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하는 교실 이사가 이제는 정말 힘겹고 지겹다.
교실 그대로 사용하는 선생님이 너무 부럽다. (완전 로또 당첨이다)
교실 이사만 없어도 학년말 방학이 꽤 여유가 있는데...
짐이 많으면 이사가 힘든데 왜 이리 짐이 많아진 걸까!
생각해 보니 몇 년 전에는 몇 상자 옮기면 끝이었는데
언젠가부터 혼자서는 도저히 이사할 수가 없게 되었다.
그게 저학년을 오래 하고, 학급문고를 만들다 보니 이 지경이 된 듯하다.
책에다 자질구레한 짐, 게다가 애들 놀잇감까지 바리바리 짊어지고 다닌다.
더구나 작년 퇴임하신 선배님이 주신 디지털 피아노까지 있다.
교실 배정을 받고부터 언제 어떻게 이사하나 전전긍긍이었다.
교실 이사를 해야 잠도 편히 자고 새학년 학급 살이도 구상하는데 ....
드디어 주말, 남편과 함께 출동했다.
이번에는 층도 이동해야 해서 동선이 좀 길다.
그나마 엘리베이터가 있어서 얼마나 다행인가!
수퍼남매까지 동원하려고 하였으나 아직 감기 증세가 남아 있어
둘은 집에서 숙제나 하고 있어라 하고 우리 부부만 나섰다.
이사갈 곳은 다행히 짐이 다 나간 상태라
내 짐만 싸서 옮기면 되어 작년보다 일이 훨씬 수월했다.
작년에는 정년퇴임하신 분의 교실을 물려받아
짐 빼고 짐 옮기고... 일이 2배였다.
종업식 전에 버린다고 버렸는데도 짐이 꽤 되었다.
언젠가 쓰겠지 하고 남겨둔 것들이 대부분이었다.
1년 동안 한번도 안 쓴 것은 과감히 버려야 하는데 그게 잘 안 된다.
욕심이지 싶다. 이젠 정말 버려야지.
내년에는 학교를 옮겨야 해서 정말 짐을 줄여야 한다.
왜 이리 짊어지고 다니는지 내가 생각해도 어리석다.
남편은 제발 책 좀 버리라고 옆에서 구시렁댄다.
(자기 책은 한 권도 못 버리면서...)
그래도 남편 덕분에 이사를 훨씬 쉽게 했다.
작년까지는 책을 일일이 옮기느라 애를 먹었는데
이번에는 잔머리를 좀 굴렸다.
책꽂이 채 맞바꿨다. ㅎㅎㅎ
서랍정리하는 거야 하루 날 잡아서 하면 되니깐 이젠 좀 안심이 된다.
1년 동안 한번도 안쓴 물건은 교수학습센터에 보내야겠다.
쓸 일이 있더라도 교수학습센터에서 빌려서 쓰도록 해야겠다.
괜히 자리만 차지하고 이사할 때마다 힘들다.
2015학년도 교실이 참 좋았는데...
운동장도 바로 보이고 남향에다가 도서실 바로 옆이고, 화장실도 코앞이고, 보건실도 가깝고 말이다.
이제 새로운 교실, 새로운 아이들에게 정을 붙여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