.
좋은 세상에서 살게 하고 싶은 부모의 마음.
정말 어른 답게 살아야겠다.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게" 살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