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학년 과학 1단원은 동물에 대해 배우는 과정이다.
아이들이 정말 좋아하는 동물.
그 중에서 오늘은 땅에 사는 작은 동물을 관찰하여 루페 라는 작은 현미경(?)을 이용해 관찰하는 시간이었다.
루페를 이용해 개미를 관찰한다는 말에 아이들은 벌써 마음이 들떠 있었다.
점심 시간에 벌써 여러 마리 잡아 온 아이도 있었다.
드디어 5교시 과학 시간,
야외 학습장으로 나갔다.
모둠별로 개미 같은 작은 동물을 잡아와서
패트리 접시에 올려 놓고,
맨눈으로 관찰,
돋보기로 관찰,
마지막 루페로 관찰하는 실험이었다.
활동적인 아이들은 개미 잡느라 난리가 났다.
반면 평소에 곤충을 싫어하는 아이는
개미가 징그럽다며 손도 대지 않고, 꽥꽥 소리만 질러댔다.
처음 본 루페가 신기했는지 연신 루페 속에 갇힌 개미를 끊임없이 관찰하는 아이도 보였다.
각양 각색의 모습이었다.
꾸러기 몇 명이 한 시간 내내 개미 가지고 장난하며 소리를 질러대서
인근 근린공원 정자에 앉아있는 할머니, 할아버지가 시끄럽다고 민원 넣을까 봐 눈치가 보였다.
비명 지르지 말라고 해도 막무가내인 녀석이 꼭 있다.
소곤소곤 말해도 되는데 왜 그렇게 목청을 높이는지...
루페로 개미를 관찰하니 턱에 뾰족한 것이 보여 신기했다.
제대로 개미를 관찰한 아이들은 실험관찰에 개미의 턱을 뾰족하게 그려왔고
대충 관찰한 아이는 여전히 둥근 턱을 그려왔다.
루페로 본 거 맞나?
관찰한 개미는 방생해줬다.
아이들 장난에 죽음을 당한 개미도 여럿 있었다.
루페 안에 여러 마리 개미를 집어 넣으니 서로 싸웠나 보다.
이걸 재밌다고 지켜보는 아이 덕분에 여러 개미가 사망하였다.
나도 주의 주고
아이들 끼리도 장난으로 죽이면 안 된다고 주의를 줬지만
생명을 경시하는 아이가 꼭 있다.
아이마다 작은 생명체를 대하는 태도가 참 다르다.
인성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얌전히 실험하고 고이 놔주면 될 터인데
굳이 싸움을 하게 만들고, 죽게 만들다니...
다른 작은 생물 즉 공벌레, 달팽이, 지렁이 등도 루페로 관찰했으면 정말 좋았을텐데...
이름 모를 초록 곤충 하나만 잡히고 나머진 모두 개미였다.
교과와 연계하여 동물과 관련된 그림책이나 동화책을 읽어보면 좋을 듯하다.
특히 여자 아이는 이런 종류의 책을 별로 접해 볼 기회가 없었을 테다.
과학 시간에도 " 징그러, 무서워" 연발하는 아이는 거의 여자이다.
아마 모르긴 몰라도 오늘, 남자 아이가 지렁이 잡아왔으면
과학 시간은 비명 소리로 난리가 났을 것이다.
작은 생물과 친해질 수 있는 기회를 책으로부터 얻는 방법도 좋을 듯 싶다.
먼저 책을 통해 작은 생물에 대해 알고,
작은 생물 또한 나와 같은 생명체이자 소중한 존재임을 깨닫는다면
함부로 죽이거나 그 생명체 앞에서 징그럽다고 소리치거나 하지 않을 듯하다.
개미 한 마리도 소중한 생명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