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반은 주말 숙제로 동시 외우기를 내준다. 월요일에 자신이 외어온 동시를 친구들 앞에서 발표한다. 가장 반응이 좋았던 시를 플루터로 뽑아 칠판 앞에 게시하고 다함께 암송한다. 은근히 자신이 외어온 동시가 뽑히길 바라는 아이도 있다. 그렇게 한 편 두 편 외운 동시가 꽤 된다. 처음 국어 교과서에 나온 8행 짜리 동시를 외울 때는 잘 외우지 못하던 아이들이 이제는 척척 잘 외운다. 암기가 무엇인지 터득한 듯하다. 암기도 훈련이 필요하다.

 

  도서실에 가서 동시집을 빌릴 줄도 안다. 1학기 때 몇 번 동시집 대출하는 미션을 주기도 하였지만 매주 동시를 외우다보니 저절로 동시에 관심이 생긴 모양이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동시집이 있어 교실에 비치해 놓으려고 주문했다. 계속 선생님을 하는 이상, 이 동시집을 한 권 가지고 있으면 유용할 듯하다. 안도현 씨의 동시집 <냠냠>이다. 아이들이 참 좋아한다. 내가 봐도 참 맛깔나게 잘 썼다.  몇 주 전에 음식 관련 동시를 외어오라는 숙제를 내줬더니 이 동시집에 나온 동시를 외어 온 아이가 여럿 있었다. 나머지 한 권은 <선생님 과자>라는 시그림책인데 모양은 동화처럼 보이나 실은 동시이다. 내용도 재밌고 감동적이다.

 

  두 권의 동시집을 주문했더니 행복하게도 두 개의 사은품이 따라왔다. 하나는 메모지이고, 다른 하나는 원화 세 점이다. <넉점 반> <영이의 비닐 우산> <강아지와 염소 새끼>이다. 두 권은 교실에 이미 있다. 마지막 책은 최근 출간되었고, 권정생 님의 시라서 궁금하다.

 

  가을에는 시가 참 어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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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14-10-28 1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주말 숙제 동시 외우기 굿입니다~
가을에는 시가 잘 어울리죠.

전 요즘 정호승 시인의 시집 <여행> 읽고 있어요.

이슬은 사라지는 게 꿈이 아니다
이슬은 사라지기를 꿈꾸지 않는다
이슬은 햇살과 한몸이 되기를 바랄 뿐이다.
.
.
.
햇살과 한몸을 이루는 기쁨만 있을 뿐
이슬에게는 슬픔이 없다

수퍼남매맘 2014-10-30 13:19   좋아요 0 | URL
반 아이들과 외운 안도현 씨의 동시입니다.
세실 님처럼 멋진 시를 외우고 있어야 하는데...
빵 하고 한번 웃으시라고 올립니다.

<국수가 라면에게>
너, 언제 미용실 가서 파마했니?


2014-10-28 15: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10-29 07:46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