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달, 가족을 위하여 구매할 책 목록이다.
1. 딸은 <별그대>에 나온 <에드워드 툴레인의 신기한 여행>을 사 주기로 하였는데 마침, 집에 있었다. 딸은 이 책 찾자마자 앉은 자리에서 다 읽었는데 난, 온이 중성화 수술 때문에 마음이 안 잡혀서 1/4 정도만 읽었다.( 3년 전, 비룡소 부상으로 못 받은 줄 알았는데- 왜냐하면 딸과 나는 리스트에 적지 않았으니까- 남편이 자기가 리스트에 적었다며 한 번 찾아보라고 하였다. 책장을 살펴보니 진짜 있었다.)
남편에게 안 물어보고 내 맘대로 했으면 집에 있는 책을 또 살 뻔했다.
그런 책이 한 두 권이 아니다.
구매한 책을 또 사는 이 건망증. 어찌하면 좋을까!
집에 소장한 책을 도서관처럼 바코드 작업을 해야 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딸은 우여곡절 끝에 다음 책으로 변경하였다.
이 책을 사야 우리 가족 모두 알라딘 흰색 머그컵을 받을 수 있기에
내가 좀 꼬셨다. ㅎㅎㅎ
원래 딸은 <고양이 학교>를 보고 싶어 했으나 남편과 딸이 그 책 때문에 한바탕 전쟁을 치렀다.
그 이야기는 아랫쪽에 있다.
개인마다 그 책과 인연을 맺게 되는 시기는 모두 다르다.
<신기한 여행>도 3년 전 우리 집에 왔는데 이제야 나도 이 책을 펼쳐 보게 되었으니 말이다.
막상 읽으려고 샀으나 책장에 묵혀 둔 책도 있고,
예전에 샀는데 안 읽고 먼지만 쌓여 있던 책이 불현듯 내 눈에 들어와 읽게 되는 책들도 있다.
시기는 별로 중요하지 않은 듯하다.
그 책을 어떤 마음으로 읽는지, 얼마나 꼭꼭 씹어 읽는지, 읽은 내용을 내 안에서 얼마나 되새김질하고, 그걸 실천하면서 사는지 그게 중요한 게 아닐까!
2. 아들은 <김 배불뚝이의 모험 4>를 사달라고 한다.
무슨 책 사 줄까? 하면 매번 이 책을 사달라고 하는데 자꾸 다른 책을 사주곤 하였다.
아들도 <나는 책읽기가 정~ 말 싫어>를 읽더니 이 책을 읽고 싶은 마음이 커졌나 보다.
그만큼 저자가 책 소개를 알차게 했다는 말씀이겠지.
이제는 정말 사줘야겠다 싶어 주문한다.
장난꾸러기들의 이야기가 재밌나 보다.
<나는 책읽기가 정~~ 말 싫어>에 나온 아이들은 선생님 팔기 대작전을 가장 좋아했단다.
선생님을 팔아버리고 싶은 아이들이 많은가 보다.
책 속에서만이라도 그런 상상을 한다면 대리만족을 할 수 있지 않겠나 싶다.
아이들은 모범생 이야기보다는 꾸러기 이야기들에 훨씬 열광한다는 것을 기억하자.
3. 남편을 위해서는 이 책을 주문한다.
" 책 사 줄까?" 예의상 한 번 물어보니 냉큼 이 책을 사달란다. 엄청 비싸다.
이런 책도 물론 좋지만
부모로서 마음을 다스리는 책도 정독해 주면 좋겠다. 양육서 같은 것 말이다.
법륜 스님이 <아빠 수업>도 출간해 주심 좋으련만.
내가 가끔 감동 받은 부분을 읽어주긴 하였지만
본인 스스로 되새김질하면서 읽었으면 좋겠다.
사춘기인 딸과 자꾸 부딪히는 아빠.
(원래 성격이 비슷한 사람끼리 잘 부딪힌단다.우리 집은 부녀가 비슷하다.)
아빠가 마음을 달리 먹어야 하는데.....
우리 집은 보통 사안이 발생하면
아빠 대 나머지 3명으로 편이 나눠진다. 이것도 별로 좋은 대결 구도는 아닌데....
<소설처럼>만 정독해도 딸과의 다툼이 많이 줄어들 텐데.
어젯밤도 <고양이 학교>를 사달라는 딸과 그 책은 딸 수준에 맞지 않다는 남편과 한바탕 전쟁이 있었다.
아들은 옆에서 열심히 누나의 법적 대리인 노릇을 하고
" 6.25때 난리는 난리도 아니다. 에휴휴~~" 난 중간중간 내 생각을 말하고.
우리 애들 논쟁할 때 보니 말발이 엄마, 아빠 닮아서 장난이 아니다.
자신들이 읽었던 "나는 책읽기가 정~~말 싫어!" 에 나온 구절을 인용하면서 남편한테 반박하는데
아빠가 나중에 두손 들었다.
한바탕 논쟁이 끝난 후,
남편에게 <소설처럼>을 건네주니 밑줄 그어진 부분을 소리내어 읽는다.
거기서 표현한 "고리대금업자"가 바로 자신이라면서 금방 꼬리를 내리고 뉘우친다.
남편의 그 점은 좋다. 금방 뉘우치는 것. 딸도 금방 풀어지고. 둘이 똑같다. 똑같아서 매일 티격태격한다.
