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교과서 <가족>을 공부하기 시작하였다.
첫 장을 열자마자
그림책 <가족은 꼭 안아 주는 거야>가 나온다.
바로 이 그림책의 몇 장면이 교과서에 실렸다.
국어 교과서에 실린 <으뜸 헤엄이>는 저작권 때문이지 우스꽝(?)스러운 삽화로 변질되었는데
가족 교과서에 실린 것은 그나마 그림책 장면 그대로여서 다행이다.
각자 읽어보고
그 다음 내가 한번 쭈욱 읽어줬다.
다 읽고나서 가장 감동적인 부분이나 기억에 남는 부분에 밑줄을 그어보라고 하였다.
이름하여 책 속 보물 찾기.
보물을 찾은 다음 발표를 하였다.
왜? 이 부분에 밑줄을 그었는지 이유도 말해 봤다.
똑같은 책을 읽었지만 보물은 다 다르다.
가족은요,
함께하는 게 많은 거예요.
그래서 나눌 수 있는 추억도 많아요.
우리 집은 놀이터.
아빠 다리는 미끄럼틀.
엄마 등은 기차가 돼요.
바닷가에 놀러 갈 때 우리 가족은 바다 탐험대,
산에 오를 때는 뒷산 탐험대,
함께 노래할 때는 가족 음악대.
가족은요,
하는 일을 서로 도와주어요.
혼자 하면 힘들지만
함께하면 기분 좋은 놀이가 돼요.
나는야 꼬마 도우미예요.
무엇이든 다 도울 거예요.
복잡한 퍼즐을 맞출 때는 엄마 아빠가 나를 도와주어요.
가족은요,
좋은 일이 생기면 모여서 축하하고
슬픈 일이 있을 때는 서로 위로해 주는 거예요.
손꼽아 기다리던 내 생일에는
함께 축하해 주어요.
가족은요,
언제나 꼭 안아 주고 싶은 사람들이에요.
가족은 함께 있으면 마음이 흐뭇해지고 행복해지는 거예요.
교과서에 실린 내용이다.
난 첫 부분이 가장 마음에 와 닿는다.
" 가족은요, 함께하는 게 많은 거예요. 그래서 나눌 수 있는 추억도 많아요."
나의 유년 시절을 떠올리 때, 여러 가지 추억들이 생각난다.
요즘 수퍼남매와 배드민턴을 치는데
어릴 때 아버지가 나에게 배드민턴을 가르쳐 주던 게 떠오른다.
아버지는 운동 신경이 좋아서 스케이트도 잘 타셨고, 달리기도 잘하셨다고 한다.
배드민턴을 가르쳐 주시면서 나에게 벽 치기를 여러 번 하라고 하셨다.
난 배드민턴을 잘하려고 매일 벽치기를 했었다.
어느 정도 벽치기를 잘하게 되자 아버지와 경기를 했었다.
아버지가 운전하는 자전거 뒤에 타면 아버지의 땀 냄새가 났던 기억도 있다.
어릴 때는 아버지가 날 무릎에 앉히고 자신의 수염을 내 얼굴에 부벼대서 얼마나 따끔했는지 모른다.
고등학교 때는 아버지가 뜨끈뜨끈한 저녁 도시락을 자전거 타고 매일 배달해 주셨다.
아침에 도시락 두 개 싸가면 저녁 도시락은 식어서 맛이 없다면서 엄마가 저녁 도시락을 해 주시면,
그 도시락을 매일 힘들게 배달해 주시곤 하셨다.
지금처럼 가족과 여행을 가거나 체험을 한 추억들은 거의 없지만서도
아버지와 함께한 추억들이 참 많다.
지금, 아버지는 내 유년 시절에 대해 기억이 안 나시겠지만서도 난 많은 것을 기억하고 있다.
수퍼남매가 자신들의 유년 시절을 떠올릴 때도 나처럼
가족과 함께한 추억들이 떠올라
마음이 포근해지길 바란다.
가족 공부를 하다보면
아이들이 너무 솔직하게 다 말해버려서 난감할 때가 있다.
오늘만 해도 어떤 아이가
" 우리 엄마 아빠는 매일 싸워요" 해서
" 맞아. 선생님도 남편과 자주 싸워, 가족은 싸우기도 하고 그러다 화해하기도 하고 그렇지 뭐" 라고 말해줬다.
아이들이 가족 공부 하면서
어떤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낼지 기대된다.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