자신과 비슷한 모습을 가진 자녀가 더 불편하다고 한다. 자신을 닮은 자녀의 모습에 자신을 투사하기 때문이란다.
그래서 더욱 더 잔소리를 하게 되고, 급기야 부딪히게 된다고 한다. 남편과 딸을 보면서 그걸 목격하곤 한다.
아무튼 다른 책도 좋지만 아빠로서, 부모로서, 어른으로서 어떻게 자녀를 아이를 이해할지 안내해 주는 그런 책도
읽어줬음 좋겠다.
4. 나를 위해서는 단연코 이 책을 주문한다.
화요일에 강의 들으러 가려면 조금이라도 읽어가야 하는데 너무 늦은 감이 있다.
도착하면 부지런히 읽어야지.
기대된다.
오늘 내 감정은 무얼까?
온이가 중성화 수술을 받아, 지금 많이 힘들어하고 있다.
오전 11시에 수술 들어가서 2시 쯤에 집에 데려왔다.
수술도 잘 끝나고 마취도 깨어 났는데 물 한 모금도 안 마시고, 지금 내내 누워 있다.
우리 가족 모두, 중성화수술을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고민하다
반려묘 키우는 분들이 그래도 해 주는 게 낫다고 하여 수술을 받았다.
그 런 데
저렇게 힘들어하고 축 쳐져 있는 모습 보니 마음이 너무 짠하다.
온이가 건강하게 우리 곁에 오래 있어 달라고 한 것인데...진정 그게 온이를 위하는 것이었을까 싶기도 하고.
아무튼 배에 난 수술자국을 보니 정말 마음이 아프다.
온이 상처가 덧나지 않고 빨리 기운을 차렸으면 좋겠다.
주말 내내 온이 곁을 지켜야 한다.
일 주일 정도는 깔대기(정확한 명칭을 모름-목에 씌우는 목도리 도마뱀처럼 생긴 것)를 벗지 않도록 해야 한단다.
온이가 자기 혀로 환부를 핥으면 감염 위험이 있기 때문이란다.
그러니 온이를 늘 지켜봐야 한다.
수퍼남매가 고른 책들은 이 책을 보고나서 읽고 싶어진 책들이다.
책읽기를 싫어하는 아이들과 그런 자녀를 둔 부모나 교사들이 꼭 읽어볼 만한 책이다.
이 책에는 다른 책 소개도 여러 개 나오는데 다른 책들은 집에 있어서
딸은 <고양이 학교>를 선택한 것이다.
이유를 들어보니 책 속 아이들이 <고양이 학교>를 읽고 고양이 놀이를 계발해서 노는 장면을 보고 그 책이 궁금했었단다.
그런 마음도 못 알아주고,남편은 딸 수준에 맞지 않다고 다그쳤으니 딸의 마음이 얼마나
상햇을까!
한바탕 논쟁을 벌인 후 내가 조근조근 하얀 머그컵으로 꼬시자
딸은 언제 그랬냐는 듯이 쿨하게 " 그래, 그럼 <고양이 습격 사건>하지 뭐!" 한다.
그래서
<고양이 학교>에서 <고양이 습격 사건>으로 옮겨 탔다.
지혜로운 부모가 되어야 하는데.... 남편은 그 순간을 참지 않고, 딸의 감정을 읽어주지 않고
수준 낮다고 윽박지르니 딸이 더 고집을 부리게 된 거였지.
부모는 자녀를 통하여 성장하는 것임을 두 가지 사건-책 선정, 중성화 수술-을 통해 또 깨닫는다.
아까, 아들이 누나를 거들어 주면서 남편에게 했던 말,
"아빠, 책은 읽어야 한다 가 아니라 책은 읽어도 된다. 라고 이 책에 나와 있거든.
그리고 글자를 보는 게 아니라 여백을 보는 거라고"
이 책이 바로 우리에게 들려주고 싶은 핵심이었는데 아들과 딸은 이해하고 있었다.
그럼 된 거 아닌가!
저 친구를 사귀어라고 해서 사귈 수 없듯이 책도 누가 읽어라고 강요하고, 정해 준다고 해서 읽을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다른 사람에게는 저 친구가 가장 사귀고 싶은 대상이어도 나에게는 아닐 수 있듯이
다른 사람에게는 감동적인 책이 자녀에게는 아닐 수도 있다는 것을 어른들은 인정해줘야 한다.
남편처럼 책읽기에 대한 고정 관념이나 책을 통해 다른 목적을 이루려는 사람들도 이 책을 반드시 읽었으면 좋겠다.
오늘 밤, 밑줄 그은 부분을 남편에게 좀 읽어줘야겠다.
<추신>남편이 주말에 주문하고 롯데 카드로 결제하면 적립금이 많이 생긴다고 하여 오늘 주문하려고 기다렸는데
새벽에 개인정보 유출 사건이 대대적으로 터져 카드를 모두 정지시켰다. (국민, 롯데 카드) 이런 일은 처음이어서
너무 당황스럽고 무섭고, 떨린다. 아직 모르시는 분들 있다면 얼른 확인해 보시길.....
그 바람에 결국 롯데 카드 사용을 하지 못 해 아무런 헤택도 받지 못 했다. 어제 주문 했으면 오늘 도착하는건데...
그나저나 개인 정보 유출 정말 무섭다.